볶음밥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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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ed rice
밥을 다른 재료와 함께 넣고 기름에 볶아 만든 음식의 통칭이다. 여기서는 한국의 볶음밥에 대해서만 다룬다.
한국식 볶음밥은 비빔밥에서 발전된 형태로 존재하며 "볶음" 보다도 "혼합" 개념이 더 두드러진다. 실제로 해주비빔밥 같은 경우에는 밥을 먼저 볶은 다음에 비벼 먹는데, 한국의 볶음밥이 어디에서 발전된 형태인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1] 한국의 볶음밥은 찬밥을 따뜻하게 먹으려는 의도에서 발전되었다고 하며, 각종 볶음 요리를 먹고 남은 소스와 건더기에 밥을 넣어 볶아 먹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2. 종류
2.1. 김치볶음밥
한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볶음밥이다. 강한 화력과 기름으로 밥알의 수분을 날려 고슬고슬한 식감을 내는 것을 미덕으로 삼는 중국집 볶음밥과는 달리 양념이 밥알에 잘 스며들게 하는 것을 더 중시하는 편이다.
2.2. 후식 볶음밥
근래 들어서 볶음 혹은 전골류의 요리를 하는 음식점에서는 남은 양념에 밥을 볶아주는 일이 많다. 이 역시 볶음밥의 일종이며 여기에 김가루나 김치, 날계란 등을 같이 넣어주는 곳도 있다. 양념이 배어 눌은 밥맛은 포기하기 힘들다. 특히 그 볶음밥이 누룽지처럼 될 때 맛이 가장 좋다고 한다.
이런 볶음밥은 한국 요리 뿐만 아니라 스페인의 빠에야에도 있으며 ‘소카라트’라고 불린다.
외국인 중에 이걸 두고 뭐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기본적으로 이런 집들은 한 냄비에 여러 사람이 붙어서 먹어 비위생적인 면이 강한데, 그걸 심지어 재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2.3. 케첩볶음밥
김치를 넣지 않은 식용유와 케첩, 계란만으로 만들 수 있는 케첩 볶음밥도 있다. 나폴리탄 저리 가라 할 정도의 맛이 나오니 꼭 시도해 보기 바란다. 사실 나폴리탄에서 면을 밥으로 바꾸기만 한 형태이다.
케첩을 너무 많이 넣으면 질척해지기 때문에 그러지 말고 밥알은 약간 붉어지고 케첩 맛이 약간 나올락 말락 할 때 계란을 넣어 같이 볶으면 그 맛이 꽤 괜찮다. 포인트는 케첩으로 간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싱거우면 소금으로 간을 하면 된다.
2.4. 황금 볶음밥
자세한 내용은 황금 볶음밥 문서 참조.
2.5. 즉석 냉동 볶음밥
여러 대형 업체에서 내놓은 볶음밥을 온라인, 마트나 편의점 등지에서 사 먹을 수 있다. 보통 전자렌지에 돌려 먹지만 프라이팬에 볶아 먹으면 맛이 더 좋다.
1인분씩 포장된 것은 자취생이나 1인 가구의 구세주이다. 2020년 기준 개당 1,500원에서 3,000원 정도의 저렴한 가격으로 이것만 먹으면 한달 식비 15만 원 컷이 가능할 정도.
식당용으로 대량포장된 것도 있다. 김밥천국 등 같은 곳이나 여러 프랜차이즈 패밀리 레스토랑은 냉동 볶음밥을 데워서 내놓는 경우가 많다. 최악인 상황은 볶음밥을 시켰는데 진밥이 나올 경우인데, 이런 경우는 그냥 전자레인지에 봉지째 넣고 돌려서 준 것이다.
2.6. 전투식량
전투식량/한국군의 경우 2형에서 김치볶음밥 등의 볶음밥이 있다. 건조된 찐쌀에 스프를 뿌려 먹는 형태.
3. 적당한 재료
정 넣을 만한 재료가 없다면 양파와 소세지, 베이컨 등의 가공 육류, 계란만 넣어도 괜찮다. 정말 간단하게는 김치를 송송 썰어 계란과 함께 볶는 방법도 있다. 일단 준비물 겸 비상식량으로 계란, 간장, 버터 혹은 식용유 정도는 상비해 두자. 식용유가 아니라 버터라면 계란이나 간장 중 하나만 넣고 볶아 먹어도 한 끼는 때울 수 있다. 가난한 자취생에겐 저 세 가지만 들어가도 그럭저럭 괜찮은 볶음밥이 된다.
제대로 밥을 볶으려면 우리나라나 일본에서 흔히 먹는 쌀인 자포니카가 아니라 흔히 안남미로 부르는 쌀인 인디카를 써야 한다. 자포니카는 찰기가 강해서 볶음밥이 떡이 되다시피하기 때문에 찰기가 적고 빠르게 볶아지는 인디카가 적합하다. 굳이 자포니까 쌀로 하려고 한다면 물의 양을 평소 양보다 적게 넣고 해야 찰기가 적어지는데 이걸 맞추기란 쉽지 않다. 그리고 중국집 수준의 강한 화력이 필요한데 가정집에서 그 화력을 재현하기도 어렵다.
한국에서는 자포니카가 기본이기 때문에 인디카를 구해서 하는것도 난감한터라 굳이 ‘정석적인’ 크게 집착할 필요 없이 적절한 타협 속에서 만들어 먹는 게 좋다. 물 맞추는게 귀찮다면, 평소대로 밥을 짓되, 볶음밥에 쓸 양만 따로 냉장고에 옮겨서 차갑게 식혀도 된다. 자취생이 장기간 밥을 오래 놔두고 먹을때 쓰는 방법의 응용인데, 그렇게 하면 냉장 과정에서 찰기가 희석되어서 볶음밥에 어울리는 특유의 고슬고슬한 식감을 어느 정도 재현할 수 있다.[2] 아니면 볶음밥을 만들때 최대한 오래 익혀서 수분을 될 수 있는 한 많이 증발시켜놓으면 그럭저럭 괜찮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단, 이렇게 할 경우엔 태워먹을수도 있으니 주의. 아니면, 대부분 요리 유튜브 볶음밥 영상처럼 햇반같은 즉석밥을 그냥 그대로 써서 볶으면 쉽게 된다.
4. 부수적 효과
밥의 보존성이 올라간다. 집에서 프라이팬으로 대충 만든 볶음밥도 뚜껑만 닫아두면 길게는 며칠까지도 거의 방치해놨다가 데워서 먹을 수 있다. 먹다 남은 밥이나 밥솥에 눌러 붙은 눌은 밥들을 처리하기엔 굉장히 좋은 요리법이다.
'''냉장고에 있는 오만 잡다한 식재들'''을 순식간에 해결할 수 있고 빠른 시간에 해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요리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볶음밥들의 공통점은 바로 '''대량 접대용'''이라는 희한한 공통점이 있다. 주로 빵을 주식으로 삼는 국가들의 경우 모든 손님들에게 일일히 빵을 대접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량 조리가 간편한 쌀을 대체제로 이용하는 과정에서 볶음밥이 탄생한 것이기 때문이다. 후술할 볶음밥류들의 절대 다수는 바로 이런식으로 발전한 케이스이다.
요리 자동화 기술의 발전으로 이제 재료만 썰어서 정해진 타이밍에 넣어주기만 하면 완성할 수 있는 업소용 볶음밥 기계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 대량 접대라는 볶음밥의 존재이유에 충실한 기계인 셈.
5. 세계
쌀을 주식으로 하는 나라에는 당연한 발상이란 듯이 있으며, 주식으로 하지 않는 나라도 쌀을 접하는 가장 첫 방법으로 쉽게 먹히다 보니 사실상 전세계에 바리에이션이 분포하고 있다. 흔히 볶음밥 하면 떠올리기 쉬운 동아시아권이나 동남아시아권 뿐만 아니라 아랍권, 서아프리카권, 심지어 유럽의 일부 국가들에서도 고유한 볶음밥 문화가 발달했다.
쌀을 이용한 요리 중에서는 서양 사람들에게도 제일 인기가 많고 꾸준히 팔리는 음식 중 하나이다. 기름을 이용하기 때문에 취향을 가장 안타는 맛인 기름진 맛이 필수적으로 들어가며, 보통 손이나 젓가락 등 익숙치 않은 도구로 먹어야 하는 다른 동양식 음식들과는 달리 서양인들 입장에서도 친숙하고 쓰기 쉬운 숟가락으로 퍼먹기만 하면 되기 때문. 미국이나 유럽 등의 어지간한 서양 국가 내 동양 음식점에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볶음밥을 취급하는 경우가 많으며, 테이크 아웃도 가능해서 대표적인 동양식 길거리 음식 취급받기도 한다. 외산 대중매체에서 종종 나오는 작은사이즈의 세로로 길쭉한 하얀 사각 종이에 숟가락이 꽂혀있으면 테이크아웃 볶음밥을 먹은 흔적이다.
6. 매체에서
격투요리전설 비스트로 레시피에서 주인공 젠(찬)의 주력 요리로 나온다. 작중에서 처음 만든 푸돈(요리몬)도 볶음밥의 푸돈인 차맨(푸카룡)이었으며, 차맨은 첫화부터 최종화까지 찬의 주력 요리몬으로 싸운다. 또한 최종보스인 대마왕 쿡을 감화시킨 것도 젠의 볶음밥이었으니 작품의 처음과 끝을 장식한 요리인 셈.
인조곤충 버그파이터의 등장인물인 첸은 중화요리사의 아들답게 필살기의 이름이 차이나 쿡 고슬고슬 볶음밥이다.
7. 기타
가끔씩 볶은밥, 뽂음밥이라는 잘못된 표기가 종종 있다.
2010년대 이후 식당에서 근본을 알 수 없는 새로운 볶음밥에 리조또, 빠에야, 필라프 등의 단어를 붙여 파는 모습이 많아졌다. 저 단어들이 온 국가의 음식을 파는 것도 아니고 원래 그 음식의 레시피를 충실히 따라 간 것도 아닌데 볶음밥이란 단어가 쌈마이하다고 여겨 저 이름들을 붙인 듯. 퓨전 음식들을 팔거나 완전히 새로 생긴 데이트용 레스토랑에서 이러는 경우가 많으며,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난 곳들에 새로 생기는 로드샵, 카페들과 함께 생겨나는 식당들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런 곳들의 가격은 재료 때문인지 임대료 때문인지 볶음밥 치곤 부담스럽게 높다.
BBC FOOD의 계란 볶음밥 요리 영상에서 밥을 죽처럼 짓고 나서 전분기가 많다면서 밥을 체에 받혀 물로 씻어버리는 모습이 뒤늦게 알려지며, 밥을 주식으로 하는 문화권의 사람이 일제히 경악하는 일이 벌어졌다. 사용된 쌀이 인도등에서 먹는 장립종이기에 물을 많이 넣고 체에 거르는 것은 맞는 조리법이나 그걸 씻은데다 계란을 따로 볶아서 넣는다...뜬금없이 생강도 들어간다. 문제의 영상# 당시에도 반발이 심했는지 이후 다른 요리사에게서 밥 짓는 법을 제대로 전수받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