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나무
1. 개요
쌍떡잎식물 녹나무목[2] 녹나무과 상록활엽으로 장뇌목(樟腦木)이라고도 한다. 잎은 타원형이며 윤기가 돌며 향이 난다. 한국(제주도), 일본, 대만, 중국,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등 비교적 아열대-온대 지방에 분포한다.
녹나무는 토심이 깊고 비옥한 토양에 주로 자라는데, 그늘진 곳에서도 잘 자란다. 하지만 공해와 추위에 약하기 때문에 대도시나 내륙지방에서는 생장이 어렵다. 보통 높이 20 m, 지름 2 m 정도로 크게 자라며 국내에서는 제주도에서만 자생한다. 제주도 서귀포시 도순리에는 1964년부터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녹나무 자생지가 있고, 제주 시내 삼성혈 경내에도 녹나무가 대부분이다.
2. 용도
- 똑같이 녹나무과인 월계수처럼 잎을 향신료로 쓸 수 있다. 말린 녹나무 잎은 월계수 잎과 모양도 향도 매우 비슷한데, 더 고급스럽고 부드러운 향이 난다. 국내에서는 생산량이 매우 적어 향신료로 유통되지 않지만 마른 잎을 녹나무 잎차로 가공하며 판매하니 사다 쓰면 된다. 가격은 월계수 잎과 비슷하지만 계절에 따라 품절되기도 한다. 제주도 자생지에 가면 마른 잎이 많이 떨어졌으니 주워다 쓰면 공짜다. 다행히도 녹나무는 씨앗으로 잘 발아하고, 시중에서 묘목을 팔아 쉽게 키울 수 있으니 집에서 화분에 키우면서 잎을 거둬 쓰면 된다. 녹나무 잎차로 마셔도 좋다.
- 재목, 가지, 잎, 뿌리를 수증기로 증류하여 장뇌라는 기름을 얻는데 향료, 방충제, 강심제를 만드는 원료로도 사용한다. 그래서 장뇌목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 나무의 색과 결이 고와서 건축의 조각재, 완구, 내장재, 가구재로 사용되고 사찰의 목어(木魚) 재료로도 쓰인다. 정유 성분 덕에 균이 번식하지도 잘 썩지도 않는다. 그 덕분에 도마나 수저 등 주방용구를 만드는 데도 쓴다.
3. 해외에서
- 호주에서는 토끼처럼 생태계 파괴 논란에 휩싸였다. 녹나무가 호주에 들어가자마자 새들이 열매를 먹고 찍찍 싸댄 탓에 유칼립투스를 밀어내고 빠른 속도로 번식했는데[3] 장뇌 성분이 다른 식물의 생장을 방해하고, 뿌리가 지반침하를 일으키는 데다가 코알라가 먹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부에서는 보는 족족 베어버리기를 권장하지만[4] 넓은 그늘을 만들어주는 특성 때문에 일부 동네에서는 오히려 벌목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한다.
- 일본에서 쉽게 볼 수 있어 녹나무를 상징 나무로 지정한 지역이 상당히 많다. 구목(区木)으로는 도쿄도 에도가와구, 시목(市木)으로는 후쿠오카시, 나고야시, 히로시마시 등의 수십 곳, 현목(県木)으로는 가고시마현, 구마모토현, 효고현.
4. 미디어에서
[image]
지브리 스튜디오의 이웃집 토토로 애니메이션에는 이 녹나무가 나온다. 토토로 뒤에 보이는 커다란 나무가 녹나무
학교괴담에서는 다크시니 등 요괴 일기에 적혀 있는 요괴들이 모조리 뒷산 녹나무 숲에 봉인되었는데, 숲이 파헤쳐졌기에 귀신들이 다시 튀어나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이 때문에 학교괴담 대부분의 이야기가 전개될 수 있었다.
[1] 과거에는 목련목(Magnoliaceae)으로 분류되었으니, 분류체계가 변경되었다.[2] 장뇌목이라고 쓰는 곳도 있는데, 장뇌는 녹나무에서 나오는 향료이므로 맞지 않다. '장뇌목'목이라고 쓰면 맞지만.[3] 열매 씨앗을 그냥 받아다 뿌려도 발아율이 80%에 이른다고 한다. 새들이 먹고 똥으로 여기저기 퍼뜨리는 것은 나무 본래의 번식 방법이므로, 발아율이 그보다 못하지는 않을 테니 번성할 수밖에 없다.[4] 그래서인지 인터넷에서 '캄포'라고 치면 호주산 녹나무 도마가 바로 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