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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混一疆理歷代國都之圖
1. 개요
2. 내용
3. 기타


1. 개요


태종 2년(1402년) 조선에서 제작된 가로 164㎝, 세로 148㎝ 정도의 대형 세계 지도로 역대제왕혼일강리도(歷代帝王混一疆理圖)라고도 한다. 현재까지 동양[1]에서 발견된 세계 지도 중 가장 오래된 지도라고 알려져 있다.[2]
혼일(통일, 개국) 강리(영토) 역대국도(역대 중국 제왕들의 도성)을 표기한 지도라는 의미이다.

2. 내용


태종 때 만들어진 원본은 소실되었으나 일본 교토의 류코쿠 대학과 규슈의 혼코지(本光寺)에 세조 때 만들어진 필사본이 보관되어 있는데 이 필사본은 임진왜란 또는 일제 강점기에 건너간 것으로 보이며 류코쿠 대학에 보관되어 있는 필사본은 임진왜란 당시 가토 기요마사가 지도를 일본으로 가져가 자신의 개인 사찰인 구마모토의 혼묘지(本妙寺)에 보관하던 것을 대학에 기증한 것이라고 한다.
지도의 기원은 성교광피도, 혼일강리도, 대명혼일도 등 중국에서 제작한 지도와, 자신의 지역들을 조사하도록 하여 올리도록 각 군현에 명령하여 만든 군현지도[3], 일본에 사신을 보내 받아온 일본 지도를 총 편집하여 만들었다. 조선 - 명나라 건국 초기인 15세기에 만든 지도이나 표시된 세부 지명들을 보아 고려 - 원나라 시대인 14세기의 지리적 정보 위주로 제작됐다. 중국이 세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과장되어 있는 것에 반해 인도 반도아라비아 반도, 아프리카 대륙은 조선보다도 작게 그려져 있으며 일본은 조선 남쪽의 작은 섬나라로 표기되어 있다. 일본의 경우, 지도를 살펴보면 지명과 같은 위치적 정보가 정확하나, 실제 크기가 왜곡되어 있는 것은 소중화 사상이 이유로 보인다. 서역 부분의 경우, 몽골제국, 즉 원나라에서 받아들인 지도를 이용했다. 이 정보는 아랍에서 받아온 것이므로 당시 유럽과 아랍의 지리적 인식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다. 특히 유럽의 지명은 아랍어에서 왔다. # 그리고 주로 아랍과 유럽은 1300년대의 지명이라고 한다.# 유럽은 지중해 부분이 물로 표시되어 있지 않지만[4] 터키, 그리스,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티그리스 강 근처의 바그다드 이집트알렉산드리아, 나일강, 예루살렘 등등을 한자어 지명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인도차이나 반도의 말라카 해협에 대한 묘사도 있다. 심지어 킬리만자로 산도 등장한다. 고화질 버전으로 확대하면 아프리카에서 묘사된 거대 호수 아래에 서쪽에 남아프리카공화국오렌지 강이 나온다. 오렌지 강을 정확하게 묘사한 동서양 최초의 지도라고 한다. 남아공 국회에서 이 지도를 복사해 전시한 적이 있다. #
당시 조선의 대외 인식과 천원지방의 세계 인식을 엿볼 수 있다는 점과, 1400년대 초에 아시아유럽, 아프리카까지 표현한 지도를 만들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당시는 지리상의 발견 이전의 시대이기에 구대륙의 인류는 신대륙의 존재를 몰랐다. 그래서 이 지도는 유럽과 아프리카는 있을지언정 신대륙이 없다. 한 마디로 진짜 오래 된 지도란 뜻. 서구권에서 한국보다 이 지도에 각광하는 이유가 이것으로, 당시 지도 중에선 서구권, 이슬람권보다도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프리카에 대해서가 주목받는데, 서구 지도에서 15세기 중엽이 넘어가야 수정되는 아프리카 대륙의 남쪽 끝이 동쪽을 향한다는 오류를 범하지 않고 남쪽을 향한다고 정확히 나타내는 등 당시의 지도들 중에선 정확하다.# 스와힐리 해안에서 무역을 하던 페르시아인이나 아랍인이 모잠비크를 넘어 내륙 지방을 탐사한 정보가 반영된 후 이슬람측 원 사료 출처가 유실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2016년 KBS 다큐멘터리 "문명의 기억-지도"에 따르면 일본 류코쿠 대학에서 10년 동안 이 지도에 대해 연구 중으로 역사, 공학, 지리학 등 다수의 전문가들이 모여 X선과 적외선 분석 장치 등을 통해 지도의 염료 복원에 매달린 결과 과거 2천 곳에서 3천 곳 정도로 판독했던 지명 수에서 현재는 5천여 곳의 지명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중국 지역의 복원을 통해 지도에 쓰인 지명들이 1320년 무렵임을 밝혀냈다.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의 아프리카 부분에서 알렉산드리아 항구가 있고 파로스의 등대가 그림으로 표시되어 있으며, 나일강의 근원을 아랍어로 '자바랄 까마르' 즉, 달의 산으로 표기하고 있는데 이 기록의 근원은 고대 그리스의 프톨레마이오스 세계지도를 비롯한 지리학에서 나온것이라 한다. 결국 혼일강리역대국도는 멀리는 고대 그리스의 지리학을 계승한 아랍인들이 인도양 바다를 자유롭게 오가면서 얻은 지리정보가 중국에 전해졌고, 이것이 다시 조선에 전래되었을걸로 추측된다.
현존하는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는 태종 대에 처음 만들어진 것을 세조 때 모사한 것이다. 이는 지도에 등장하는 한반도의 지명에 세종 이후 개척된 4군 6진이 기록되어 있고, 특히 세조 1년(1455년) 이후의 지명인 고무창(古茂昌), 고여연(古閭延), 고우예(古虞芮), 자성(慈城)이 표기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위의 지명들이 사용되던 1455년(세조 1년) ~ 1459년(세조 5년) 사이에 만들어진 것으로, 태종 대의 원본 지도에 그 동안 변화된 몇몇 지형 정보들을 추가하여 세조 때 필사본을 추가로 제작하였는데 세월이 지나 원본은 소실되고 모사본만 살아남은 것이다.
한편 규슈 혼코지 소장본은 류코쿠 소장본과 다소 차이가 있는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일본의 지리 정보에 대한 변화이다. 류코쿠본의 경우 일본이 조선의 정남쪽에 가로로 길게 뻗쳐 있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으나, 혼코지본은 조선의 동남쪽에 서남~동북쪽으로 대각선으로 뻗쳐 있는 실제의 지형과 유사한 지도이다. 물론 이것은 지도가 일본에 수입된 이후 자국의 지리 정보를 첨부하여 지도를 교정한 것이다. 위가 류코쿠대학본, 아래가 혼코지본.

3. 기타


비슷한 지도로 혼일역대국도강리지도(混一歷代國都疆理地圖)가 있다. 이 지도는 1500년대 것이고 유럽과 아프리카, 아랍 등 서역은 생략하고 중국과 조선 중심으로 그려져 있다.
언차티드 시리즈 마지막 작품인 언차티드 4의 마지막 장에서 주인공 네이선 드레이크의 별채에 이 지도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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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도와 함께 한국 중등 교과 과정에서 중요하게 다뤄진다.

[1] '동양'을 중동까지 포함한다면 이슬람권의 세계지도는 알 이드리시의 세계지도 같은 11세기 지도도 남아있다.(신라섬나라로 표현되었다.)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의 최고는 동아시아권 최고를 말한다.[2] 중국에서는 2006년 이후 <대명혼일도(大明混一圖)>에 등장하는 광원현(廣元縣)과 용주(龍州) 등의 지명이 1389~1391년 쓰였다는 점에서 그 무렵에 작성된 최고(最古)의 지도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후대에 단순히 모사하면서 변화된 지명을 고치지 않고 지도에 그려넣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1389년 이후에 작성되었다는 것 이외에는 확정하여 볼 수 없으며 지도에 1457년 축성된 에도 성이 등장하거나 일본에 대한 묘사가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보다는 16~17세기의 지도와 유사하다는 점 등 각종의 문제가 있어 한국 측에서는 비판적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논문기사 참조. 그렇지만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 또한 고려나 조선에서 직접 탐사를 해서 작성한 것은 아닌 만큼 이슬람 세계와 접촉한 원나라 때 이후 넓어진 중국의 지리 관념을 수입해 만든 물건임은 분명하므로,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 이전에 현재 남아 있는 <대명혼일도>의 원본 지도가 중국에 있었을(혹은 발견되지 않은 채 있을) 가능성은 충분하고 한국에서도 그 점은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위에서 언급한 문제는 어디까지나 '현재 남아 있는 유물 중 가장 오래된 것이 무엇이냐'의 문제이다. 현재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유물이라는 점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학자들에게 이것은 비교적 지엽적인 문제이고 중요한 것은 이 지도가 등장할 수 있었던 시대적 배경이다.[3] 조선팔도도에 기반했다는 의견도 있나, 소실되어 확인이 불가능하다.[4] 지중해 해안선을 나름대로 그렸는데 육지 색으로 잘못 채색했을 뿐이라는 설도 있다. 실제로 채색만 좀 바꿔서 보면 이베리아 반도, 이탈리아 반도, 발칸 반도, 아나톨리아 반도흑해 등의 윤곽선을 어렴풋이 찾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