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망
1. 전통 서간문에 흔히 쓰이는 어구
한자로 쓰면 仰望.
현재는 잘 쓰이지 않는 문어체 단어로, 직역하면 '~을(를) 우러러 바라다' 쯤의 뜻이 된다. 대신 '~을(를) 바랍니다'라고 해도 되지만 '우러를 앙(仰)'자를 써서 겸손의 뜻을 나타내었다. 전통 서간문(편지)에서는 인삿말에서 쓰인다. 예를 들자면 '
현대에는 이렇게 어려운 한자말로 편지를 쓰지 않기 때문에 사어(死語)가 되어가고 있다. 다만 옛 말투를 고수하는 개신교의 개역성경에는 가끔 나오며,[1] 간혹 나이 든 의사들이 상급병원에 제출할 진료의뢰서를 끊어줄 때 '''"고진선처 앙망합니다"'''라는 어구를 말미에 적어주는 경우는 있다. 또한 고우영 십팔사략에서도 진나라의 명장 왕전이 초나라를 정벌할 때 보상을 요구하며 '앙망하옵니다'라는 표현을 쓴 것이 확인된다. 문명 5 브라질 문명을 플레이할 때도 '폐하가 브라질 백성을 다스리셨던 평화로운 시대가 돌아와 백성의 소리를 듣고 밝은 미래를 약속하시기를 앙망하나이다.'라는 문장이 나온다. 아기공룡 둘리에도 둘리가 고길동 앞에서 새해문안이라면서 "'''사업'''다망하시고 건강하시기를 '''원망'''하나이다."라고 어쭙잖게 문자를 쓰다가 "'공사다망에 앙망하시나이다'겠지."라고 핀잔을 받는다.
대만에서 제작한 CD게임, 풍색환상 4편의 노멀 엔딩에서도 앙망(仰望, yǎngwàng)이라는 단어가 쓰인다.
而我依然呆坐在廣場·'''仰望'''著遙遠的天空...
여전히 광장에 앉아 먼 하늘을 바라본다...
2. 김대중의 탄원서에 나오는 구절
2.1. 김대중의 탄원서 전문
김대중은 전두환에게 총 두 개의 서약서를 작성했는데, 첫 번째[2] 는 1981년 1월 18에, 두 번째는 1982년 12월 13일에 쓴 것이다. # 김대중이 출국하자 5공은 김대중을 망신주기 위해 이 서약서를 공개했다.
아래는 두 번째 서약서이다.
[image]
2.2. 작성 배경
12.12 군사반란으로 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의 신군부는 1980년 하반기에 전두환의 김대중 내란음모 조작 사건으로 김대중에게 사형 선고를 내렸다가 국내외의 압박으로 무기징역으로 감형했다. 이후 당시 국가안전기획부장이었던 노신영이 김대중의 부인 이희호를 찾아가 김대중을 설득해 미국에 망명할 것을 요구했다.
김대중 사후의 회고에 따르면 이때 이희호가 김대중에게 망명을 설득하자 김대중은 처음에는 거절의 뜻을 밝혔다고 한다. 그러자 이희호가 망명을 해야만 감옥에서 고생하고 있는 다른 사람들이 석방될 수 있다고 설득했고, 결국 망명을 결정했다고 한다. 그 때 안기부 직원이 서약서를 요구했고, 그에 따라 김대중이 제출한 탄원서가 바로 이 내용이다.
당시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자신을 최대한 낮추는 문구로 작성되어 있으며, 김대중은 이런 글을 두 번에 걸쳐 썼다. 전두환은 삼청교육대를 만들어 조직폭력배와 정치인들을 수감하는 중이었고, 본인이 삼청교육대에 끌려가는 것을 막기 위해 썼다고 볼 수도 있다.
또한, 원래는 전두환의 김대중 내란음모 조작 사건에서도 설명하는 것처럼 이 서약서는 '''전두환 측이 반강제로 쓰게 한''' 내용으로, 비공개 조건을 걸고 받아내놓고는 곧바로 공개하기까지 했다. 즉, 치졸한 것은 전두환이었던 것이다.
2.3. 사용
첫 사용은 김대중이 살아있던 2007년 중반부터 2008년 초의 디시인사이드 국내야구 갤러리였으며, 정치/사회 갤러리에 퍼지면서 유행을 타기 시작하여 이후 일베 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뜻으로 사용한다. 인터넷상에서 이 용어를 사용하는 경우 대부분 이 경우라고 할 수 있다. 가끔 위 원문에서 필요한 부분의 단어만 바꿔 패러디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에는 물론 김대중에 대한 비하의 의도가 짙게 들어가있다. 흔히 고인드립으로 시작되었다고 알려져있으나 김대중이 살아있을때부터 정사갤 내에서는 해당 편지를 가지고 마치 김대중이 전두환에게 구차하게 생명을 빈 것처럼 왜곡하여 비하하는 용도로 사용한 것이었다. 즉 고인드립으로 시작된 건 아니고, 사후에도 고인드립으로 계속 쓰이게 된 것이다. # #
이후로도 디시인사이드나 일베저장소에서는 현재까지 '부탁한다' 라는 의미로 폭넓게 꾸준히 사용되고 있다. 어원대로 무언가 부탁할때 사용하는 것은 같지만 앙망이라는 단어 자체가 가지는 진중함은 전혀 없고 보통 인터넷 상에서 해결 할 수 있는 가벼운 부탁들이다. 스크린 샷 등의 사진을 올려놓고 사진의 원작을 알려달라고 부탁하거나[7] , 추천을 구걸할 때 쓰는 식. 엄연히 비속어도 아니고 사어도 아닌 제대로 된 표준어라 이를 타 사이트에서 사용한다고 제재를 받긴 힘들지만 사실상 젊은 사람이 옥편에나 나올법한 이런 단어를 일상생활에서 거의 쓸 일도, 볼 일도 없는 것을 생각하면 이를 어디서 배웠는지는 뻔하다. 비하목적으로 아예 새로운 뜻을 붙여쓰고 있는 운지와는 다르게 앙망은 엄연히 언중에서 쓰였던 말이지만 잘못된 용례로 변질된 것이다.
참고로 일상생활에서야 쓸 일이 별로 없지만 위와 같이 형사사건에서 범죄자가 미결 상태에서 피해자에게 쓰는 일종의 반성문 편지에는[8] 앙망이라는 표현이 종종 쓰인다.
2.4. 용례
주로 사과글을 앙망문이라고 부르거나 글 끝에 '앙망하옵니다'를 붙이는 형태였다. 뭔가를 요청할때 요청한다는 말 대신에 "번역 앙망", "AV 품번 앙망함" 같은 식으로 일베에서 계속 쓰이고 있다.
정치인의 말에서 유행한 점, 사실상 사어였던 단어가 다시 재조명된 점, 잠깐의 유행 후 제한적인 용법으로 돌아간 점 등 '몽니'라는 단어의 유행과 비슷한 면이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앙망'이 상당히 대중적인 단어였던 반면 '몽니'는 사용되던 당시에도 생소한 단어였던 점.
김기춘도 마지막 결심공판에서 "나이가 80이 넘었고 심장병으로 건강도 좋지 않은데 여러 정상을 참작해 관대한 처분을 내려주길 앙망한다"라고 최후진술을 했다.#
[1] 현대식 번역판에서는 앙모(仰慕)로 나온다.[2]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전두환 대통령각하 본인은 광주사태 배후조종혐의 및 국가보안법, 반공법, 내란예비음모, 계엄포고 위반사건으로 1, 2심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현재 상고중에 있습니다. 본인은 그간 본인의 행동으로 국내외에 물의를 일으켰고 이로 인하여 국가 안보에 누를 끼친 데 대하여, 책임을 통감하며 진심으로 국민앞에 미안하게 생각해 마지않습니다. 본인은 앞으로 자중자숙하면서 정치에는 일절 관여하지 아니할 것이며 오직 새시대의 조국의 민주 발전과 국가 안보를 위하여 적극협력 할 것을 다짐합니다. 본인은 본인과 특히 본인사건에 연루되어 수감중에 있는 사람들에 대하여 전두환 대통령 각하의 특별한 아량과 너그러운 선처가 있으시기를 바라마지않습니다. 1981년 1월 18일 김 대 중[3] 이체자(약자)는 정자로 바꿨다.[4] 께서도[5] 形을 잘못 쓴 것으로 보인다.[6] 전념이 아니다.[7] 돌려 말했지만 보통 야동의 품번을 물을 때 가장 많이 사용한다(...) 일명 '품번앙망'.[8] 성실히 쓸 경우 판사 재량에 따라 감형의 요인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