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행군

 

1. 개요
2. 상세
3. 대중매체에서


1. 개요


완전군장을 갖추고 약 400 km를 걷는 대한민국 국군행군 훈련.

2. 상세


보통 부대는 일반적으로 20 km, 40 km 정도 행군을 하지만, 육군 특전사[1], 육군수색대, 육군특공대, 육군기동대, 해병수색대 등 부대가 천리행군을 한다. 육군 학사장교는 과거에 육군3사관학교에서 훈련받던 시절에는 유격장까지 천리행군으로 가서 유격을 받기도 했다. 영천에서 군위까지 딱 천리 거리만큼 떨어져 있다. UDT처럼 잠 안재우고 정신적으로는 갈구지 않고 육체를 조진다 는게 그나마 위안(?) 사항이란다.(국방일보에서 2시간은 재운다고 나왔다.)
1974년에 특전사에서 처음 실시한 것이 그 유래로#, 그 뒤 다른 정예부대들에도 전파되었다.
대개 1주일 정도에 400 km를 걸어야 하는데[2], 보통 사람이 걷는 속도는 시간당 4 km. 일반 행군시 걷는 속도도 시간당 5 km정도로, 이 속도로 걸으면 1주일 정도에 끝낼 수 없기 때문에 빠른 걸음으로 행군해야 한다. [3]
게다가 특전사는 적진 깊숙히 침투해서 짱박혀 작전해야 되고 추가보급을 받기도 매우 힘들기 때문에, 특전사의 군장은 일반 보병과 비교할 수 없이 무겁다. 특전사에서는 단순히 행군만 하지 않고 내륙전술훈련이나 산악훈련 등을 마치고 복귀하면서 천리행군을 하기 때문에, 내륙전술훈련 때 걸은 것까지 더하면 700 km 이상 나오기도 한다. 특전사 여단에 처음 전입 온 하사들은 대부분이 장기복무를 하고 싶다고 말하지만, 천리행군을 하고 나면 생각이 바뀐다. 그리고 여단 막내들은 쉬는 시간에도 이거 하랴 저거 하랴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물론 '''인간이 할 만한 짓이 못 되므로'''(...) 온갖 고생담과 무용담으로 얼룩지는 훈련이다. 발바닥 전체에 물집이 잡히고, 그 안에 물집이 잡혀 짓무르는 정도는 예사. 실제로 1998년 4월, 특전사 천리행군 중, 비가 온 후에 봄인데도 갑자기 체감온도가 영하 30도로 떨어지는 기온급변 때문에 민주지산에서 6명이 동사하는 제5공수특전여단 동사사고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어지간한 훈련보다 위험도가 높다. 장거리와 전술취침(야숙)에 따른 체력부담, 긴 행군기간에 따른 불확실성, 웬만큼 빡센 등산로보다 험한 산길로만 다니는 행군로 등 정말 인간한계를 시험하는 행군이다. 전시에는 더 극한 상황에서 부대가 이동할 수 있으므로, 유사시에는 이러한 훈련경험이 부대 전투력에 큰 자산이 될 것이다. 물론 이러한 행군 직후에 작전에 투입시키면 슐리펜 계획 꼴이 나겠지만.
일부 부대에서는 천리행군을 한 번 할 때마다 군복에 약장을 단다고 하지만[4] 육군규정에는 천리행군에 대한 부착물 규정이 없다. 부대 자체적으로 달 수는 있어도 공식적인 약장은 아니다. 약장은 대대장급 이상의 지휘보직을 하거나 해외로 파병했거나 전투에 참전했거나 특정행사에 참여했거나[5]훈장을 받았거나 국방장관급 이상의 표창을 수여받았거나 해야 달지 천리행군으로 다는 약장은 없다.[6] 단, 헌혈 30회 이상이면 헌혈유공은장, 50회 이상이면 헌혈유공금장을 수여받는데 대한적십자사에서 약장을 준다. 짧아진 현재의 복무기간에선 병이 두 번 하는 경우는 어지간히 운이 없지 않는 한 없다. 복무기간을 잘 타서 아예 안하는 병사가 나오기도 한다.[7]
행군 완주시 포상휴가를 지급받는다. 중도에 탈락했더라도 일정거리 이상 행군하였다면 외박이나 외출을 받기도 한다.
특전사에서 원래는 1년에 1회 실시했다가 2년에 1회로 바꾸었고, 2000년대 후반 무렵부터 1년 1회로 다시 늘어났다. 그래서 전역자가 늘어났다는 농담 아닌 농담도 돌았다. 2013년에 전인범 장군이 특전사령관에 취임한 이후로는, 특전사 초임하사들이 자대배치 받기 전 특전교육단 초급반 때 천리행군을 자격제로 시행하는 것으로 바꾸었다. 군복무 중 거의 매년 해서 특히 장기복무자들에겐 너무 불필요하게 반복적이고 지나친 육체적 소모와 부상 을 가져오는 기존의 정기적인 천리행군 대신, 자대배치 받기 전에 특전교육단에서 한 번만 빡세게 하고 자대에 가서는 안 하도록 조치한 것이다.
전인범 장군은 천리행군 횟수뿐 아니라 방식도 바꾸었다. 마치 지옥주처럼 천리행군 전기간 동안 무박으로 강행군하고 중도포기자는 모두 퇴교시키는, 즉 일종의 엄청 빡센 살아남기식 자격훈련 방식이 되었다. 훈련을 아무리 가혹하게 받더라도 '이번 한 번만 해내면 끝이다.'라는 희망을 품게 하는 편이, '이번에 끝마치더라도 어차피 앞으로도 골병 들 때까지 계속 지겹게 또 하게 될 테니, 장기하려고 했던 원래 계획은 때려치고 빨리 전역이나 해야지.' 하는 마인드가 되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판단한 듯하다. 이 제도가 시행되기 전에 자대배치 받고 자대에서도 아직 천리행군을 안 한 기수들은 천리행군을 한 번도 안 했으므로, 교육단에 다시 와서 천리행군을 해야 했다.
2015년에 전인범 사령관이 물러나고 새 사령관이 부임한 이후로는 예전처럼 자대에서도 천리행군을 한다.
2016년에 <특전사 장병의 천리(400 km) 행군이 체력과 면역기능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생활환경학회지 23호에 연구논문이 실렸다. 한국 스포츠 개발원, 국민대 체육대학 소속 연구원 2명이 쓴 이 논문에서는 천리행군에 참가한 장병 중 실험에 동의한 10명을 대상으로 천리행군 참가 전, 참가 후 체력변화, 칼로리 소모를 조사하고 혈액검사를 실시하였다. 이 논문에서 연구한 천리행군은 9일간 총행군거리 427 km로 실시하였는데, 주간에는 취침, 야간에 하루 평균 50 km씩 걷고 하루를 완전히 쉰 뒤, 2일간은 쉬지 않고 99 km를 걸었다고 한다.
논문에 따르면, 천리행군에 참가한 장병들은 행군시에만 하루 평균 3400 kcal, 최대 4100 kcal을 소모하였다. 행군으로 소모한 칼로리만 측정한 값이라, 저자들은 실제로는 하루에 최소 4500 kcal 이상을 소모했으리라 추측하였다. 걸음걸이 횟수는 대략 하루에 평균 4만 보. 행군 1주일 뒤 실험참가자 10명 중 8명이 무릎과 발목, 허리 부상을 보고했으나 몇 주 뒤에는 나았다. 행군 직후 체력검정에서 심폐지구력, 근력, 순발력이 감소하였으며 혈액검사에서 급성 염증반응이 나타났다. 천리행군이 몸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무리를 주는지 잘 보여준다.[8]
위에서 3400을 쓴다는 건 (행군으로 소모한) 운동 대사량만 3400이라는 소리로, 평상시의 기초 대사 소모 칼로리 + 3400 kcal이 소모된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논문 저자들이 '참가 장병들의 실제 하루 소모 칼로리는 '''최소 4500 kcal'''는 될 것'이라고 서술했다.
위 논문은 단기간의 신체변화와 체력변화만 측정한 것이지만, 관절이나 인대에 가해지는 무리는 장기간 축적되어 만성적인 질환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실제 훈련을 받는 군인들의 신체적인 부담과 건강 문제로 훈련의 빈도나 필요성을 두고 논란이 많다. 가뜩이나 시대변화로 행군의 중요성도 점점 줄어드는 판에, 장병의 신체와 건강에 장단기적으로 악영향을 주는 천리행군을 계속 존속시켜야 하는가,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빈도로 실시해야 하는가를 두고 군 전역자들이나 민간, 군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여러 의견이 상충된다.
2011년부터 신병교육에 보병 후반기 교육 3주가 새로 편성되면서 천리행군을 훈련에 넣는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다행히 그건 빠졌다(...).[9]
유사품으로 북한에서 실시하는 배움의 천리길이 있다. 똑같이 400 km를 행군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남한의 천리행군은 성인한테 시키지만 이 쪽은 '''미성년자한테 시킨다.'''(...) 따라서 북한 쪽이 훨씬 더 악질.

3. 대중매체에서


  • 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 초반에서 아라곤, 레골라스, 김리가 선보였다. 540리를 나흘도 걸리지 않아 돌파. 대충 하루 평균 64 km를 이동한 것이다. 원작에서 에오메르가 그들과 조우했을 때는 달려온 경로와 시간을 듣고 그대들을 "날개 달린 발"이라고 불러야겠다고 아연실색하였다.
  • 눈물을 마시는 새에서는 케이건의 주특기라고 나온다. 별칭 "하루 하고도 반나절 행군"(...)이며 주된 용도는 곤란한 질문 회피용. 오죽 고됐으면 존재 자체가 병기인 레콘 티나한조차도 분노의 포효를 내질렀고, 륜 페이는 살의를 느꼈을 정도. 그래도 이 행군 덕분에 두억시니의 추격을 따돌렸고, 아흐레 걸릴 거리를 닷새 안에 주파하는 경이로운 결과를 내기도 했다(...)

[1] 특전사에 소속된 대테러부대 707특임대는 대대장에 따라 천리행군을 하기도 하고 하지 않기도 한다. 적 후방에 오랫동안 짱박혀서 각종 작전을 수행한 뒤 스스로 복귀해야 하는 특전여단들과 달리, 707특임대는 단기타격작전을 수행한 뒤 헬기 등으로 바로 복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천리행군이 꼭 필요하지는 않다. 같은 이유로 역시 단기타격작전 위주인 해군 UDT/SEAL도 천리행군을 안 한다. 즉 707특임대가 대대장에 따라 천리행군을 한다 하더라도, 임무상 꼭 필요해서라기보다는 자존심 때문에, 즉 특전사 소속 다른 부대들은 다 하는데 우리만 안 할 수는 없으니까 하는 것이다.[2] 부대별로 정확한 기간과 거리는 차이가 있긴 하다. 해병수색대는 천리행군 거리가 400 km가 안되고 약 2주간 걷는다.[3] 80년대에 특전사에서 천리행군을 인간의 능력으로 최대한 빠르게 하면 얼마만에 주파가 가능한지 실험적인 훈련을 실시했는데, 무려 60시간 안에 주파해냈다.# 1984~1990년까지 복무한 '잇빨중사'라는 네티즌의 수기에 의하면 서울 근교의 잇빨대대에서 출발한 팀 중 빠른 팀은 이틀째 낮에 이미 충청남도를 넘어 전라북도로 진입했다고 한다.[4] 1번은 전투화 모양, 2번은 거기에 날개가 달리고, 3번 참가하여 3천리 행군을 완수하면 '''금빛 날개 달린 전투화''' 약장[5] 88올림픽 약장은 실존한다.[6] 휘장과 약장을 착각했을 수도 있다. 휘장은 공수훈련 통과해도 달기 때문에...[7] 천리행군이 끝난 직후 자대배치를 받을 경우다. 이러면 다음 천리행군 때는 말년휴가 크리.[8] 혈액에서 염증반응이 나타났다는 것은 천리행군으로 근육이 그만큼 무리하여 움직여 손상을 입었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염증이라고 하면 세포가 세균에 감염되어 팅팅 붓는 것을 뜻하지만, 의학계에서는 꼭 세균감염이 아니더라도 다른 이유로 세포가 헐거나 부어도 역시 염증반응이라고 부른다.[9] 대신 주야간지속행군 40 km를 추가로 실시한다. 신병 때 행군만 세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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