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중국)

 

중국어 발음은 장난(Jiangnan)이다. 넓게는 장강 이남 남중국 전체. 사실 장강 이남 전체라기보다는 쓰촨 같은 곳은 빼고 장강 하류의 남쪽 지역을 말한다. 남방이라고도 한다. 영미권에선 흔히 양쯔강 삼각주 (Yangtze Delta)라 부르는 곳이다.
흔히 말하는 송나라 때부터 번영하고 지금도 중국에서 잘 사는 강남지역은 장쑤성저장성, 상하이 지역을 주로 말하며 대체로 강동과 등치되기도 한다. 내륙 장시성, 안후이성 쪽도 강남이라면 강남이랄 수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가난한 지역에 속한다. 소주와 항주는 중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고장으로 유명하며, 수많은 문인과 기인들이 그 아름다움과 풍족함을 찬탄했다.
본래 상고시대 이래 중국사의 주무대는 지금의 하남성낙양섬서성장안으로 대표되는 중원이었지만, 이후 이 지역의 지력이 떨어지고 기후가 변하면서 자연히 연운으로 일컬어지는 하북으로 정치적 중심이 옮겨간다. 한나라 때까지는 강남일대에 동남아시아 계통의 언어가 활발히 쓰일 정도로 이질감이 있었으나 북중국에서 그러던 와중에 강남은 발전이 느렸지만 손권오나라를 이곳에 세우고부터 개발이 시작되어 육조시대를 거쳐 선비족의 침공을 피해 화북인들이 대거 내려오면서 본격적으로 발전한다. 장강유역의 풍부한 물산 덕분에 육조 시대를 지나며 경제적 번영은 중세쯤부터는 북중국을 압도했고 북중국과는 다른 분위기의 문화를 일구어냈다. 화북 지역은 북방 유목민족들이 정권을 세운 사례가 많아서 유목문화가 많이 스며들어있는 편이지만, 강남 지방은 장강을 끼고 한족들이 북방민족과 대립하던 역사 때문에 한족 전통문화가 화북에 비해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다. 또한 서양을 비롯한 다른 문화권과 오랫동안 교역을 했기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퍼진 중국 문화의 상당수도 잘 들여다보면 강남 지방의 것들이다.[1]
강남 지방은 화북 지역과 생김새와 농작물, 식습관 차이도 큰데, 이는 이 지방의 기후가 비교적 따스하기 때문.[2] 조선시대선비 최부제주도에서 풍랑을 만나 표류해 중국으로 흘러가서 조선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표해록이란 기행문으로 썼는데 천자가 사는 베이징조차도 부유함과 사람들의 교양이 강남에 비교도 안 된다고 썼을 정도. 심지어 지금도 이런 구도는 유효해, 실제로도 중국 내에서 압도적으로 잘 사는 지역이고[3] 북중국과의 라이벌 의식 지역감정도 상당하다.
'강낭콩'과 '강냉이'의 옛말인 '강남콩'과 '강남이'의 '강남'은 이 지역의 이름이다.
"강남 갔던 제비."와 "친구 따라 강남 간다."라는 속담에서도 나오는 지역으로서 2.의 강남이 아니다. 이게 "자기는 하고 싶지 아니하나 남에게 끌려서 덩달아 하게 됨을 이르는 말."을 뜻하게 된 것은 중원에서 강남으로 이어지는 장거리 여행이 과거에는 결코 쉽지 않은 대단한 일이기 때문이다. 어지간히 넉넉한 사람이 아니면 중원에 사는 사람이 강남까지 내려갈 일은 드물었기 때문에, 친구 따라 강남으로 내려간다는 것은 매우 특별한 일이었다. 전술했듯 강남은 예로부터 중원 사람들에게 있어 부유하고 아름다운 곳으로 알려져 있어서 중원에 사는 사람들은 한 번쯤 내려가보길 선망해왔다. 백거이의 경우에는 강남 지방을 다녀오고 그 풍경을 잊지 못해 그리워하며 시를 남기기도 했을 정도이다.


[1] 다만 한반도만주를 통해 중국과 직접 맞닿아서 강남 지역보다는 화북 일대의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은 편이다. 특히 화교들이 많이 넘어온 산둥반도 일대.[2] 이전 서술에 따르면 강남지역이 아열대기후라고만 했는데, 강남을 장강 유역으로만 한정하면 아열대기후보다는 온난습윤기후에 가깝다. 아열대기후는 아무리 넓게 잡아도 원저우 이남은 가야 나타나며, 중국에선 보통 푸젠성 중·남부 해안지역(푸저우 이남)이나 광둥성 정도는 가야 아열대기후로 친다. 일단 상하이장강 유역 일대는 절대 아열대기후로 분류하지 않는다.[3] 상하이, 선전, 홍콩만 봐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