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키테라 기계

 

Antikythera Mechan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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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굴 당시의 모습
1. 개요
2. 기원
3. 구조 및 실체
4. 오파츠가 아니다
5. 기타
6. 창작물에서의 등장


1. 개요


고대 그리스 시대에 만든 '''기계식 계산기''' 이다.(다큐 스샷/비슷한 기계) 가장 오래된 기계식 계산기이다. 1900년, 에게 해 안디키티라(Αντικυθηρα) 섬 앞바다, 난파선에서 발견된 장치라 이런 이름이 붙었다. 큰 조각 하나와 작은 조각 둘로 나뉘어 발견되었으며 유물에 대한 사료가 부족해서 실제 이름은 알 수 없다. 기계에 그리스 문자가 새겨져있지만, 사용 설명같은 내용뿐이다.

2. 기원


배가 가라앉은 연도는 기원전 87년경이고, 이 기계는 대략 기원전 150~100년경 만들어졌다고 여겨진다. 기계를 만든 곳은 당대 기계공학과 천문학 중심지인 로도스로 보인다. 배는 로마를 향했다고 여겨진다.
아르키메데스가 거주하던 코린트 식민도시, 시라쿠사에서 만들었다는 주장도 있다. 아르키메데스가 안티키테라와 비슷한 기계 2기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기 때문이다. 허나 시라쿠사가 함락되고, 기계 2기는 모두 로마로 보내졌으므로, 안티키테라 기계는 사라쿠사에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3. 구조 및 실체


315×190×100mm 크기로 복잡한 32개의 톱니바퀴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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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선 사진으로 내부를 찍어보면 심상치 않은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발견되고 나서도 '''50년''' 동안 뭔지 몰라서 방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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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들이 재현한 모습. 이는 2012년의 연구결과가 포함되지 않은 복원품이다. 현재 추정되는 구조도는 오파츠 문단에서 서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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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구조. 유물에 남은 구조만을 재현한 것이다.
발견 당시에는 시계의 일종이라 여겨졌다. 내부 구조를 분석하자 아주 복잡한 움직임을 가진 태양, , 행성의 움직임을 계산하는 달력 장치임이 밝혀졌다. 측면에 크랭크와 기어가 있어서 이걸 돌려 날짜를 맞추면 행성의 위치를 변경해 그날의 해, 달, 기타 별의 위치를 알린다. 4년에 하루 정도 날짜가 늦게 돌아가게 설계되어 1년 365일을 정확하게 맞추는 기능도 있었다.
2008년에 영국·그리스·미국에서 전문가로 구성된 연구 프로젝트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다. 그들은 76년의 칼리프스 주기를 나타내는 것으로 생각되었던 다이얼이 4년의 올림피아 제전 주기를 따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네이처 원문)
또한, 계속된 연구로 행성의 위치와 달의 위상까지도 계산해냈음이 밝혀졌다. 그리고 구조가 처음보다 매우 복잡했다는것도 밝혀졌다. 이는 하단 이미지를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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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속 연구로 추정하는 모습. 보다시피 '''달의 위상과 행성의 움직임'''까지 계산해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 구조도 자체는 가설 중 하나지만, 유물에 새겨진 기호로 미루어보아 행성의 움직임도 계산해냈을 가능성이 컸다. 그렇다는 가정하에 지금 남은 구조로 유추한 것. 저 시기에 저런 기계를 고안하는 것도, 만드는 것도 고역이였을 것이다.[1]

4. 오파츠가 아니다


미스테리 애호가들이나 한국 넷상에서는 '실존하는 오파츠'라고 즐겨 거론하지만, 사실 오파츠의 정의에 별로 부합하지 않는다 - 즉, 안티키테라 기계와 관련된 미스테리는 오파츠에 해당하는 미스테리[2]가 아니라 다른 많은 역사적 유물들이 그러하듯 순전히 '''역사적인 미규명 사실들'''[3]이 많은 '정교하고 특이한 유물'에 불과하다. 흔히 네브라 스카이 디스크, 파에스토스 원반과 함께 공인된 3대 오파츠라고 불리지만 사실 학계에서는 전혀 쓰이지 않는 말이다. 오파츠 애호가들이 자신들만의 상식과 기준으로 '미스테리'로 분류한 것이기 때문. 굳이 따지자면, '''현대인의 생각보다 훨씬 현명했던 선조의 지혜의 결산물'''에 더 가깝다.
과학적으로 설계된 기계장치 중 가장 오래된 유물이며, 13세기 비슷한 기계가 중동에서 발명된 적이 있지만, 안티키테라 장치부터 13세기까지 더 복잡한 기계는 출토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근거로 오파츠라고 얘기를 하지만 매우 잘못된 통념이다. 예컨대, 기계의 핵심에 있는 기어 장치의 원리는 이 유물보다 몇 백년은 더 오래 된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의 유물에서도 존재가 확인이 된다. 또한 기계장치의 제작과 관련 된 기술력은 동로마 제국을 거쳐 당시 문명의 황금기를 맞이하고 있던 아랍 제국으로 건너가서 잘 활용 되었다. 안티키테라 장치만큼 부속품이 많고 복잡하지는 않지만 기능상 견주어 볼만한 천문계산을 위한 기계식 컴퓨터 장치는 5~7세기 아랍에서도 충분히 자주 제작 되었다.
안티키케라 기계를 근거로 중세 서유럽 사회가 암흑시대였다며 무턱대고 깎아내리는 논리도 흔히 보이지만, 중세 서유럽 사회도 천문학이 중시되는건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고대 시대의 천문학은 경제와 연관이 있었는데, 그 이유는 농사에서 1년 주기에 따른 씨 뿌리는 시기, 수확하는 시기 등을 보아야 했기 때문이다. 특히, 일식과 월식 등 주요 이상 현상을 예측하고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은 천문학자들의 주요 임무였다. 그러나 중세에 천문 기계가 주목받지 못한 이유는 실용적인 수준의 천문학 연구는 고대 이집트 문명부터 시작하여 프톨레마이오스가 등장한 '''2세기'''에 거의 완료되었기 때문이다. 이 시기가 되면 이집트 달력을 기반으로 한 율리우스력이 약간의 오차에도 불구하고 16세기 그레고리력이 정립되기까지 천년 넘게 실용적으로 쓰였으며, 천체의 운행과 이상 현상도 프톨레마이오스가 정립한 천동설의 주진원 등의 개념으로 대부분 설명할 수 있었기에 더 이상의 발전이 필요가 없었다. 이런 상황에 안티키케라 기계 같은걸 만드는건 말그대로 쓸데없는 사치품을 만드는 돈낭비에 가까웠을 것이다. 이는 1960~70년대 유인 달탐사 이후 반 세기 넘게 추가적인 유인 달탐사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과 똑같다.
'기계적인 정교함과 복잡성은 18세기 수준'이라는 일부 미스테리 애호가의 주장도 별 근거가 없다. 기계장치로서 고대의 장치들과 근세의 장치들 사이의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는 태엽(mainspring) 등의 내부탑재 동력원의 활용 여부에 있다.
탄성력을 활용하는 단순하고 원시적인 스프링의 원리 자체는 고대에도 알려져 있었고 기계장치에 제한적으로 활용이 되었으나, 고대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태엽장치가 발명되고 그것을 기계장치 내부에 탑재시키면서 완전 자동화의 여명이 도달했으니, 고대의 기계장치와 근세의 기계장치의 차이는 부품의 수가 아니라 바로 그 자동화 개념의 발전에 있다.
완전자동화가 가능하면서도 고대의 자동화 기계와는 달리 거대한 동력원(흐르는 물, 바람 등) 없이 내부의 소형 동력원으로도 충분하게 된 순간 '''자동화 장치의 소형화'''라는 길이 열리면서 일상 생활에서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계의 유용성이 크게 증가하기 시작한 것.(그 대표적인 예가 시계) 기계의 소형화가 가능해지면서 같은 공간 내에 더 많은 기능을 탑재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다시 보다 다양한 기능을 보다 소형의 부품으로 탑재시키는 연구를 불러 일으키는 긍적적인 피드백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즉, '''단순히 구조가 복잡하고 부품 수가 많다고 해서 안티키테라 장치가 18세기 수준이라는건 크게 잘못된 주장이다.''' 아무리 복잡하다고 해도 안티키테라 기계는 어디까지나 고대의 수동식 기계장치에 불과하며 근세의 기계에 비견하는 것은 당치도 않다.
달리 말하자면, 14~15세기 이후 등장하기 시작한 근세적 동력원을 활용하지 않은 수동식 장치의 제작은 고대에도 얼마든지 가능했다. 기계장치 설계의 근간을 이루는 수학적 계산이 존재한다면 근세의 '''수동식''' 장치와의 차이점이라고는 만드는 데 드는 수고, 만들어진 장치의 내구성 및 신뢰성 뿐이다.
근세적 제작도구가 없으니 일일이 손으로 깎아서 만드는데, 기계장치인 만큼 매우 정교하게 해야 하니 작업 속도도 무지하게 느려서 들어가는 수고가 크고, 근세 수준의 야금술이 없다보니 훨씬 약한 재질로 만들어서 내구성과 신뢰성이 전체적으로 근세 수준보다 낮아서, 관리만 잘 하면 지금도 잘 돌아가는 수 백년 된 근세 장치보다 훨씬 빨리 못 쓰게 될 뿐이다.
초고대문명 문서의 비판 항목에도 잘 설명되어 있지만, 결국에는 큰 돈을 들이면서까지 굳이 그런 기계의 제작을 의뢰하는 천문학자들 같은 소수의 사람들을 위해 소량만 만들었기 때문에 드문 장치라서, 그런 역사적 사실을 모르는 일부 현대인들이 '''"고대에 어떻게 이런 기술력을!!!"'''이라면서 지레짐작하는 것뿐이다.
  • 당연히 당대에 그런 기술력은 있었다. 아르키메데스의 여러 기계장치, 헤론의 자동문, 성수(聖水) 자동판매기 등의 자료가 전해진다. 톱니바퀴를 이용한 정교한 장난감도 있었다. 이 기술로 유추하면 안티키테라 장치 구현은 가능했으리라 본다. 다만 예시들처럼 속임수와 유희, 장난감 용도 외에는 활용처가 적었기에 드물었을 뿐이다.
  • 장난감, 속임수 장치와 같은 활용처가 아니면서도 대단히 복잡한 장치를 요구할만한 분야가 천문학인 것은 우리가 존재하는 이 우주에 물리법칙이 존재하는 이상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었다. 그리고 아이작 뉴턴 이전의 수학, 천문학 지식의 한계가 있었다고는 해도, 고대인들 또한 천체운동을 관찰하며 그 움직임을 설명하기 위한 수식을 확립하였고 그에 따라 계산을 하여 천체 운동을 예측해냈다.
기어와 코그 등의 원리가 이미 알려져 있었고, 천체의 이동을 계산하기 위한 수학지식 역시 존재했다면 그것은 곧 '''안티키테라 장치를 만들 제작기술과, 그런 장치를 설계할 기술 둘 다 고대에 존재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제작기술과 설계기술이 둘 다 있다면 남은 것은 필요성 뿐이고, 고대 세계에서 천문학의 중요성은 그러한 필요성을 제공하고도 남았다. 결국, '''안티키테라 기계의 어느 부분도 'out of place'가 아니다.'''
물론 수 천년 전에 이러한 기계를 만들어냈다는 것에 현대인들이 놀라움을 표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안티키테라 장치는 '오파츠'가 아니다. 지극히 논리적으로 설명 가능한 '''역사유물'''이며, 일반 대중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고대인들이 현명한 사람들이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료다.
결국 안티키테라 기계가 놀라움을 자아내는 이유는 오버 테크놀러지의 산물이 하늘에서 뚝 떨어져서가 아니라, 고대의 여러 지식을 종합하여 만들어낸 산물이기 때문이다. 특히 안티키테라 기계를 제작한 사람은 천문학과 기계공학 양쪽에 모두 능통해야 안티키테라 기계를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천문학과 관련하여 당시 알려진 이론들과 관측 기록에 대해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은 물론, 이를 수학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지식 또한 있었을 것이다. 또한 이론을 실제 기계로 구현하기 위해 톱니바퀴의 크기, 위치, 계산 결과를 표시하는 방법 등에 대해 일일히 설계해야 했을 것이다. 안티키테라 기계가 물건만 남아있고 제작자, 제작 이유, 제작 원리 등을 밝힌 문헌이 없어 가치가 저평가받고 있지만, 만약 작은 실마리라도 발견된다면 관련 연구가 크게 진척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안티키테라 기계의 사례와 비슷한 쉬운 예시가 바로 만리장성피라미드이다. 만리장성과 피라미드에 쓰인 기술 또한 당시의 축조술로 충분히 설명 가능한 것이지만, 이러한 축조 기술들을 하나의 목적을 위해 집대성하였고 여기에 많은 시간과 인력을 더하여 만리장성과 피라미드와 같은 거대한 구조물을 만들었기 때문에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내는 것이다.

5. 기타


현재는 복원된 장치들이 아테네 국립 고고학 박물관 등지에 소장되어 있다.

2010년 애플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한 명이 여가시간을 이용해서 레고로 레플리카를 만든 동영상이 화제가 되었다.(#)
허나, 오파츠 문단의 상단 이미지에서 볼 수 있듯이 현재 새로 밝혀진 구조는 저것보다도 더욱 복잡해졌다. 행성의 운동을 나타내는 부분이 얹어졌기 때문.

6. 창작물에서의 등장


  • 온라인 게임 최강의 군단의 아이템 '오파츠 부속'의 아이콘은 안티키테라 기계에서 모티프를 따온 듯 하다. 스토리상 관련은 없고 여러개를 모아 장비 등과 교환하는 파밍템.
  • 페이데이 2에서 박물관 배경의 더 다이아몬드 하이스트의 부수적인 약탈물로 비슷한 물건이 등장한다.
  • 근육맨의 연재작에 등장한 악역 기어마스터가 자신들 오메가 민족 번영의 증거로 이것을 언급한다.

[1] 이 문서의 내용이 2012년에 새로 밝혀진 분석결과들이 포함되지 않았음을 유념하여 읽자.[2] 유물의 제작 시대에 존재하지 않는 기술이나, 획득이나 합성 불가능한 원료로 만들어졌거나, 당시에는 알 수 없었던 과학적 원리에 기반하는 등.[3] 제작자, 구체적 제작년도, 정확한 얼개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