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배구단 항명사건
1. 개요
2003년 4월 24일, 현대캐피탈 선수 전원이 송만덕 감독 퇴진을 요구하며 숙소에서 집단 이탈한 사건이다,
2. 사건의 구체적 내용
2.1. 원인
2001년 12월, 한양대학교 배구부 감독으로 대학배구를 평정한 송만덕 감독은 계속된 부진으로 사퇴한 강만수 감독의 후임으로 계약금 3억원, 연봉 1억 2천만원이란,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현대캐피탈 배구단과 5년 계약을 하였다. 또한 당시 명지대학교 배구부 감독이던 류중탁 감독을 코치로 영입하면서 배구계를 깜짝 놀라게 하였다. [1]
어쨌든 송만덕 감독은 취임사에서 부터 "삼성의 독주를 저지, 한국배구를 바로 세우겠다"로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번번이 삼성화재에 우승을 내줘야 했으며, 슈퍼리그에서 삼성화재에 어이없이 무너지며 준우승에 그쳤고 2002년 11월 전국 체육대회 우승을 제외하고는 2년 동안 단 1번 삼성화재를 이기고 8번 패하는 등 삼성화재에 계속해서 패하는 모습을 보이자 팬들은 송만덕 감독에 불만을 가지기 시작했다.
선수단 내에서도 송만덕 감독에 대해 불만이 싹트고 있었는데, 송만덕 감독이 세대교체를 천명하면서 자신이 이끌었던 한양대 라인을 심으려 했고 이 때 비 한양대 출신 제거 작업의 일환으로 임도헌, 이인구[2] , 진창욱 등을 강제 은퇴시켰다. 물론 그 와중에 권영민, 장영기, 윤봉우, 이선규, 박철우 등을 자유계약으로 영입했지만 선수들과 코칭스텝 간의 갈등은 가면 갈수록 심해지고 있었다.
2.2. 전개
2003년 3월 26일 현대의 간판 센터 방신봉에게 '퇴출'을 명한 것이 송 감독에겐 그만 '자충수'가 됐다. 방신봉은 "더 뛸 수 있는데 스카우트 때문에 나가라고 한다"며 송만덕 감독에게 반기를 들었고 이후 주장인 후인정과 이호까지 이에 동참했다. 현대캐피탈 선수단은 자체 회의를 가진 후 프런트 교체와 감독의 퇴진을 요구한 후 4월 24일 훈련거부를 시작으로 숙소를 이탈했다. 이에 현대캐피탈 프런트인 김상욱 단장은 25일 12시까지 복귀하지 않을 시 배구단을 해체하겠다고 엄포를 놨고 결국 선수단과 프런트는 조건없는 선수단 정상화에 합의한 후 선수단이 훈련에 26일부터 참가하였다. 2003년 11월 20일 현대캐피탈 프런트는 항명사태의 책임을 물어 송만덕 감독과 류중탁 코치를 전격적으로 경질하였다. 그리고 송만덕의 후임으로 온 사람이 바로 김호철.
2.3. 사건 이후
사건 이후 현대캐피탈의 선수들은 김호철 감독을 중심으로 똘똘 뭉쳤고 결국 V-리그 2연패를 달성하지만 현대캐피탈 프런트는 이를 잊지 않고 되갚아 주었다.
- 방신봉 : 2005 반년 시즌을 끝으로 이선규, 하경민, 윤봉우에 밀려 결국 트레이드 머니 1억 2,000만 원에 LG화재로 현금 트레이드되었다. 그 후 방신봉은 이곳 저곳을 떠도는 저니맨 신세가 되었고 무엇보다 함께 사건을 같이 했던 후인정, 이호와 달리 우승컵 하나 들지 못하고[3] 한국전력에서 사실상 강제은퇴를 당한다.
- 후인정 : 후인정은 사건 이후 2005 V-리그 정규리그 MVP 수상, 2005-2006, 2006-2007 V-리그 2연패를 달성하는 등 잘나갔다. 그러나 노쇠화로 인해 2012-13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었으나 원 소속 구단인 현대캐피탈과 협상이 결렬되면서 신영철 감독의 러브콜로 한국전력으로 이적, 2016년 1월 4일에 한국전력에서 은퇴식을 가진 후 한국전력의 코치로 부임하여 신영철 감독을 보좌하였으나 2016-17 시즌 종료 이후 김철수 코치가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코칭스탭 개편과 함께 구단을 떠나게 되었다. 2018년에 경기대학교 배구부 코치로 부임했다.
- 이호 : 05-06 시즌과 2006-07 시즌에 우승하고 은퇴한 후, 현대건설의 코치로 선임됐다. 하지만 가는 곳마다 선수들의 리시브 성공률이 곤두박질하여 무능함으로 악평을 들으며 급기야 김천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감독 시절 선수단에게 항명을 당한 끝에 불명예 퇴진해야 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송만덕 감독이 주도해서 데려 온 권영민, 장영기, 윤봉우, 이선규, 박철우는 삼성화재의 독주를 마감하고 V-리그 2년 연속 우승을 달성하는 주역이 되었다. 그러나 이들로 너무 오랜 세월을 우려먹은 데다가 이후 삼성에게 다시금 연속 우승을 허용하면서 조급함이 발동하기 시작해 문성민 영입, 최홍석 영입 시도, 신영석 영입, 서재덕 임대 시도 등의 일을 벌이게 된다. 여기에 V-리그 출범 후 드래프트로 수급한 선수들 중 팀에 제대로 자리잡은 선수가 거의 없는 등(끽해야 최민호 정도) 팀의 체질 개선이 안 되면서 2014-15 시즌 5위로 추락하며 프로 출범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는 쓴 맛을 보고 말았다. 이후 최태웅 감독이 팀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정비에 들어갔고 2016-17시즌에 오랜만에 우승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