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작
1. 개요
한자: 僞作
말 그대로 거짓 작품. 어떤 예술 작품을 위조하여 만드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모작과 같이 어떤 원본 작품을 배껴 그린다는 점에서 같지만, 모작은 순전히 그림 공부를 위해서 하는 것이기에 어떤 작품을 배꼈는지 밝히는데 반해, 위작은 철저하게 그림을 배껴 자기가 창조한것이라고 속여가면서 팔아 이윤을 위한 사기 행위일 뿐이다. 오늘날에는 저작권 위반으로 법적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니 적어도 이걸 위작이아닌 모작으로 표현하고 싶다면 원본출처는 기본으로 밝혀야 한다.
2. 위작은 왜 만들어지나?
위작이 만들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돈'''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위대한 예술가의 작품은 그 수량이 한정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것을 사고자 하는 사람은 많기 때문에 이 틈을 노리고 만들어지는 것이 바로 위작이다. 예를 들면,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에 보면 베이징의 골동품 상점에서 진·한 시대의 청동기 같은 골동품들이 넘쳐나지만 박지원 曰, 「'''저렇게 많은 물건들이 일시에 나올 수가 없다'''」라고 말하고 있다. 진·한시대의 청동기에 대한 폭발적 수요 때문에 위조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위작은 미술품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악보의 형태로 대량복제가 가능한 음악 작품에도 위작이 있었다. 특히 악보 출판기술이 급격히 발달한 18~19세기에 유명 작곡가가 쓴 것처럼 표지가 위조되어 출판된 악보가 넘쳐났다. 특히 요제프 하이든의 이름이 위작에 도용된 사례가 많았다. 장난감 교향곡이 출판업자의 농간 때문에 하이든의 작품으로 잘못 알려진 경우가 대표적이다.
진품을 보호하기 위해 일부러 만드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으로 라오콘의 경우 프랑스와 이탈리아 간에 벌어진 전쟁으로 일부러 짝퉁을 만들어 놓고 진품은 숨겨놨는데 진품은 커녕 짝퉁도 건드리지도 않고 돌아갔다고 한다.
3. 위작의 폐해
위작의 폐해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예술계에 신뢰가 사라지게 되면서 어떤 작품이든 의심이 먼저 든다. 이런 탓에 진짜 훌륭한 작품이 나오더라도, 되려 위작으로 의심받고 가치를 상실한다. 더 큰 문제는 위작 때문에 작가의 인격과 그 가치가 모독을 받는다. 그 실례가 바로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사건. 작가 자신이 일관되게 자신의 그림이 아니라고 주장했건만, 작가의 인격이 땅에 떨어지고, 작가가 절필까지 선언할 지경이었다. 그런데도 하나같이 무책임한 태도로 나섰다.
4. 위작을 구분하는 방법은?
위작은 생각보다 구분이 힘들다. 때때로 위작을 만드는 위조꾼들은 터무니 없는 실수로 전문가들의 폭소를 자아내는 경우도 있지만, 엄청 그럴싸한 위조는 전문가도 가뿐하게 속인다. 대체로 감정가들은 진품과 위작을 구별할 때 다음의 방법을 이용한다.
4.1. 안목감정
말 그대로 감정가가 눈으로 보고 감정하는 방법. 일반인들은 쉽게 느끼기가 어렵긴 하지만, 각각의 작가마다 스타일이 있다. 따라서 왠지 그 작가의 작품이라고 말하지만 그 스타일적 특성이 어설퍼 보이거나 조잡해 보이면 일단 위작일 가능성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한다.
특히 하나의 작품에 다양한 스타일이 혼재되어 있는 경우 위작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보통 각 작가의 작품들은 시기별로 변화하는 스타일을 지니고 있는데 그 작가의 작품이라고 말하면서도 그 시기에 해당되는 스타일이 아닌 다양한 스타일이 혼재되어 있을 경우 위작일 가능성이 높다는것. 이를 혼성모방이라고 한다.
지나치게 보존상태가 양호하거나 깨끗할 경우도 위작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아무리 작품을 잘 보존한다고 해도 세월의 흐름에 어쩔 수 없이 파손되거나 바래지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흔적이 별로 없어 보인다면 위작일 가능성이 있다는것. 물론 위조꾼들은 오래되어 보이게 하기 위해서 갖은 수작을 부리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먼지씌우기.
다만 이 안목감정은 한계가 명확하다. 위조꾼이 고고학이나 미술사에 해박한 교묘한 실력자라면 미묘한 스타일까지 완벽하게 재현해낼 수도 있기 때문. 때문에 단순히 기억에만 의존해 감정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보통 감정전문가들은 그 작가, 그 작가의 조수, 다른 위작범들의 작업물들을 이미지로 다 펼쳐놓고 조목조목 비교하면서 오차를 줄인다.
4.2. 기록감정
작품의 제작 정황에 모순이 없는지 살펴보는 방법이다. 작품의 이력이 불분명할 경우 위작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전에 그 작품에 대한 기록을 찾기 어렵거나 작품의 출처에 대해서 명확하게 밝히지 못할 경우 위작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 물론 위조꾼들은 이런 상황에 대비해서 출처에 대해서 말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기록감정의 한계는 기록이 적거나 유실된 경우 판단이 어렵다는 점이다. 이에 대비해 예술가들은 자기 작품에 틀별한 표식, 일련번호, 신체조직의 일부 등을 남겨놓기도 한다. 법 제도적으로 미술품 유통 과정을 기록하도록 하기도 한다. 프랑스에서는 미술품 유통 이력을 투명화하기 위해 거래 이력 등 작품에 대한 모든 정보를 담은 자료를 판매 후 5년간 보존해야 하며 이를 제대로 안 지키면 6개월 징역형 등의 법적 처벌을 받도록 하고 있다.
4.3. 과학감정
최근 감정 추세는 과학감정을 중시한다. 주로 자외선, 적외선, X-Ray 등을 이용한 비파괴 검사, 시료 분석, 탄소 14 동위원소 측정을 통한 연대 추정 등의 방식이 동원된다.(#) 특수 광선을 이용한 검사의 경우 이물질을 찾거나 작품이 어떻게 덧그려졌는지 등을 파악하는데 사용한다. 이를 통해 작가의 작업 버릇 등을 파악할 수 있어 위작과 비교하는데 자료로 사용할 수 있다. 시료 분석은 색체 안료 등을 분석하여 위작 의심 작품과 실제 작가의 작품이 같은 안료를 사용했는지 분석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17세기 산수화인데 사용된 먹이 1970년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분석된 경우 빼도박도 못할 위작일 것이다. 다만 작가들은 안료를 그대로 쓰지 않고 이것저것 섞어 쓰거나 바꾸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시료 분석만 믿을 순 없다. 탄소 동위원소 측정의 경우 탄소 14의 반감기가 50년이기 때문에 현대미술 위작 판별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한 청동제 예술품의 경우는 해당 연대의 구리동전등을 녹여 주조하는 방식등으로 위작을 만드는 수법등이 생겨나 탄소연대 측정만으로는 진품을 판별하기가 더욱 어렵게 되었다.
물론 이런 의심을 해본다고 해도 위작임을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매우 교묘한 경우도 있긴 하다. 일부러 옛날 한지를 구해 그 위에 위작을 그려 과학적 검사방법을 통과하려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하지만 앞서의 안목감정, 기록감정과 더불어 과학감정까지 이뤄진 경우 위작은 대부분 걸러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러 과거 재료를 구해 과거 작풍을 그대로 흉내내 위작을 만들려면 엄청난 공력이 드는데, 이 경우 원작 시세보다 위작 제작비가 더 비싸져 말 그대로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그 때문인지 최근에는 현대미술 위작이 더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5. 목록
5.1. 위작 논란에 휘말린 작품들
5.1.1. 해외
당초 알려지기로는 멜라트가 도굴꾼들에게 이용당했다는 게 일반적인 이야기지만 일각에선 애당초 보물의 존재는 있지도 않았고 멜라트가 공명심 때문에 없는 보물을 조작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옛 바이킹 식민지인 빈란드의 지도. 1960년대에 공개되어 지금까지도 논란중인 지도. 일각에서는 진품이라고 주장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위작이라고 주장하며 아직도 명확한 결론은 내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
이 해바라기는 일본의 기업가가 구입한 해바라기를 가리킨다(야스다 화재해상보험에서 구입해서 야스다 해바라기라고 불리기도). 당시 엄청난 가격으로 낙찰된 이 작품에 일부에서는 이것이 고흐가 그린 것이 아닌 위작이라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동생 테오가 이 그림을 소장했다는 문서가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반 고흐 미술관 측에선 진품으로 판정하였다.(#)
5.1.2. 국내
진품설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아주 오래된 통일신라 시대 범종이라고 주장하나 위작설 쪽에서는 일본이 위조한 모조품이라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중이다. 근래의 과학적 조사에서는 통일신라 시대에 만들어진 진품일 가능성에 손을 들어주었지만 아직 문화재청의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없는 상황.
단원 김홍도는 원래 산수화에 능한 화가였는데도 후세에 단원 하면 풍속도로 인식되게 한 작품. '서당', '씨름', '타작' 등의 작품을 통해 정조시대 서민 문화를 알려주는 대표적인 작품으로 한국인이라면 한번 이상 보았을 유명한 작품이지만 최근 들어 이것이 단원의 작품이 아니라 후대에 만들어진 위작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위작설이 사실이라면 각급 학교 교과서를 비롯해서 한국인의 일반상식 자체를 뜯어고쳐야 하는 뜨거운 감자.
근·현대화가들의 작품을 대상으로 위작이 많이 제작, 유통되고 있다. 천경자의 경우는 상당히 심각해서, 국립현대미술관 측까지 연루되는 대형 스캔들로 번졌다. 또한 박수근의 경우도 경매에서 최고가를 갱신하였던 '빨래터'가 위작논란에 휘말리면서 매우 큰 후폭풍을 몰고 왔었다. 천경자의 경우는 아래의 천경자 미인도 위작 사건 항목 참고. 그 이외의 정보는 링크건 기사들을 참고할 것.(#1, #2, #3, #4, #5)
5.2. 각종 위작 사건들
5.2.1. 해외
- 콘스탄티누스의 기증
- 게티 쿠로스 사건
- 로즈마리 브라운
- 뤼벡 성모 마리아 성당 벽화 위조 사건
- 미마라 미술관
- 보스턴 왕좌 사건
- 에르투리아 전사상 위조 사건
- 우크라이나 교향곡
- 장난감 교향곡
- 톰 키팅(tom keating): 2000건이 넘는 위작을 그려 전설이 된 위작가. 그는 실력보다는 유명세로만 작품을 판단하는 미술계에 분노해 위작을 그리기 시작했으며, 작품을 그리기 전 캔버스에다 대놓고 연백으로 이건 위작이다라고 글씨를 써놓고[1] , 생전에 원작자가 쓰지 않았던 종류의 물감을 사용하는 등 대놓고 위작이라는 증거를 남기고 다녔기 때문에 1970년에 사기죄로 고소됬음에도 위작이라는 증거를 그림 곳곳에 남겨놨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 사건으로 너무 유명해져서 그의 사후 그의 작품은 고가에 거래된다.
- 한 판 메이헤런의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얀 페르메이르) 위작 사건
- 후지무라 신이치의 유물 조작 사건
- 페르시아 공주
5.2.2. 국내
- 천경자 미인도 위작 사건
- 별황자총통 발굴조작 사건
- 빈센트 반 고흐 진품 한국인 소유 사건 - 해외 작품이지만 한국인이 진품을 소유하고 있다고 주장해 화제가 된 사건이다.
- 정곤수 초상화 - 정곤수는 임진왜란 때 명나라에 파견되었던 사신인데, 그의 초상화로 알려졌던 초상화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X-ray 투시 결과 청나라 관리의 초상화에 조선 관복을 덧칠해 만든 위작임이 밝혀졌다.
6. 같이보기
[1] 연백은 납 성분이 포함된 하얀 안료로, 육안으로는 캔버스의 백색과 혼동되기 쉽지만 X레이를 이용하면 쉽게 판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