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가휘
1. 개요
양가휘는 홍콩의 배우이다. 한국에서는 1992년 개봉된 연인으로 유명해졌지만, 주윤발이나 성룡에 비해서는 조금 인지도가 처진다. 하지만 홍콩에서의 위상은 상당히 높은 배우이다.
2. 초기이력
홍콩 파칵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회사원, 어머니는 극장 매표소 직원이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어릴 때부터 영화를 무료로 관람하며 자라날 수 있었다.
어릴 때는 홍콩 단거리 육상선수로 뛰어서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할 정도로 운동신경이 뛰어났지만, 신체조건이 별로라고 생각해 그만두고 공부로 방향을 틀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현재의 홍콩이공대의 전신인 홍콩이공학원에 입학하여 건축설계를 공부한다. 이후 친구가 TVB 연기 연습생 선발에 응모하는 것을 보고 본인도 응모하게 되어 1980년 10기로 입사하게 된다. 같이 입학한 동기가 유덕화, 장지량[2], 서금강[3] 등등이었다.
이때의 연습생중에서 양가휘는 유덕화와 함께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고 한다. 하지만 1년후 연습생 규정을 어겨서 퇴출되었고, 이때 잡지를 창간하여 혼자서 편집장, 기자, 취재를 모두 하는 일인 다역을 하게 된다.
3. 데뷔후
잡지사를 경영할 때 홍콩 영화계의 유명감독인 이한상의 딸인 (당시 무명 모델이었던) 이전랑을 표지인물로 쓰게 되었다. 이 인연으로 양가휘와 이전랑은 이후 죽 친구로 지내며, 이전랑의 아버지 이한상 감독과 인연을 트게되었다. 이한상은 당시 중국 베이징에서 <화요원명원>을 촬영하고 있었고, 함풍제[4] 역에 맞는 인물로 양가휘를 택한 것이다. 이때만 해도 양가휘는 보통화를 전혀 못해서 대륙배우들과 대사 합을 맞출 수 없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서태후 역을 맡은 대륙배우 유효경[5]이 연기를 하면서 특정 동작을 정해서 양가휘의 다음 대사가 나올 타이밍을 알려줘야 해야할 정도. 이어 동시에 출연했던 <수렴청정>에서 열연하여 제3회 금장상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양안관계는 남북관계 못지 않게 냉전적이어서, 그는 큰 곤경에 처하게 된다. 중국과의 합작영화에 출연했기 때문에, 대만에서 그의 출연작에 대한 수입 금지령을 먹였고, 당시만 해도 홍콩영화계의 최대 고객이었던 대만의 눈치를 본 홍콩영화계는 그를 그 어떤 작품에도 출연시키지 않았다. 그때문에 그는 몇년간 생계를 위해 가판노점상을 할 정도로 힘들게 살았다. 이때 영화제작자였던 강가년이 어렵게 사는 그를 찾아와 단역으로 캐스팅을 해주었고, 그는 단역으로 영화판에 남아 있을 수 있었는데, 이 인연으로 결혼에 이르게 된다.
1987년 대만 계엄령이 해제된 후, 그에 대한 대만의 규제도 풀렸고, 그의 영화 커리어도 꽃을 피우게 된다. 당시 홍콩 영화가 정점기였기 때문에 연기력이 있던 그는 당장 주연 혹은 주조연급을 맡게 되었고 임영동 감독의 감옥풍운, 서극 감독의 영웅본색 3, 도신2, 화소도 등등의 출연했다. 영어연기가 되었기 때문에 1992년 할리우드 영화의 장 자끄 아노 감독의 <연인(the lover)>에서 프랑스인 소녀와 사귀는 재벌 화교 역을 맡기도 했다.
1997년 홍콩의 중국 반환 이후 홍콩영화가 몰락했어도 다른 배우들과는 달리 홍콩을 떠나지 않고 계속 홍콩영화에 출연했다. 90년대 가장 유명한 출연작은 왕가위 감독의 동사서독. 2005년 흑사회(영화)에도 출연했고, 이후에도 콜드 워(2012)등 여러 홍콩 영화에 출연했다.
2019년에는 임달화, 고천락 등과 함께 추룡 2에 출연했다.
4. 기타
- 성룡, 임달화, 알란 탐 등과 함께 2019년 홍콩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에서 홍콩 정부(즉 중국측 입장)을 지지하였다.
- 음주운전으로 여러번 교통사고를 냈다. 구류형을 살기도 하고 운전면허 박탈 및 만 홍콩달러의 벌금을 물었다.
- 대만의 규제를 받아 영화 출연 기피인물이 되어 노점상을 할 정도로 어려웠던 시절 자신을 캐스팅해주었던 프로듀서 강가년과 1987년 결혼해서 쌍둥이를 두고 있다. 스캔들이나 이혼이 많은 홍콩영화계에서 별다른 추문이나 스캔들이 없어서 모범적인 부부로 알려져 있다. #
- 이전랑이 결혼할 때 남사친 양가휘에게 결혼식에 꼭 참석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결혼식때 베이징에 체류하고 있었던지라 참석하지 못했다고 한다.[6]
- 가방끈이 짧은 그시대의 홍콩의 배우들과는 달리 대졸자이다.[7] 그렇기 때문에 영어연기도 할 수 있고, 잡지 편집장을 하기도 했다. 몇권의 저서를 펴낼 정도로 필력도 있는 연기자이다.
- 양조위와는 영어 이름이 Tony Leung으로 같다.
[1] 병음: 량자후이 광동어: 렁카파이[2] 배우보다는 감독으로 더 유명하다.[3] 옥보단의 포목상 역.[4] 그런데 1996년에 구숙정과 출연한 외전혜옥란에서는 함풍제의 동생인 공친왕 역을 한다. 함풍제는 우영광이 맡았다.[5] 당시 중국은 세계 최빈국의 하나였고, 대륙배우들은 쫄쫄 굶으며 연기를 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배고팠던 유효경이 외국인 특별배급을 받던 양가휘의 배급표를 훔쳐서 배불리 먹었다는 눈물겨운 일화가 있다.# 하지만 중국이 개혁개방되면서 연예산업이 발달하게 되었고, 유효경은 자본주의에 재빨리 적응하여 여러 사업으로 떼돈을 벌어서 20여년만에 포브스에 실릴만큼 수천억원대의 거부가 되었다. 그게 지나쳐서 2000년대 초반 탈세로 구속되어 3년 징역형을 받았다가 보석된 흑역사가 있다.#[6] 한국에서는 양가휘와 이전랑과 사귀었다는 설이 있는데 사실이 아닌 듯 하다.[7] 당시 홍콩에서 대졸은 극히 드물었다. 동시대의 탑스타인 주윤발이나 성룡 같은 경우 중졸-초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