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AR

 

'''Mk.4 마이티 마우스 공대공 로켓 (Mighty Mouse FFAR)'''
1. 소개
2. 역사
3. 우리도 만들어 쓰자
4. 실전 배치
5. 실망스러운 위력
6. 원래 용도로 되돌려지다
7. Mk40 FFAR 런처


1. 소개


미국의 유명한 애니메이션 마이티 마우스(Mighty Mouse)의 이름을 다서 별명이 붙여진 이 무유도 로켓은 처음에는 고공으로 침투해오는 적국의 폭격기를 격추하기 위한 요격기의 공대공 무장으로 개발되었으나, 미사일이 진보한 후에는 그 용도가 공대지 무기로 바뀌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전자기술의 진보로 말미암아 다시 한번 유도 무기로 진화하고 있는 2.75인치(70mm) 로켓의 구경과 사이즈는 바로 이 마이티 마우스 로켓에서 가져 온 것이다.

2. 역사


제2차 세계 대전이 전개되면서 군용기의 전투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급속도로 진보한 항공기술은 끝내 전투기와 폭격기의 비행 속도를 크게 향상시키는 제트 엔진을 낳았지만, 이것은 반대로 요격하는 쪽에서 보면 골치아픈 문제가 생겨버린 것이었다. 적기와 정면에서 마주친 헤드온 상황에서는 상대 속도가 음속의 1.2배를 넘어 제아무리 솜씨 좋은 전투조종사가 적기를 잘 노려 사격을 가한다 하더라도 격추에 이르는 피해를 입힐 시간적 여유가 없어져 버렸다. (초기 제트기는 '너무 빨라서' 그 본인조차 공격이 아니라 정찰용으로 한정되었을 정도다) 게다가 50구경(12.7mm) 브라우닝 M2 중기관총은 탄도가 우수하고 연사속도면에서도 기관포에 앞서고 있어 전투기 상대로는 충분한 화력을 보였더라도, 중폭격기를 일격에 격추시킬 만한 위력이 부족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화력을 키우기 위해 대구경 기관포를 장비하는 것도 확실한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연합군 자신들의 폭격기들이 증명한 바 있었다. 무거운 기관포는 발사 반동이 커서 명중률은 오히려 떨어지는데다, 폭격기를 격추시키려면 자신도 폭격기가 갖춘 방어 총좌의 사정거리 안으로 접근해야만 했다.
전쟁 중반부터 연합군 전폭기들은 무유도 병기인 로켓이 지상 공격에 유용한 무기라는 것을 입증했으며, 전쟁 말기인 1944년 여름에는 루프트바페가 제트 전투기 Me 262R4M 오르칸 로켓을 매달고 실전에 투입하면서 공대공 무장으로도 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한 바 있다. 독일 공군은 JG 1JG 11 같은 전투항공단으로 하여금 베르퍼그라나테 21(Wfr. Gr. 21) 로켓 추진식 대구경 유탄을 장비시켜 1943년 7월 29일에 과 페네뮌데 공습을 위해 날아온 미 육군항공대의 중폭격기 편대 요격에 처음 사용하면서, 로켓이 공대공 병기로 유용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3. 우리도 만들어 쓰자


미 육군항공대도 공대지 무기로서 로켓을 실전에서 많이 사용했지만 아직 폭격기 상대로 무유도 병기를 써볼 생각은 하지 않고 있었는데, 실전에서 루프트바페의 로켓 공격을 경험한 후로는 폭격기 요격무기로서의 가능성을 깨달았다. 전쟁이 끝나고 1940년대 중반이 넘어서면서 미 해군의 차이나 레이크(China Lake) 기지에 세워진 건함 병기 시험센터(Naval Ordnance Test Center)는 노스 아메리칸 사와 협력하여 차세대 폭격기 요격 무기인 Mk4 FFAR 마이티 마우스를 개발하게 된다.
처음 만들어진 Mk4 FFAR는 길이 1.2 m에 무게 8.4 kg에 탄두에는 2.7 kg 용량의 고폭탄(High-Explosive)을 내장시킨 비교적 간단한 것이었다. 이 로켓은 얼핏 보면 전부터 전폭기에 매달아 쏘던 HVAR(High Velocity Aircraft Rocket : 고속 항공로켓)을 약간 가늘고 짧게 줄여 놓은 것처럼 보였지만, 확실히 다른 점이 있었다. 탄체 후미에는 루프트바페의 R4M 처럼 폴딩핀이 4장 붙여져 발사관에 장탄된 상태에서는 접혀 있다가 발사되어 런처 튜브를 벗어나는 순간 용수철과 갈퀴가 안정핀을 활짝 펼쳐 마치 화살 깃처럼 탄도를 안정시켜준 것이다. 오르칸 로켓은 이런 폴딩핀이 8장이나 달려 있었으나 마이티 마우스에는 4장만 붙어 있었다. 최대 유효사거리는 대략 3,700야드(3,400 m)에 명중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여러 발의 로켓을 일제 발사하는 방식으로 주로 이용되었는데, 별명처럼 크기가 작아서 수 십발이나 무장시킬 수 있었다.

4. 실전 배치


Mk4 FFAR는 1950년대 초에 NATO 가맹국들이 운용한 전투기들인 노스 아메리칸 F-86D나 노스롭 F-89 스콜피온, 록히드 F-94 스타파이어, 캐나다의 전천후 요격기인 애브로 캐나다 CF-100 카눅과 같은 기종들에 기본 무장으로 채택되었다. 나중에는 델타익을 가진 초음속 요격기 컨베어 F-102 델타 다트에도 주무장인 팰콘 공대공 미사일을 보조하는 목적으로 장착되었다. 우리 대한민국 공군도 과거에 F-86D 세이버 독을 도입하면서 마이티 마우스 로켓을 운용한 경험이 있다.
일본항공자위대에서는 1963년부터 록히드 F-104J/DJ을 도입해 운용을 시작했는데, 처음 인도받은 3대에는 AIM-9B 사이드와인더 공대공 미사일에 전천후 조준 능력을 부여해줄 적외선 조준기가 장착되지 않았기 때문에 단거리 미사일을 쓸 수 없는 경우에 부무장으로 Mk4 FFAR을 7연발 런처 RL-7에 장전해 양 날개에 1기씩 매달고 운용했었다. 마침 미 공군에 이 신병기가 배치되던 시기에 TV에서는 마이티 마우스가 인기몰이 중이어서 이 로켓의 별명으로는 아주 잘 어울렸다.

5. 실망스러운 위력


그러나, 이런 높은 기대와는 반대로 Mk4 FFAR는 공대공 무장으로는 그다지 믿을만한 무기가 아니라는 것이 곧 증명된다. 원래 설계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Mk4 FFAR은 폭격기에 1발만 직격시켜도 격추시키는 위력을 기대하고 만들어졌지만, 그 명중률은 한심한 수준이었다. 탄은 발사된 후 안정핀이 펼쳐지면서 회전하며 얻는 자이로 효과로 직진으로 비상하게 만든 것이었지만 실제로 탄도 효과를 거두기에는 회전속도가 느리고 탄 자체의 속도도 충분하지 못해 고공에서 부는 강한 바람이나 중력에 의해 탄도가 떨어지는 등 여러모로 조준한 대로 맞아주질 않았다. 24발이 일제히 불길을 끌며 날아가는 마이티 마우스의 발사 광경은 보기에는 그럴 싸해 보였으나, 유효사거리에서 탄도가 축구장 면적 정도로 넓게 분산되었는데, 이렇다 보니 초탄에 명중할 확률이 심하게 떨어졌다.

6. 원래 용도로 되돌려지다


이런 만족스럽지 못한 공격력으로 인하여 공대공 미사일이 하나 둘 실용화되기 시작한 1950년대 후반에는 항공 병기로서는 그 가치를 잃고 버려지다시피 했다. 이처럼 방치되었던 Mk4 FFAR이지만 새삼스럽게 공대지 무기로 사용할 수 있음이 재발견되었는데, 마침 이 시기는 무장 헬리콥터라는 새로운 타입의 군용기가 출현한 때와 시기가 맞물렸다. FFAR은 가볍고 발사 반동이 없는 데다 일제 사격을 통해 단시간 동안 기관포 보다 훨씬 큰 피해를 입힐 수 있었고, 공대공 임무에서처럼 고속으로 움직이는 목표가 아닌 고정 목표에 사격하면 정밀도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추력이 더 강화된 로켓 모터와 결합된 FFAR는 Mk40이라는 새로운 호칭을 받게 된다. Mk40 로켓은 비행속도가 느린 헬기에서 운용되는 것을 상정하여 탄도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회전 속도를 더 높이는 개량이 가해졌다. 뿐만 아니라, Mk40은 임무에 따라 선택이 가능한 다양한 탄두를 결합할 수 있었다. 7연발 혹은 19연발 로켓 포드가 여러가지 신형 탄두와 함께 개발되었다. 대인 / 대전차 / 목표지시용 연막탄 등 각종 용도에 특화된 다양한 탄두가 쓰이고 있다.
Mk40 로켓은 베트남전을 거치면서 엄청나게 많은 수가 쓰이면서 헬리콥터의 공대지 무장 중에서는 기관총 다음으로 가장 흔히 쓰이는 무기가 된다. 그래서 보다 진보된 Mk66 로켓 모터가 결합되어 하이드라 70(Hydra 70) 로켓으로 진화하여 지금까지도 현역으로 쓰이고 있다.

7. Mk40 FFAR 런처


미군은 이런 종류의 무유도 로켓의 사용이 잦아지자 계속해서 많은 종류의 신형 탄두와 런처를 개발해냈다. 원래 항공기용 로켓 런처는 1회용으로, 비행 중에 필요가 없어지면 투기하거나 사격 후에는 기지로 돌아와 폐기되고 있었다. 그러나 본격적인 공격 헬기의 등장으로 인해 새롭고 재사용 가능한 발사기가 요구되었다. FFAR는 원래 미 해군에서 개발한 무기였지만, 나중에는 공군과 육군도 흔하게 쓰는 무기가 되어 각 군에서 개발을 한 관계로 그 계보는 짧게 요약하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그 종류가 많아졌다.
초기 건쉽인 UH-1B나 UH-1C는 XM3 서브 시스템을 갖추고 FFAR 24발을 수납한는 정육면체 런처를 슬라이딩 도어 아래에 부착한 파이프에 장착했었다. 이 포드는 재사용 가능한 것으로, 기내 조작만으로는 투기시킬 수가 없는 장비이다. 이 로켓 마운트는 나중에 대전차 임무에도 사용되면서 AGM-22 대전차 미사일을 3발씩 장착할 수도 있었다. 부조종사 좌석 앞 기내의 천정에는 발사할 때 내려서 쓰는 조준기가 있고 별도의 조작용 패널이 박스 형태로 보급되었다. 나중에 배치된 UH-1D부터는 FFAR 7연장 런처와 M60 기관총을 하나로 합친 패키지 형태의 포드를 기체 양쪽으로 매달았다. 그중에서 특별히 현지 개조된 기체 중에는 기관총 대신 M134 미니건과 탄약 3,000발을 공급해주는 탄창이 로켓과 함께 갖춰졌다. 이렇게 개수된 기체들은 일반적으로 다른 건쉽들이 항공 로켓 포병(Aerial Rocket Artillery)으로 불리는 동안 공중 기병(Air cavalry) 부대로 대우받았다.
Mk40 FFAR 런처들은 고정익기나 회전익기에 장착해 쓰이는 것으로 국한되지 않았다. 지상 부대에 화력지원기지(Fire support base)에 기지 방어용 로켓 발사기로도 사용되었고, 슬래머(Slammer)라고 불린 19연장 포드를 6기 묶어놓은 견인식 로켓 발사기는 다연장 로켓포와도 비슷한 가공할 화력을 뿜어낸 덕분에 전투공병의 화력 지원용으로도 시험되었다. 이 경우, 하이드라 70 로켓을 장탄했다면 유효 사거리는 대략 7,000 m까지 뻗어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