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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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위키미디어 공용
1. 개요
2. 역사
3. 구조
4. 연주법
4.1. 주법과 부호
5. 인식
6. 연주 영상
7. 관련 항목


1. 개요


'''거문고'''는 대한민국의 전통 현악기이다. 조선 지식인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악기로,[1] 웬만한 선비들은 교양으로 연주했을 정도. 웬만한 중국 문학에서 금, 슬 등 현악기가 등장하면 아직도 대부분 거문고로 번역[2] 되는 것을 보아도 거문고의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번역 때문에 거문고를 중국악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생겨났다는 것이다.
드라마 황진이에서 많이 나왔고, 영화 쌍화점에서 주진모쌍화점을 부르면서 거문고를 연주하는 장면이 나와 인기를 끌었다.

2. 역사


거문고의 기원을 다룬 옛 기록으로는 삼국사기가 있다. 김부식은 거문고가 신라삼현 중 하나라고 설명하면서 신라고기를 인용해 기원을 설명한다. 진나라(晉) 사람이 고구려에 칠현(琴)을 보내줬는데, 아무도 타는 법을 모르자 왕산악이 칠현금을 개량해 새 악기를 만들고 악기에 맞춰 악곡을 만든 것이 거문고의 시작이라고. 실제로 고구려의 고분인 무용총 벽화에 술대로 연주하고 괘가 있는 거문고와 비슷한 악기가 보인다. 무용총 벽화에는 현대와 같은 16괘 6현인 거문고가 아닌 17괘 4현의 악기로 그려졌다. 고려시대 공민왕이 연주했다고 전해지는 '''수덕사 거문고'''와 조선시대 거문고인 탁영금(보물 제957호)이 전한다.
이름에 관해서는 삼국사기에 ‘왕산악이 악기를 연주하자 검은 학이 와서 춤을 추니 이를 따라 이름을 '''현학금(玄鶴琴)'''이라고 했고, 이후에 다만 '''현금(玄琴)'''이라고 불렀다’라고 한다. 玄이 ‘검을 현’이니, 거문고의 ‘거문’을 ‘검다(Black)’의 뜻으로 본 예이다.
현대에는 전자 거문고도 제작되고 있다.

3. 구조


기본적으로 긴 몸통에 괘가 16개 있고, 6개의 현이 그 위에 얹힌 구조이다. 몸통은 두 쪽의 나무를 아래위로 붙여서 만드는데, 현이 올라가는 위쪽은 오동나무로 만들고 아랫면은 밤나무로 만든다. 몸통의 속은 비어 있어서 공명통의 역할을 한다. 괘는 음의 높낮이를 가려주는 받침대, 이래쪽부터 머리 쪽으로 올수록 점점 작아지며 이름은 큰 것부터 1괘, 2괘, 3괘.. 등으로 부른다. 괘 하나를 올라올 때마다 음은 한 음 높아진다.
현은 6개로, 몸과 가까운 곳부터 문현(文絃), 유현(遊絃), 대현(大絃), 괘상청, 괘하청, 무현(武絃)이라고 한다. 유현, 대현, 괘상청은 가장 아래쪽에 있는 제 1괘가 받치고 있어 괘 위에 얹혀 있고, 나머지 문현, 괘하청, 무현은 안족(기러기발)로 받친다. 괘를 짚지 않았을 때 조율은 보통 문현부터 僙(E♭)-㑖(A♭)-㣳(D♭)-㑣(B♭)-㑣(B♭)-㣩(B♭)이나, 근래들어 조율의 기준이 되는 대금의 음정이 높아지고 있어 僙을 E로 놓고 조율하는 경우도 잦다.
거문고의 머리 쪽에는 '대모'라고 하는 부드러운 가죽을 붙여서, 술대가 복판에 부딪쳐 부러지거나 잡음을 내지 않도록 한다.
거문고를 연주할 때 쓰는 플렉트럼인 술대는 대나무로 만드는데, 길이는 평균 20 cm 정도, 굵기는 연필만 하다. 음악의 빠르기나 느낌에 따라 다른 술대를 잡는데, 손이 크거나 힘이 좋은 사람일수록 굵고 긴 술대를 사용한다.
아래 사진은 술대를 이용해서 거문고를 타는 모습


4. 연주법


기본적인 연주 자세는 가부좌를 틀고 앉되 오른다리가 바깥으로 나와 왼다리 안쪽으로 들어가게 하는 것이다. 거문고는 머리 쪽, 즉 대모가 붙은 곳을 무릎에 올려놓는데, 머리 안쪽의 오목한 곳을 오른쪽 무릎 쪽으로 괴고, 복판이 45°정도로 앞을 바라보게 왼쪽 무릎과 오른발로 거문고를 받친다. 가야금은 복판이 위를 보게 무릎에 얹는다는 것이 다르다. 왼손으로 괘를 짚고 오른손은 맨손이 아니라 술대를 잡고 현을 다루며 연주한다.
왼손으로는 괘를 짚는데, 무명지로 유현 4괘, 장지로 대현 4괘를 짚는 것이 기본적인 포지션이며 음악의 조성에 따라 무명지의 위치가 다소 달라진다. 괘를 짚은 후에는 몸 바깥쪽으로 약간 밀어서 원래 음보다 조금 높는 음을 내는 것이 보통이다. 예를 들어 유현 개방현은 㑖(A♭)이므로 한 괘에 1음이 차이가 나게 되어 4괘를 짚으면 원래 㒇(D♭) 음이 나야 하지만, 실제 연주시에는 4괘에서 줄을 밀어 僙(E♭) 음을 낸다. 이렇게 현을 밀어 타는 것을 역안법이라고 한다. 조선 선조 이전에는 경안법이라고 해서 현을 밀지 않고 그냥 괘만 짚어 탔는데, 1572년 출간된 거문고 악보 <금합자보(琴合字譜)>에는 역안법으로 탄다고 설명했다. 악보에서 다른 괘를 짚으라는 표시가 나오지 않는 한 왼손 무명지는 유현, 장지는 대현의 지정된 괘를 짚고 있어야 하며, 무명지와 장지가 짚고 있는 음 이하의 음은 괘를 옮기지 않으면 낼 수 없다. 물론 밀었던 손을 다시 당기면 한음 낮은 소리까지는 낼 수 있다. 나머지의 음은 대부분 무지로 괘를 짚어 낸다. 왼손 무명지에는 주로 가죽으로 된 골무를 끼는데, 골무를 끼지 않으면 무명지가 현에 눌려 몹시 아프다. 하지만 처음 배울 때는 무명지에 굳은살을 만들어두는 게 좋으니 참조하자.
오른손으로는 술대를 들고 현을 다룬다. 술대는 식지와 장지 사이에 끼고 엄지손가락으로 받치는 방식으로 잡는다. 이걸로 현을 내려치거나, 술대를 현 아래에 넣어서 올려 뜨거나 하는 방식으로 연주한다.
문현과 괘상청, 괘하청, 무현은 괘를 짚지 않고 정해진 한 음만 내는 역할을 한다. 문현, 괘하청, 무현은 애초에 괘에 올라와 있지 않기 때문에 짚을 수 없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음악을 연주하는 현은 유현과 대현 두 현뿐이다.

4.1. 주법과 부호


  • 일반적인 주법 : 술대를 현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밀어내며 친다. 주로 다음 현에 술대가 부딪치면서 술대가 멈추게 된다. 한꺼번에 두 줄을 치지 않도록 주의.
  • 대점 : 술대를 위로부터 세게 내리쳐 크고 힘찬 소리를 내는 것. 술대와 악기가 부딪혀서 살짝 잡음이 나기도 하는데 이런 잡음이 오히려 거문고 소리의 매력이기도 하다.
  • 소점 : 대점과 반대의 주법으로 다소 작은 소리가 나도록 살짝 현을 뜯는다.
  • 자출성 : 술대를 쓰지 않고 괘를 다루는 왼손으로 소리를 내는 법. 한 현 안에서 이루어진다. 저음 후에 고음 자출성이 올 때는 저음을 먼저 술대로 탄 후 해당 괘를 급히 무지로 짚어 남은 진동으로 소리를 내고, 고음 후에 저음 자출성이 올 때는 해당 음의 괘를 식지나 장지, 명지로 짚은 후 앞 소리를 내느라 짚은 무지를 갈고리처럼 굽혀 현을 떠낸다. 악보상 부호는 自를 축약한 형태로 표기.
  • : 술대를 현 바깥쪽에서 현 아래로 넣고 위로 치올리면서 떠준다. 악보상 부호는 체크표시 비슷한 V표시. 단 괘하청(중청)의 경우 별다른 부호가 없어도 항상 뜰로 연주한다.
  • 슬기둥과 쌀갱 : 둘다 악보상 표시는 ㄱ으로 표시한다. 슬기둥과 쌀갱은 해당음이 유현에서 내는지 대현에서 내는지에 따라 구분. 해당음이 대현인 경우 한 박자는 문현을 쳐 주고 두 번째 박자에서 약지를 짚은 유현과 해당 괘를 짚은 대현을 동시에 '드륵' 하고 쳐 준다. 쌀갱은 첫 박자에서 문현을 한 번 쳐 주고 두 번째 박자에서 유현 해당음을 쳐 주면 된다.
  • 싸랭 : 유현의 해당 음을 연주할 때 문현과 함께 드륵 긁어준다. 미묘한 화음이 나는 것이 포인트. 악보상 부호는 ㅋ과 비슷하다.
  • 추성 : 해당 음을 친 후 괘를 짚은 손가락으로 현을 바깥으로 좀더 밀어서 '띠잉'하고 한 음정 밀어 올린다. 악보상 부호는 扌(재방변).
  • 퇴성: 해당 음을 친 후 민 현을 제자리로 돌리면서 한 음정 내린다. 악보상 부호는 艮자의 축약형.
  • 전성 : 음을 연주한 후 괘를 짚은 손을 앞뒤로 움직여 음을 급히 굴려준다. 악보상 부호는 专자의 축약형.
  • 文, 子, 大 : 각각 문현, 유현, 대현을 뜻하는 부호. 해당 음이 본래 다른 현에서도 연주할 수 있는 음이라도 위 부호가 붙으면 부호가 말하는 현에서 연주해야 한다.
  • 上, 中, 下 : 각각 괘상청, 괘하청, 무현을 뜻하는 부호. 괘상청과 괘하청은 둘다 㑣소리가 나기 때문에 부호를 잘 보아야 한다. 그냥 부호대로 상청, 중청, 하청이라고 부르는 수가 많다.
  • 一, 二, 三, ..., 十六 : 각각 괘 번호를 뜻하는 부호. 해당 음에 괘 번호가 붙어 있으면 부호가 지시하는 괘에서 현을 더 밀거나 덜 밀어서 타야 한다.

5. 인식


거문고는 흔히 가야금과 비교되기도 하는데, 가야금이 악기 특성상 여성적이고 기타와 유사하다면 거문고는 남성적이고 베이스 기타와 유사하다.
우리나라에서 예로부터 거문고만큼 상류층의 사랑을 받은 악기는 없다. 지금까지 전해 오는 대부분의 옛 악보들이 거문고 악보임을 보면 알 수 있다. 아금고보, 금합자보, 현금신증가령, 백운암금보, 삼죽금보, 한금신보, 현금오음통론, 금보, 신작금보, 학포금보 등 현전 고악보의 90%정도는 거문고 악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서유구가 지은 백과사전임원경제지 의 악보편인 유예지에도 주내용이 거문고보이다. 거문고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서적은 광해군 연간에 이득윤이 지은 현금동문유기다. 거문고의 형태와 타는 법은 물론, 금명(琴銘: 거문고 복판에 새긴 글귀)이나 거문고에 관련된 시와 글을 게재하고, 또 '고금금보견문록'이라고 해서 여러 음악가들의 악보를 모두 모은 거문고보의 집대성격.

6. 연주 영상



'''2010년 발표된 <자유로운 새에게>. 10현 전자거문고를 포함한 곡'''

'''거문고 독주곡인 <달무리>, 1993'''

'''정대석류 거문고산조'''

7. 관련 항목



[1] 지금이야 국악기라고 하면 가장 먼저 가야금부터 떠올리지만, 이때는 거문고를 연주할 수 있는 사람이 더 흔할 정도로 거문고가 더 대세였다.[2] 대표적으로 삼국지연의에서 제갈량이 공성계를 쓴 장면. 비단 중국문학뿐만 아니라 일본이나 서양, 이슬람 문학작품에서도 고유의 현악기를 거진 거문고라고 번역하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