덮밥
1. 개요
밥 위에 고기, 야채, 소스 등을 넣고 같이 섞어 먹는 요리의 일종이다. 쉽게 말해 밥 위에 반찬을 얹어 먹는 요리이다.
한국에선 비빔밥 위주의 비벼먹는 음식문화가 보편적이라 요리를 밥 위에 올려 비벼 먹어도 상관이 없지만, 일본에선 밥+소스+반찬 개념으로 따로 먹는다.
2. 어형
'덮밥'이라는 명칭은 용언 '덮다'와 체언 '밥'을 합성한 낱말인데, '덮다'의 어간 '덮-' 다음에 관형사형 전성 어미가 붙지 않고 바로 '밥'이 붙은 비통사 합성어다. 국어 문법을 공부할 때 비통사 합성어의 예시 중 하나로 종종 언급되기도 한다.
사실 낱말의 유래는 일본어 돈부리를 대체하기 위해 언어순화 운동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현재는 덮밥이 돈부리를 완전히 대체할 정도로 대체에 성공했으며, 돈부리는 일식으로 조리된 덮밥류에만 한정적으로 사용되는 단어가 되었다.
3. 역사
당연히 밥이 필요하기에 쌀이 주식인 나라들 사이에서 등장했지만 사실상 대한민국, 중국, 일본 세 나라에서 오랫동안 성행하였다고 볼 수 있다. 정확한 기원은 불분명하지만 덮밥으로 추정되는 기록이 7세기 중국에서도 발견되는 점으로 미루어 보아 의외로 역사가 오래된 요리이다.
당시에는 '사반(社飯)'이라 하여 매우 특별한 순간에 먹는 고급 요리였다. 묘사되는 바에 따르면 사반은 돼지고기를 이용한 오늘날 고기덮밥의 모습에 가까웠다고 한다.
4. 비빔밥, 볶음밥과의 차이
덮밥은 비빔밥이나 볶음밥과는 비슷한듯 싶으면서도 꽤 다르다. 우선 '''비빔밥은 다양한 재료들'''[1] 을 밥과 함께 비벼서 먹는 것이고, '''볶음밥은 기름에 달구어서''' 볶아 먹는 것이다. 덮밥은 그냥 평범한 밥 위에 밥과 섭취가 가능한 찬거리 하나 혹은 그이상을 넣기만 하면 된다. 비빔밥과 같은 식재료의 원형에 가까운 고명이나 이미 조리가 완료된 반찬 등을 막론하고 어떠한것이든, 서로 같이 먹으면 궁합이 잘 맞는 재료들이다.
우선 비빔밥과 볶음밥은 양념이 밥알들 사이로 고루 퍼져나가도록 섞어주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덮밥은 그럴 필요 없이 그냥 재료와 밥을 굳이 섞지 않고 밥 위에 얹어서 떠먹는 것이 덮밥이며, 한편 비빔밥과 볶음밥은 재료를 기름에 볶느냐 아니냐로 달라진다고 보면 된다.
5. 종류
밥과 함께 먹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덮밥의 재료가 가능하다. 덮밥류 중 가장 잘 알려진 덮밥으로는 불고기덮밥, 오징어덮밥, 낙지덮밥, 마파두부덮밥, 장어덮밥, 회덮밥, 돈까스덮밥 등이 있다. 이 외에도 지역별로, 식당별로 고유의 덮밥들을 내놓고 있다. '닭갈비덮밥'이나 '라면덮밥'이라는 다소 의외의 메뉴도 존재한다. 카레나 하이라이스 등의 메뉴도 엄밀히 말하자면 덮밥에 속한다.
단, 대중들 사이에서 '덮밥'이라 하면 덮밥 전용 특별한 요리를 사용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는지라 실질적으로 덮밥이란 이름으로 불러줄 수 있는 요리는 한정되어 있다.
밥과 먹으면 짠 게 덜해지기에 덮밥에 얹는 반찬들은 대체로 짜거나 매운 것이 많다.
마요네즈를 버무려 먹는 것은 '~마요'라고 부른다. 뒤에 '~덮밥'을 붙일 때도 있으나, 보통 '~마요'라고만 불러도 덮밥류를 지칭하기에 잘 붙이지 않는다.
6. 은어
6.1. 성적 은어
일본의 '-丼(돈)'을 한국 오타쿠계에서 번역해서 쓰는 말로, 한 사람이 두 명의 상대와 섹스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꼭 섹스를 하지 않더라도 미연시나 애니메이션 등에서 하렘 목록에 자매가 히로인으로 들어가면 쓰이기도 한다. 일본의 덮밥에는 이미 가족 호칭이 들어간 '오야코동'(親子丼)[2] 이 있기에 여기서 응용을 한 것 같다.
오타쿠적 용법으로 제일 먼저 쓰인 것은 자매덮밥이 최초고, 여기에서 파생되어 나온 용어로 모녀덮밥, 형제덮밥, 남매덮밥 등이 있다. 마이너한 작품으로 가면 '''부자'''덮밥, '''모자'''덮밥, '''부녀'''덮밥, '''부부'''덮밥 등도 있다카더라.
6.2. 야구 은어
포수가 프레이밍을 못 하여 스트라이크도 낮은 볼로 만드는 상황 또는 그 행위가 잦은 포수에게 붙는 별명이다. 마치 공을 글러브로 덮는 것처럼 잡아서 생긴 말.
[1] 흔히 고명 이라고 부르는 밑재료들. 완성된 반찬이나 가공 식재료라기보다는, 식재료의 원형을 살린 식재료 그 자체의 형태를 띄는것이 주된다고 볼 수 있다.[2] 직역하면 '부모자식 덮밥'이다. 닭고기(부모)와 달걀(자식)이 같이 들어갔기에 그런 이름이 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