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리 2세
1. 개요
프랑스 왕국의 국왕. 발루아-앙굴렘 왕조의 2대 왕.
프랑수아 1세와, 루이 12세의 딸 클로드 드 프랑스의 차남으로 이탈리아 피렌체의 명문인 메디치 가문의 카테리나 데 메디치(카트린느 드 메디시스)와 결혼하였고 오를레앙 공작이 되었으며 형 브르타뉴 공작 프랑수아가 급사하는 바람에 그가 태자가 되고 왕위에 올랐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당시 유럽을 휩쓸던 종교개혁을 반대했고 샤토브리앙 칙령을 내려 개신교를 이단으로 규정하며 탄압했고 종교개혁가들을 화형에 처했는데 이때 그들이 비명을 못지르게 혀를 자르게 했다. 하지만 이럼에도 프랑스 내에서 개신교는 신도들이 늘어났다.
강인한 성격에 스포츠를 즐겨서 기사왕 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그런데 이 양반은 토너먼트 시합을 즐기던 젊은 시절의 객기 때문에 결국 목숨을 잃고 말았다.[1]
1.1. 이탈리아 전쟁의 종결
1559년 카토-캉브레지 조약(Peace of Cateau-Cambrésis)을 맺었다. 프랑스가 이전부터 끌고 있던 이탈리아 전쟁을 종결하고 이탈리아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는 조약이었다. 실질적으로 선대의 샤를 8세시절 부터 50년 넘게 지속 되었던 합스부르크 세력과의 이탈리아 전쟁에서의 패전조약으로, 나아가 전통적인 유럽 대륙 지상의 패자로서의 프랑스의 위치를 상실했다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90년 뒤 베스트팔렌 조약까지 이 조약은 유럽 정치 외교판의 큰 구도를 마련 해 두었다. 즉, 16세기 중반부터 17세기 중반 까지의 약 백년 기간은 프랑스가 전통적인 유럽 대륙의 지배자의 자리에서 쫓겨나 있었던 시기로, 이는 반대로 이탈리아 전쟁에서 프랑스를 꺾은 스페인의 패권 시기와도 일치한다. 이 조약에 따라 앙리 2세의 장녀 엘리자베트 드 발루아와 에스파냐 왕 펠리페 2세와의 결혼, 그리고 여동생 프랑스의 마르그리트(Margaret de France)와 사보이 공작 에마누엘레 필리베르토(Emanuele Filiberto di Savoia)와의 결혼이 있었다.
1.2. 어이없는 죽음과 사후 혼란
1559년 6월 30일, 이 결혼을 축하하는 잔치에서 토너먼트 마상창시합이 있었는데 스코틀랜드 근위군 대장이었던 콩테 드 가브리엘 몽고메리[2]와의 창 시합에서 직접 참가했다가 몽고메리 경의 창날이 부러져서 투구 틈새로 파고 드는 사고가 일어나는 바람에 오른쪽 눈 바로 위에 창의 파편이 박히고 말았다… 이에 당대의 명의 앙브루아즈 파레를 불러 사형수 6명으로 사전 시험을 벌이고(…) 수술을 하기도 했고 해부학의 선구자인 안드레아스 베살리우스까지 불려왔으나, 7월 10일 앙리 2세는 부상에서 일어난 감염으로[3] 두통에 시달리다 결국 고통스럽게 사망하고 말았다. 이때 그의 나이 향년 40세.
이렇게 앙리 2세가 사고사한다는 것을 예언해 유명해진 사람이 바로 노스트라다무스이다. 물론, 그가 예언한 앙리 2세의 죽음 자체는 맞아떨어졌을지 몰라도 그의 예언에는 많은 오류가 있었다. [4]
참고로 몽고메리 백작은 왕을 죽였지만 고의가 아니었기에 당연하다면 당연하게 앙리 2세가 특별히 사면령을 내리고 죽어 마창시합 자체로는 추궁을 당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왕을 죽였다는 전적으로 전통적인 귀족 생활이 가능할 리가 없었다. 그래서 개신교로 개종 후, 플랑드르로 튀었다가 위그노 전쟁 중에 잉글랜드군을 이끌고 고향인 노르망디의 개신교 반란을 획책하려고 돌아왔다가 프랑스군에 붙잡혀 처형당했다. 이후, 다시 프랑스에 돌아오게 되는 그 먼 후손이 버나드 로 몽고메리 되시겠다.
2. 자녀
앙리 2세가 카트린 드 메디시스에게서 얻은 적자들 세 명은 차례차례 프랑스 왕위에 올랐으나, 모두 후사를 두지 못하고 사망하고 말았다. 결국 발루아 왕조는 그의 아들 대에서 그대로 끝났고, 그의 막내딸 마르그리트의 남편인 나바라의 왕 앙리 4세가 즉위하면서 부르봉 왕조가 시작됐다.
- 프랑수아 2세 : 1544년 1월 19일 ~ 1560년 12월 5일. 어린 시절에 자신보다 1세 연상인 스코틀랜드 왕국의 메리 여왕과 결혼하였다. 1559년에 앙리 2세가 사망하자 그 뒤를 이어 즉위했으나, 1560년에 즉위한지 16개월만에 심한 중이염으로 인한 감염으로 후사를 두지 못한 채 요절하여 동생 샤를 9세가 뒤를 이었다.
- 엘리자베트(이사벨라) : 1545년 4월 2일 ~ 1568년 10월 3일. 어린시절 스코틀랜드의 메리 여왕과 한방을 쓰며 자라서 다 큰 이후에도 가까운 사이였다고 한다. 스페인 국왕 펠리페 2세의 3번째 왕비로, 왕비가 된 후에는 스페인식인 이사벨라로 불리운다. [5] 원래는 펠리페2세가 아닌 펠리페2세의 아들인 돈 카를로스와 결혼하려 했는데 정치적인 이유로 그 아버지인 펠리페2세와 결혼하게 된다. 이 이야기를 오페라로 만든것이 오페라 돈 카를로스이다. 펠리페2세는 어린부인인 이사벨라를 매우 아꼈다고 전해진다. 남편 펠리페 2세와의 사이에서 많은 자식을 낳았으나, 대부분 유산되고 두 딸 오스트리아 대공 부인 인판타 이사벨 클라라 에우헤니아(Infanta Isabel Clara Eugenia)와 사보이 공작 부인 인판타 카탈리나 미카엘라(Infanta Catalina Micaela)만 장성했다. 클라라 에우헤니아는 오스트리아 대공 알브레히트 7세와의 사이에서 2남 1녀를 봤지만 모두 요절했고 카탈리나 미카엘라는 사보이 공작 카를로 에마누엘레 1세와의 사이에서 4남 6녀를 보았다.
- 클로드 : 1547년 11월 12일 ~ 1575년 2월 21일. 로렌 공작 샤를 3세의 부인으로 샤를 3세와의 사이에서 3남 6녀를 낳았다.
- 루이 : 1549년 2월 3일 ~ 1550년 10월 24일. 오를레앙 공작으로 생후 1년 8개월 만에 요절했다.
- 샤를 9세 : 1550년 6월 27일 ~ 1574년 5월 30일. 프랑스 왕으로 형 프랑수아 2세의 뒤를 이어 14년 동안 통치했다. 하지만 후계자를 남기지 못하고 사망하여 동생 앙리 3세가 뒤를 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프랑스 국왕에 한정한 것이고 사생아로 앙굴렘 공작 샤를을 남겨 집안의 후계자는 남겼다.[6] 샤를은 장수해서 루이 14세 초기 시대까지 살았으며 2남 1녀를 남겼는데 그 중 알레스 백작부인 이었던 엠마뉴엘은 딸을 마리에를 낳아 계속 가계를 이어났다.
- 앙리 3세 : 1551년 9월 19일 ~ 1589년 8월 2일. 폴란드 왕이었으며 형 샤를 9세의 뒤를 이어 프랑스 왕이 되었으나, 후계자를 남기지 못한 채 암살당했다.
- 발루아의 마르그리트 : 1553년 5월 14일 ~ 1615년 3월 27일. 앙리 4세의 왕비로 앙리 2세의 마지막 후손이자 발루아 왕가 최후의 자손이었다. 앙리 4세와 철저히 정략적으로 결혼한 탓에 사이가 좋지 못해 후사가 없었으며, 결국 이혼하고 말았다.[7]
- 프랑수아 : 1555년 3월 18일 ~ 1584년 6월 10일. 앙주 공작으로 후에 알랑송 공작령도 추가되었다. 한 때 네덜란드 왕으로 초빙되어 갔다가 돌아왔다. 마르그리트와 친했지만 위의 두 형과는 사이가 매우 나빠 가톨릭 진영을 분열시킬 위험분자로 여겨졌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앙리 3세보다 일찍 죽었다. 앙리 3세가 후계자가 없었을 때는 후계자로 낙점받았지만 그 역시 후계자가 없어서 앙리 4세가 왕위계승자로 인정받게 되었다.
- 빅토리아 : 1556년 6월 24일 ~ 1556년 8월 17일. 쌍둥이 중 언니로 생후 1개월 만에 요절했다.
- 잔 : 1556년 6월 24일 ~ 1556년 6월 24일. 쌍둥이 중 동생으로 유산되었다.
[1] 다만 당시 토너먼트 시합에서는 앙리 2세가 당한 사고로 다치거나 죽는일이 흔했다.[2] 스코틀랜드 근위군 대장이라고는 해도, 가브리엘 자신은 프랑스인이었다. 백년전쟁 후기, 잔 다르크가 출현하기 직전에 위기에 몰려 있던 왕자 샤를을 구원하기 위해 당시 프랑스의 동맹이었던 스코틀랜드군이 파견되었는데, 스코틀랜드군 지휘관들의 말을 받아들여 샤를은 스코틀랜드 병사들을 국왕 친위대로 삼게 된다. 이것이 스코틀랜드 근위군의 시초.[3] 파편은 수술로 제거했다.[4] 물론, 그저 우연의 일치다. 다만 앙리 2세는 11세기에 살았던 카페 왕조의 앙리 1세와 무려 400년의 시간 차가 난다. 백년 전쟁의 말미를 장식한 헨리 6세와 헨리 7세는 고작 30년 차이나는 동세대 인물인 것과 비교된다. 앙리 2세는 헨리 8세보다도 뒷 세대 인물.[5] 펠리페2세는 유독 왕비복이 없는데 첫번째는 사촌 마리아 마누엘라, 두번째는 영국의 메리1세, 세번째가 이사벨라, 네번째는 조카이자 후계자를 낳아주는 오스트리아의 아나이다[6] 사생아는 아버지의 지위를 상속받기 못했기 때문에 당연히 프랑스 국왕이 될 수 없었다.[7] 부부였던 시절에 실질적으로 같이 산 기간이 얼마 되지 않기도 했으나 마르그리트가 불임이라는 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