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도브시나
1. 개요
Дедовщина / Dedovshchina
러시아어의 구개음화를 반영해 '졔도브시나'라고도 한다.(제도브: 조상/선임, 시나: ~의 공포. 선임들에 의한 공포)
러시아군 내에 존재하는 구타와 가혹행위의 총칭.
러시아군은 지독한 영내 가혹행위와 구타로 악명을 떨치는 군대 중 하나다. 병영부조리라는 것은 웬만하면 어느 나라 군대에나 있기 마련이지만, 러시아군의 데도브시나는 오죽하면 위키백과에 내에 개별 문서가 15개 언어로 등재돼 있다. 한국어 위키백과에도 작성돼 있다. 구체적인 괴롭힘의 방법 등이 열거돼 있으므로 참고해도 좋다.데도브시나. 러시아판 위키백과에는 엄청난 장문으로 작성돼 있다.Дедовщина 단적으로 말하자면 유사 군대인 조선인민군과 그다지 다르지 않으며, 함부로 들어갔다가 불구가 되어 나올 확률이 상당히 높다. 한국 군대가 답이 없다지만 웬만해서는 PTSD 수준으로 끝나는 것과 달리 여기는 상당수가 후유증을 달고 나오는지라 비교 대상이 조선인민군이라는 점만 봐도 이 가혹행위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 수 있다.[1]
러시아군내 인적자원의 질적 저하를 여지없이 보여주는 일면이라고 할 수 있다. 유튜브에서 검색만 해도 관련 영상이 줄줄이 쏟아져 나오며 가혹행위에 의해 불구가 된 병사들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까지 있을 정도이다. 특히 1990년대와 2000년대 초가 절정이었는데[2] 사실 애초에 인간 사는 곳은 어디든 다 똑같아서 소련군 시절에도 가혹행위는 당연히 존재했으며 상당수 부대에서 이런 가혹행위가 있었지만 그래도 제대하면 집과 직장이 나왔고, 가혹행위를 하다가 걸리면 굴라크로 보내지거나 만약 피해자가 사망하면 최소 무기징역에서 사형까지 받는 등의 조치[3] 라도 있었지만 소련 해체와 함께 장교들 먹여살리는것조차 힘들어지면서 고삐가 확 풀려버렸다. 이때는 복지혜택이고 뭐고 사라지면서 급속한 막장화가 진행되었던것이었고 2000년대와 2010년대에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주 없어진 것은 아니다.
2. 원인
2.1. 징병제
러시아군의 구타 및 가혹행위는 '''사병을 아무렇게나 굴려도 어차피 병력은 충원된다'''는 징병제 특유의 비뚤어진 마인드 때문에 생기는 매우 심각한 문제로, 이 때문에 군율과 기강이 제대로 잡히지 못하고 있으며 시시때때로 의문사 사건이나 의병 제대자가 발생하고 있다.[4]
흔히들 일본 자위대의 가혹행위 사례를 언급하며, "모병제 군대도 가혹행위가 심각한 사례가 많다"며 징병제가 가혹행위의 원인이라는 주장은 심한 비약이라고 반론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위대와 러시아군은 그 구타 가혹행위의 강도가 비교가 불가능하다. 자위대는 그래도 장애인이 될 정도로 가혹행위를 하진 않지만, 러시아군은 '''진짜로 가혹행위로 장애인을 만들어 버린다!'''
만약 모병제 군대에서 데도브시나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아무도 입대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모병제 군대는 가혹행위가 존재한다고 해도 데도브시나 수준까지는 가지 못하는 것이다.
2.2. 박봉
가혹행위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장병들의 열악한 대우에 따른 스트레스를 들 수 있다. 상술했듯 소련 시절에는 제대하면 집과 제대로 된 직장이 나왔지만 새로 출범한 러시아는 경제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이러한 혜택이 싹 리셋되어 어차피 제대해봐야 실업자로 전전거리거나 일해도 푼돈이나 받아서 먹고사는 삶을 사는것이 태반이었고, 장교들도 월급이 소련시절에 비하면 푼돈 수준으로 확 줄어든데다가 미래도 불투명하니 군대에서 빠져나오기 일쑤였다.
1990년대 말 대한민국 해군의 순항 훈련에 따라갔다가 블라디보스토크에도 들렀던 한 한국인 기자의 회고에 따르면, 한 러시아 해군 대령이 자신과 훈련 참가자 몇 명을 환대해 집에 초청했기에 놀러가 봤더니 대령급 고위 장교인데도 무슨 대한민국 육군 독신자숙소보다 못한 BOQ를 배정받아 살고 있었고, 식사가 끝난 뒤 대령이 외출하길래 어딜 가냐니 부업으로 택시를 몰러 간다고 했다고 한다.[5] 오죽하면 1990년대 체첸 분쟁때 러시아군이 압도적인 화력에도 고전을 면치 못한 원인 중 하나가 박봉때문이라는 말이 나올정도의 수준이었다.
즉, 사병들은 사병대로 미래가 불투명하니 막장인간들이 판치게 되고 장교는 장교대로 좋은 인재들이 막 빠져나가니 막장화가 진행되는 것이 당연했다. 그나마 2000년대에 군대가 정상화되면서 월급을 올려주었다고는 하나 러시아 물가수준에 비하면 애들 용돈 수준인것은 매한가지이다. 2018년 기준으로 러시아군 병의 월급은 2,000루블, 한화로 약 3만 4천원(...)이다. 군복무 때문에 1년 시간 뺏기는 것도 열받아 죽겠는데 한달에 3만원 준다고 생각해보자.
그렇지만 군 복무 마지막 달에는 4000루블이 추가로 지급되어 총합 약 6000루블, 그러니까 10만 2천원 정도를 받는다지만 여전히 부족한 액수임에는 틀림 없다.
2.3. 외부와의 단절
거기에 가족과 친구들이라도 제대로 만날 수 있게 배려해 준다면 그것도 아니다. 한국처럼 신병 위로휴가나 100일 휴가, 정기 휴가 같은 개념이 없어서 일반적으로 군복무 1년을 통틀어 2,3번 정도 휴가가 허가되는 정도고 윗선에 아는 사람이 있거나 특별한 일이 있어도 4,5번이 한계다. 딱히 구타나 폭언이 없어도 가족과 친구, 그리고 사회 자체로부터 단절되어 연락도 마음대로 못하고 먹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것 무엇하나 제대로 못하며 지내는 것만으로 얼마나 사람이 피폐해지는가는 논산훈련소에서 4~5주 훈련을 받았거나 주변에 그런 경험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러시아군도 다를 게 없어서 신병들 중 처음 2~3개월간 적응을 잘 못하고 우울증 증세가 찾아오는 경우가 많은데 그나마 신병들이 마음의 안식으로 삼는 휴가마저도 안드로메다급으로 박하게 주니...
2.4. 열악한 병영식
그렇다고 밥이라도 맛있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니올시다. 미군도 자기네 짬밥 맛없다고 투정부리는 걸 보면 어느 나라나 짬밥은 개차반이라는 걸 알 수 있지만 러시아군은 타국에서도 식사에서 우대해 주는 해군 함정, 항공기 근무자 등이 아니라면 그 정도가 더 심하다. 사회에서 먹던 쌀랸까나 라솔닉 등의 수프와 군대에서 먹던 그 음식은 같은 종류의 요리가 맞는지 의심이 될 정도라고 한다.
2.5. 결론
상기 열거한 원인들은 어디까지나 그 열악함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유발할 환경이 되기 쉽다는 것이지, 가혹행위 자체의 면죄부가 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축적된 스트레스와 피로도는 실제 군대 내 사고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대한민국 국군의 경우를 보아도 병들의 월급을 조금이나마 더 올려주고 병 개개인의 인권에 대한 교육, 법적 효력을 가진 병영생활 행동강령의 실용, 신축막사 도입과 노후건물 리모델링, 병 개개인의 인격과 공간을 인정하며 노력한 결과 종전에 비해서 가혹행위나 부대 내 물리적 사고가 많이 줄어들었다. 훈련이 고되고 힘들어도 자신들이 존중받을 권리가 있는 인격체임을 명심하고, 가혹행위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병행하며 적어도 병 상호간에 인권을 짓밟는게 "당연시"되던 시대는 옛 시대가 되었다. 비록 2019년 기준으로도 한국군의 병 처우는 많이 열악한 편에 속하고 한국군 자체가 여전히 문제가 많은 군대라지만, 적어도 선임이 후임을 때려 죽이고, 불구로 만들고, 그런 사실이 은폐되던 암흑 시기에 비하면 많이 개선된 것은 맞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위의 문제점이라고 하는 것들은 결국 하나같이 예산 문제라는 것이다. 한국군은 국가 자체의 경제가 고속으로 발전하여 선진국에 진입하였기 때문에 병영부조리를 그나마 개선할 수 있었던 것이다. 반면 러시아군의 경우 현재 군의 규모를 유지하는 것조차 버겁고 서방과의 여러 마찰 때문에 무역문도 많이 막혀 있으며 루블화도 폭락하고 경제상장동력도 떨어지고 미국발 셰일가스의 등장과 사우디의 오일과잉공급으로 인한 유가 폭락 등으로 러시아 경제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인지라 병들의 복무 환경을 발전시킬 여력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2020년 기준 러시아의 1인당 GDP는 약 10,000 달러로, 대한민국의 1/3 정도 밖에 안되는 수준이다. 그리고 인권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도 대도시권 지역을 제외하면 서방이나 대한민국에 비해 매우 낮은 편에 속한다.
결론적으로 러시아군의 인권 의식, 복무 환경 개선은 한참 갈 길이 멀다고 하겠다.
3. 괴롭힘의 방법
가장 유명한 3419부대 영상.
단순 구타 및 가혹행위는 물론 남창까지 강요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에 대한 통제는 제대로 되고 있지 않아서 정말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러시아군의 미래는 매우 어둡다. 이렇게 러시아군은 현실은 시궁창을 뛰어넘어 현실은 방사능 오염지대 수준이다.
러시아에서 화제가 된 러시아군 가혹행위와 관련된 위의 영상은 3419부대(в/ч 3419)이다. 1995~1998년 사이에 [6] 찍었는데 고참이 신참들을 한 줄로 세워놓고 주먹과 발로 거울 깨듯이 복부와 흉부를 집중적으로 구타하고 심지어 2명을 불러세워놓고 발로 차는 장면이 있다. 영상 중반에는 한 병사의 복부를 강타한 뒤 무릎으로 가격하는 장면도 있고, 한 줄로 세운 뒤 무술 연습하듯 군화발로 찬 이후 '''기마자세로 의자를 들게하고 그 위에다 생수병을 놓고''' 그걸 엎지르자 머리에 물을 붓고 발로 걷어차기까지 한다. 거기에 한술 더 떠서 한 고참이 2명의 신참을 두 발로 뛰어올라 강하게 걷어차는 장면이 있다.
저 부대에서 1명의 희생자가 나왔는데 피해자 아버지가 말하길 시신의 뼈가 부러지고 온몸이 피멍든 상태였다고 한다.#저 3명은 이 사건 이후로 징역 3년형에 처해졌다. 이들은 군사재판에서도 체력과 군기를 길러줬다고 변명하였으나, 저런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대답이 나왔다.
3.1. 실제 사례
[image]
선임병들로부터 술에 취한 상태에서 발가락 끝으로 한 시간 이상 서있기를 강요받다가 하체 혈관이 터져서 '''하체 상당부분을 절단하고''' 의병제대를 한 러시아군 전직 병사. 이 사람의 누나는 자기 남동생이 이런 꼴을 당한 탓에 자기 아들은 징역을 사는 한이 있어도 절대로 군복무만은 목숨걸고 시키지 않겠다고 했다. 반면 인터뷰를 하던 해당 피해자는 체념했다는 듯 "가혹행위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하며 자세한 대답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7] 2006년 겨울 즈음에 국내 방송에서 해외 시사 이슈 관련해서 나온 사례.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4&oid=001&aid=0011328820
가혹행위로 군부대 총기난사 사건
러시아인 친구들이 있으면 관련한 이야기를 종종 들을 수 있는데, 군 내 가혹 행위를 직접 설명해주는 경우는 드물고 '우리 오빠가 전역하고 집에 들어온 날 하루종일 방에 앉아서 멍하니 아무 말도 안하고 있었다.'같은 식으로 돌려서 말해주는 편이다.
4. 현황
물론 예전에 비해 많이 나아진 편이다. 요즘도 심하기는 하지만 예전에 비하면 천국이라고 할 수 있을 지경이다. 나아진 이유가 복무기간을 많이 단축시켰기 때문. 뭐같은 군대 조금만 버티면 나간다는 생각에 병사들이 예전보다는 스트레스 덜 받고 내리갈굼이나 가혹행위도 덜 하게 되는 것. 하지만 마약중독자 같은 인간들도 여전히 군대에 유입되다 보니 예전에 비해 많이 나아졌다는 것이지 다른 나라에 비하면 아직도 심각한 수준의 구타와 가혹행위가 만연해 있다. 그 '예전'이라는 사례가 남창 강요 혹은 바로 전술한, '하반신이 통째로 잘린 병사'이다.
러시아군 내부의 가혹 행위들은 이미 2007년과 비교해서 40% 정도 감소했다. 전체적인 영역에선 39~40%가 감소하였으며 그 외 군대 격차문제 17%와 군대의 민간인에 대한 부적절한 행동 '''80%''', 군 보병 사고와 손실 57%, 군대 부패지수 31%가 하락했다고 밝혔다.러시아어 기사 또한 러시아군의 모병제를 제외한 징병제 분야에서도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신병문제도 지난 2년간 2배 이상 감소하는 효과를 보여줬다. 워낙 가혹행위가 심각하다 보니 러시아 내에서도 사회 문제가 되고 여론의 압력이 심각하다 보니 러시아 군 당국도 실질적인 개혁에 나선 결과로 보인다. 러시아 국방부에 따르면 2015년 대비 2016년의 병역 회피 건수가 30% 감소했다고 한다.러시아어 기사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또한 부대의 지정학적 위치와 대우에 따라 가혹행위의 정도가 나뉜다. 모스크바, 노브고로드,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의 중앙정부의 행정력과 영향력이 직접적으로 닿고 규모가 있어서 병들의 생활과 복무도 상대적으로 원활한 지역은 가혹행위가 매우 적다. 전방에 적성국가들과 대치하는 몇몇 엘리트 부대나 독립국가연합에 파견된 일부 부대 등 대우가 좋고 평시든 전시든 그 역할이 중요한 정예부대들은 생활여건도 윗선에서 많이 신경 써준다. 이거야 당연히 어느나라나 그렇겠지만...
하지만 극동지역이나 시베리아 오지, 북극해 인접지역 등 부대 규모가 크지 않거나 간부들이 많이 없거나 있다해도 진급에서 밀리고 밀린, 혹은 사고친 간부들밖에 없는 부대에서는 가혹행위가 매우 심한편이다. 가혹행위를 적발해내기도 힘들고, 적발해낸다 해도 어차피 군생활 끝날일만 남은 간부들은 신경도 안쓴다. 중요도가 떨어지는 오지까지 검열과 감사가 꼬박꼬박 오는 것도 아니며, 윗선에서도 이런 부대의 생활여건에는 무관심하다. 제28보병사단 의무병 살인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어느나라나 격오지에 독립적으로 떨어져서 중앙의 감시가 안닿는 곳은 가혹행위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1] 역시 조선인민군과 같이 여기도 군대를 병역비리같은 것으로 째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의 병역비리는 '''진짜로 아들 살리기 위해 하는 짓'''이기 때문에 도덕적으로 비난할 수 없다.[2] 이외에도 1960년대 중후반에 잠깐 동안 가혹행위가 늘어났던적이 있었는데 1960년대 말에 베이비붐 세대들이 한창 군입대할 나이가 되었기때문에 굳이 과도하게 군병력을 늘릴 이유롤 못느껴서 군복무기간이 3년에서 2년으로 줄었는데 문제는 기존의 병력을 조기제대시키지 않았던것이었다. 이 때문에 기존에 사병 생활을 했던 장병들이 후임들 상대로 꼬장을 부리는 등 잠깐동안 가혹행위가 늘어나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었다고 한다.[3] 이때 당시 정치장교들의 역할이 아주 컸다. 이들의 업무가 감시다 보니 장교나 부사관들의 묵인은 불가능했고, 당연히 피해자는 증인이 보장되는 환경 하에 가해자를 마음껏 고발할 수 있었다.[4] 이는 징병제 군대인 한국군 역시 똑같이 겪는 문제이다. 징집병들이 가혹행위로 죽거나 불구가 되도 국방부는 해마다 많은 수의 신병을 확보할 수 있기에 이런 문제 개선에 무관심한 것이다.[5] 물론 이때는 러시아 경제가 답도 없는 수준의 막장으로 치달았을 때의 얘기고 그 이후부터는 저거보다는 사정이 훨씬 나아졌다고 한다.[6] 체첸 사태, 소련 해체 이후 지속된 불황, 보리스 옐친의 무능 등으로 러시아가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다.[7] PTSD로 인해 답변을 회피한 것일 수도 있으나, 정황상 러시아 군 당국이나 가해 당사자들 등의 압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