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교회
1. 개요
침묵의 교회란, 천주교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공산주의 국가[1] 나 일부 이슬람 국가 등 신앙의 자유가 제한되거나 아예 보장받지 못하는 사회의 치하에 있는 천주교 교회들을 의미한다.''' 신앙생활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침묵의 교회라고 부른다.
2. 한국의 침묵의 교회
한국에서는 북한의 치하에 있는 천주교 평양교구, 천주교 함흥교구, 덕원자치수도원이 침묵의 교회이다. 평양교구는 평안남도, 평안북도를 관할하고 함흥교구는 함경남도, 함경북도를 관할하던 교구였는데 현재는 해당 지역들이 신앙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 북한 정권의 치하에 놓이면서 사실상 침묵의 교회가 되어 버렸다. 북한에서 천주교는 성당은 장충성당 뿐이고, 정부 공인 평신도 단체인 조선카톨릭교협회가 명맥을 유지하는 상황이며, 상주하는 성직자와 수도자도 없다.
현재 덕원자치수도원은 교황청 산하에 있고, 평양교구장은 서울대교구의 교구장이 맡으며, 함흥교구장은 춘천교구의 교구장이 맡고 있다.
3. 중화인민공화국의 침묵의 교회
중화인민공화국도 신앙의 자유가 제한되어 있다. 가톨릭 사제들은 모두 교황의 정식 승인을 받은 주교들이 임명해야 되지만 중국 공산당은 교황청을 무시하고 임의로 사제서품을 하고 있다. 때문에 중국 대륙의 20개 관구 93개 교구는 침묵의 교회로 간주되고 있다.
심지어 주교 서품도 교황청의 승인도 없이 공산당에서 해버린다. 그래서, 중국의 가톨릭 신자들은 당이 관리하는 교회에는 나가지 않으며 지하에서 자체적으로 종교활동이나 모임을 가지고 있다. 이런 지하 교회는 탄압의 대상이며, 적발될 경우 바로 감옥행이다. 중국의 지하 가톨릭 교회를 이끌던 사람이 상하이 교구의 정통 주교인 궁핀메이(이냐시오) 주교인데, 그가 1998년에 중국을 탈출해서 미국으로 망명하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그를 추기경에 서임했다[2][3] .
다만 공산당의 승인을 받아 서품된 주교와 사제들도 서임권에 있어서 공산당의 입김이 작용했을 뿐, 형식 자체는 과거에 천주교에서 합법적으로 서품을 받은 바 있는 주교들로부터 서품받은 주교들과 사제들에 의해 서품되고 또 그렇게 서품된 주교들로부터 이어서 서품된 것이므로 지금은 교황청의 승인을 받지 못하여 가톨릭 교회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더라도 사도전승 자체는 이어진 것이다. 추후 바티칸이 중국과 수교한다면 중국의 국가 교회 역시 교회법적으로 합법적인 가톨릭 교회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크다. 일단 2018년 9월, 교황청은 베이징에서 중국 외무부 차관과 ‘주교 임명에 대한 합의’에 서명, 중국 애국교회 주교들 중 교황에게 순명하기로 한 경우에 정식 주교로 승인하기로 했다. 그러나 주교회의를 인정한 것은 아니며, 여전히 중국 교회는 침묵의 교회다.
한편 중국 영토이지만, 특별행정구인 홍콩, 마카오 교구는 교황의 수위권 아래 있다. 그래서 중국의 추기경은 본토가 아닌 홍콩의 추기경과 마카오의 추기경, 대만의 추기경 3인으로 치기도 한다.
[1] 구 공산권 국가들은 국가 무신론을 장려하며 대부분의 종교 활동을 금지시켰다. 현재도 중국은 모든 신의 존재를 인정하는 종교 활동들을 공산당 차원에서 전면 통제하고 있으며, 특히 가톨릭 사제들을 교황청과 연계하지 않고 ‘천주교 애국회’를 조직하여 직접 임명해 마찰을 빚고 있다. 그래서 현재 바티칸은 중화민국(대만)과 수교하고 있는 상태이다. 참고로 소련 시절 이오시프 스탈린이 종교생활을 일부나마 다시 허용한 정교회(러시아 정교회)나 유일 인격신의 존재를 가정하지 않는 불교·도교·유교는 핍박의 수준이 덜한 편이다.[2] 2000년에 미국에서 선종했으며, 현재까지 중화인민공화국 국적을 보유한 추기경은 홍콩이나 마카오 출신자를 제외하면, 이 사람이 유일하다. 추기경에 서임되면 바티칸 시민권을 받게 되므로 국외에서 외교적인 보호를 받기 용이하다. 중국과 바티칸은 미수교 상태이므로 바티칸 시민권을 취득하더라도 중국 국적을 상실하지 않는다.[3] 정확히는 궁핀메이 추기경은 이미 1988년에 추기경에 서임되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인 펙토레'(in pectore)라 하여, 교황 혼자만 아는 식으로 그를 비밀리에 추기경으로 지명했는데, 그 당시에 궁핀메이 주교가 바티칸을 방문하여 교황을 알현할 때, 이 사실을 몰래 알려준 것이다. 물론 당시에는 궁핀메이 주교의 안위를 위해 이를 함구할 것을 명령했는데, 결국 그가 병치료를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 사이에 중국 공산당에 의해 중국에서 추방당하자, 그제서야 요한 바오로 2세가 궁핀메이 주교의 정체를 만천하에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