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2012년/4월/24일
1. 경기 내용
1.1. 8회까지의 진행 상황
삼성 라이온즈의 선발 투수 윤성환이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롯데 자이언츠의 선발 투수 쉐인 유먼도 6이닝 2실점 2자책점으로 호투하면서 양팀의 선발 투수 모두 퀄리티 스타트를 시전하여 '''강제 투수전이 아닌 레알 투수전'''이 나왔다. 연이어 올라온 불펜들[1] 도 모두 호투하여 양팀 불펜은 모두 이용훈이 맞은 안타 하나 빼고는 무안타, 롯데 타선은 4안타 무득점 으로 8회까지 침묵하였고, 삼성은 5안타 2득점에 오푼甲이 번개 같은 홈스틸을 작렬하는 등 경기를 이끌어 가고 있었다.
삼성팬들은 "오늘 경기 빨리 끝나겠네"하며 보고 롯데팬들은 스코어 0:2 상황에서 9회초가 되자 2011년 시즌 무패 47세이브에 빛나는 오승환이 등판할 것을 알고 있었고, 그래서 롯데팬 대부분이 중계보는 것을 접고 다른 막장매치를 보거나 딴일을 하고 있어서 이 대첩을 못 본 사람이 많았다. 그리고 모두의 예상대로 9회초 '''끝판왕 오승환'''이 등판을 하는데…
여기서부터 아래 일이 벌어질 줄은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1.2. 9회
9회초, 경기는 삼성쪽으로 기울고, 삼성 마운드에는 끝판대장 오승환이 올라왔다. 그런데 롯데는 선두 타자 전준우가 노볼 2스트라이크에서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날렸다.''' 갑자기, 그것도 끝판왕의 150km/h짜리 돌직구를 상대로 홈런이 터지면서 롯갤은 대폭발.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이 경기가 뒤집힐 줄은 아무도 몰랐다'''.
그리고 이 한 방에 타선이 각성했는지 연이어 홍성흔이 안타를 치며 1루까지 진루, 대주자 정훈으로 교체된다. 다음 타자인 팡야신께서는 자신의 연속 안타 기록을 팀을 위해 희생하시어 희생번트를 대셨고 주자는 2루까지 진루했다.
그러나 다음 타자인 강민호가 2-2의 카운트에서 폭풍같은 풍기질로 삼진! 이로써 2사에 주자는 2루, 경기 종료까지 불과 아웃카운트 하나만을 남겨 둔 상황이었다. 여기서 오승환은 타격이 물오른 손아섭을 고의사구로 내보내고 이날 3타수 무안타로 타격에 정줄을 놓고 있던 황재균과 상대를 하게 되는데….
그런데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이 상황에서 황재균이 1타점 적시타를 쳐냄으로써 2루 주자 정훈이 홈인, 스코어는 '''2:2 동점''' 이 됨과 동시에 오승환은 지난 2010년 6월 16일에 롯데에게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지 2년만에 이 상황을 재탕[2] , 윤성환의 승리를 깔끔하게 날려 버렸다. 거기다 다음 타자 신본기는 7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볼넷으로 걸어나가며 2사에 만루 상황. 타석에는 주처님이 들어섰다. '''돌부처 vs 주처님 '''
초구 볼 이후 연달아 4개의 공을 파울로 쳐낸 김주찬이 기어코 좌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쳐내어 2루와 3루 주자 모두를 홈으로 불러들임으로써 스코어는 '''4:2'''로 롯데 자이언츠가 '''역전에 성공했다.''' 오승환은 0⅔이닝 동안 4실점 4자책점으로 탈탈 털리며 블론세이브를 기록하고 말았다. 참고로 2011년의 오승환은 '''시즌 자책점이 4점'''이었다. '''롯데 자이언츠의 부처는 경기를 뒤집어 놓았고 삼성 라이온즈의 부처는 팬들의 복창을 뒤집어 놓았다'''.
스포츠 뉴스 中 '''소방수를 방화범으로 만들었습니다'''.
뒤늦게나마 위기를 감지한 류중일 감독은 안지만으로 투수를 교체하지만….
믿었던 그 안지만마저 조성환에게 확인사살 2타점 2루타를 허용하며 2, 3루 주자 모두 홈인. 스코어는 '''롯데 6:2 삼성'''.[3] 결국 안지만은 '''포풍 분식회계를 저질렀다.''' 그런데 안지만이 9회초에 다시 타석에 들어선 전준우 타석 때 조성환에게 도루를 허용했지만 전준우를 삼진으로 잡아내 이닝을 종료시켰다. 결과적으로 안지만이 아름다운 분식회계를 보여주며 오승환의 자책점은 순식간에 '''6점'''으로 상승하고 말았다. 이로서 작년인 2011년 자책점의 1.5배를 고작 ⅔이닝만에 달성했다.
이후 9회말에 롯데에 등판한 투수는 대성 보살. 대타로 나온 3타자 모두가 최대성을 상대로 범타로 물러나며 스코어 6:2로 경기가 끝났다. 그리고 이 경기는 오승환 한 이닝 최다 자책점을 기록했다.
2. 결론
2011년이었다면 생각도 못할 오승환의 방화로 인해 오승환의 평균자책점이 수직 상승. 거기에 2012 시즌에서 오승환이 처음으로 패전한 경기기도 했다. 이 경기 끝나고 그 오승환의 시즌 평균자책점이 '''12.46'''이 되었다(…). 역시 야구는 9회말부터라는 요기 베라 영감님의 말씀을 떠올리게 하는 명경기였다. 경기 끝나고 대부분의 삼성팬들이 대 패닉에 빠져 거품을 물었으며 당시 중계 경기를 살펴봐도 오승환 등판 이후 멘붕 상태가 된 삼성 관중들의 진귀한(?)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오승환의 피칭이 나빴다는 것은 절대로 아니며, 사실 가히 베스트 컨디션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평균 구속은 150Km/h를 넘겼다. 아마 선두 타자의 솔로홈런이 롯데 타선을 각성시킨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 아시아 시리즈 이후 오승환의 투구 패턴이 어느정도 읽힌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 오승환의 컨디션이나 구위에 문제가 없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덧붙여 용간지의 뜬금없는 3승은 덤. 이미 당시까지 외국인 선발 투수가 등판한 날에 거둔 구원승만 2승이었다. 평균자책점도 0.00, 공 4개로 0⅓이닝을 던지고 승리. [4] 감독들간의 희비도 엇갈렸는데 롯데 양승호 감독의 경우 사실상 질 경기나 다름없던 경기를 이겨 기분좋게 승자로서 인터뷰를 했지만 삼성 류중일 감독은 9회초 오승환의 불질 때부터 넋이 나간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 경기를 시작으로 '''2012시즌 롯데는 상대 7개구단 마무리에게 전부 블론 혹은 패전을 선사했다.'''
이 경기는 한국프로야구에서 포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알려준 경기이기도 했다. XTM의 마해영 해설이 경기 중계중에 지적했듯이,[5] 전준우에게 홈런을 맞았을 때 바로 포수를 진갑용으로 바꿨어야 했다는 것. 상대적으로 경험이 적었던 이정식에 비해, 진갑용과 같은 노련한 포수였다면 투수의 동요를 잘 컨트롤할 수 있었을 거라는 얘기. 결국 류중일 감독이 부랴부랴 진갑용을 준비시키려 했지만 대구구장은 이미 불바다가 되어 있었다(…).
이 경기 뒷날 오승환은 인터뷰에서 분식회계로 자신의 자책점을 상승시킨 주범인 안지만에게 ''' "너 내 점수 다 주더라. 다음에 니 점수 주더라도 뭐라고 하지 마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사실 이 경기도 롯팬 입장에서는 희대의 뒤집기에 명승부, 삼팬 입장에서는 멘붕을 일으키는 경기였을지언정 야구팬들이 말하는 대첩에 부합할 만큼 막장성이 부각된 경기는 아니었다. 하지만 일단 '''오승환을 탈탈 털었다'''라는 임팩트가 너무나 강렬했던데다가 밑의 두 경기로 인해 꼼짝없이 4월 24일은 대첩의 날로 기록되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이 경기의 선발은 윤성환이었고 끝판대장이 이 경기만 불 지르지 않았으면 2012 삼성은 '''선발 전원 10승'''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할 수 있었으나 이 경기의 방화로 인해 윤성환의 2012 성적이 9승으로 끝났으니 안타까울 따름. 이에 대해서는 오승환도 아쉬움을 토로했다. [6][7]
3. 기타
이 날 경기 해설자였던 마해영은 9회초 오승환이 전준우에게 홈런을 맞자 '''아 안돼요'''[8] 라고 하였다. 이로 인하여 롯데 자이언츠 갤러리에서 그에 대한 여론이 더욱 악화되었다.[9]
4. 바깥 링크
[1] 롯데는 김성배, 이명우, 이용훈이 나왔고 삼성은 장원삼, 권오준이 나왔다.[2] 오승환 개인이 블론을 기록한 건 이 경기 341일전이었다.[3] 참고로 조성환은 2008년 4월 25일 당시에 오승환한테 끝내기 안타로 블론세이브를 안겼다.[4] 2012년 4월 24일 기준으로 류현진은 3경기 32이닝 투구수 332개로 1패, 이용훈은 3경기 10이닝 투구수 115개로 3승.[5] SBS ESPN의 김정준 해설도 이후 같은 부분을 지적했고, 경기 후에는 이런 기사도 나왔다.[6] 다만, 이 경기 말고도 윤성환이 호투했지만 승리 못한 경기는 최소한 두 게임은 된다. 윤성환이 유독 삼성 투수 중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는 점은 감안해야 할 듯.[7] 그리고 3년 뒤, 삼성은 선발 전원 10승을 달성하게 된다. 하지만 그 분은...[8] 이 상황에서도 안돼요라고 한 것 같아 보여 욕을 들어먹었으나 실제로는 "아 안타에요"라고 말한 듯 하다.[9] 자세히 들어보면 "아 안돼요"보다는 "아 큰데요"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