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노그나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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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중생대 트라이아스기 중기에 살았던 견치아목 단궁류의 일종. 속명은 그리스어로 '개의 턱'이라는 뜻이다.
2. 상세
두개골 길이만도 30cm 가량 되며 총 몸길이는 1.2m 정도로 추정되는 녀석으로, 트라이아스기 당시에 살았던 고생물들 중에서는 비교적 큰 축에 속한다. 넓고 두꺼운 형태의 아랫턱을 가진 것으로 미루어보건대 꽤 강력한 턱힘을 가졌을 것이며, 길쭉한 주둥이에는 식육목 갯과동물들을 연상시키는 이빨이 돋아나 있었는데 이를 통해 이 녀석이 육식동물이었음을 알 수 있다. 아마 검치 형태로 크게 발달한 송곳니를 이용해 먹잇감의 숨통을 끊은 뒤, 날카로운 앞니로 살점을 뜯어내고 턱 안쪽에 있는 어금니로 잘게 씹어 삼켰을 것이라고. 마침 뒷다리가 몸 아래쪽에 붙어있는 형태여서 꽤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이 녀석이 주요 먹잇감으로 삼았을 디키노돈이나 히페로다페돈 등의 소형 단궁류나 파충류에 비해 훨씬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을 사냥에 적극적으로 활용했을 가능성이 높다.[1]
이처럼 현생 포유류의 것과 유사한 기능별로 형태가 분화된 이빨 외에도 이 녀석의 골격에서는 포유류와 유사한 형질을 여럿 발견할 수 있으며, 이 때문에 단궁류가 포유류로 진화하는 과정을 잘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로 자주 거론되는 편이다. 예를 들자면 2차구개를 갖고 있어 먹이를 먹으면서도 숨을 쉬는데 하등 지장이 없었으리라는 점, 그리고 갈비뼈가 복부 윗부분까지만 감싸고 있는 것으로 보아 포유류처럼 폐와 다른 내장을 분리시켜주고 호흡에 도움을 주는 근육인 횡격막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 녀석의 주둥이 끝부분에는 신경과 혈관이 밀집해있었던 흔적으로 보이는 자국이 확인되는데, 학자들은 이것이 개나 고양이 등의 두개골에서 나타나는 것과 유사하다는 점을 근거로 살아있었을 때 이 부분에 감각모가 달려있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감각모에서 그치지 않고 아예 몸 전체가 포유류처럼 털로 덮여있었을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은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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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 공화국 이스턴케이프 주의 버거즈도프층(Burgersdorp Formation)에서 발견된 모식표본을 근거로 1895년 학계에 처음 보고된 이래 지금까지 남아프리카 일대와 남아메리카, 남극 등 다양한 지역에서 화석이 발견된 사례가 여럿 보고되었다.[2] 이 때문에 리스트로사우루스나 메소사우루스 등과 함께 대륙 이동설 및 초대륙 판게아와 곤드와나의 존재를 입증하는 주요 근거가 되는 생물종 중 하나로 관련 서적이나 매체에서 단골 출연하는 녀석이기도 하다. 한때는 여러 종을 거느리기도 했었지만, 후속 연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하나둘 모식종에 통합되어 현재는 모식종만 남았다.[3]
3. 등장 매체
반다이의 트레이딩 카드 게임인 배틀 스피리츠에 이 녀석에게서 이름과 모티브를 따온 카드가 등장한다.
멸종된 동물들도 심심찮게 나오곤하는 애니메이션 GON에서도 '키노'라는 이름의 키노그나투스가 조역으로 등장한다.
[1] 다만 뒷다리와 달리 앞다리는 비교적 몸통 옆에서부터 뻗어나가는 엉거주춤한 자세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현생 포유류 등에 견줄 정도로 빨리 움직이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추측된다.[2] 종종 중국에서 이 녀석의 화석이 발견되었다고 알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같은 견치류에 속하기는 하지만 트리라코돈과(Trirachodontidae)라는 별도의 분류군에 소속되어있는 '''시'''노그나투스(''Sinognathus'')가 잘못 알려진 것으로 보인다.[3] 카루미스(''Karoomys'')나 키스테키노돈(''Cistecynodon'')처럼 한때 별개의 속으로 여겨지던 단궁류들도 현재는 키노그나투스속의 모식종에 흡수된 상태로, 이 때문에 키노그나투스속의 상위 분류군인 키노그나투스과의 구성원은 '''오직 이 녀석 하나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