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리티 스타트
1. 개요
퀄리티 스타트(Quality Start)란 야구에서 선발 투수가 '''6이닝 이상을 3자책점 이하'''로 막은 경우를 의미한다. 선발 투수의 능력을 평가하는 기록(Stat) 중 하나이며, 줄여서 QS로 표현한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이를 다듬은 말로 '선발 쾌투'를 제시하였다. 이 용어를 사용할 경우 '쾌투'라는 말을 원래의 의미, 즉 아주 잘 던졌다는 정상적인 의미로 쓸 수 없게 되는 것은 둘째치고(그렇지 않으면 "선발 쾌투를 했다"는 말의 의미가 모호해지기 때문), QS보다 더 뛰어난 기록인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와 도미넌트 스타트(후술)는 무엇으로 표기해야 할지 의문이다.
2. 역사
퀄리티 스타트는 1985년 존 로 기자가 그 개념을 정리했으며, 1986년 워싱턴 포스트의 저스티스 기자가 사용한 이래 유명세를 떨쳤다. 그리고 2000년대에 들어서 야구전문지 베이스볼 위클리가 도입하면서 대중적인 스탯으로 자리를 잡았다. 퀄리티 스타트의 기준을 선발 투수의 승리요건인 5이닝이 아닌 6이닝으로 한 것은 한 경기의 2/3를 책임지기 때문이다. KBO에서도 언제부터인가 공식적으로 QS를 인정하기 시작했다.
3. 의미
선발 투수의 호투 여부를 가리는 척도로 언급된다. "QS를 기록했기 때문에 선발 투수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했다"고 많은 기사나 해설에서 들을 수가 있다.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동시에 만족해야 하기 때문에 8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던지다가도 9회에 4자책점을 기록해서 완투승을 했다고 해도 QS라 말하지 않는다. 거꾸로 5⅔이닝 퍼펙트 게임이라고 하더라도 6이닝을 채우지 못하면 QS를 주지 않는다.
퀄리티 스타트란 말 자체가 메이저리그가 선발에게 요구하는 사항을 드러낸 말이기도 하다. 과거 한국, 미국, 일본의 선발투수와 승수에 대한 생각을 극단적으로 표현 해보면,
라고 할 수 있는데, 퀄리티 스타트는 미국 기준으로 보자면 선발이 승리에 대한 조건을 다하고 이닝을 책임져 줬다는 의미가 된다.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은 2013년 MLB 팀별 평균 85(52.4%), NL 87(53.7%), AL 83(51.2%), 2012년 MLB 팀별 평균 83(51.2%), NL 84(51.8%), AL 81(50.0%), 2011년 MLB 팀별 평균 87(53.7%), NL 87(53.7%), AL 86(53.0%)으로[1] 50%를 약간 윗돌고 있다. 하지만 KBO에서 선발투수의 QS 성공률은 2008년 38%, 2009년 34%, 2010년 35% 정도이다. 이것은 KBO가 뛰어난 선발이 부족하기 때문에 불펜#s-3의 역할에 힘을 주는 투수 운영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좋은 선발이 많은 데도 선발의 이닝을 제한 하는 팀은 거의 없다.
맷 헌터(Matt Hunter)는 팬그래프 닷컴에 선발 투수의 이닝과 실점에 따른 팀의 승률을 소개했다.# 1993년 이후의 데이터를 대상으로 한 그의 분석에 의하면, 6이닝 3실점은 약 50%, 7이닝 2실점은 65%, 8이닝 1실점은 80%, 9이닝 무실점은 99%의 승률을 갖는다. 좀 더 다양한 상황에 대한 결과는 아래와 같다.
- 0실점: 9이닝(99%), 8이닝(90%), 7이닝(86%), 6이닝(84%), 5이닝(80%)
- 1실점: 9이닝(93%), 8이닝(80%), 7이닝(76%), 6이닝(73%), 5이닝(73%)
- 2실점: 9이닝(85%), 8이닝(67%), 7이닝(65%), 6이닝(62%), 5이닝(60%)
- 3실점: 9이닝(81%), 8이닝(53%), 7이닝(52%), 6이닝(50%), 5이닝(48%)
- 4실점: 9이닝(65%), 8이닝(40%), 7이닝(39%), 6이닝(38%), 5이닝(37%)
한국에서는 박찬호가 QS라는 용어 보급의 일등공신이라 할 수 있다. 전성기의 박찬호는 분명 리그 수위급의 뛰어난 투수였지만, 수치 하나하나로는 '확실히 1위권'이라 할 만한 게 별로 없었다.[2] 물론 당시 박찬호를 이런 이유로 폄하할 수는 없지만, 기자들에게는 신문 제목에 딸만한 짧고 강렬한 숫자가 필요했다. 그러다 보니 메이저리그에서 쓰던 QS가 눈에 밟혔고, 박찬호가 그쪽에서는 확실히 대단하다 보니 대대적으로 기사 제목에 사용하기 시작한 것. 물론 그 이전 한국프로야구에서도 QS라는 용어는 쓰고 있었지만, QS가 호투의 대명사가 되다시피 한 것은 박사장님 덕. 이 때문인지 박찬호 전성기의 기량을 논할 때 QS수치가 나오면 필요 이상으로 까이기도 한다.
4. 퀄리티 스타트에 대한 비판
퀄리티 스타트에 대한 비판론자들의 대다수의 의견은 '6이닝 3자책점'을 달성하는 투수가 과연 뛰어난 투수인가에 대한 것이다. 6이닝 3자책점을 달성했다면 그 투수의 평균자책점은 4.50이 된다. KBO에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리그 평균자책점이 4.82인것을 감안하면 평균자책점 4.50은 리그 평균보다 조금 나은 투수일 뿐이다. MLB는 2019년 리그 평균자책점이 4.49, 2018년에는 4.14점에 불과하므로 퀄리티 스타트의 가치는 더욱 떨어진다.
하지만 이것은 퀄리티 스타트의 최소조건에 지나치게 집착하여 나온 오류다. 한두번 QS를 기록했다고 해서 좋은 투수라고 평가하지 않으며, 6이닝 3실점은 QS의 최소조건일 뿐이다. 선발 투수는 상대 타선을 아예 봉쇄할 때도 있을 것이고, 평소보다 많은 피안타와 실점을 기록할 때도 있을 것인데, 그 속에서도 많은 QS를 기록했다는 것은 6이닝 3자책보다 좋은 성적 또한 많이 기록했다는 뜻이 된다. QS를 달성한 경기 결과만 통계를 내어 보면 평균자책점은 3.20 정도로 나온다. 이것은 투고타저 리그의 어느 팀에서도 5선발 안에서 충분히 활약하는 투수고, 타고투저 리그라면 전체 평균자책점 상위권에도 들 수 있는 뛰어난 기록이다. 앞으로도 퀄리티 스타트라는 통계치는 널리 쓰일 것으로 보인다.
또한 리그 평균 득점의 경우 선발 투수와 구원 투수를 다 합친 통계이고, 실제로 선발 투수는 소화 이닝이 많기 때문에 구원 투수보다 평균적으로 1.1 ~ 1.15배 정도 자책점이 많을 수밖에 없다. 즉 딱 6이닝 3자책을 하여 퀄리티 스타트만을 간신히 기록하는 투수는 아주 뛰어난 투수라고는 하기 힘들지만, 적어도 선발 투수를 할 능력은 되며 경우에 따라 로테이션은 책임져줄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퀄리티 스타트의 최소조건인 6이닝 3자책을 기록하였다면, 극단적인 투고타저 시즌이 아닌 이상 선발이 그래도 평균 이상은 해주었다는 뜻이다. 만약 퀄리티 스타트를 찍고도 팀이 패배했다면, 그것은 선발투수의 문제가 아닌 타자들 혹은 불펜투수의 문제가 된다.
2012년 8월 24일, KBO 리그 KIA 타이거즈의 선동열 감독이 "QS는 부끄러운 기록"이라며, 매우 강하게 비판했다.[3] 그렇지만, 전설적이었던 투수 선동열이 활약했던 1980~1990년대 한국프로야구 초창기와, 복합적인 의미로서 전설적인 기록을 작성 중인 감독 선동열이 활약하는 2010년대 현재의 한국프로야구는 거의 모든 면에서 확연히 다르다.
한편, 이처럼 QS와 QS+는 너무 오래되고 기준이 단순하다는 비판이 있어 생긴 기록이 바로 게임 스코어(Game Score, GS)이다. 50점에서 시작하여 경기 중 발생한 투수의 퍼포먼스에 따라 점수를 더하고 빼는 방식이다. QS만큼 범용적으로 쓰이지는 않지만, 한국 야구에서도 스탯티즈 등 세이버매트릭스를 다루는 기관에서 이미 사용하고 있는 기록이다.
5. 상향한 퀄리티 스타트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Quality Start Plus, QS+)란, 이닝 이터의 가치를 조명하기 위해 퀄리티 스타트의 기준을 변형한 기록이다. 기준점은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이다. 7이닝 3자책점을 기록한 경우 평균자책점은 3.86이다.
'''하이 퀄리티 스타트'''(High Quality Start, HQS)란,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에서 기준점을 한 단계 더 높인 기록이다. 기준점은 7이닝 이상 2자책점 이하이다. 7이닝 2자책점을 기록한 경우 평균자책점은 2.57이다.
'''도미넌트 스타트'''(Dominant Start)란, 8이닝 이상을 소화하고 1자책점 이하를 기록한 투수에게 주어지는 기록이다. 매우 훌륭한 피칭을 증명하는 기록이다.8이닝 1자책점을 기록한 경우 평균자책점은 1.13이다.
6. PQS(Pure Quality Start)
- 최소 6이닝 이상을 던졌을때 1점을 준다 : 선발 투수의 최소 임무 완수 기준
- 피안타수가 투구 이닝수와 같거나 적을 경우 1점을 준다 : 주자의 추가 진루 제한 능력
- 탈삼진수가 투구 이닝에서 2를 뺀 숫자보다 같거나 많으면 1점을 준다 : 경기 지배 능력
- 볼넷수가 탈삼진수의 절반 이하인 경우 1점을 준다 : 커맨드 (컨트롤 능력 및 볼 카운트로 게임을 이끌어가는 능력)
- 피홈런수가 경기당 한개 이하인 경우 1점을 준다.
5점 만점
7. 투고타저의 시즌에서는 필요가 없다?
퀄리티 스타트라는 것이 기준이 6이닝 3자책점 이하지만 투고타저의 시즌에서는 굳이 필요하지 않은 수치가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자면 2011년, 2012년 일본프로야구 패넌트레이스는 극심한 투고타저에 시달렸으며, 그에 따라서 퀄리티 스타트라는 수치 자체가 큰 의미가 없어졌다. 선발 투수들 중에서 높은 승률을 가진 투수들은 대부분 1점대 방어율~2점대 초반 방어율을 기록했으며, 2점대 후반 방어율~3점대 이상 방어율을 가진 투수들은 분명 퀄리티 스타트의 기준에 부합되지만 패전투수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필요가 없다고 볼 수도 있다.
퀄리티 스타트라는 기록이 나온 것은 평균적인 선발 투수들의 요건을 말하는 것인데, 이것이 투고타저라서 다른 선발 투수들이 대부분 퀄리티 스타트 이상을 해준다면 6이닝 3자책점 이하로는 기준이 부합되지 않을 수가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투고타저의 시즌에서 대부분의 선발 투수가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한다면 그 기록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는 의미가 된다.
8. 변종
선발 투수들 중에 대부분의 경기에서 무너지는 걸 겨우겨우 최소실점으로 막고[4] 꼬박꼬박 5이닝(선발투수 승리요건)을 겨우 채우는 투수들의 경기 형태를 일컬어서 X(선수이름)리티스타트라 일컫는다. 다음은 그 예들.
여기에서 변종은 1실점 혹은 무실점이지만 선발 투수 승리 요건인 5이닝만 딱 채우고 내려오는 케이스를 5무원이라 부른다. KBO 리그에서 유명해진 예시는 두산 베어스의 용병 투수 세스 후랭코프.[5][6]
또는, 특정 팀 선발진 전체가 이닝소화력이 현저히 떨어지거나 반대로 이닝소화력이 좋을 경우 팀 이름이나 감독의 별칭이 붙기도 한다.
- 넥리티스타트 - 문성현, 금민철 등이 선발로 활약하던 2010년대 초반에 주로 쓰였다. 5이닝 3실점을 의미한다. 2017년에는 실점이 있어도 이닝을 채우게 하는 감독의 운영 방향 덕분에 6이닝 5실점에 사용하기도 한다.
- 돡리티스타트 - 김경문 감독 재임기. 특히 2008년~2010년
- 콘리티스타트 - 일례로 김민우가 말 안 해도 잘 알 모 감독에 의해 3⅔이닝 3실점하고 퀵후크로 교체된 일이 있다.
- 여리티스타트 - 2013년 초반 선발로 자주 출장하던 시기에 508 대첩과 같이 n이닝 n실점, 그 이상을 주로 하여 SK 팬들 사이에서는 선발 투수의 n이닝 n실점을 여리티스타트라고 부르고있으며, 선수 본인은 여레기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과 2014년 후반기 희망을 부르는 호투로 여쇼, 여레인키라는 별명 을 얻고 LG로 트레이드 되었다.
- 2016년 송승준이 3이닝 6실점 이상을 꼬박꼬박 적립하자 꼴갤에선 스타트 퀄리티(...)라는 말이 유행한다.
- 최강의 투수와 퀄리티 스타트를 합쳐 도미넌트 스타트를 능가하는 퍼포먼스를 보일 때 칭송하는 명칭인 커리티 쇼타트도 존재한다. 물론 이쪽은 비하의 의미가 아니다.
9. 참조 항목
[1] 출처 espn MLB 페이지2011년,2012년,2013년.[2] 박찬호 전성기 당시에 활약했던 투수가 랜디 존슨, 그렉 매덕스, 페드로 마르티네즈 등이었다.(...) 기본적으로 제구가 좋지는 않은 투수였다보니 볼넷 관련 수치는 물론이요 장기인 탈삼진도 이들에게 밀렸고 이닝이팅도...[3] 사실 그럴 만도 하다. 선동열이 2실점을 하면 대서특필이 되었으니..[4] 보통 5이닝 2~3실점. 1실점 이하라면 아래의 5무원이 더 통용된다.[5] 18년도 다승왕을 차지했지만 평균 이닝이 5이닝 겨우 넘는다. 그래서 2018년 두산 베어스는 압도적인 페넌트레이스 성적을 거두었지만, 후랭코프의 저조한 이닝이팅력은 결국 처절한 한국시리즈 업셋을 가져온 원인 중 하나가 된다. 19년 시즌도 부상 기간이 있었다지만 소화 이닝은 전년대비 큰 변화가 없어서 이후 재계약을 하지 않게 되었다.[6] 이상하게 6이닝만 들어가면 이전에 어떻게 던졌든 장작을 쌓거나 불을 지피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대부분 승계주자 실점을 두산 불펜진이 막아줘서 자책점이 크게 오르지는 않았지만, 5무원을 뛰면서 누적이 되다보니 불펜진에 악영향을 미칠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