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파운더
1. 제원
2. 개요
영국에서 개발한 84mm 구경의 대전차포. 2차 세계 대전 동안 맹활약한 기존의 17파운더 대전차포를 대체하기 위해 1948년에 처음 도입되었고, 실전에서는 6.25 전쟁, 인도차이나 전쟁, 두 차례의 인도-파키스탄 전쟁, 제3차 중동전쟁 등에서 활약하였다. 이후 105mm 로열 오드넌스 L7 대전차포로 대체되었다.
3. 역사
2차 세계 대전 당시 17파운더는 압도적 생산력과 화력을 바탕으로 영국군과 영연방군의 주력 대전차포 혹은 전차포로 사용되었다. 하지만 당시 운영되던 순항전차/보병전차의 이원 체제의 문제점과 17파운더 포의 한계를 느끼던 영국군은 순항전차와 보병전차를 통합한 새로운 플랫폼 체계와, 이러한 전차에 탑재될 더욱더 강력하지만 뛰어난 안정성을 지닌 주포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20파운더는 17파운더보다 구경을 더 키움으로써 화력을 증가시켰고, 주포 신뢰성이나 사용 안정성 면에서도 17파운더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뛰어났다. 주력 대전차탄으로 APDS(분리철갑탄)를 사용했는데, 17파운더에서 처음 상용화되었을 때는 이탈피 분리 문제 때문에 탄도 안정성에 문제가 많았지만, 20파운더가 나올 때 쯤에는 안정성이 크게 개선되었다.[1]
20파운더가 탑재된 전차는 센추리온 전차의 개량형 (Mk3~Mk5), 채리어티어, FV214 컨커러 초기형으로, 즉 2차 세계 대전 직후 개발된 영국제 전차들이다. 이들 중 채리어티어는 전후 센추리온이 천천히 생산되는 동안 공백을 메꾸기 위해 기존의 크롬웰 전차에 20파운더를 장착한 개량형이다.
다만 20파운더의 시대도 오래 가지는 못했는데, 영국이 1956년 헝가리 혁명 당시 소련의 새 전차인 T-54를 우연히 입수하여 검사하였더니, T-54가 동시대 영국 전차인 센추리온을 능가하는 성능을 보인 것이었다. 결국 영국은 T-54에 대항하기 위하여 20파운더를 개량하여 105mm 로열 오드넌스 L7을 급히 개발하였다. L7 105mm는 20파운더에서 구경만 105mm로 키운 것으로, 기존에 20파운더 포를 장착한 전차들은 모두 L7 105mm포로 개수할 수 있다. 이후 L7 105mm는 베스트셀러가 되어 서구권 국가들에서 2세대 전차~3세대 전차 초기형의 표준 전차포로 자리잡게 되었다.
4. 관통력
20파운더는 약실 압력이 상당히 높아서, 포미부가 상당히 거대해진 대신에 탄환의 포구속도가 빨라졌다. APDS탄을 사용했을 때 관통력은 1000야드 (910m)에서 RHA 330mm로 당시로써는 상당히 강력한 수준이었지만, 경사장갑을 상대로는 관통력이 많이 줄어들어서 같은 거리에서 60도 경사장갑을 상대로는 LOS 174mm를 관통할 수 있었다. 이 정도면 1000m 정도의 거리에서 소련의 최신 T-54/55 전차도 상대할만 했지만, 당시 영국의 전차포에 요구되는 성능은 압도적 수량의 소련 전차들을 상대하기 위해 원거리에서 먼저 저격해서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
같은 시대 서방 내에서 라이벌 격인 미국의 90mm 대전차포에 비교하면, 구경이 작아서 고폭탄 화력이 열세에 있었고, 특히 장거리 교전에서는 90mm포의 HEAT탄(대전차 고폭탄)이 위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2] 하지만 20파운더의 약실 압력이 더 높아서 포구속도는 20파운더가 우위에 있었고, 명중률도 20파운더가 더 좋았다. 이 때문에 운동에너지로 장갑을 뚫는 철갑탄의 경우, 20파운더의 APDS탄이 90mm포의 주력탄종인 APC탄(피모철갑탄)에 비해 관통력과 명중률에서 근소한 우세에 있었다. 이러한 차이는 실전에서도 나타나서, 6.25 전쟁 당시 센추리온에 탑재된 20파운더가 관통력과 명중률면에선 90mm 주포보다 우수함을 입증했다.[3] 또한 1965년 2차 인도-파키스탄 전쟁에서 Asal Uttar 전역에서 20파운더를 장비한 인도군의 센추리온 마크 3는 105mm L7으로 업그레이드 된 마크 7과 함께 인도에게 골칫거리였던 파키스탄군의 M48 패튼A1 100여대를 상대편 전술 실책과 업그레이드 차이, 우수한 관통력에 힘입어 없앴다.
[1] 20파운더에서 17파운더 당시의 많은 문제가 해결되었지만 비싼 가격 등의 한계가 여전히 있었고, 이 때문에 APDS 외에 다른 탄종이 20파운더에 쓰이곤 했다.[2] 참고로 20파운더에는 HEAT탄을 사용하지 않았다[3] 다만 T-34가 최전선에선 씨가 마른 시점에서 전차가 대보병 위주로 활용되다 보니 전쟁 중반부터는 미국제 전차가 선호됐다. 이는 캐나다군이 대전차 특화 M10 아킬레스#s-4를 끌고 참전했으나 오자마자 M4A3E8로 바꾼 것으로도 나온다. 물론 그래도 센추리온은 평가가 매우 좋은 편이었는데, 셔먼 이상의 고폭탄 위력과 방호력을 가지면서 퍼싱에 비해 궤도의 등판 능력이 더 좋고 우수한 출력 덕에 기동성도 더 우수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