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등성명
1. 개요
官等姓名 / identification[1] 풀이하면 보직과 계급과 이름. 지휘관 보직 등등이 있는 자라면 관등성명에 보직까지 대는 것이 맞으며, 원래는 관(보직) 등(계급) 성명(성과 이름)이라고 한 글자 한 글자마다 의미가 있는 단어다.
2. 군대
주로 군대에서 많이 쓰며 누군가가 자신을 부를 때 관등성명을 대면서 대답하는게 예의. 상관(지휘관 및 기타 간부)이 부르거나 악수 등을 하면 반드시 하게 되어 있다.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은 민간인이지만 지휘계통상 직속상관이기 때문에 악수할 일이 있으면 반드시 관등성명 대자. 대통령이 자기 맘에 안 든다고 방문 시 무시하겠다는 개드립을 치는 경우가 있는데, 정말 그러면 상관모욕죄로 영창 내지는 구속이다.[2] 아무리 대통령이 싫더라도 대통령은 군 통수권자로 모든 군인의 상관이니 엄연히 상관 대우를 하는 것이 맞다.
ex:이병 xxx!, 분대장 병장@@@!, 하사 &&&, 소위 $$$, N중대장 대위 ???, xx참모, xx대대장, xxx생도!
부대에 따라 "이병 X...X...X!"처럼 이름 사이사이에 텀을 길게 주는 경우도 있고, "이병 XXX입니다!"처럼 '입니다'를 붙이는 부대도 있다.
육군규정에는 자신보다 계급 혹은 직책이 높은 '''장교 및 부사관, 병의 경우 분대장에게만 관등성명'''하게 되어있고 병의 경우 '''선임병에게는 관등성명을 대지 말라'''고 '''명시'''되어 있으며,[3] 현재 병사끼리는 관등성명을 대지 않는다.
일부 부대에서는 간부나 병 분대장에게만 관등성명하도록 시키고, 다른 선임병한테는 그냥 "예"로 하는 부대도 있고, 간부나 분대장이 불러도 관등성명 안 대고 "예"라고 대답하는 부대도 있다. 그냥 자기 부대의 관습에 따르는 게 실질적으로 가장 안전한 처신법이다. 그 규정 내용이 믿기지 않는다면 인트라넷 들어가서 육군규정 중 병영생활규정을 자세히 읽어보자.
일등병쯤 되면 이등병 때보다는 조금 사정이 나아져 너무 작게 외쳐서 갈굼받을 정도만 아니면 되며, 상등병쯤 되면 널럴하게 해도 되며 병장이 되면 그냥 대충 들릴락말락 관등성명을 대거나 고급 간부인 영관급 장교 이하가 부른다면 "예"라고 대답하는 경우도 있다.
이등병 때 자신의 군생활을 좌우하게 될 중요 포인트 중 하나니, 무조건 크게 외쳐라. 그럼 간부, 선임병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목소리가 너무 크면, 목소리 줄이라고 갈굼을 먹더라도 군기가 너무 바짝 잡혔다/선임을 어렵게 생각한다 등의 첫인상을 줘서 선임들이 살살 풀어줘가며 적응시킬 확률이 높지만, 목소리가 작으면 빠졌다/(최악의 경우)선임을 무시한다 등의 첫인상을 주게 될 확률이 크다. 특히 훈련병, 사관후보생의 경우 훈육교관이나 대대장 내지 육군훈련소장, 공군교육사령관 같은 사람에게 지적을 받았다면, 특히 주변에서 시끄럽다는 잔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로 관등성명을 대야 한다.
간부들도 FM으로는 자신의 상관이 부르면 관등성명을 대야 하나, 하지만 일상 업무에서는 관등성명이 아닌 '''그냥 "예"로 대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간부들이 관등성명을 대는 빈도는 병사보다 매우 적다. 하지만, 사단장, 군단장 등의 넘사벽으로 계급 차이가 나는 장성급 상관들과 접견시 악수하는 장면에서는 짬에 관계없이 간부들의 관등성명을 들을 수 있는데, 이 경우 소령까지의 장교는 직책을 포함한 관등성명을 FM으로 대고, 대대장 급인 중령 이상부터는 자신이 맡는 부대장 직책만 관등성명으로 외치는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대대장 중령의 경우 "XX대대장", 참모인 경우 "XX참모" 이런 식으로만 관등성명을 댄다. 장군들도 대통령이나 국방부장관이랑 만나면 관등성명을 대는 편이다. 그런데 다른 누구도 아닌 국방부장관에게 중대장이 직책명만 대는 사례를 보면 결국 케바케.
군 관등성명이 유명하기로 소문난 사례가 바로 사회에서 나도 모르게 갑툭튀하는 경우다. 특히 관등성명을 시도 때도 없이 크고 또박또박하게 샤우팅 해야하는 소위들과 하사들과 이등병들이 휴가 나갔을때 자주 저지르는 실수인데, 신기한 건 휴가 나가서 꼭 안 해야지 안 해야지 자기 최면을 '''걸어봤자'''라는 거다. 휴가 나온 소위나 하사나 이병이 잠을 자고 있을 때 베개를 툭툭 건드리면 "소위/하사/이병 XXX"라면서 벌떡 일어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 비슷하게 휴가 나가서도 조건반사적으로 나오는 멘트로는 '''"잘 못 들었습니다?"'''가 있다.[4]
심지어는 누가 나를 불렀을 때, 작정하고 "예?"라고 답하려 해도 입이 먼저 조건반사적으로 움직여버린다(...). 하지만 웬만한 사람이라면 중위나 중사나 상병 정도가 되면 군기가 빠지고 저절로 치유된다. 다만 사람에 따라 전역하는 순간까지 또는 중위가 된 이후에도 한동안 이 버릇이 남는 경우도 있다. 그 사례로 복학한 뒤 학교에서 프레젠테이션 발표를 하다 질문답변시간에 '''잘 못 들었습니다?'''라고 반문하여 강의실을 뒤집어 놓는 사례도 있다고 하니, 입버릇이 무섭다. 정신교육을 철저히 받은 순둥이라면 그 증상이 오래 지속되는 건 두 말할 필요도 없다.
병영부조리 중에서 정말로 크게 갈굴 때 일종의 기수열외 목적으로 관등성명을 대지 말라고 하는데 좋은 게 아니라 자기 후임으로 대접 안 하고 아저씨나 공기 취급하겠다는 셈이다.
해외의 군대에서도 비슷한 대답법이 있다. 예를 들어 한 군인이 "Sergent John Doe"라면 상관이 부를 때 "Sergent John Doe, here", "Sergent John Doe, sir"이라고 대답한다. 물론 길어서인지 때에 따라서는 관등이 생략되는 경우도 있다.
국제법상 포로에게서 정보를 뜯어내는 건 금지되어 있지만, 관등성명만큼은 포로에게 묻는 게 허가되고 포로도 이에 응해야 한다. 이는 포로의 원 소속국에게 "아무개가 포로로 잡혔음"이라고 통보하기 위함인데, 금쪽같은 자식이 전쟁터에 끌려간것도 모자라서 작전중 실종이라는 통보를 받아서 엄청난 충격에 빠졌을 가족에게[5] '당신네 아들은 적국에게 포로로 잡혔고 포로 수용소에서 그럭 저럭 잘 살고 있음. 우편 보낼수 있는데 먹을거라도 보내줄래?" 라는 통보를 하기 위한 인도적인 목적이기 때문.
3. 그 외
군대에만 아니라 사회에서도 존재한다. 일부 똥군기가 심한 대학 학과들이 그런데, 후배는 선배에게 관등성명을 댄다. 예를 들어 "선배님 안녕하십니까? xx학번 xxx입니다."가 기본이며 추가로 xxx학과나 잘 부탁드립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멘트로 첨부한다. 물론 xx학번 부분이 계급이 된다.
의료계나 개그계에서도 후배가 선배에게 관등성명을 대기도 하는 등 군대식의 관등성명을 대는 문화는 한국 사회 곳곳에 남아 있다.
[1] '관등성명 대라'를 영어로 표현하자면 identify yourself.[2] 보통 맘에 안 드는 상관이 부대에 있더라도 무시하면 안 되는 것과 비슷하게 생각하면 된다.[3] 2010년 당시에도 육군규정 조항이 이랬다.[4] 부대에 따라서는 "잘 못 들었습니다"가 듣다보면 기분 나쁘게 들린다해서 "다시 한 번 말씀해주시겠습니까?"로 말하게 하는 부대도 있다. 길다고 느껴지지만 사실 "다시 한 번..."에서 끊어도 선임들이 들어주긴 한다.[5] 작전중 실종은 일반병에겐 사실상 '니 아들 죽었는데 시체는 커녕 개목걸이도 못 뜯어왔다'라는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