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머리
Bill Murray
1. 개요
미국의 코미디언, 배우. 1950년 9월 21일 출생. 본명은 윌리엄 제임스 머리(William James Murray). 한국에서는 90년대까지만 해도 대부분 빌 '머레이'라고 불렀으나 Murray는 머리(/ˈmʌɹi/)로 발음한다.
2. 배우 데뷔 이전
대학을 중퇴한 뒤 마리화나 소지 혐의로 검거된 바 있다. 대마초를 무려 4.5kg이나 가지고 있다가 시카고 공항에서 잡혔다. 잡힌 이유는 옆 승객에게 장난으로 자신이 마리화나 밀매 중이라고 농담을 하다가(...). 퇴학 후 세컨 시티 극단에서 활동했고, 이후에는 내셔널 램푼 라디오 아워 방송에 합류하면서 절친한 동료이자 코미디언 배우로 이름을 날리는 댄 애크로이드나 존 벨루시를 만나게 된다. 이들과 함께 유명한 쇼 프로그램인 <Saturday Night Live>SNL의 창단 멤버가 된다. 이렇게 코미디언으로 이름을 날리던 그는 1979년 이반 레이트먼 감독의 <미트볼>로 영화에 데뷔했다.
3. 배우
그러다가 레이트먼 감독의 고스트 버스터즈가 흥행 대박을 이루면서 이름을 알리게 된다. 덩달아 뉴욕비평가협회 및 L.A.비평가협회 등에서 최우수 남우조연상을 수상하고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으며 1985년 국립극장주협회(NATO)에서 수여하는 '올해의 스타상'과 Harvard's Hasty Pudding Club과 UCLA가 최고의 연예인에게 주는 'Jack Benny Award'를 수상하며 상복도 골고루 누렸다. 이 뒤 코미디 전문배우로 너무 각인이 되긴 했지만 그 자신도 코미디언으로 시작한 만큼, 코미디 전문 배우가 나쁠 거 없다는 태도를 보이며 여러 코미디 영화에 나왔다. 2004년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로 골든글로브, 뉴욕비평가협회, L.A.비평가협회, 전미비평가협회 등 각종 비평가상에서 ‘최우수 남우주연상’을 훱쓸면서 아카데미 영화제만 뺀 많은 영화제에서 연기상을 받았다.
대표작으로는 사랑의 블랙홀, 맥스군 사랑에 빠지다,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브로큰 플라워 같은 작품이 있다. 바틀 로켓을 제외한 웨스 앤더슨의 모든 작품에 출연했다. 웨스 앤더슨 사단이라고 봐도 좋을 듯하다.
코미디언 출신이지만 정극 연기에서도 큰 성취를 이룬 다른 배우들과[1] 마찬가지로 빌 머리는 상복이 없진 않지만 아카데미에선 무시받는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더욱이 맥스군 사랑에 빠지다 때 연기가 후보에 못 들거나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로 아카데미상을 못 받은 거에선 그런 이야기가 나왔다.[2][3]
여담인데 좀비랜드에서 본인 역으로 나오다가 그만 허무하게 죽는다(...) 이건 카메오 수준.
1990년에 도망자(Quick Change) 라는 코미디 영화를 하워드 프랭클린과 공동으로 감독했는데 평은 그저 그랬고 흥행도 실채했다. 한국에선 미개봉이고 SKC에서 비디오로 저 제목으로 1991년 출시했다.(참고로 해리슨 포드의 도망자도 이 영화도 같은 워너브라더스 배급이라 이것도 SKC에서 비디오로 냈다.) 1994년 9월 10일 주말의 명화에서 <백만불대소동>이란 제목으로 더빙 방영했는데 여기서도 배한성이 빌 머리를 더빙했다.
많은 사람들이 고스트버스터즈 3편이 만들어지기를 희망했지만, 가장 중요한 캐릭터인 피터를 연기해야 할 빌 머리와 각본가이자 또 다른 중요 캐릭터인 이곤 역인 해롤드 라이미스가 서로 너무나 사이가 나빠서 불가능했다. 이 두사람은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 왔으며 빌 머리의 출세작인 캐디섁이나 스트라입스 등은 모두 해롤드 라이미스와 같이 출연하거나 라이미스가 극본을 썼는데, 사랑의 블랙홀을 찍으며 주연인 빌과 각본가/감독인 해롤드가 심하게 충돌하며 둘 사이가 완전히 틀어져버린 것. 해롤드 라이미스는 2014년에 병으로 사망했다.
빌 머리는 근년 할리우드의 괴짜 명물로 유명해졌다. 혼자서 길거리를 터덜거리며 돌아다니다 생판 남의 생일파티에 불쑥 끼어들어 사람들을 웃기고 울리다가 현자같은 말을 한마디씩 던지는데 이게 또 그럴싸한 모양이다. 파티가 끝나면 때로는 설거지도 돕는다고. 미국쪽 인터넷에서 #billmurray를 찾으면 그의 기행(?)에 대해 많이 나와 있다.
헐리웃에서 캐스팅하기 가장 까다로운 배우로도 유명하다. 그냥 출연을 거절하는 것이 아니라, 촬영 개시 당일까지 출연할지 안 할지 여부를 알려주질 않는다. 즉 촬영 개시 당일에 빌 머리가 세트장에 어정어정 나타나야만 감독 이하 관계자들이 "아, 빌 머리가 이 영화에 나오는구나." 하고 알 수 있는 것이다. 누가 로저 래빗을 모함했나 주인공역도 원래는 빌 머리가 맡을 예정이었지만 제작사의 조바심 때문에 취소되었다. 따라서 빌 머리가 나온 (비교적) 최근 영화들은 전부 빌 머리가 캐스팅된 역의 예비 배우를 준비했다. 예를 들어 볼링 영화 '킹핀'에서는 빌 머리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그 역을 크리스 엘리엇이 맡기로 되어 있었다.[4]
2016년 디즈니 애니메이션 정글북의 실사 영화 정글북에 발루 역으로 출연해 목소리 연기를 펼쳤다.
31년만에 고스트 버스터즈 3편으로 돌아온다.
올해 나이가 70인데 훨씬 나이들어보인다... 최근 몇 년간 일이 있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수척해졌다. 거의 잭 니콜슨보다 형님으로 보일 정도니... 2013년 사진과 비교해보면 더욱 차이가 극심하다.[5]
4. 평가
커리어 초기에는 대책 없이 비관적이고 시니컬한 유머로 명성을 날렸다. 특유의 뚱한 표정으로 세상 만사를 독하게 비꼬는 솜씨가 일품. 순간적인 꽁트 연기나 우스갯소리에 특화된 여타 코미디언들보다 더 어둡고 괴팍했다. 하지만 빌 특유의 어딘가 따스함 때문인지 완전한 아웃사이더가 아닌, 자기도 모른 채 주류사회를 통쾌하게 엿먹이고 사람들을 이끄는 역할을 많이 맡기도 했다. 시니컬함은 결국 실존주의와 통하듯 커리어가 쌓여가며 빌 머리는 좀 더 철학적인 유머로 나아가게 된다. 코미디언들의 대가들이 그렇듯 언뜻 듣기에는 비비꼬인 듯 하지만 삶의 통찰과 깨달음이 담긴 듯한, 해탈한 유머를 구사하던 빌 머리는 사랑의 블랙홀을 통해 그저 빈정거리는 아웃사이더를 넘어 이상적인 인물상을 그려낼 수도 있음을 증명하며 배우로서 입지를 탄탄하게 구축했다. 나이가 든 요즘은 괴팍하면서도 인생의 깨달음을 툭툭 내던지는 해탈한 노인네 캐릭터를 많이 맡곤 한다. 본인 말에 따르면 연기에 별 생각 안하고 임한다고 한다. 그저 한 장면씩 찍을 때 나쁜 빌을 바라는지, 착한 빌을 바라는지만 말해주면 된다고 한다.
5. 출연작
5.1. 영화
- 1988년 스크루지 - 프랭크 크로스 역
- 2008년 겟 스마트 - 에이전트 13 역
6. 이야깃거리
시카고 컵스의 골수팬이다. 2016년 월드 시리즈를 직관하면서 우승의 한을 풀었다. 메이저리그 주제가인 Take Me Out to The Ballgame을 직접 부르는 위용을 보이기도 했다.
2004년에 개봉한 《가필드》에서 가필드의 성우를 맡았는데,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혹평을 받은 영화였다. 빌 머리의 당시 커리어의 다른 영화들에 비하면 상당히 끔찍한 평을 받았던 영화라고 할 수 있기에, 왜 그런 영화에 참여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2010년 GQ 인터뷰#와 2014년 레딧 AMA에서 본인이 직접 단 댓글#에서 의문이 풀렸는데, 각본을 받고 나서 각본가의 이름을 코엔 형제의 조엘 코'''엔'''(Joel Coen)으로 봤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 《가필드》의 각본가는 조엘 코'''헨'''(Joel Co'''h'''en)으로, 토이스토리 1편의 각본을 쓴 인물이다.[6]
골프에 미쳤다. 필드에 나갈 때마다 온갖 괴상한 모자를 쓰는 모습이 압권. 꽤나 잘 친다고.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에서 골프치는 장면이 나온다. 프로선수 뺨치는 폼을 지녔다. 이것때문인지 좀비랜드에서 좀비로 분장하고 골프치는게 취미로 나온다.
자기 아들이 개업한 바에서 일을 도와주며 말술을 들이키는 모습이 유명해지기도 했다.
[1] 예를 들면 로빈 윌리엄스, 우피 골드버그, 짐 캐리, 스티브 카렐, 크리스틴 위그 등.[2] 여담으로 이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사람은 미스틱 리버의 숀 펜이었는데 그 역시 아카데미 최초 수상이었다. 숀 펜의 수상소감이 끝나자 사회였던 빌리 크리스탈이 빌 머리를 향해 “빌, 가지 말아요. 우리가 당신 사랑하는거 알져?”라며 이례적으로 위로의 말을 건넬 정도였다.[3] 제이미 폭스가 코미디언 출신 배우중 유일하게 아카데미 주연상을 수상했다. 조연상을 수상한 코미디언 출신 배우는 조금 더 많다. 예를 들면, 로빈 윌리엄스와 우피 골드버그 등.[4] 나홀로 집에에서 2인조 도둑들 중 멍청한 쪽, 사랑의 블랙홀의 카메라맨을 연기한 배우. 나름 유명한 코미디언으로 “그렇게 살지 마”(Get a Life)라는 시트컴의 주연이게도 했다.[5] 사실 아주 옛날부터 상당히 노안이긴 했다.[6] 심형래의 영화 《라스트 갓파더》의 각본을 맡기도 했다고 알려졌는데 정확히는 심형래가 각본을 만들고, 코헨은 다른 각본가 1인과 함께 수정을 담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