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타동의 세 마왕

 

1. 청사(푸른 사자)
2. 백상(흰 코끼리)
3. 대붕
4. 행적

서유기에 등장하는 세 요괴대왕.
셋 모두 의형제로 첫째는 사자마왕, 둘째는 코끼리마왕, 셋째는 붕마왕이다. 셋 모두 강한 능력을 지녀서 손오공 일행을 괴롭혔다. 참고로, 칠대성의 사타왕과 붕마왕은 이들과는 이름 빼면 전혀 연관없는 동명이인이니 참고하자.

1. 청사(푸른 사자)


세 요괴 중에서 맏형이며, 예전에 10만 천병을 삼켰다는 소문이 있다. 실상은 거대한 사자로 변해 입을 엄청나게 크게 벌리는 술법을 쓰자 10만 천병이 놀라서 한꺼번에 물러난 일을 약간 과장한 것이라고 한다. 그 외에 몸집 변화도 가능해서 크게는 하늘까지 닿을 수 있고, 작게는 채소의 씨앗만큼 작아질 수도 있다고 한다. 주로 쓰는 무기는 저 커지는 입 아니면 보검인데, 이 보검이 '''칼날은 파리 꼬리만큼 얇은데 칼등은 구렁이 몸통만하다'''는 뭔가 엄청난 묘사가 들어있다. 하지만 손오공 머리를 내리쳐도 손오공이 분열(!)해버리는 안습 검…[1]
작중에서 손오공과 어느 정도 싸우다가 변신하여 손오공을 삼켜버리는데, 손오공을 뱃속에 삼킨 이들이 어떻게 되었는가를 생각하면 완벽한 삽질. 손오공이 뱃속에서 난동을 부리자 고통스러워하고 결국 손오공을 외할아버지라고 부르면서 나와달라고 애걸복걸 한다.
이후 조호이산의 계책을 시전할 때 저팔계와 싸우며, 가장 먼저 이기고 상대를 생포한다.

사실 이 녀석은 예전 에피소드에서도 한 번 등장했는데, 오계국 이야기 당시 왕을 물에 빠뜨려 살해했다가 손오공 일행에게 정체가 탄로나고 깨졌던 그 청모사자다. 그런데 사타동 에피소드에서는 둘 다 서로를 알아봤다는 묘사가 없다. 청모사자가 쪽팔려서 입을 다문 건지 손오공이 정신이 없어서 까먹은 건지... 현실적으로는 저자 오승은이 판본들을 모으는 과정에서 미처 구분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장기중의 서유기에서는 선역으로 삼장법사를 구하는 숨은 공신.

2. 백상(흰 코끼리)


세 요괴 중에서 둘째이며, 와잠미에 단봉안인데 목소리는 미녀의 목소리요, 상아는 지게 같으며 그 코는 교룡과도 흡사하여 어떤 적이든 강하게 휘어잡을 수 있다.
1차전에서 청사가 패배했을 때 삼장법사를 가마에 태워 모셔드리겠다며 용서를 빌고 돌아왔는데, 그 말을 듣고 승복하지 못한 백상이 손오공 일행과 싸우러 나선다.
처음에는 긴 코로 저팔계를 생포하는 전과를 세운다.[2] 허나 못 먹는 고기라 쓸모없다고 하다가 '''연못에 며칠간 담가둬서 털이 잘 뽑히게 되면 먹자'''(...)고 하여 저팔계를 연못에 담가놓는다. 손오공은 저팔계를 구해주러 갔다가 또 장난끼가 발동해서 저승사자라고 구라를 치고, 당장 혼을 안 데려가는 대신 돈될만한 걸 내놓으라고 협박해 저팔계가 시주를 받을 때마다 삥땅쳐서 아끼고 아껴 모은 비자금 은 한 덩이를 털어버린다.
그리고 손오공과 맞붙는데, 팔을 휘감지 않는 실수를 저질러버린다. 손오공은 당연히 여의봉을 들고 어딜 때릴까 하는데 저팔계가 '왜 날 잡을 땐 팔도 휘감더니 손오공한텐 안 그러냐. 저게 콧구멍을 쑤시면 얼마나 아플지 모르는 건가.'라고 하고, 엉겁결에 한 수 배운 손오공이 그 말대로 콧구멍을 있는 힘껏 쑤셔 아주 제대로 고통을 준다.[3]
이후 조호이산의 계책을 시전할 때 사오정과 싸우며, 역시 이기고 두 번째로 상대를 생포한다.

3. 대붕


셋째인 붕새는 본 정체가 한 번 날개짓으로 9만리를 가는 운정만리붕으로, 사실 지혜와 실력은 세 형제 중 으뜸이다. 다만 삼장법사를 잡아먹고 싶지만 아무리 그래도 손오공이 있는 이상 혼자서는 힘들기에 다른 둘과 의형제를 맺은 것. 특히 500년 전 사타국이라는 나라에 쳐들어가서 '''임금, 신하, 백성 할 것 없이 도성 내의 모든 사람들을 잡아먹어 한 나라를 멸망시키는''' 충격과 공포의 악행을 저질렀고, 그 뒤엔 부하 요괴들이 자리잡아 살고있다.[4]
또 음양이기병이란 보물을 가지고 있는데, 이건 말 그대로 음양의 기운이 가득차 있는 병으로, 그 때문에 정확히 서른 여섯명의 장정이 달라붙어야지만 들 수 있는 보배라고 한다. 처음에 병에 갇히면 서늘한 기운만 느껴지나, 한 마디라도 말을 하면 곧 거센 불길이 일고 그 다음엔 들이 덮치며 곧 들이 몸을 칭칭 감으며 공격해온다.
손오공이 부하 요괴로 변신하고 염탐하러 왔을때 헛점을 간파해서 생포하고, 음양이기병에 넣는다. 이때 선단에 천도복숭아를 먹어 번개 등 신들의 공격에도 멀쩡하던 손오공조차도 불, 뱀은 견뎠지만 용이 내뿜는 불에는 숯이 될 것 같다며 괴로워했다.[5] 그래서 손오공은 위기에서 벗어나려고 관세음보살이 예전에 줬던 세 가닥의 털을 뽑았고,[6] 그것들은 활과 금강석 화살이 되었다. 손오공이 화살을 비벼서[7] 병에 구멍을 뚫자 손오공은 이를 통해서 탈출했고 병도 안에 있던 음양의 기가 다 빠져서 보통의 병이 되고 말았다.[8]
몇 번이나 실패하고도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 계략으로 조호이산(調虎離山)의 계책을 제안한 것 역시 그. 오죽하면 손오공이 지금까지 이 정도로 힘들게 한 요괴는 없었다고 한탄할 정도였다. 다른 때도 힘들면 서천에 도움을 요청한 적이 있긴 한데, 이때는 진짜 이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듯한 뉘앙스였다.

4. 행적


앞서 설명한 대로 몇 번이나 손오공 일행의 일부만 잡았다가 패퇴하며 풀어주기를 몇 번 하고는, 청사와 백상은 거의 포기하려고 한다. 하지만 대붕의 조호이산 계책을 듣고는 실행에 옮겨 제대로 함정에 빠뜨린다.
우선 앞서 몇 번이나 패배했으니 약속대로 삼장법사 일행을 서쪽으로 통과시켜주겠다며, 잔치행렬을 차려서 극진하게 대접한다. 그러다가 사타국 근처에 왔을 때 쯤을 신호로 일제히 습격한다.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 세 형제와 각각 1대1로 맞붙지만 저팔계는 청사에게, 사오정은 백상에게 패배해 붙잡힌다. 손오공은 아직 싸울 수는 있었지만 자기 편이 전부 잡힌 걸 보고는[9] 전의를 상실해 근두운을 타고 도망갔으나 곧 붕마왕이 날갯짓 두 번 만에 따라와서 잡아버렸다.[10]
잡혀왔지만 일단 탈출에 성공한 손오공이 나머지 일행을 구출하려 했으나, 세 마왕이 손오공을 따돌리기 위해 '이미 삼장법사를 먹었다'는 소문을 퍼뜨려 거기에 넘어간다. 결국 이 모든 게 경전을 어렵게 건네주려 한 석가여래 때문이라 생각한 손오공은 석가여래에게 따지러 갔다. 이때 석가여래는 손오공한테 모두 거짓이라고 얘기해주자 손오공은 속은것에 한탄하며 석가여래한테 도와달라고 부탁하자 석가여래도 받아들여 문수보살보현보살을 이끌고 요괴를 퇴치하러 직접 강림한다.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을 이끌고 온 이유는 첫째인 사자와 둘째인 코끼리가 각각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의 '탈 것'이었기 때문. 처음엔 둘 다 반항하려 했지만, 막상 주인이 호통을 치자 도저히 거스를 수 없었는지 그대로 본래 모습을 드러내고 굴복한다. 그러나 셋째인 붕마왕은 끝까지 굴복하지 않았고, 이에 손오공은 화가 치밀어 죽이려하자 석가여래가 말리며 계략을 써서 잡자고 했다. 그래서 손오공은 붕마왕을 피해 석가여래의 후광 뒤로 숨는다. 붕마왕도 석가여래의 후광으로는 접근할 수 없어서 주위를 맴돌았고, 결국 석가여래가 고깃덩이를 만들어 내서 유인한뒤 손오공과 함께 제압한다.
하지만 석가여래조차도 태초 직후의 존재급인 붕마왕(운정만리붕)은 다른 요괴들처럼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존재라, 그냥 그를 불교를 수호하는 신으로 삼겠다고 한 뒤 가장 먼저 잿밥을 주게 하겠다고 달래준다. 뭐 붕마왕도 그렇다고 석가여래를 완전히 거스를 수 있는 건 아니라 결국 반쯤 억지로 거기에 따른다. 붕마왕은 아직 분이 덜 풀린 채 이미 삼장법사가 죽었다고 통곡하던 손오공에게 니네 사부는 살아있으니 데려가라고 버럭 소리를 지르고, 그 말대로 살아있던 일행은 다시 만나 기뻐한다.
결국엔 굴복하긴 했지만, 서유기 세계관에서 절대자에 가까운 그 석가여래에게 '어쩔 수 없어 하며' 굴복하고도 끝까지 자신을 굶기면 안된다는 등 큰소리를 치는, 보기 드물 정도로 강력한 요괴.
참고로 석가여래도 대붕을 함부로 할 수 없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붕마왕의 부모는 각각 새들의 왕인 봉황과 들짐승의 왕인 기린으로 자시에 하늘이 나타나고 축시에 땅이 나오며, 인시에 만물이 태어나고 새의 왕 봉황과 짐승의 왕 기린이 묘시에 결합해 태어난게 공작붕새이다. 이중 공작이 더 악독해 한번에 40리에 이르는 거리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잡아먹었는데, 하필 그 중에 마침 수행 끝에 깨달음을 얻고 금신이 된 석가여래가 있었다. 공작에게 삼켜진 석가여래는 그대로 뒷구멍으로 나오려다 곰곰이 생각하고보니 몸이 더럽혀질까봐 그대로 등을 뚫고 나와선 공작을 잡아타고 영취산으로 날아온 뒤 공작을 죽이려 했다. 그러나 다른 과거의 부처들이 '그리하면 어머니를 죽이는 격'이라 만류하여 결국 살려두고 '공작명왕'으로 만들어 불교에 귀의시킨다. 서유기에 나오는 정식명칭은 '불모공작대명왕보살'.
즉 공작이 그 정도 급의 존재인 이상, 그 형제뻘인 붕새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이에 손오공은 그럼 대붕은 '''석가여래의 외삼촌뻘'''이냐는 드립을 치자, 석가여래는 못들은 척 하고 넘어갔다.
장기중의 서유기에서 사타왕은 삼장법사를 먹으려는 붕마왕을 만류하며 풀어주려 하지만 끝내 붕마왕이 말을 듣지 않자 풀어주려던 중 붕마왕의 공격을 받고 중상을 입는다. 그에게 구해진 삼장법사는 사타왕을 치료하며 자신은 요괴라 하는 사타왕에게 '''"사는 곳이 다를 뿐, 우리는 본래 하나라오."'''란 명대사를 남긴다.
천웨이동 서유기에선 붕마왕은 의형제들이 굴복하고도 석가를 공격하나 '어리석도다 미물이여 나와함께 가자구나'라는 말과 함께 속박한다. 이에 잿밥에 풀만먹고 거지처럼 살기싫다고 하자 요괴로 살면 천벌이 따른다고 반박하며 함께 가자고 하며 마무리된다.
붕새의 원형인 금시조인도 신화에선 가루라라고 불리는데, 인도 신화에서도 대단한 존재로 나타난다. 자기의 어머니가 나가들의 계략에 빠져 노예가 되었을 때, 어떻게 하면 해방시켜 주겠냐고 하니 나가들은 신들이 마시는 불사의 음식인 소마를 가져오라 한다. 그러자 가루라는 천궁으로 날아가 천궁을 뒤집어엎고는 소마를 빼았는다. 이 때 다른 모든 신들이 덤비지만 상대도 안된다. 오직 비쉬누만이 사태를 지켜보다가 가루라와 맞붙는데, 한참을 싸워도 결판이 안나자 감탄한 비쉬누가 가루라를 자신에게 귀의시키기로 한다. 그리고 나가들에겐 소마를 갖다주고는 그들이 받고 어머니를 해방시키자 마자 바로 빼앗고는 나가들을 죽여버린다. 그 일 덕분에 가루라는 나가들을 먹을 수 있는 권리를 얻게 된다.
채지충의 서유기에선 '''로널드 레이건'''이 나타나 붕마왕을 미국의 국조인 독수리이니 건드리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하여 여래도 손오공도 gg치고 나와버린다.(...)
[1] 천웨이동 서유기에선 첫번째는 오히려 칼날이 나갔고 두번째에는 손오공이 분열했다[2] 사실 손오공이 저팔계 골려주느라 안 도와줘서 그런 거지만…[3] 천웨이동 서유기에선 코를 찔리자 축농증이 있다며 항복했다.[4] 참고로 여기서 보기 드물게 손오공이 '''공포에 질린''' 모습을 보여준다. 어지간히 볼 건 다 본 손오공도 '''나라 전체가 요괴의 소굴이 돼서 음기가 시커멓게 들이찬 것'''은 처음 봤다며 덜덜 떤 것. 뭐 그다음은 다시 멀쩡하게 돌아다니니 말 그대로 아주 잠깐 공포에 떤 것이다.[5] 천웨이동 서유기에선 태상노군의 팔괘로보다 더하다고 했다[6] 15회에서 손오공이 서천행이 힘들다고 불평하자 보살이 준 건데, 부드러운 촉감인 손오공의 다른 털과는 달리 빳빳하다고 한다. 그리고 이걸 처음 사용한 게 75회. [7] 화살을 쏜 게 아니라 불을 지피듯이 바닥에 대고 활로 꼬아서 비볐다.[8] 드라마에선 손오공이 이젠 요강으로도 못쓰겠다고 조롱했다.[9] 셋이 겨루는 동안 부하 요괴들이 삼장법사랑 백마를 끌고갔다.[10] 이게 대단한 것이, 근두운은 알다시피 단숨에 10만 팔천리를 날아가기에 웬만한 구름타기로는 따라잡지도 못한다. 그런데 이녀석은 날갯짓 한번에 9만리를 나는 무시무시한 괴물인 운정만리붕이라 손오공을 순식간에 따라잡았다. 작중에서 손오공이 '''속도'''로 따라잡히는 모습은 여기서밖에 안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