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고쳐 쓰는게 아니다

 

1. 개요
2. 설명
3. 반론: 사람은 도구가 아니다
4. 관련 문서


1. 개요


언제부터인가 인터넷 상에서 유행하는 신 속담. 문제가 많은 사람을 계몽하고 지도하는 걸 보며 이를 부정하면서 비꼬듯 던지는 말이다. 흔히들 입에 올리는 천성이 저런 속담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낱말이다.

2. 설명


현직 형사들이 특사 등으로 사면된 범죄자들이 사회에 적응을 못해 짧게는 한 달, 길게는 반 년 만에 다시 범죄를 저지르다가 체포된다고 자주 증언하고[1], 뉴스에서도 과거에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전과 O범) 계속해서 범죄를 저지르는 모습이 소개되면서 생긴 인식이다.[2] 미디어 특성상은 자극적이자 부정적인 사례만이 너무 자주 소개되다 보니 이게 일종의 밈이 된 것. '공포 마케팅' 문서에도 관련 내용이 있다.
특히 이 인식을 진실임이 못박히는 데에 영향이 큰 TV프로가 바로 백종원의 골목식당. 백종원이 성심성의껏 솔루션해주자 앞으로 잘 따르겠다고 했으면서 얼마 못 가 원래대로 되돌아가고 방송이 조작이라 주장한 뚝섬의 장어집과 경양식집의 주장이 시청자들의 분노를 상당히 끌어냈고, 나중에 이대 백반집[3]이 긴급 점검 방송이 악의적 편집으로 나갔다며 맞대응을 하겠단 발언으로 이 속언이 상당히 주목 받았다.
법륜 스님은 '''상대방은 절대로 못 고치니 생긴 대로 살다 자멸하게 내버려두라'''는 냉정한 즉설을 남겼다. 물론 자신도 못 고친다고 말하면서 현실은 시궁창임을 강조했다. 즉, '옳지 않으니 바꾸겠다'는 생각은 본인에게 하나도 좋을 게 없다는 말이다.
비슷한 말로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지 마라"가 있다. 당연하지만 머리 검은 짐승은 머리카락이 있는 인간이지만 속은 짐승인 인간 말종들을 가리킨다. 진짜로 머리 검은 짐승인 까마귀 등은 이 격언의 속뜻과는 달리 구해준 은혜를 잊지 않는다고 한다.
이 밖에도 "걸레는 빨아도 걸레",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라는 격언이 있다. 그만큼 사람에 대한 교화 자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니 아예 엄벌주의를 지지하자는 주장이 늘어가고 있다.
군대에서도 말썽을 일으킨 사람들의 과거를 조사할 때도 드러나는데, 장교 준사관 부사관 군무원 병 할 것 없이 후임이나 부하를 괴롭히는 사람들은 대개 과거에도 학교나 직장에서 집단으로 남을 괴롭히던 전적이 있다. 원인도 많은데, 묶어서 보면 선천적으로 자격지심 같은 열등감자존감이 부족해서 그런 경우와 가정환경의 좋지 않아 후천적으로 열등감과 자존감 부족이 생긴 경우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즐거움을 위해 남을 고통스럽게 하는 데에 아무런 거리낌도 없다. 패턴을 보면 무언가 화가 쌓인걸 풀듯이 비꼼과 패드립 같은 욕설로 시작하여 같이 괴롭힐 사람들이 알아서 참여할 시간을 준 다음, 사람과 상황에 따라서 협박과 물리적 폭력 등을 아낌없이 행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뉴스에서 나오는 군대 부조리로 인한 사건사고 기사가 대부분 이 루트를 탔다.
군내 부적응으로 군무기피를 하던 사람들의 과거는 이런 사람들에게 괴롭힘을 당한 경우가 꽤나 빈번했다. 물론 쓸데없이 나대다가 돌뿌리에 걸려 넘어지는 것처럼 당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 역시 자신의 과거를 희석하기 위해 상당히 밝게 행동하려다가 위의 집단에게서 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상부와 동기들이 조금만 코칭해줬으면 본인은 물론 군에게도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을 것이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랬으면 매년 2개 대대를 완편하고도 남을 인원들이 복무부적응으로 보충역 편입이나 제대하거나 심하면 면제를 당하고 상처만을 안은 채로 집으로 돌아가진 않았을 것이다.
물론 상술한 문제집단이 군무기피를 위해 이를 연기하거나 후술한 피해집단이 보상심리로 같은 피해집단에게 시비를 거는 경우도 있는데, 심사하는 간부들과 병영생활상담사 등 심사를 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이를 알고 있음에도 너무 대놓고 티를 내지 않은 이상에야 그냥 눈감고 넘어가 줬다. 그 이유는 '괜히 붙잡고 있어봤자 아군에게 총질밖에 더 하겠나?'와 '저런 밥버러지를 위해 굳이 국가의 돈을 쳐들여야겠나?', '사고나면 괜히 우리에게 책임소재 올 수도 있다'가 가장 주요했다.

3. 반론: 사람은 도구가 아니다


모든 사람이 잘못된 실수를 반복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라 미쓰요처럼 개심해서 새출발하는 사람도 있는 만큼, 위 말은 이분법과 성급한 일반화라는 지적이 있다.
사람을 '고치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사람은 일반 물건과 달리 일원화된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물건은 처음부터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설계되어 '규격'이 있어서 물건에 문제가 생겨도 결국은 설계가 벗어나진 결함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인간은 목적을 가지고 설계되어 태어나는 존재가 아니며, 때문에 살아가는 내내 계속해서 경험과 학습이 쌓이고 변화한다. 즉, 똑같은 성격적 결함을 가지고 있어도 인간 자체가 다른 경우도 있고, 반대로 인간은 같지만 경험의 차이로 다른 인간이 되기도 한다. 한날한시에 같은 유전자로 동시에 태어난 쌍둥이라고 해도 유전적 문제나 훈육의 차이 문제로 다른 존재가 되고, 서로 태어난 곳도 태어난 시기도 부모의 출신도 가르침을 받은 선생도 다르지만 환경의 영향으로 같은 존재가 되기도 하는 게 사람이다. 후진국 때는 대개 전체주의 성향을 보이다가, 선진국으로 발전하면 개인주의 성향이 되는 것과도 유관하고, 이 문제는 언어로도 나타나 불규칙 활용의 원인이기도 하다.
이렇게 모든 개체가 서로 다른 사람들은 당연히 겪고 있는 문제 또한 서로 다르고, 따라서 사람을 '고친다'고 하면 개개인에 따른 특성 파악과 그에 기반한 효율적 프로그램을 설계하여 고쳐나가야 하는데, 문제는 그러기에는 들어가는 노력과 시간, 자원이 상당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다. 규모의 경제와도 유관한 문제이다. 물건으로 따지면 주문제작과 비슷하다 할 수 있다. 그 때문에 현실적으로 이런 '문제 있는' 사람을 고치는 방법은 교도소나 보호소 같은 시설에 모아두고 그저 보편적 효과만 낼 수 있는 교정법을 일괄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고작이다. 쉽게 말하면 설렁탕, 매운탕, 그라탕을 한 곳에 모아두고 음식들의 맛을 개선하겠다면서 닥치고 고춧가루를 뿌리는 것과 같은 행위이다. 이러니 누구는 교정의 효과를 보기도 하지만, 누구는 전혀 보지 못하고, 누구는 오히려 악화되는 것이다. 우화 '팔려가는 당나귀'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이다. 세종대왕은 '느릿느릿' 문서 예시처럼 본인, 왕족, 귀족, 평민 모두를 만족시키고자 매우 많은 노력을 했다.
실제로 출소하고 재범을 저지르는 이들도 많지만 각종 통계를 보면 재범률이 결코 100% 는 아니다. 높은 재범율은 그 결과만 보지 않고 왜 재범을 저지르는지 그 원인을 봐야 하는데, 한국에서는 교도소나 소년원 시설이 너무나도 열악하여 재사회화 교육이 거의 되지 않고 있다. 단순히 자유를 박탈하고 오래 가둬놓기만 하므로 사람이 변할 계기부터가 주어지지 않는다. 소년원을 예로 들면, 소년원에서는 성격 교정이 이뤄지지 않고 직업 교육이 주로 이뤄지며, 교정 시설은 딱 한 곳만이 존재한다. 가끔 주어지는 인성교육 시간에서도 전문적 심리학자도 아닌 일반인이 따분하게 앞에서 도덕적 이야기와 훈곗거리만 늘어놓는다.[4]

4. 관련 문서



[1] 식객 설날 떡국 편에서 현직 형사인 등장인물이 특사 등으로 출소한 이들 중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이 제법 된다고 언급한다. 후일담에서 허영만이 현직 형사를 취재하면서 얻은 정보라고 한다.[2] 이 말이 나타나게 된 대표적 계기가 망언 "죄는 씻을 수 있습니다"이다.[3] 맛이나 조리법을 바꾸는 것은 주인장의 마음이지만,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위생 차원에서 불량하게 되돌아갔기 때문에 문제가 됐다. 손님의 만족도가 떨어졌는데도 백종원의 이름을 팔아 거짓으로 홍보한 것도 문제가 된 지점.[4] 청소년 전문가들이 미성년자 범죄 처벌 강화에 회의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교정 시설부터가 대단히 열악한데 이곳에 사람들을 더 많이 밀어넣으면 훨씬 더 열악해지고 사람은 사람대로 달라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