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트라토
1. 거세된 가수
Castrato. 거세를 뜻하는 Castration과 어원이 같다.
변성기가 시작되기 전에 거세를 하여 소년 시절에 지니는 고음역대의 목소리를 유지하는 가수들을 가리킨다. 18세기 이전까지는 이런 성악가들이 적지 않았다. 카스트라토가 등장하게 된 원인은 당시 여성이 종교악극 '오라토리오'나 오페라에 출연하는 것이 터부시되었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가장 유력한 설은 중세 종교중심적인 사회에서 남성의 육체와 여성의 목소리가 결합된 것을 천사의 모습 혹은 신적인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여성이 교회뿐만 아니라 극장에서도 공연하는 것을 금지했던 교황령 안에서는 여성 역할도 전부 카스트라토가 맡아야 했지만, 교황령 밖에선 여자도 극장에서는 노래를 부를 수 있었기에 반드시 카스트라토들이 여장만 했던 것은 아니며, 주로 고대 영웅들 역할을 맡았다고 한다.
보통 고환에 상처를 내고 양잿물 안에 들어가는 방식으로 거세를 진행하였는데, 거세 수술을 받은 소년들의 흉강은 보통의 경우보다 더 커지는 경향이 있었고 이것이 그들의 작은 성대가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울림통이 되어주었다. 영화 "파리넬리"에서는 1분 동안 한 음을 유지하며 소리를 내자 보고 있던 부인 한 명이 기절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이것을 반영한 장면. 그러나 거세 수술 덕에 엄청난 폐활량을 갖게 된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며, 파리넬리와 같은 엄청난 호흡 제어 능력은 뛰어난 재능을 가진 카스트라토들이 오랜 시간 훈련해야만 얻을 수 있었다.
좋은 기량을 보일 경우 상당히 돈을 벌 수 있는 직업이었지만, 물론 거세당한다고 당연히 노래를 다 잘할 턱이 없었다. 세상의 모든 직업이 다 그렇듯이, 성공하는 케이스는 '''채 1%도 되지 않았으며,''' 나머지 도태된 카스트라토들은 제대로 무대 위에 한 번 서보지도 못한 상태에서 폐인으로 살아야만 했다. 심지어 수술 이후에 목소리가 더 갈라지고 이상해지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게다가 이들은 남성 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기에 완력이 부족하여 농사같은 육체노동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여러모로 평범한 남성의 삶을 살 수가 없었던 것이다.
전설적인 카스트라토의 삶을 다룬 영화 "파리넬리"의 첫 장면에도, 카스트라토가 될 소년이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나머지 괴로워하면서 건물에서 뛰어내려 자살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나마 파리넬리는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대성공했던 카스트라토였지만, 정작 자신이 사랑하는 연인과 관계할 수 없는 몸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형이 대신하여 자신의 연인과 자는 것을 옆에서 같이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1]
이같이 대다수의 카스트라토들은 누구든지 비극적이고, 불행한 삶을 살아야만 했다. 또한 동시에 꽤나 수치스러운 일이었기 때문에, 주로 집안형편이 좋지 않은 소년들 중창이나 합창단 단원이 이를 선택하게 되었다. 작곡가인 하이든이 어렸을 적에 카스트라토가 되라는 유혹을 받고 시술하려다가 아버지가 가까스로 말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대중에게는 카스트라토의 일생을 다룬 영화 파리넬리(1994)를 통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헨델의 오페라 《리날도》 중 〈울게 하소서(Lascia Ch'io Pianga)〉 장면은 매우 유명하다. 참고로 이 영화에서 배우의 노래 목소리는 소프라노와 카운터테너의 음색을 합성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물론 파리넬리가 실제로 라이벌 악단 소속의 작곡가였던 헨델의 음악을 불렀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자세한 것은 헨델 항목 참조.
사족으로 남성이 가성을 이용해서 여성 음역을 담당하는 경우도 있다. 카운터테너라고 하며, 카스트라토와 함께 부족한 여성음역을 담당하였다. 가성을 이용하다 보니, 아무래도 원래 목소리랑 많이 다르다. 참고로 우리나라에는 유명한 카운터 테너로 정세훈이 있다.
18세기의 귀부인들은 자기들이 좋아하는 카스트라토의 초상을 브로치에 새겨 달고 다녔다고 하며, 귀부인들에게는 은밀히 불륜 상대로서 선호받는 직종이었다고도 한다. 임신 가능성도 없고 어렸을 때 거세를 했으니 남성 호르몬이 충분치 않아서 미소년으로 남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고 전설적인 카스트라토 파리넬리가 아마 그런 경우가 아니었나 추측되지만, 미소년으로 남는 카스트라토는 손에 꼽을 정도였고 상당수는 부자연스럽게 성장했다고 한다. 애초에 외모는 성 호르몬이 아니라 다른 유전에 의한 것이니 결국 미소년 카스트라토도 타고나야 했던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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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카스트라토의 모습의 캐리커쳐이다. 왼쪽의 키가 이상하게 큰 사람이 독일 출신의 카스트라토인 세네시노, 가운데의 여성은 이탈리아 출신의 소프라노 쿠조니, 오른쪽의 상대적으로 작은 사람은 이탈리아출신의 카스트라토인 베렌스타트이다.(원문/그림)
여기 첨부한 그림에서 보듯 카스트라토들의 상당수는 나이가 들면 키가 부자연스럽게 커지기에 영 좋지 않게 된다. 거세의 영향으로 남성호르몬이 부족해서 성장이 느리다고 하지만 동시에 성장판이 제대로 닫히지도 않기 때문에 대개 충분한 세월이 지나면 오히려 신장 및 팔, 다리 길이 등이 당대 기준으로 큰 편에 속하게 된다.[2][3] 이 때문에 오페라의 여주인공인 카스트라토가 남자배우보다 덩치가 더 큰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단, 위 그림은 실제 묘사화는 아니고 어디까지나 풍자화이기에 과장이 많이 섞여 있으며, 카스트라토 사이에서도 출신지나 개인에 따라 차이는 있었다.
그러나 당대 관객들은 저런 꼴을 봐도 놀랍게도 별로 거부감을 느끼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사람들에게 오페라 가수는 연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대 위에서의 기교가 중요한 것이었기 때문이다.[4] 그러나 고전주의 작곡가들은 이러한 부자연스러움을 꺼렸고, 카스트라토가 맡던 배역을 여성 배역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더 나아가 그들은 여성의 목소리로 10대 소년의 연약함과 사랑스러움을 표현하려고 했기에 이러한 역할은 바지를 입은 여자들이 맡게 되었고, 이를 바지역이라 한다.(여성 성우들이 소년 역을 맡는 경우와 비슷한 듯) 현대에는 남성이 여성, 여성이 남성 역할을 하는 것을 꺼리는 인식으로 인해 기존 바지역의 상당부분을 카운터테너들이 맡게 되었다.
바로크 시대에는 오페라의 스토리나 연기보다는 가수의 기교에 중심을 두었기에 카스트라토들은 온갖 종류의 기교들을 익혀야 했다. 일반적으로 그들은 6년에서 10년에 이르는 긴 수련기간 동안 매일 힘든 훈련 과정을 소화해야 했고, 포르포라는 자신의 학생들에게 갖가지 기교가 모두 담긴 한장의 특별 연습용 악보를 그 긴 수련 기간에 되풀이해서 부르게 했다는 말도 있다.
가수들의 음역은 17세기 동안 대단히 확장되어 17세기 후반의 소프라니스트들은 A5음을 목표로 삼았고 대부분의 주요 가수들은 2옥타브 이상을 자연스럽게 오르내렸다. 파리넬리는 C3에서 C6까지의 음역을 완전히 똑같은 음색과 음량으로 오르내릴 수 있었고, 심지어 어떤 카스트라토는 F6까지 낼 수 있었다고 한다.(물론, 듣기 좋은 소리는 아니었다고 한다) 이런 고음 경쟁 때문에 어린 카스트라토들이 고음을 연습하다 즉사했다는 다소 믿기 힘든 이야기도 존재한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직업병 비슷하게 흉곽의 구조에까지 영향을 남겼다고 하니 큰일이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카스트라토가 쇠퇴하기 시작한 것은 18세기 말부터인데 나폴레옹 전쟁 초기에 프랑스군이 1799년 시칠리아를 점령하면서 1806년 11월 27일에 오페라 극장에 카스트라토의 출연을 금지시키고, 거기어 더 나아가서 나폴리 콘설바토리에 어린 카스트라토들이 입학하는 것을 금지한 이후로 카스트라토의 양성이 금지되었다.(영상 출처, 블로그 출처) 그러나 1815년 부르봉 왕가가 복고하면서 교황령의 성가대를 위해 카스트라토 생산이 또 다시 시작되었고, 이 관행은 19세기 말까지 계속되었다. 게다가 이후 시대의 변화로 인해 테너나 소프라노같은 자연스럽고 사실적인 목소리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인위적으로 거세한 카스트라토를 그 누구도 더 이상 고용하지 않게 되었고, 이로써 사실상 명맥이 끊긴 거나 다름없었던 카스트라토는 이후 55년이 지난 1861년 이탈리아 통일 헌법에서 예술적인 목적으로 거세하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하면서, 덤으로 1903년 교황 비오 10세가 마침내 로마 교황청 내에서 인위적으로 카스트라토를 만드는 행위를 공식적으로 금지하면서 완전히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현재까지 음성자료로 남아있는 카스트라토의 노래는 알레산드로 모레스키(1858~1922)라는 사람의 노래를 녹음한 것만이 남아있다. 처음부터 음악을 하려고 거세한 것은 아니고, 탈장 치료를 위해 (당시 의료기술의 한계로)거세한 이후 음악을 배우려다보니 카스트라토 음악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모레스키가 음악을 배울 때는 이미 카스트라토식의 발성법이 모두 실전(失傳)된 시점이라 정통의 가르침을 따라갈 수는 없었고, 게다가 녹음자료도 그가 40~50대에 이르러서야 만들어졌다. 따라서 정통 카스트라토의 목소리가 원래 어땠는지는 확인할 방도가 없을 듯 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slhhg8sI6Ds
https://www.youtube.com/watch?v=HbV6PGAWaIU
https://www.youtube.com/watch?v=M07Qga3LbcM
2. 선광의 윤무에 등장하는 메카
페르나가 탑승하는 라운더(메카닉)의 명칭. 어원은 1일듯. 다른 라운더가 기존의 인간형 메카닉의 모습인 것과 달리 이 라운더만 유독 전투기 형태와 비슷하다.
40mm 캐논포와 미사일 등의 기본무장을 가지고 있으며 레이저 빔을 부무장으로 쓰고 있다. 파워형 기체이지만 이동속도가 느리다는 게 단점. 하지만 레이저 빔은 관통성이 높기 때문에 싱글 플레이에서 전함보스와 인공위성 보스의 전방 장갑을 어느 정도 씹어먹고 공격하는 괴악한 성능을 보여준다.
[1] 게다가 영화 파리넬리에서는 동성이자 거세하지 않았던 악기 연주자들이 파리넬리의 인기와 성공, 명성에 시기심을 느끼고 질투하는 장면이 나온다. 물론 시기심과 아울러 고자라는 이유로 모멸감과 수치심마저 준다. 이는 영화 초반부에 파리넬리에게 스카웃을 제안하였던 헨델조차도 마찬가지였다. 헨델은 파리넬리의 재능은 인정하면서도 "고자 따위가 나 없이도 재능을 꽃피울 수 있을 것 같아?" 식의 마인드를 보여준다. 또한 파리넬리의 팬을 자처하는 귀족 여성들도 '''"노래는 당신이 들려주고 섹스는 당신 형이 대신 해주니 완벽한 조화군요"'''라는 식으로 놀려먹기에 바쁘다. 게다가 아이러니하게도 파리넬리를 카스트라토로 만든 것도 다름아닌 형이었다(직접 한 건 아니고 카스트라토가 되는 조치를 받게 만들었다는 의미에서.) 파리넬리 입장에선 자길 고자로 만든 형이 자길 대신해 자신의 여자와 자는걸 봐야하는 것도 모자라 그거 가지고 자길 놀려대는 말들까지 듣고 살았으니 평생 뭔 심정이었을지.[2] 제대로 남성호르몬이 분비되지 않는 클라인펠터 증후군 환자들의 키가 일반 남성보다 7~8cm 정도 더 큰 것과 비슷한 원리이다.[3] 당연하지만 성장판을 닫는 호르몬은 성 호르몬 이외에도 여러 호르몬이 있기 때문에 아무리 성 호르몬이 부족하다 해도 대부분의 경우 거인 수준까지 되지는 않고 언젠가는 성장판이 닫히게 되며, 그 시기는 유전이나 환경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불행히도, 성장판이 너무 늦게 닫힌 카스트라토들은 골다공증 등에 시달려야 했다. 다만 갈비뼈 부위에서 특이성이 나타나는 경우는 거세 때문이 아니라 카스트라토들이 자주 사용한 근육에 의한 직업병적 특성이었다고 한다.[4] 하지만 당시 카스트라토를 별로 접하지 못했던 외국인들은 이탈리아에서 오페라를 본 후 비대한 몸집의 사내들이 가느다란 목소리를 내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경우도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