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라우룽
1. 소개
'''Glaurung, The Father of Dragons(용들의 아버지 글라우룽)'''. 실마릴리온에 등장하는 용. 모르고스가 만들어낸 '''최초의 용'''으로, 모든 화룡들의 시초가 되는 용이다. 이명으로는 "모르고스의 뱀"(Worm of Morgoth), "앙그반드의 거대한 뱀(Great Worm of Angband)" 등이 있다.
화룡의 일종으로, 날개가 없었지만, 그 위험도는 무시무시한 수준이었다. 온몸이 무지막한 내구도의 비늘 갑옷으로 감싸여 있어 사실상 걸어다니는 난공불락의 요새나 마찬가지였으며, 입에서 독기와 불을 뿜을 수 있었던 데다가 그 사악한 지혜와 마법적 능력은 요정마저 가볍게 능가한다. 사실상 실마릴리온의 실질적인 중간 보스로, 수많은 영웅들을 몰락시켰으며, 왕국들을 유린하고 벨레리안드를 절망으로 몰아넣었다.
출연이 그다지 많진 않지만 적은 비중에도 불구하고 포스는 가히 무시무시하다. 그 활약은 사우론을 아득히 뛰어넘는 수준으로, 단신으로 전세를 뒤엎어버리는 괴력을 발휘해 참가하는 전쟁마다 파죽지세로 승리로 이끌었고, 혼자서 정복한 영토만 보아도 모르고스의 다른 부하들과 비교를 불허할 정도. 실제로 실마릴리온에서 모르고스의 수하들 중 가장 많은 피해를 끼친 적이다. 실마릴리온 시대엔 사우론은 털리는 게 일이고, 최강의 용이라는 앙칼라곤은 분노의 전쟁 때 에아렌딜에게 죽었다는 언급 한 번으로 끝나고, 발록들은 고스모그 같은 경우 페아노르, 핑곤, 엑셀리온 살해, 후린 생포를 했지만 별 비중이 없었다.
사실상 모르고스의 첫 번째 비장의 카드이자 최종병기였으며, 고스모그와 함께 그 당시 모르고스의 군대에서는 최강의 존재였다.[1] 원체 강력한 용이 불도 뿜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글라우룽의 위험성은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 당시 전장에는 발록들과 다른 용들도 존재했지만, 작중에선 유독 글라우룽의 강력함과 활약만이 부각되어 서술되며 거의 단신으로 적군을 휩쓸어버렸다는 식으로 적혀있다. 그 외에도 다른 용들과 차별화되는 호칭으로 언급되는 점, 그리고 다른 용들과 발록들이 그를 따랐다는 식으로 서술되어있는 것으로 보아 동시대의 용들 가운데서도 격이 다른 존재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글라우룽의 최고 무기는 바로 그 교활함. 게다가 용 특유의 마력이 겹쳐져 그의 말은 어떠한 거짓말이라도 믿을 수밖에 없게 된다. 투린도 '여동생과 어머니가 고통받고 있다'는 글라우룽의 거짓말에 속아서 핀두일라스를 구하지 않고 사실은 무사했던 가족을 찾아 허겁지겁 떠나는 바람에 인생을 제대로 족쳤다.
이러한 교활함 때문인지 모르고스도 글라우룽을 상당히 신뢰해서 상당히 넓은 영토의 지배를 그에게 맡겼으며, 발록 여럿과 그의 자식인 다른 화룡들도 여러 마리 거느릴 정도로 지위도 높았던 듯하다. 후린의 아이들에 언급되는 바에 의하면 '''나르고스론드의 용왕'''(Dragon-King of Nargothrond).
2. 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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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담 삽화가 테드 네이스미스가 그린 투린과 글라우룽. 나르고스론드를 정복하고 투린을 째려보아 그 자리에 마비시킨 뒤의 모습. 투린을 애처롭게 돌아보고 있는 요정은 핀두일라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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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이미지처럼 전형적인 드래곤의 외모에 날개만 없는 모습으로 그리는 경우도 많지만, 사실 톨킨옹 본인이 그린 삽화에 의하면 글라우룽의 외모는 코모도왕도마뱀이나 악어, 공룡과 같은 더 도마뱀다운 형상이다. 실마릴리온에 수록된 삽화나 후린의 아이들 표지에 그려진 투린의 투구에 달린 용 장식 등은 이쪽 디자인을 사용했다. 또, 존 하우가 그린 삽화에서는 도마뱀 형상으로 묘사했다. 다만 알란 리가 후린에 아이들에 그린 삽화나 본 문서에 있는 테드 네이스미스의 그림에선 정말 날개 없는 드래곤처럼 묘사되었기 때문에, 글라우룽을 묘사하는 외형이 완전히 통일되어 있지는 않다. 덕분에 팬아트에서도 상당히 다양한 모습으로 나오는 편이다.
팬아트나 삽화 등에서는 그렇게 그려지지 않지만, 원문에서 "앙그반드의 황금색 뱀"(Golden Worm of Angband)" 혹은 "황금빛 글라우룽"(Glaurung the Golden)으로 지칭되는 것으로 보아 스마우그와 마찬가지로 황금색 비늘을 지녔을 가능성이 높다.
3. 행적
다고르 아글라레브가 끝나고 약 100년 후 처음으로 앙그반드 바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때는 아직 어렸지만 그 존재를 목격한 모든 요정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고, 글라우룽을 처음 본 요정들은 겁을 먹고 모두 도망쳤고 글라우룽은 주인 잃은 대지를 더럽혔다. 그러나 기마궁수들을 이끌고 온 핑곤에게 격퇴당하여 다시 앙그반드 안으로 도망치고 만다. 모르고스는 글라우룽이 완전히 성장할 때까지 그의 존재를 철저하게 숨기고 싶어했으므로 이 일을 그리 달갑게 여기지 않았고 글라우룽은 나중에 이 일로 꾸중을 듣는다.
이후 완전히 자란 뒤 '갑작스런 화염의 전투(돌발 화염 전투)'에서 발록들과 함께 요정 학살의 주역이 되고, '한없는 눈물의 전투' 에서 모르고스 군대의 핵심이 된다.[2] 이후 나르고스론드 공략과 펠라군드의 성문을 박살내고 이 때 투린을 만나는데, 사진처럼 투린이 닥돌했다가 유효타 하나 내지 못하고 눈빛 한 방에 경직되는 굴욕을 당한다. 이후 투린에게 자비를 주는 척 살려보내고 조롱한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선 모르고스의 특별한 지령이 있었기 때문인데, 자세한 내막은 후린 문서 참조.
사실은 자신에게 용감하게 덤빈 투린을 조롱하고자 여동생인 니에노르(니니엘)에게 기억 상실 마법을 걸어 오빠와 결혼해 애까지 보게 만들었다. 최후에는 결국 투린에게 추격당해 용의 유일한 약점인 부드러운 뱃가죽을 칼로 깊숙히 찔려 죽는다. 물론 일개 인간인 투린이 정면 대결로 글라우룽을 이긴 건 아니고, 다리 밑에 숨어 있다가 위를 지나가는 글라우룽을 기습적으로 찔러 죽인 것이다. 투린을 어둠 속에서 찌르는 비겁자라고 조롱한 것은 이 때문.[3] 하지만 투린도 글라우룽이 흘린 피[4] 를 맞아 기절했고, 그 사이 니에노르가 투린 곁에 다가오자 니에노르의 기억을 일깨운다.이제 네게 자유를 주겠다. 가능하다면 가족들에게 돌아가라. 사라지란 말이다!
네가 이 선물을 거절한다면, 혹시 요정이나 인간이 살아남아 오늘의 이야기를 전할 때면 틀림없이 너의 이름을 조롱할 것이다.
이에 죄책감에 미쳐버린 니에노르와 투린은 자살로 삶을 마감하고, 이 모든 장면은 아버지인 후린이 억지로 지켜보게 된다. 니에노르가 몸을 던진 강가는 이후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죽음의 땅이 되었다는 묘사에서 글라우룽의 사악함을 간접적으로 짐작할 수 있다.니에노르야, 후린의 딸아. 내 마지막에 이렇게 다시 만나는구나. 네가 그토록 보고 싶어하던 오빠가 여기 있다. 어둠 속에서 찌르고, 적에게 잔인하면서 비겁하고, 친구 사이의 신의를 저버리고, 가문에 저주를 내린 자, 후린의 아들 투린 말이다! 하지만 네 오빠가 저지른 가장 큰 죄악은 네년이 가장 잘 알고 있겠지.
이후 글라우룽 본인은 등장하지 않지만, 이후 글라우룽의 자손들이 많은 수로 번식했으며 곤돌린 공성전에 참가했다고 언급된다.
실마릴리온에만 나오는 용이므로 현재까지 어떤 영상물에도 일절 등장하지 않았다. 다만 호빗: 다섯 군대 전투에서 소린이 스마우그의 마력이 깃든 보물 때문에 점점 타락해간다는 묘사가 있고 발린이 이걸 '용의 저주'라고 부르는 장면이 있는데, 여러모로 글라우룽이 연상되는 각색이다.
[1] 일단 소설에서도 이들만 나왔다하면, 강력한 엘다르의 방진 등이 다 무너지는 등의 묘사가 많다.[2] 하지만 이때 난쟁이들이 그의 불꽃을 막는 갑옷과 면갑과 도끼로 무장해 그에 맞서고, 글라우룽은 난쟁이의 왕 아자그할을 깔아뭉개죽어버리려했지만 그가 마지막으로 내지른 칼에 배를 다치면서 그 고통에 울부짖으며 후퇴하고 만다.[3] 이는 시구르드가 파프니르를 쓰러뜨리는 장면을 참조했을 가능성이 있다.[4] 글라우룽의 피는 검은 색에 역겨운 악취를 풍기며 닿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러운 독이었다고 묘사된다. 이리 된 원인은 투린이 글라우룽의 죽음을 조롱하며 후린의 아들 투린이 마침내 복수를 이뤘다 선언하며 구르상을 뽑은 순간, 상처에서 피가 쏟아진 것이 원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