직각식사
1. 소개
팔과 목, 허리 등의 움직임을 직각으로 유지한 채로 식사를 하는 것. 통제된 훈련이 아니라면 일종의 '''가혹행위'''라고 볼 수 있다.
2. 설명
유럽의 사관학교에서 시작된 군사문화로서 한국전쟁 와중에 미군을 통해 우리나라에도 도입되어 현재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대한민국 국군의 기초군사훈련(사관학교, 무관후보생, 훈련병 과정)에서 지켜야 하는 식사 군기다. 육해공 중에서도 공군사관학교가 제일 철저하게 시키는 걸로 유명하다. 여기에 더 나아가 진주에서 짬밥을 먹는 사관후보생 (현재 학사사관후보생)과 부사관후보생에게까지 직각식사를 시켰다는 말이 있었다.[1] 물론 지금 진주와 부사관 과정에서는 직각식사 자체가 사라졌다.
어떠한 음식이 나오든 올리면서 흐르고, 가져가면서 떨어지고, 간혹 입에 넣지 못했을 경우에도 반사적으로 숟가락을 뻗으며 앞사람에게 음식물을 날리는 등 처참한 광경이 연출되었는데 이건 애교에 불과하다. 만약 면이 나온다면? 포크 숟가락 뿐인데? 단 면요리가 나올 경우 직각식사를 일시 해제해주거나 임시입교[2] 기간에 명절이 겹칠 경우 특별히 해제해주는 경우도 있다. 사관생 뿐만 아니라 일반병 훈련기간에도 시행된 적이 있었다. 아마도 해당 훈련소 중대장 내지 대대장의 성향에 따라 시행되는 듯 하다.
직각식사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굳이 식사 시간에도 괴롭힐 이유가 되지 못하며, 오히려 전투력 하락 요인이라 보는 견해가 있다. 하지만 졸업까지 계속 하는 건 아니므로, 꾸역꾸역 버티다 보면 금세 잊어버리고 가혹행위조차 추억으로 포장하는 군대 특유의 악습 때문에 별다른 문제 제기가 되지 않는다.
직각식사의 문제점은 이게 음식낭비라는 점이다. 사실 따지고보면 군대의 다른 문화들도 다 그러한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것 투성이이고, 당장 신병훈련소에서 식사 전에 구호를 외치는 행위 등도 따지고 보면 왜 하는지 모를 행위들이다. 신병훈련소에서 하는 직각보행 등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직각식사는 저것들과는 달리 명백히 '''세금낭비'''다. 세금으로 만든 음식물을 흘리거나 못 먹게해서 잔반으로 만들어 낭비하는 것이니까. 애초에 기본적인 의식주에 제한을 두고 귀중한 음식을 헛되이 낭비하는 직각식사가 제대로 된 것일 리가 없다.
3. 식사방법
얼굴은 전방을 향해 있고 포크숟가락을 든 손은 '''오직 직각으로만 움직여야 한다.'''
쉽게 말하면 입에서 직접 식판으로 숟가락이 가는 것이 아닌 입에서 직선으로 최대한 숟가락이 멀리 떨어진 뒤 직각으로 숟가락이 내려오고 다시 그 숟가락이 몸 쪽으로 직선으로 와서 식판에 도달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ㄷ자 모양으로 숟가락을 움직여야 한다. 다시 음식을 숟가락에 놓으면 반대로 시행하게 되어 식사한다.
물론 반찬의 특성을 배려하거나 하는 것은 전혀 없다. 딱딱하든 물렁하든 고체든 액체든 무조건 직각으로 움직여야 하므로 특히 국을 먹을 때 애로 사항이 꽃핀다. 덕분에 국물의 경우 옷에 100% 떨어지므로 손수건을 턱받침으로 사용하는 센스까지 갖추어야 한다. 그나마 팁이라면, 국을 그냥 안 받는 게 낫다.
'''처음 식사를 할 때 주어지는 시간은 1분도 안 된다'''고 한다.[3] 시간이 지날수록 식사 시간을 여유있게 준다고. 어차피 못 먹고 남길 거 조금만 달라고 하는 게 훨씬 조교들한테 욕 덜 먹고 그나마 이익이다. 근데 버려지는 밥들을 보면 진짜 가슴 찢어진다.
다만 3사는 입교 후 1주만 실시하고 나머지는 기본 식사 예절만 지키면 된다. 그리고 사관학교는 입학 전 기초군사훈련 때 약 4, 5주간 실시하고 입학하고 나서는 그냥 제대로 먹는다. 해군사관학교는 가입교 내내 실시하고 입교 후에도 몇주 더 한다. 단 이것은 생도대장 권한이기에 생도대장이 바뀌면 지침이 바뀔 수 있다. 국군간호사관학교는 직각식사 자체가 없으며, 기본 식사 예절만 지키면 된다고 한다.
4. 유래
이 식사법은 유럽에서 유래한 것인데, 유럽에서 귀족 지위는 장남에게만 부여되었기 때문에 차남이 귀족 신분을 유지하려면 사관학교에 가는 수밖에 없았다. 그런데 온갖 가문에서 다 오다 보니 각 가문별로 식사예절 등이 달랐고, 거기에서 오는 혼란을 막기 위해 직각식사가 도입되었다. 그것이 미국을 포함 여기저기로 퍼져나갔고, 우리나라의 경우는 미국 사관학교에서 존재하던 군사문화를 문화적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그대로 수입(?)한 것으로, 원조는 '''square meal'''이라고 한다. 직각식사를 한국에 도입한 장본인은 놀랍게도 한국전쟁 당시 미 제8군 사령관 및 유엔군 사령관을 역임한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이다. 밴 플리트 장군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1952년 진해에 4년제 정식 육군사관학교를 개교했는데, 처음 사관학교를 운영하는 것이다 보니 참고할만한게 없어서 미국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의 제복부터 시작해서 모든 학교 문화를 그냥 그대로 이식했다. 그 와중에 웨스트포인트에서 실시하던 직각식사까지 도입하게 된 것.[4]
다만 서양식의 특성상 빵이나 육류, 샐러드 등 잘 흘리지 않는 고체류를 포크로 찍어 먹는 거라서 좀 귀찮은 정도이며 특히 액체류는 마실 것뿐이다. 거기다 일단 한 입 넣고 나면 입 안에 있는 음식을 다 씹어 넘길 때까지는 포크도 못 잡게 한다. 애초에 더러워질 염려가 별로 없는 것. 영상을 보면 적당한 속도로 흘리지 않고 깔끔하게 먹는다. 그에 비해 한국의 직각식사는 아주 빠르게 먹고 한식의 특성상 밥과 국 때문에 숟가락을 사용하게 되므로 먹는 것 보다 버려지는 것이 많은 것이다. 또한 위 영상에서는 ㄱ자로 음식을 먹는것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ㄷ자로 (음식을 퍼서 숟가락을 조금 올린 뒤, 팔을 뻗고->눈높이까지 올리고->다시 입으로 가져오며) 한다. 이 과정에서 국은 물론이고 밥이나 반찬이 많이 흘려질 수밖에 없다.
물론 선진국에서 실시한다고 면죄가 되는 게 아니라 똥군기는 똥군기 맞다. 애초에 선진국이라고 악습이나 똥군기가 없는 게 아니다. 그리고 이 동네는 아예 대놓고 똥군기라는 것을 인정한다. 영상을 보면 아예 대놓고 힘들게 하기 위해서 시키는 거라고 인증한다. 또한, 신입 생도에게 기본적으로 시키지만 처음 6주간만 시키며 본래 목적은 처벌을 위한 것이다.[5] 물론, 저건 1970년대에 와서 '''개선'''된 거고, 이전에는 '''1년 내내 시켰다'''고 한다(...).
미국해군사관학교 등에서도 직각식사가 계속 실시되고 있다(...). 링크
유사한 것으로 미 해군 OCS의 'Eating by the Numbers'도 있다. 상기한 직각식사보다 더 괴랄할 편인데, 유튜브의 미국인들끼리도 이런 걸 왜 하냐, 이것도 엄연히 훈련이며 전통이니 존중해라 하며 왈가왈부가 이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대부분의 동영상은 2010년대 초에 올려진 것인데, 영상을 보면 영상 촬영자는 가족들로 보인다. 2010년 중후반 부터는 업로드 된 동영상이 없는데, 가족들에게 보여주지 않게 된것인지 이러한 똥군기가 없어진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5. 평가
5.1. 생도들의 반응
사관생도들은 이 과정에서 군대 특유의 이해하기 어려운 불합리성을 처음으로 맞닥뜨리고 많은 당혹감을 느끼기 때문에, 퇴교를 고려하는 사람이 늘어나곤 한다. 하라니까 어쩔 수 없이 하기는 하지만, 아무리 좋게 봐주려고 해도 '''가혹행위 이상의 의미를 찾아낼 수 없다.''' 당연한 얘기지만 행위 자체가 음식물 낭비, 즉 국민의 소중한 세금을 날리는 짓이다. 또한 위생적으로 문제가 심각하며, 생도 개인에게 주어지는 심신의 피로는 물론 무의미를 넘어 실로 '병신짓'에 비견되는 행위에 소모되는 시간 낭비까지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라는 평.
5.2. 예비역들의 반응
하물며 예비역들의 반응도 결코 좋지 않다. 대부분의 예비역은 "이게 대체 방산비리랑 뭐가 다르냐?", "이런다고 총알이 피해가냐?", "음식으로 장난치지 마라.", "다 큰 사관생도가 유치원생이냐" 등, 당연히 하나같이 쓸데 없는 '''병신 인증'''이라 부른다. 구타 및 가혹행위는 잡을 거라고 하는(혹은 그런 일에 앞장서야 할) 군 간부들이 정식으로 이 짓거리를 시키고 있으니까 말이다.
다만 예비역 장교들중에 직각식사를 옹호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직각식사가 악폐습임을 알았으면 입교 자체를 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말하는 부분이 압권. 당연히 댓글엔 난리가 났고, 심지어 직각식사를 하지 않고 임관하는 비사관학교 출신들도 사관학교 출신 못지않게 리더십이 있고 장교로서의 군생활을 성실히 잘 하고 있다는 댓글도 있었다.
6. 현재
공식적으로 확인되어 영상 자료로 기록된 직각식사의 사례는 다음과 같다.
- 대한민국 육군사관학교 - 2016년에 선진강군 24시에서 방영된 육군사관학교 76기의 가입교기간에 대한 내용에서도 직각식사를 하는 모습이 확인되었다. 역시나 여기서도 개드립포인트가 확인됐는데... "사회에서 많은 생도가 허리를 구부려서 밥을 먹는다거나 아니면 흐트러진 자세로 밥을 먹었기 때문에 자세를 통일시키고 군인으로서 그런 것들 하나까지 최적화시키기 위해서 직각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2017년 1월에 국방TV로 방영된 육사 77기 화랑기초군사훈련에서 직각식사 내용분 링크 욕을 하도 많이 먹었는지, 그나마 반찬은 젓가락으로 집어먹게 해준 모습이 보이지만 저게 실전에서는 하등 쓸모없는 똥군기라는 건 변함이 없다. 2월 21일 확인한 결과 해당 회차(2화)는 현재 비공개영상 처리되었다.
- 대한민국 해군사관학교 - 2015년 방영작인 다큐 공감 "소녀는 어떻게 해군장교가 되는가"편에 방연된 해군사관학교에서도 변함없이 직각식사를 하고 있다. "복종심 함양과 급하게 먹지 않게 해 주는 효과가 있다"고 당당히 말하는 교관의 모습이 개드립 포인트.
- 대한민국 공군사관학교 - 2010년대 이후로 말이 많아져 없어진 줄 알았으나 지상파(KBS1)에서 여전히 꿋꿋하게 이어오고 있음을 제대로 인증했다. 2015년 시점에서도 가입교 교육 기간 동안 실시했다. 단, 2018년 기준으로 입과식 이후 2주간만 시행한다.
- 대한민국 육군3사관학교 - 2015년 3월 7일 방영작인 스페셜K - "호국 간성의 요람 육군3사관학교" 편에서도 직각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 확인된다. 링크 여기서 "직각 식사를 통해서 식사예절과 생도의 품위를 유지하는 것이라는 것"이라는 것이 개드립 포인트. 3사관학교를 배경으로 촬영하는 진짜 사나이 300에서도 직각식사가 당당하게 등장했다. 영상 시청자들의 반응은 말할 것도 없다.
자매품으로 직선으로만 걷고 방향전환은 무조건 90°와 180°로 해야하는 직각보행이 있다. 둘 다 괴상하긴 하지만 그나마 이쪽은 제식군기 함양이라는 명분이 확실해서 욕은 덜 먹는다. 단 이쪽도 몸 여러군데에 무리가 가는 방식이다.
[1] 학사사관후보생, 예전 사관후보생의 경우 94년 상반기 차수까지 엄연히 존재했었다. 물론 직접 해 봤다. 식사 후 전투복 상의의 몰골은 상상에 맡긴다.[2] 가입교의 순화어[3] 핑계는 좋은 게 전쟁이 나도 느긋하게 밥 먹냐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인원에 비해 식당이 좁기 때문이다.[4] 출처 : 천금성, '황강에서 북악까지.[5] 특별히 기합을 줄려고 시킬 경우에는 일명 double square meal 이라고 해서, 음식을 찍어 먹고 나서 다시 한번 찍어먹는 동작을 취하게 시킨다.[6] 공군 학사장교 과정의 경우 1994년 상반기 과정 특별내무기간에 실시되었다가 이후 수저를 최단거리로 움직이는 방식으로 순화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