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라파티탄

 

'''기라파티탄
Giraffatitan
'''
[image]
'''학명'''
''' ''Giraffatitan brancai'' '''
Janensch, 1914
'''분류'''
'''계'''
동물계
'''문'''
척삭동물문(Chordata)
'''미분류'''
석형류(Sauropsida)
'''목'''
용반목(Saurischia)
'''아목'''
†용각아목(Sauropodomorpha)
'''미분류'''
†티타노사우루스형류
(Titanosauriformes)
'''과'''
†브라키오사우루스과(Brachiosauridae)
'''속'''
†기라파티탄속(''Giraffatitan'')
''''''종''''''
†''G. brancai''(모식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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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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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격도
1. 개요
2. 상세
3. 등장 매체


1. 개요


중생대 쥐라기 후기에 동아프리카에 살았던 브라키오사우루스용각류 공룡. 속명은 '기린 거인'이라는 뜻이다.

2. 상세


1909년부터 독일 베를린 자연사박물관(Museum für Naturkunde, The Natural History Museum)이 파견한 탐사대가 지금의 탄자니아 남동부에 해당하는 지역[1]의 텐다구루층(Tendaguru Formation)에서 발굴을 하던 중, 1914년에 기라파티탄의 화석을 처음으로 발견했다. 두개골 3개를 비롯해 대략 다섯 마리 분량에 해당하는 척추뼈와 다리뼈 등의 골격 일부를 확보했다.
독일의 고생물학자 베르너 야넨슈(Werner Janensch)는 이 화석들을 분석한 후, 뒷다리에 비해 앞다리가 휠씬길다는 공통점에 주목하여 브라키오사우루스의 일종이라 결론 내리고 브란카이종(''B. brancai'')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브라키오사우루스의 모식종인 알티토락스종(''B. altithorax'')의 화석 자료는 두개골을 비롯한 골격 대부분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모식종에 비해 화석 자료가 많이 축적된 이 녀석이 브라키오사우루스라는 공룡을 설명하는 자료로 주로 활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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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 자연사박물관에 전시된 두개골 화석 표본
브라키오사우루스하면 떠오르는 전형적인 머리 모양도 이 녀석의 두개골을 토대로 복원한 것이었다. 코뼈가 변형되어 마치 볏을 연상시키는 커다란 앞고리를 형성한 독특한 두개골 형태 때문에, 이 녀석의 복원도를 살펴보면 대부분 콧구멍이 머리 꼭대기 부근에 나 있는 형태로 묘사했다.
한때는 부력을 이용해 거대한 몸집을 좀 더 수월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깊은 물 속에서 활동하면서 머리 위에 올라붙은 콧구멍을 이용해 스노클링 하듯 호흡했으리라는 학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녀석이 콧구멍 근처까지 잠길 정도로 깊은 물 속이라면 수압 때문에 오히려 심장과 폐에 무리가 가서 제대로 된 호흡이 불가능했을 것 같고, 사지를 비롯한 전체적인 골격구조 또한 딱히 오랜 시간 물 속에서 활동하기 적합하지 않다는 점 등이 지적되면서 이 학설은 현재 사장되었다.[2]
참고로 두개골에서 뇌가 차지하는 부피는 300 mL에 불과했는데,[3] 한때는 이 작은 뇌로는 거대한 몸집을 온전히 통제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에 엉치뼈 근처에 보조 역할을 담당하는 '제2의 뇌'가 있었다는 관점이 제기되기도 했다. 멍청한 공룡의 대명사처럼 취급되었던 스테고사우루스와 비슷한 취급을 받은 셈인데, 다만 현재는 이 학설의 근거가 되는 엉치뼈 주변의 비대한 조직이 사실 뇌가 아니라 글리코겐체의 흔적이 남은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 녀석이 브라키오사우루스와는 다른 공룡이라는 주장이 대두된 것은 1988년 미국의 고생물학자 그레고리 S. 폴(Gregory S. Paul)이 브란카이종과 알티토락스종 간에 신체 비율이나 배추골의 형태 등 몇몇 유의미한 해부학적 차이점이 발견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부터다. 그는 이 종을 기라파티탄이라는 별도의 속명으로 지칭할 것을 제안하였지만, 폴의 제안 이후 곧바로 학계에서 브란카이종을 브라키오사우루스속에서 분리하여 기라파티탄이라는 이름으로 지칭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차차 시간이 흐르면서 관련 화석 자료가 축적되고, 이를 바탕으로 이 녀석과 브라키오사우루스속의 모식종의 화석을 하나하나 비교한 결과, 둘을 서로 다른 속으로 볼 근거가 충분하다는 논문이 발표되는 등 양자를 구분할 필요성에 공감하는 연구자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현재는 둘을 별개의 속으로 보는 관점이 주류에 가깝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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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라파티탄의 두개골을 다른 용각류들의 것과 비교한 그림. B가 기라파티탄의 두개골이다. A는 한때 브론토사우루스의 것으로 여겨졌으나 현재는 종명 불상의 브라키오사우루스의 것으로 재동정된 두개골이며, C는 카마라사우루스속의 렌투스종(''C. lentus''), D는 슈노사우루스속의 모식종인 리이종(''S. lii''), E는 디플로도쿠스속의 모식종인 롱구스종(''D. longus'')[5], F는 현재 하플로칸토사우루스(''Haplocanthosaurus'')속의 모식종의 동물이명으로 여겨지는 모로사우루스(''Morosaurus'')속의 아길리스종(''M. agilis'')의 것이다.[6]
1998년에 브라키오사우루스의 것으로 추정되는 두개골이 확인된 것도 기라파티탄을 브라키오사우루스와 별개의 속으로 분류하는데 있어서 일종의 전환점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해당 두개골의 형태와 구조를 살펴본 결과 전면이 움푹 들어가고 천장 부분이 높이 솟아오른 형태인 기라파티탄의 것보다는 외려 카마라사우루스의 것과 더 흡사했기 때문. 다만 얼굴 외형과 주둥이 모양이 다르단 이유로 한동안 서로 다른 속으로 여겨지다가 관련 연구가 진행된 결과 같은 종임이 밝혀져 통합된 에드몬토사우루스 같은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 차이점이 일종의 결정타를 먹였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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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의 크기 비교도
독일 베를린 자연사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표본을 토대로 추정한 이 녀석의 몸길이는 22 m를 거뜬히 넘기며, 목을 치켜든 상태에서 잰 키는 12 m에 달한다.[8] 체중은 최소 15 t에서 최대 '''78 t'''에 이르기까지 그간 다양한 추정치가 제기된 바 있었으나, 골격에서 확인되는 기낭의 존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재추정이 이뤄진 결과 현재는 최대 40 t에 약간 못 미치는 정도였을 것으로 여겨지는 상태. 심지어 해당 표본이 아성체의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체는 이보다 더 컸으리라는 추측이 가능한데, 실제로 기라파티탄의 것으로 동정된 정강이뼈 화석 중 가장 큰 것을 앞서 언급한 화석 표본의 비율을 적용하여 살아있었을 당시의 크기를 추산해봤더니 몸길이 26 m에 키는 15 m까지 늘어나고, 몸무게는 45t가량 나갔을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을 정도.
다만 현재로써는 몸길이나 몸무게로 따져봤을 때 훨씬 거대한 덩치를 가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아르겐티노사우루스후탈롱코사우루스 등의 여러 초대형 티타노사우루스류 용각류들이 존재했음이 널리 알려져있어서 명성이 예전만은 못한 편이다.[9] 대신 앞서 언급한 용각류들의 화석 보존률이 하나같이 미미한 수준이라 추정치의 신빙성이 의심받을 여지가 다분한 반면, 이 녀석은 추정치의 근거가 되는 화석 표본이 상당히 우수한 보존률을 자랑하는 덕택에 그럴 걱정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이처럼 어마어마한 거구를 가졌다는 점은 공룡이 정온동물이었느냐 아니냐에 관한 논쟁에도 일말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연구 결과 이 녀석이 정온동물이었을 경우 이 정도 덩치까지 자라는데는 대략 10년 정도가 소요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만약 변온동물이었다면 무려 '''100년''' 이상의 시간이 지나서야 성체의 크기에 육박했으리라는 추정치가 나왔기 때문. 대신 정온동물이 이 녀석 정도의 덩치를 지탱하려면 하루당 180 kg 이상의 식물을 섭취해야 신진대사를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문제가 남는다. 이에 대해 학자들은 이 녀석의 경우 거대한 몸체 대비 표면적이 비교적 적은 편이었기 때문에 체열을 뺏기는 속도를 그만큼 늦출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며, 그 덕분에 하루당 섭취해야 하는 먹이의 양도 기존의 추정치보다는 훨씬 적었을 것이기 때문에 이 녀석의 먹성 때문에 생태계가 파탄에 이르거나 하는 일은 없었으리라고 설명한다.

3. 등장 매체



베를린 자연사 박물관과 구글 아트 앤 컬쳐(Google Art & Culture) 간 콜라보의 일환으로 3D 기술을 이용해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화석이 잠시 되살아나 움직이다가 다시 원래의 화석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볼 수 있도록 하는 컨텐츠를 개발했는데, 그 주인공으로 선정된 것이 이 녀석이다.
인디 게임 메소조이카에서 사육 가능한 고생물로 등장할 예정이었으나, 게임 제작진이 개발 중지를 선언해버리면서 없던 일이 되어버렸다.

[1] 당시 이 지역은 독일 제국의 해외 식민지였던 독일령 동아프리카의 일부였다.[2] 기존 복원도에서 묘사하던 것과는 달리, 기리파티탄의 콧구멍은 사실 주둥이 끝 부분에 있었고, 볏처럼 생긴 구조물에는 살과 근육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비강이 자리잡았으리란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아예 '''이나 코끼리를 연상시키는 근육질의 긴 코가 달려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지만, 이 녀석의 모양 이빨이 식물의 이파리를 긁어내기 좋도록 주둥이 앞부분에 돋아나 있음을 감안하면 그럴 가능성은 낮은 편.[3] 첨언하자면 사람의 뇌 부피는 '''1350 mL'''에 달한다(...).[4] 이와 비슷한 사례로 포르투갈의 로우리냐층(Lourinhã formation)에서 처음 화석이 발견되었을 당시에는 유럽에 살던 브라키오사우루스의 아종이라 여겨졌다가 2003년부터 별도의 속으로 재동정된 루소티탄이 있다.[5] 2015년에 디플로도쿠스속의 다른 종들과 구분지을만한 뚜렷한 해부학적 특징이 없다는 이유로 카네기이종(''D. carnegii'')을 새로운 모식종으로 동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학술적 유효성을 부정당할 뻔했으나, 해당 요청을 접수한 국제동물명명법심의회(International Commission on Zoological Nomenclature)에서 2018년 12월 31일부로 해당 주장을 반려하고 롱구스종의 모식종 지위를 재확인함에 따라 의문명으로 전락하는 처지는 면할 수 있었다.[6] 단, 모로사우루스라는 속명 자체는 현재 카마라사우루스의 동물이명으로 취급되는 상태.[7] 다만 이 쪽도 현재 안넥테스 종을 '아나토사우루스'라는 별개의 종으로 분류해야한다는 논쟁이 일어났다. 그 예로 사우리안에서는 에드몬토사우루스를 아나토사우루스라는 이름으로 출현시켰는데 그 이유가 마스트리히트절 전기때 백악기 지층인 캐나다 홀스슈케니언 층에서 발견된 에드몬토사우루스의 모식종인 레갈리스 종과 마스트리히트절 후기때 백악기 지층인 미국 헬크릭 층과 랜스층, 캐나다 스콜라드 층에서 발견된 에드몬토사우루스 안넨텍스종 즉 과거에 아나토사우루스로 알려진 하드로사우루스과 공룡이 존속했던 시기의 차이가 컸다는 점과 다른 몇몇 증거들을 바탕으로 두 종이 다른 속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8] 해당 표본은 지금도 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는데, 이 문서 위에 있는 표 안에 수록된 사진이 바로 그 표본의 사진이다. 조립된 형태로 전시된 전세계의 모든 골격 표본과 비교하더라도 가장 키가 큰 녀석으로, 심지어 이 타이틀로 기네스북에도 수록되기까지 했으니 말 다한 셈.[9] 더 이상 키로 압도하기도 어려운 것이, 2000년에 키가 대략 '''17 m'''는 될 것으로 추정되는 사우로포세이돈이라는 끝판왕급 용각류의 존재가 학계에 보고되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