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협주곡 2번(라흐마니노프)
Piano Concerto No. 2 in c minor, Op. 18
지휘 : 정명훈, 피아노 : 예브게니 키신
【라흐마니노프의 다른 작품】
1. 개요
라흐마니노프의 대표작. 1901년에 작곡된 피아노 협주곡이다. 라흐마니노프는 4개의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했는데 그 중 피아노 협주곡 2번은 현재까지도 큰 인기를 누리며 영화나 드라마에 삽입되고 있다. 1901년 11월 9일에 모스크바에서 본인의 연주로 초연이 이루어졌다.
1악장 : '''Moderato'''
2악장 : '''Adagio sostenuto'''
3악장 : '''Allegro scherzando'''
2. 특징
뛰어난 피아니스트였던 라흐마니노프는 그만큼 테크닉이 요구되는 곡들을 작곡했는데, 이 곡도 예외는 아니다. 제대로 이 곡을 연주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테크닉이 필요하다. 대다수의 라흐마니노프곡이 그렇듯, 손이 작은 사람이라면 연주하기가 상당히 버겁다. 1악장 첫 부분만 보더라도 9도 이상의 화음이 등장한다.[1]
라흐마니노프의 정신과 진료 의사였던 니콜라이 달에게 헌정되었다. 교향곡 1번의 대실패 이후로 정신적인 문제로 슬럼프에 빠져있었던 라흐마니노프를 구제해준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 곡의 완전한 성공으로 라흐마니노프는 자존감을 되찾으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간다.[2]
3. 악기 구성
전형적인 2관 편성이다.
현악 5부
목관 악기 : 플루트 2, 오보에 2, 클라리넷 2, 바순 2
금관 악기 : 호른 4, 트럼펫 2, 트롬본 3(테너 2, 베이스1), 튜바
타악기 : 팀파니, 큰북, 심벌즈
독주 악기 : 피아노
4. 구성
1악장 : '''Moderato''' 서주가 있는 소나타 형식. 10도 화음의 짧은 서주로 곡이 시작한다.[3] 이 서주는 악장의 음울한 분위기를 암시한다. 첨부 동영상 기준 약 1분 16초부터 피아노의 분산화음 반주로부터 뒷받침되는 1주제가 오케스트라로부터 제시된다. 이윽고 경과구를 거쳐, 3분 24초부터 1주제와 대비되는 서정적인 2주제가 제시되는데, 이는 비창 교향곡의 2주제에 비견하는 러시아적 서정성을 보여준다. 이후, 약 6분 6초부터 1주제를 기반으로 하는 츤츤대는 전개부가 진행되고, 7분 52초에는 행진곡 풍으로 변주된 1주제가 재현되며 재현부에 접어든다. 2주제는 9분 40초부터 호른에 의하여 재현되는데, 제시부에서 피아노에 의하여 제시된 것과는 다르게 유장한 느낌을 더한다. 12분 2초부터 종결구에 접어드는데, 비록 짧지만, 점진적으로 고조되면서 마지막에는 1주제의 동기를 연상하게 하며 악장을 마무리한다.
2악장 : '''Adagio sostenuto''' 3부 형식.(A-B-A') 13분 3초부터 시작한다. 오케스트라의 서정적인 연주로 시작하여 13분 33초에 피아노가 명상적인 반주를 시작한다. 13분 58초부터 플룻이 감미로운 선율을 얹고, 이를 클라리넷이 받으며, 정화되는 듯한 아름다움을 노래한다. 이후, 오케스트라의 반주에 피아노가 이 선율을 다시 반복한다. 17분 35초부터, 피아노의 변조로부터 중간부(B)가 시작된다. 이는 다시 음울하고 격렬해질 것 같은 분위기를 몇차례 연출하지만, 그때마다 피아노가 깔끔하게 정화하는 느낌을 준다. 22분 15초부터 A'이 시작되어, 최종적으로는 명상적인 치유절로 악장이 마무리된다. 악장 하나하나가 버릴게 없는 곡이지만서도, 2악장의 아름다움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2악장의 도입 모티브는 자신이 작곡했던 '6개의 손을 위한 로망스'에 나온다. 자신이 쓴 작품을 협주곡에 일부 차용한 셈. 같은 예로, 본인의 협주곡 4번 2악장에서 본인의 연습곡 Op.33 No.3의 클라이맥스 부분이 차용되었다. 이 외에도 프리츠 크라이슬러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편곡 버전이 있다.
3악장 : '''Allegro scherzando''' 소나타 형식. 25분 53초부터 시작한다. 오케스트라의 서주로부터 고조되어, 피아노의 화려한 연주 이후 26분 35초부터 춤곡풍의 1주제가 제시된다. 27분 48초부터 오보에와 비올라로부터 2주제가 제시되는데, 1주제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서정적인 주제이다. 이후, 긴박한 전개부가 이어지는데 사실상 제시부의 동어반복이라 1-2-1-2-1-2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후 앞서 두 번 나온 1주제 재현이 이루어지고, 32분 20초부터 2주제가 재현되는데, 시작은 제시부에서처럼 서정적이지만, 점차 고조되어 벅차오르는 환희와 승리의 주제가 된다. 우울한 c단조로 시작하여 환희의 C장조로 화려하게 전곡이 마무리된다.
5. 연주
-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본인의 연주 링크[4]
- 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의 연주 1악장 2악장 3악장
- 스비아토슬라프 리흐테르의 연주 링크
- 아르투르 루빈스타인의 연주 링크
- 안나 페도로바의 연주 링크
-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의 연주 링크
6. 매체에서의 활용
- 일본의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에서 치아키 신이치가 축제 때 이 곡을 연주하는 장면이 나온다. 후에 노다메와 치아키 신이치가 투 피아노 버전으로 편곡하여 연주하기도 한다.
-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에 삽입되었다. 정작 블라디미르 호로비츠가 이 곡을 녹음한 적이 없다는 걸 상기한다면 아이러니한 대목.
- 2악장의 주제들을 차용하여 에릭 카르멘이 "All By Myself"라는 팝송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를 나중에 박성호가 박성호의 뮤직토크에서 "오빠 만세"로 다시 차용해서 쓰기도(...).
- 국내 DSBM 밴드 Kryphos의 2011년에 발표된 EP 'Suicide Suite'의 메탈 파트가 끝나고 1악장의 서주가 연주되는데, 본래 현악기 협주 파트는 한 옥타브 더 낮은 피아노를 사용, 2대의 피아노로 연주하여 DSBM 특유의 우울한 정서를 잘 살려내었다. 라흐마니노프 또한 작곡에서 사용한 주 정서중 하나가 우울함이었으니 적절하다고 볼 수 있겠다.
- 영화 혈의 누에서는 아예 OST 중 일부를 라흐마니노프의 곡들을 사용 하였다. 이 곡은 영화에서는 "절망가"라는 별칭으로도 수록되어 있다. 좀 더 빠르고 강렬한 편곡이 특징.
-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에서 아랑과 아보라는 인물이 체육 선생님을 피해 도망치고 있을 때 샹룬이 연주하고 있었던 곡이다.
-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폐회식 공연에서 러시아의 피아니스트 데니스 마추예브(Denis Matsuev)가 연주했었다.[6]
- 2019년 LG 시그니처 선망 편 CF 배경음악으로 2악장이 쓰였다.
- 2019년 한화그룹 CF 배경음악으로 2악장이 쓰였다.
- 게임 검은방 3편의 주인공 민지은의 테마곡 Innocent는 2악장을 참고로 만든 것이다.
- 뮤지컬 라흐마니노프의 내용은 라흐마니노프가 달 박사의 도움으로 트라우마를 걷어내고 이 곡을 작곡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7. 기타
- 2015년에 KBS클래식FM이 홈페이지 설문조사로 클래식 인기 레퍼토리를 조사한 결과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클래식 곡으로 라흐마니노프의 협주곡 2번이 선정되었다. 관련 기사
- 라흐마니노프 본인이 편곡한 2 pianos 버전이 존재한다. IMSLP에서 다운로드 할 수 있다.링크 그 외에도 피아노 솔로 버전 등 다양하게 어레인지된 버전이 있다.
- 2악장과 3악장의 첫 화음은 그 전 악장의 종지화음과 같다. 이후 곧바로 다양한 전조과정을 거쳐 원하는 조성으로 바뀌긴 하지만 이러한 방식을 활용함으로써 곡이 유기적으로 이어지게끔 만들었다.
[1] 따라서 손이 작은 피아니스트의 경우 이 첫 화음을 굴리는 식으로 표현한다. 대표적으로 임동혁.[2] 사용한 방법은 자기암시 요법이었는데, 환자에게 가벼운 최면을 걸어놓고 그 귓가에서 필요한 말을 반복하는 방식이다. [3] 이 부분은 손을 굴려 아르페지오로 연주하거나, 화음을 한 번에 짚어서 연주하는 등 연주 방법이 있는데, 연주 방법에 따라 음악적 효과가 다르다.[4] 다만 2악장과 3악장은 라흐마니노프의 연주가 아니라는 의혹이 있다.[5] 선천적 시각장애를 가진 일본의 피아니스트이다.[6] 이 공연 이후 러시아 발레의 양대 산맥인 볼쇼이 발레단과 마린스키 발레단의 합동 공연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