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제 주령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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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경주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복원본.
1. 개요
8세기 이전 통일신라에서 만들어진 한국의 술 게임 유희용 주사위. 현재 복원본이 국립경주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2.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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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토 당시의 각 면 글씨.
과거 안압지라고 불렸던 월지(月池)에서 발견된 8세기 이전 통일신라시대 주사위로, 당시 신라인들이 술 게임에서 사용한 놀이용 도구이다.
1974년 11월, '기러기와 오리가 노는 연못'이라는 뜻에서 안압지라 불렀던 경주 월지에서 고인 물을 모두 빼내고 바닥에 수북히 고인 뻘을 들어내는 준설작업이 시행되었다. 이 작업은 경주의 관광명소를 재정비하여 한국 관광사업을 활성화하라는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에 의하여 시행된 경주종합개발계획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일이었다. 원래 안압지는 신라 왕자가 살았던 동궁 옆에 놀이터로 조성된 연못으로 고려 때까지는 지속적으로 관리가 이루어졌으나, 조선이 들어선 후 관리에 손을 놓게 되어 수백년간 연못에 뻘이 쌓여있었으며 주변의 환경도 극히 퇴락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러다 뻘 바닥에서 무려 1만 5000점이 넘는 신라시대의 여러가지 생활 유물들이 쏟아져 나왔다. 불상, 숟가락, 청동거울, 벼루, 송곳, 가위, 건물의 목재 조각, 심지어 유람용 배까지 별의별 유물들이 다 나왔다. 그 중에 유난히 쓰임새가 독특한 유물 하나가 출토되었으니 바로 이 놀이기구였다.
이 주사위는 1975년 6월 안압지의 서쪽 호안 석축의 바닥에서 출토가 되었는데 처음에는 14면체로 독특하게 생긴 이 기구의 용도가 무엇이었는지 알 수 없었으나, 나중에 면에 새겨진 글씨를 판독한 결과 신라인들이 술자리 연회에서 갖고 놀았던 주사위였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술과 관련된 명령을 내리는 도구'라는 뜻에서 '주령구(酒令具)'라고 이름짓게 되었다.
이 주령구는 신라 경덕왕 6년(747)~혜공왕 9년(774)년에 작성된 목간(木簡)이 나온 토층보다 훨씬 더 아래에서 발견된 것으로 미루어보아 최소한 8세기 이전에 만들어진 신라 유물임을 알 수 있다. 애석한 것은 이 주령구 실물은 발굴 후 건조기에서 습기 제거작업을 하다가 레인지 오작동으로 그만 불타 소실되고 말았다는 점이다. 지금 국립경주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는 것은 사진자료 등을 바탕으로 재현해 놓은 말하자면 복제품이다.
3. 형태
원래의 신라 주령구는 참나무로 만들어졌으며, 육각형면(角形面)이 6개, 사각형면(角形面)이 8개로 구성되어 있었다. 직경은 4.7cm였고 정육면체 모양의 일반적인 주사위 모양과는 전혀 다르게 긴 변이 2.5cm, 짧은변이 0.8cm의 육각면 8개, 가로·세로 각각 2.5cm의 정사각면 6개, 모두 14면이 서로 정교하게 맞물려 있었다.
연구 결과 주령구의 육각형의 면적은 6.265㎠이며 사각형 면적이 6.25㎠이기 때문에 거의 비슷하므로 14면 각각의 면이 나올 확률이 1/14로 거의 같았다. 육각형면이 나올 확률은 육각형 개수(8개)만큼인 8/14, 정사각형이 나올 확률도 정사각형 개수만큼인 6/14가 되었던 것이다.14면체 주사위 신라 주령구(木製酒令具) 비밀
이렇게 안압지 주사위는 정육면체의 3면과 3변이 한자리에 만나는 꼭지점을 일부로 변의 절반보다 6㎜가량 더 깊게 잘라서 만든 것인데. 만약에 변의 절반을 정확히 잡아 자를 경우, 똑같이 4각면 6개와 3각면 8개로 이루어진 14면체(육팔면체)를 얻을 수는 있지만 이것은 4각면의 면적과 3각면의 면적이 큰 차이를 지니게 되므로, 던져서 얻는 경우의 수가 고르지 못하게 나오게 되어버린다. 따라서 이 주령구는 정육면체의 꼭지점을 변의 절반보다 깊게 잘라서 사람이 던져서 얻는 경우의 수가 고르게 나오도록 철저히 계산하여 만든 것이다. 당시 신라인들의 높은 수학적 사고를 엿볼 수 있다.
4. 면에 새겨진 내용
주령구에 새겨진 벌칙은 아래와 같다.
※ 사각형인 여섯 면의 벌칙
1. 금성작무(禁聲作舞) - 음악없이 춤추기
2. 중인타비(衆人打鼻) - 여러사람 코 두드리기
3. 음진대소(飮盡大笑) - 술을 다 마시고 크게 웃기
4. 삼잔일거(三盞一去) - 한번에 술 석 잔 마시기
5. 유범공과(有犯空過) - 덤벼드는 사람이 있어도 가만히 있기
6. 자창자음(自唱自飮) - 스스로 노래 부르고 마시기
※ 육각형인 여덟 면의 벌칙
7. 곡비즉진(曲臂則盡) - 팔뚝을 구부려 다 마시기[1]
8. 농면공과(弄面孔過) - 얼굴 간질러도 꼼짝 않기
9. 임의청가(任意請歌) - 누구에게나 마음대로 노래시키기
10. 월경일곡(月鏡一曲) - 월경 한 곡조 부르기
11. 공영시과(空詠詩過) - 시 한수 읊기
12. 양잔즉방(兩盞則放) - 술 두 잔이면 쏟아버리기
13. 추물막방(醜物莫放) - 더러운 물건을 버리지 않기
14. 자창괴래만(自唱怪來晩) - 스스로 괴래만을 부르기[2]
5.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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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1 : 동아일보 - 신라인들도 주사위 놀이 즐겼다 경주 임해전지서 국내 最古 1400년전 정육면체 주사위 발견, 사진 출처2 : 연합뉴스 : 경주 임해전터 대규모 신라왕경 유적 발굴
거의 알려져있지 않지만 본 항목의 목제 주령구가 출토된 월지(月池)에서는 이 외에도 코끼리 상아로 만들어진 주사위가 1점 더 발견되었다. 제작 시기는 7세기로, 목제 주령구보다 100여년 더 이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현재까지 발견된 한국의 주사위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하지만 목제 주령구의 포스에 밀려 놀랄 정도로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고 있다.
일단 원본이 실수로 인한 화재로 사라져버린 목제 주령구와는 달리 이 주사위는 600년대에 신라에서 제작된 원본 그대로 국립경주박물관에 소장 중이다. 나무로 만들어진 주령구와는 달리 코끼리 상아로 만들어져 있어 파손은 거의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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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1 : 노컷뉴스 - 경주동궁원 주차장에 '주령구' 화장실 설치, 사진 출처2 : 연합뉴스 - 경주 동궁원 이색 '주령구 화장실' 눈길
경주시는 2018년에 동궁원 일대에 주령구를 모티브로 디자인한 공용 화장실을 설치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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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1 : 동아사이언스 - 신라시대 놀이기구 주사위 닮은 약물 전달하는 '분자그릇' 개발, 사진 출처2 : 디엔피넷 - 거대 분자 그릇, ‘분자 주령구’ 탄생
2020년 11월에는 한국 기초과학연구원(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이 주령구의 디자인에서 착안하여 분자의 자기조립 특성을 활용한 속이 빈 육팔면체 모양의 거대분자를 합성, 세계 최대의 약물 운반용 분자그릇을 만든 후 이름을 '분자 주령구'로 명명했다. 기존 포피린 박스 직경은 약 3나노미터인데 비해 한국에서 처음 합성한 분자 주령구의 직경은 약 5.3나노미터로, 포피린 박스 직경의 약 1.8배이며, 지금까지 보고된 수많은 분자 다면체 중에서도 가장 크다.
당시 연구단은 한국의 전통 주령구가 두 개의 평면도형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으며, 주령구의 모양을 본 따 분자의 구조가 14면체가 되도록 분자의 길이와 각도를 정밀하게 설계했다. 이후 분자들이 스스로 형태를 갖추는 ‘자기조립 특성’을 활용해 사각형 포피린 분자 12개와 굽은 막대기 모양의 리간드 분자 24개로 이뤄진 ‘분자 주령구(P12L24)’를 합성했다. 속이 빈 분자 다면체이기에 내부에 약물을 저장하거나 전달하는 약물 운반체, 광촉매에 쓸 수 있어 앞으로 많은 환자들을 치료하는데 유용하게 쓰일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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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경주시에서는 지역특산물로 주령구 빵을 팔고 있다.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내는 경주 황남빵이나 경주 찰보리빵보다는 인지도가 낮지만 꽤 유명한 편이다. 소가 팥 밖에 없던 기존의 명물빵들과 달리 4가지 소를 넣었다는 것이 특징이다.
6. 바깥고리
[1] 방송에서는 러브 샷이라고 소개[2] 해석이 분분한데, 밤늦게 술 먹고 노래 부르면서 휘적휘적거리며 들어오는 품새를 재연하라는 뜻이거나, 아니면 도깨비를 부르라는 뜻 두 가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