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 두 종지

 



1. 개요
2. 내용
3. 문제점
3.1. 지나친 비약
3.2. 격이 떨어지는 표현 사용
3.3. 거짓말 가능성
4. 반응
5. 기타


1. 개요


2015년 11월 28일자 조선일보 B3면에 실린 칼럼으로 한현우 주말뉴스부장[1]이 작성했으며 오피니언란에 걸맞지 않는 졸렬한 내용으로 논란이 되었다.
기사 링크: 조선일보 다음 뉴스
언론인이라는 사람이, 그것도 이름만 대면 다 아는 제도권 언론사인 조선일보의 부장 위치에 있다는 사람이 자신의 지적 허영을 컨트롤하지 못해 어떤 사단을 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씁쓸한 사례다. 요약하자면 블랙 컨슈머의 레전드 꼰대짓.

2. 내용


[image]

[Why] 간장 두 종지

한현우·주말뉴스부장

[마감날 문득]

모든 우리 회사 앞에는 맛있는 집이 없고 모든 남의 회사 앞에는 맛있는 집이 많다. 태평로를 사이에 둔 동아일보 기자들이 조선일보 앞에 와서 밥을 먹고 조선일보 기자들은 동아일보 쪽에 가서 밥을 먹는다. 기이한 일이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진데다 귀찮아서 어쩔 수 없이 회사 근처 중국집에 갔다. 탕수육 하나와 짬뽕 짜장 볶음밥 등을 시켰다. 탕수육이 먼저 나왔는데 간장 종지가 두 개뿐이다. 우리 일행은 네 명인데 간장은 두 개. 종업원을 불러 "간장 두 개 더 주세요" 했더니 그분이 이렇게 말했다. "간장은 2인당 하나입니다."

간장은 2인당 하나. 대가리 두 개당 하나. 간장님은 너 같은 놈한테 함부로 몸을 주지 않는단다, 이 짬뽕이나 먹고 떨어질 놈아. 그렇게 환청이 증폭되면서 참을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여기가 무슨 배급사회인가. 내가 아우슈비츠에 끌려가다가 "마지막 소원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짬뽕 한 그릇과 탕수육 몇 점 먹는 것이오"라고 애걸하고, 검은 제복을 입은 간수가 "네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마. 그러나 간장은 2인당 하나"라고 말하는, 뭐 그런 것인가. 내가 짜장면 한 그릇 시키고 "한 그릇 시켰지만 두 그릇 줄 수 있습니까"라고 물은 것도 아니고 "군만두 시켰으나 탕수육을 서비스로 줄 수 있나요"라고 물은 것도 아니지 않은가. 간장은 2인당 하나라니. 당장 쿠팡이나 위메프에 간장 한 박스를 주문해 이 집에 배달시키고 다음에 와서는 "내가 킵해놓은 간장 있지? 그것 좀 가져와. 대접에 간장을 부어 먹을 테니까 대접도 네 개"라고 말하고 싶어졌다. 어떤 경우에는 을이 갑을 만든다.

매식(買食)이 일상인 직장인들과 매식(賣食)이 생계인 음식점 종사자들은 항상 부딪힌다. 서로 조심해야 한다. 설렁탕을 주문했고 설렁탕이 나왔는데도 "감사합니다"라고 말해야 한다. 먹은 만큼 돈을 냈는데도 "고맙습니다"라고 말한다. 그게 이 이상한 도시에서 살아가는 방식이다.

나는 그 중국집에 다시는 안 갈 생각이다. 간장 두 종지를 주지 않았다는 그 옹졸한 이유 때문이다. 그 식당이 어딘지는 밝힐 수 없다. '중화', '동영관', '루이'는 아니다.


3. 문제점



3.1. 지나친 비약


간장뿐만 아니라 반찬 및 부자재의 경우 모든 업소가 자신만의 기준을 바탕으로 손님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를테면 물은 셀프 같은 것들이다. 그 방침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음식 맛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추가 방문을 자제하는 등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경우에 따라 지나친 업태를 보일 때는 직접적으로 항의할 수도 있다.
이런 평가들 속에서 업장의 흥망성쇠가 결정되는 것이 자본주의의 경쟁체제다. 다만 2인당 간장 1종지라는 업장의 내규가 과연 거대언론의 칼럼에 오르내릴 정도로 큰 문제인지는 의문인 것이다. 애초에 그 룰이 마음에 안 들면 안 찾아가면 된다. 충분히 개인에게 그럴 자유가 있으며, 업장의 입장에서도 그 정도의 룰을 정할 자유는 충분히 있다.
게다가 "간장은 2인당 하나. 대가리 두 개당 하나. 간장님은 너 같은 놈한테 함부로 몸을 주지 않는단다, 이 짬뽕이나 먹고 떨어질 놈아. 그렇게 환청이 증폭되면서 참을 수 없는 상태가 됐다."는 문장에서 드러나는 화자의 감정 상태가 무척 위태로워 보이는데다 워낙 일반적이지 않은 반응인 까닭에, 칼럼의 품질 문제는 일단 차치하고 집필자 개인의 정신건강을 염려하는 의견도 있었다. 설령 이 글을 올린 날에 심사가 급격히 꼬일 만한 어떤 다른 일을 겪은 뒤에 상기한 중국집에서의 일을 겪었다 한다고 해도 그것은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화풀이하는 격이다. 그렇기에 이런 식으로 풀어낸 것을 정당화시키기는 힘들다.
또한 마지막에서 2번째 문단을 보면 이런말이 나온다. '매식(買食)이 일상인 직장인들과 매식(賣食)이 생계인 음식점 종사자들은 항상 부딪힌다. 서로 조심해야 한다. 설렁탕을 주문했고 설렁탕이 나왔는데도 "감사합니다"라고 말해야 한다. 먹은 만큼 돈을 냈는데도 "고맙습니다"라고 말한다. 그게 이 이상한 도시에서 살아가는 방식이다.' 이 사람이 하는 말은 결국 손님은 자기가 시킨 메뉴가 나왔는데 왜 고맙다고 얘기해야하며 주인은 손님이 당연히 내야할 돈을 낸건데 왜 고맙다고 얘기해야하냐는 산술적 발상인데, 고맙다고 얘기하는게 그렇게 문제고 그렇게 불만일 일인가? 그건 이 이상한 도시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전세계 어디에서나 있는 기본적인 사람 살아가는 예의의 문제이고 오히려 다른 선진국들에서는 한국보다 고맙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3.2. 격이 떨어지는 표현 사용


'대가리', '놈', '몸을 주지 않는단다', '킵 해놓은'과 같이 수준낮은 표현들을 버젓이 신문에 기재하고 있다. 이러한 표현들은 설사 실제 발언을 뉴스 기사에서 보도하더라도 순화될 법한 표현들이다. 또한, 식당을 상대로 "... 있지? 그것 좀 가져와."라고 심정을 토로하거나 '다시는 안 갈 생각이다... 옹졸한 이유 때문이다.'라고 속마음을 내비치면서 인격수준까지 의심하게 하고 있다. 끝에서는 '그 식당이 어딘지는 밝힐 수 없다. '중화', '동영관', '루이'는 아니다.'라고 장난인지 폭로인지 알 수 없는 말로 마무리함으로써 화룡점정.

3.3. 거짓말 가능성


미디어오늘 취재 결과, 사실은 식당 주인이 직원의 응대방식에 대해 사과한 뒤 간장을 더 갖다 줬고, 계산할 때 찍어주는 도장도 하나 더 찍어 줬다고 한다. 조선일보 그 중식당, 간장 줬고 종지 더 샀다
중화요리집에서 간장 종지는 단순히 1인당 1개가 식사 시 편리하다는 것 뿐만 아니라 위생적인 측면에서도 꼭 필요하다. 하지만 고급 중식당에서도 2인당 1개를 주는 경우가 적지 않다. 차츰 변화해가야할 문제지만, 그 식당은 허름한 변두리 중국집도 아니고 제법 고급 중식당에 속하는데[2] 서비스가 미숙한 부분이 있었다고도 주인은 이를 알고 제대로 사과하고 적절히 수습했는데, 기자가 데스크로 돌아와 제대로 사고를 터뜨린 것.
엄밀히 따지면 거짓말은 아니고 뒷 얘기를 생략한 것이다. 그런데 뒷 얘기가 등장하면 중화요리집을 아우슈비츠로 탈바꿈시킨 화자의 논지가 흐트러지게 되는데다 칼럼의 의도 역시 달성할 수 없게 되니 가위질 된 것 아닐까 추측할 따름.

4. 반응


反조선일보 경향의 사이트는 물론이고, 조선일보 구독자들 사이에서도 비난과 조소의 대상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네티즌들이 너무나 당연하게도 저 칼럼의 중국집이 어디인지를 알아냈고[3], 저 집은 이제 흥할 것이라는 반응까지 나왔다.
뿐만아니라 다른 언론사들도 11월 30일 월요일이 되자 폭격을 날렸다.
한겨레는 간장 두종지 사건을 인용해서 원전안전위원을 비판했다.
그 다음 날인 12월 1일에도 커뮤니티와 언론사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기는 계속되고 있다...

5. 기타


  • 한현우 기자는 사건 11년 전(2004년)에 문희준 락 자격증 논란을 빚었던 기사를 쓴 장본인이다. 참고로 저 기사의 락 자격증 운운하는 소리는 왜곡보도로, 사실 기자가 문희준을 반쯤 협박해서 말하게 만든 것이다.
한현우 기자는 다른 칼럼으로도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 지하철에서 화장하는 여자, 청춘이여, 록을 들어라[4] 이런 논란이 있었음에도 이번엔 냉면을 또 갑자기 들고 나와서 역시 조선일보 기자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6년 5월 21일에 또 다른 칼럼을 내놓았는데 기사의 서문이 이렇다. "다시는 젊은 후배들과 평양냉면을 먹으러 가지 않을 것이다. 미각(味覺)만 아직 미성년에 머물러 있는 그들에게 1그릇 1만원짜리 냉면을 사줘봐야 '뭐 이런 걸 먹으러 택시를 타고 오나' 하는 표정을 지을 뿐이다. 그들은 심지어 냉면의 5분의 3을 남기고 "잘 먹었습니다"라고 말한다. 먹은 게 없는데 도대체 뭘 잘 먹었다는 말인가." 더군다나 이번에는 "서울 을지면옥은 그중에서도 나의 평양냉면 이력 대부분을 차지하는 집이다." 이라고 자기 마음에 드는 냉면집을 마치 광고하듯이 홍보하고 있다.[5]
그 후 자신의 무전여행 경험을 얘기하더니 뜬끔없이 포켓몬이 청년들에게 어떤 실존주의적 물음을 던지는지는 모르겠다며 게임에 열광하는 흙수저 세대를 이해못하겠다는 칼럼을 썼다.
참고로 중국집 주인은 조선일보 구독자다!
2018년 1월에 문제의 한현우 기자는 문화2부장으로 전보되었다. 그리고 2019년에 다시 논설위원실로 전보되었다.
2018년 6월 25일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라는 칼럼을 기재하였다. # 1970년대의 신입사원과 2010년대의 신입사원을 비교하면서 2010년대의 신입사원은 패기와 열정이 없다라는 것이 주요 내용인데[6]이 칼럼이 기재되고 얼마 안 있어 미디어스에서 이 칼럼에 대한 반박이 올라왔다. 요지는 열정을 쏟아부을 환경을 만들지도 않았으면서 열정을 강요하는건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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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년 11월 14일 아이뉴스24의 허재영 기자가 [기자수첩] 삼성생명 기자실 냉장고의 딱딱하게 굳은 콜라 라는 기사를 써서 이 간장 두 종지의 바통을 훌륭하게 이어받았다. # 기사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강남역 삼성생명타워 지하 기자실에 굳은 콜라가 있고 기자실은 먼지가 수북하다. 종이컵도 없다. 관리의 삼성이라더니 이게 뭐냐? 그러니 저 앞에서 보험분쟁으로 시위나 하고 있지' 다.
이 기사를 본 네티즌들은 '그러니까 앞으로 이런 기사 안쓰게 관리 잘하란 이야기냐?', '기자실 쓰는 기자는 손도 안댈테니 오늘중에 청소하라는 이야기냐?', '그냥 청소 해달라고 하면 될 것을.. 기자실은 회사에서 한 공간을 내어주고 편의를 제공해 준 곳인데 이거 청소 안했다고 기사까지 쓸 일인가?', '강남에 대리기사 휴게실은 자발적으로 자기들이 치우고 나가던데' 등의 반응을 보였다.
  •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19 사태로 개인 위생 및 사회적 거리두기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사회 분위기에 따라, 해당 칼럼이 긍정적인 재평가를 받기도 한다.
[1] 1967년생, 서울특별시 출신으로 1993년에 조선일보에 입사했고, 2020년 현재 조선일보 논설위원 자리에 있다.[2] 그러니 그릇이 부족해 그랬다는 말은 틀렸다.[3] 조선일보 회사 앞에 있는 중국집은 4개밖에 없다. 그 중 세 곳이 아니라고 했으니 사실상 직접적으로 특정 중국집을 저격한 것이다.[4] 그마저도 사실이 아니다. 그리고 이 헛소리에 낚인 주갤러들은 온갖 쌍욕을 섞어가며 한국 록 전체를 비하했다. 글에서 언급된 당사자인 신대철의 페이스북[5] 출처1, 출처2[6] 이런 ‘요즘 젊은 것들은’ 운운은 본인이야말로 젊을 때 실컷 들은 개구리 올챙이 적 모른다 수준의 꼰대질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