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4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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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체역사소설. 저자는 박대성.
실로 '''한국판 감벽의 함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소설이자 '''불쏘시개.'''
2003년, 갑작스러운 김정일 암살사건으로 인해 일어난 쿠데타는 북한을 국가 막장 테크로 몰아넣었고 그리하여 2004년, 대한민국은 갑작스러운 통일을 맞이하게 된다. 그러나 2003년 부터 시작된 불경기와 통일 때문에 경제는 악화일로에 치닫게 되는 와중, 지진마저 시작되어 통일한국에서는 세기말적인 정서가 널리 퍼졌고 미래는 암울하기 짝이 없었다.
100년 전인 1904년, 피폐해져만 가는 대한제국의 현실에 좌절하여 명성황후의 묘로 찾아가 눈물을 흘리던 고종은 명성황후의 혼을 만나게 된다. 혼을 만난 것도 평범한 일은 아닌데 그녀는 자신과 선대왕들이 죄값을 치루는 조건으로 킹왕짱 센 나라인 대한민국 국민들이 온다고 주장한다. 물론 고종은 이를 믿지 않았다.
통일이 이뤄지고 얼마 뒤인 2004년, 원인불명의 대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어느날 5.0리히터 규모의 대규모 지진이 하루동안 한반도 전체를 뒤흔드는 사건이 발생한다. 공포스러운 하룻밤이 지나가는동안 다행히도 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서서히 발견되는 이상한 징후들. 확인 결과 1904년 당시 덕수궁 부지를 제외한 2004년의 한국은 통째로 1904년으로 이동한 것이었다.[1] 이후 한국이 세계를 어떻게 바꿔 나가는가에 대해 기술한 소설이 바로 이 <1904 대한민국>이다.
일본의 높으신 분들은 심기가 불편해 66연합함대를 한반도로 보내고 청나라에서 작전중이던 일본 15군이 한반도로 진군하게 된다. 고종은 전체적으로 대한민국의 정세나 상황등을 대략적으로 이해한 뒤 한국 대통령[2] 이 보여주는 한국군의 교전 상황을 생중계로 보게 된다.
F-4 25대와 Su-25 25대가 폭탄을 대규모로 떨구자 일본 3함대 순삭. 게다가 '''한국인'''들은 승전의 기쁨을 맛보고 있다. 한국 포병은 MLRS를 대량으로 동원해 일본군 15만명을 순식간에 학살한다. 덤으로 저 장면을 방송으로 국민들에게 생중계로 보여주기까지 한다. 게다가 1함대를 지휘하던 도고 헤이하치로는 기습적으로 침투한 UDT/SEAL에 붙잡히고 기함 미카사는 나포되고 만다. 일본 해군함정들은 충무공 이순신급 두 척과 광개토대왕급 구축함 등으로 이루어진 연합함대에 각개격파당한다.
결국 한일불평등조약협정이 새로이 맺어지고 명성황후를 시해했던 범인들을 강제로 소환해 참수해버린다. '''한국인들은 국모의 원수를 갚는데 기뻐한다.''' 그리고 특전사들이 도쿄에 기습 강습해 교코(황궁) 곳곳을 개발살낸 뒤 천황을 억류한다. 이번엔 일본은 천황이 상투식으로 머리를 가꾸고 일본군이 한국군의 총알받이가 되는 등 완전히 굴욕적인 협상을 맺는다.
이후 러시아 군대가 한국 국경으로 대규모로 남하하자 한국군은 일본군에게 한-1 소총과 배달-50을 조달한다. 순식간에 러시아 지상군은 한국 포병대의 지원아래 학살당하고 러시아 해군은 한국 해군에 각개격파.
그리고 한국은 제1차 세계대전에 대비해 여러 무기를 대량생산한다. 2부는 1차 세계 대전을 다루는데 이 시점에서 연중.
소설의 기본적 설정 은 제쳐두고라도[3] 전개 면에서, 또 내용 면에서 매우매우 문제가 많은 작품이다.
일단 당장 지금의 한국 경제는 수출입으로 이루어진다. 당장 1904년도는 국가간 경제협력이 지금만큼 활발한 시대가 아니고, 국제무역을 위한 기술이나 제도등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하다못해 2004년도면 이미 5천만을 바라보던 한국 인구를 유지하기 위한 각종 자원, 특히 식량의 경우는 어떻게 수급할지 의문이다.
그러니까 현상유지라도 하려면 내수의 의존도가 매우매우매우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건만, 한국의 내수시장에는 너무나도 가혹한 요구라는 것이 문제다. 물론 한국이 일반 대중들의 생각보다는 내수시장이 탄탄한 나라인 건 맞는데 땅덩어리가 좁아서 쌀을 제외한 식량 자급률은 상당히 낮은 편이고, 으리으리한 21세기 무기를 유지보수하기 위한 원유 및 금속류를 구하기도 힘들다. 통일이 됐으니 북한의 지하자원을 이용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지만, 생각보다 매장량이 적다는 말이 심심찮게 나오는 등 전문가들은 북한의 지하자원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니 영 좋은 상황은 아니다. 더구나 북한의 선전처럼 지하자원이 많다 해도 원유는 확실히 없으니... 만일 대한민국이 미국이나 중국, 넉넉잡아 러시아일본 수준의 인구/자원/땅덩어리가 된다면 상황이 나을 수도 있겠지만, 대한민국의 땅덩어리로는 국민들 먹일 식량도 생산하기 빡빡한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일제의 강제지배를 늘 비판하던 한국이 과거로 가서는 정작 20세기초 제국주의 국가들이 하던 짓을 그대로 반복하고, 세계평화체제 구축은 커녕 철저히 자국 이익에만 따라 움직이는 모습을 어떻게 평가해야할지 난감하다. 만약 한국 땅덩어리 내에서 5천만+a 한국인들을 모두 부양할 수 있는 식량자원과 21세기 문명을 유지할 수 있는 원유/금속이 나온다면야 다른 나라 침략 안하고 세계의 평화를 지키는 경찰국가로서 고개 빳빳이 들고 다닐 수 있겠지만, 상술했듯 그러기는 불가능하니 다른 나라들을 침략하게 되는 거고, 결국 파렴치한 침략자 국가가 된 것이다. 물론 작중에서는 이런 고찰도 없고, 그냥 대한민국 짱짱이다.
일본을 제압한 후 을사조약을 상대만 바꾸고 그대로 적용하여 체결하는 장면이라든가, 2004년의 외국인들을 어떤 섬에 설치한 수용소에 가둬놓는다거나, 중국을 전면적 개입과 이간질을 통해 3국으로 분열시키는 것이 대표적. 그 외에도 제1차 세계대전을 통해 유럽을 사지로 몰아넣고 이후 대량의 무기를 양측에 팔아넘기며 한국이 그 중간에서 막대한 이득을 취하기도 한다. 이미 언급한 대로 조약 및 공작 추진하는데 동남아 일대에 친한 괴뢰 정권을 세워서 동남아를 사실상 한국의 세력권에 집이넣는건 물론이고 동남아의 자원들을 한국이 얻음으로 인하여 거기서 막대한 국익을 도모한다.
고증 오류도 있는 편인데, 일본 제국의 국기가 일장기가 아닌 욱일기(극중에서는 욱일승천기라고 나옴)로 묘사된다. 아무래도 작가가 일장기가 등장하는 일제강점기 배경 사극이나 욱일기를 든 자위대의 모습을 전혀 못 본 듯(...). 정정하자면 일본 제국의 국기는 일장기, 군기는 욱일기였고 지금도 해상자위대는 욱일기를 사용한다. 욱일기는 일본제국만의 깃발, 일장기는 전후 일본국만의 깃발이 아니라는 얘기다. [4] 그리고, 1부 청나라의 20세기 무역상이 인천항에 들어올때 한국 해경과의 대화에서 해경이 '마지막 황제가 푸이라고 했던가?'라는 대사가 나온다. 이어서 청나라 선장은 "감히 우리 선통제 폐하를 모욕하는게냐!'라는 대사가 나온다, 이 때는 타입슬립이 되지 얼마 안된 때, 1904년으로 선통제가 '''태어나기도 2년이나 전이다.''' 이 이후에 중국에 대해 다룰때는 광서제가 나온다.
또한 5편에서는 구 대한제국 황제의 보좌관들이 고속도로 휴게소를 찾지 못해 2004년 대한민국에서 온 현대인에게 인터넷을 통해 한국도로공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고속도로 휴게소를 찾는 방법을 알려주는 등 과거와 현재가 만났을 때의 모습도 잘 드러난다.
시대성이 돋보이는 작품들이기도 하다. 00년대 초반 반미정서와 함께 미국을 까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지금은 문보살이 되어버린 문희준을 문 모씨라고 까는 장면도 나온다. 심지어는 퍼포먼스로 펼쳐진 가수들의 낙하산 공수에서 혼자 안 뛰어내리는 장면도 나오기도. 다만 소설이 나올 당시에는 문희준이 군 입대를 하기 이전이고 스티브 유 사건으로 대표되는 유명 연예인들의 병역 문제가 굉장히 심각했던 만큼 지금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글루스의 정호찬씨가 이 책에 대한 비평을 올렸는데... 작가 자신이 댓글을 달았다.' 글 쓸 당시에는 일본에 있었고, 쓰다가 독자들의 의견을 받아서 이야기를 자꾸 늘린 것이고[5] 이제 더 이상 집필은 안 하고 작가는 그만두고 게임업계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 차원이동은 미국 대체 역사에서도 자주 나오는 설정이다. 미국은 아니지만 호주 소설 추축의 시간 3부작이 좋은 예. 물론 나라 전체가 넘어가는 무리수는 두지 않았다.
본작에서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 그리고 작중 내에서도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것이 있는데 기존의 1904년 한반도는 2004년 한반도와 치환되어 2004년으로 넘어가버렸다. 그런데 과거의 사람들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6] 2004년의 한반도는 어디로 갔는지가 의문이다.
그러니까 2004 대한제국. 중국과 러시아, 일본, 그리고 미국 세력까지 진을 치고 있는 마당에 19세기 문명 수준의 한반도가 2004년에 떡 하니 차원 이동하면 어떤 사태가 벌어질지는 명백하다.
물론 21세기이니 대놓고 식민지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사태가 벌어진다면 주변국의 영향에 크게 휘둘릴 가능성이 높다. 일단 중국과 러시아는 국경을 넘어올 가능성이 높고, 1904년은 한일의정서가 체결되고 일본군이 조선에 주둔하고 있었고 을사조약 1년 전이라 거의 완전히 일본군의 점령 아래에 있었으므로 일본은 이 세력을 이용하여 영향을 펼치려 할 것이다. 이런 판국에 미국이 나서는 것도 불보듯 뻔하고.
물론 그렇다고 그대로 망하는 것은 아니고 한국의 해외 파병 병력을 모으고 파견 외교관들과 재외국민 중 고급인력을 긁어 모아 임시정부를 수립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주변국간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유엔 신탁통치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재외공관 공직자들을 주축으로 임시정부를 수립할 수도 있다.
또한 졸지에 본사가 날아간 삼성, 현대 같은 한국 대기업의 해외 지점들도 혼란의 도가니에 빠지고 한국이 생산량의 큰 부분을 담담하는 생산품들(메모리 반도체, 조선업, 디스플레이등)의 세계 시장도 요동을 칠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현지 기업으로 전환하거나 새로운 회사를 세워 문제를 해결해 나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인재와 자본이라는 게 본사가 없어진다고 그대로 박살나는 것은 아니니까. 실제로 본사가 날아간 대우에 비춰 볼 때 따른 회사에 인수되거나 현지 기업으로 재탄생하면서 그룹은 공중 분해 될 것이다.
그리고 해외에 있는 한국인 or 1904년 대한제국에 머물던 외국인은 감격적인 조상-후손 상봉을 하게 될 것이다.이것도 역시 일본인이 가장 많을듯하고 러시아인도 많을 것이다. 또한 덕수궁은 그대로 남아 있으므로 1904년 덕수궁에서 신생아로 태어나 2004년까지 살아남은 사람이 있다면 '''100년 전 자신과의 상봉도 가능하다.''' 그리고 2004년 덕수궁에 있던 사람들 역시 해외에 있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100년전 조상들을 보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21세기 개화기를 여는데 성공하는 한편, 대외 채권, 지적 재산권, 해외 한국은행 예치금 같은 한국의 재외 자산을 경제 개발에 투자하면 수십년 후에 개발도상국 수준까지, 그리고 세계 경제 성장에 편승하여 제대로 된 통치권력이 장기간에 걸쳐 국가 전반적인 발전을 지속적으로 이루는 데 성공한다면 현대 한국만큼은 아니라도 중진국 급으로 끌어 올릴 가능성은 있다. 한반도는 그 특성상 한번 터지면 엄청난 대신 어지간해서는 터지지 않는 화약고이며 주변에 시장이 넘쳐나기 때문에 기본적인 발전 자체는 가능하니까.
문제는 그만한 인재가 없다는 것이다. 100년전 수준의 학문과 기술을 가진 인구를 교육시켜 인적 자원을 양성하는 게 단시간에 가능한 일은 아니다.
그런데 일단 이 소설 자체가 대체역사소설들이 대개 그렇듯 이렇게 심각하게 생각하면서 볼만한 물건은 아니다. 2003년 당시 중국 관변 학계의 동북공정이 본격화되고 90년대 말에만 해도 심증만 있었던 북한의 핵 탄두 보유가 기정사실화 되는 등 혼란스러운 사회상 때문에 이런 괴작이 탄생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실제로 이 분야의 할아버지 격인 '''김진명'''이 거의 매일같이 언론의 주목을 받던 시기였다.
그리고 2017년 일본의 포니케논 북스에서 일본국소환이라는 이것과 비슷한 라노벨이 나왔다[7]. 심지어 2018년에 코믹스도 나오고 있다.

[1] 경찰들은 덕수궁 밖으로 나온 고종 황제와 신하들을 보고 문화재를 불법으로 점거한 광대인 줄 알고 대치하나 전주 이씨 종친회 회장이 황제를 알아보고 절을 하면서 갈등이 해소되었다.[2] 대통령의 이름이 '노우현'인데, 본인이 광주 노씨라는 점을 고종 앞에서 밝히는 것을 보아 사실상 이름만 다른 노무현인 듯(...). 이때 고종 황제는 개국공신인 노숭 대감의 후예라며 크게 기뻐하였다.[3] 현대 한국의 유류소비량 저장량과 당시 세계 원유생산량 정제량을 생각해보면 답이 안 나온다. 소설 내에서처럼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4] 컨트리볼에서는 일본 제국이 욱일기로 묘사되지만 어디까지나 패전 후 일본과 구별을 하기 위해서지, 일제의 정식 국기를 욱일기라고 생각하는것은 큰 오산이다.[5] 그래서 책 뒷쪽에 보면 ID로 된 이름들이 타임슬립한 대한민국의 사회상을 상상으로 써 올린 내용들이 수록되어 있다. 애초에 웹에서 연재되던 소설이었던 것이다.[6] 정확히는 옛 덕수궁 부지만.[7] 다만 1904 대한민국은 과거로 시간을 돌렸는데 비해 일본국소환이세계로 간 것이라는 차이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