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사서독
1. 개요
왕가위의 첫 무협 영화이자 무협의 장르를 빌린 멜로 드라마.
2. 상세
김용의 무협소설 사조영웅전을 원작으로 제작한 프리퀄 영화다. 따라서 영화에는 사조영웅전의 인물들이 등장하나, 내용 자체는 사조영웅전을 모티브로 하여 새롭게 꾸민 것으로, 사조영웅전에서 김용이 초기설정으로 세팅하거나 별다른 설명 없이 지나간 등장인물들의 행동[2] 을 '''왕가위 식으로''' 해석하여 이야기로 만든 작품이다.'''"그녀는 말했었다. 가질 수 없는 때가 오더라도 잊지는 말자고..."'''
서독이라는 이름으로 무림에 명성을 떨치기 전, 사막 한가운데의 객잔에서 청부살인 중개업으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구양봉의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과거에 얽매여 사막을 떠나지 못하는 서독 구양봉과 과거를 떨쳐내긴 했지만 동시에 많은 것을 잃고 방황하는 동사 황약사의 대비가 영화의 핵심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영화는 옴니버스 식으로 진행되는데, 객잔을 운영하는 구양봉을 중심으로 여러 인물들이 교차하면서 그들 사이의 엇갈린 인연과 운명을 조망하고, 마지막에는 구양봉의 엇갈린 인연으로 마무리된다. 김용 세계관의 최강자로 검술 지존의 자리까지 오른 독고구패의 기원, 훗날 서로 목숨을 걸고 싸우게 되는 홍칠공과 구양봉의 과거사 등[3] 사조영웅전을 읽어 본 사람이라면 흥미로운 프리퀄 설정이 많으며, 사조영웅전을 모르더라도 그 자체로 하나의 훌륭한 무협 영화 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영화가 대중적인 취향, 특히 일반적인 무협 영화 팬들의 취향과는 거리가 먼데, 왕가위 특유의 늘어지는 스토리텔링과 만연한 독백, 인물들의 행동에 대해 친절히 설명해 주지 않는 영화의 진행, 무협 영화임에도 액션 씬의 비중이 매우 적고 그나마도 왕가위 특유의 영상기법으로 변형되어 있는 점 등의 이유로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지루할 수 있다. 그러나 왕가위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서는 그 내용의 깊이와 가슴을 울리는 메세지, 사막을 배경으로 한 영상미까지 삼박자가 완벽한 영화라며 최고로 꼽는 사람들도 많다.
영화 곳곳에 배치된 미장센이 이야기하는 은유와 상징, 과하게 신경썼다 싶은 영상미를 볼때 사실 무협영화의 탈을 쓴 예술 영화라고 보는 것이 맞다.
3. 제작 비화
주연은 장국영, 임청하, 양가휘, 양조위, 장학우, 유가령, 양채니, 장만옥으로, '''홍콩의 유명 배우들을 총동원한 초호화 캐스팅이라 부를 만하다.''' 그런데 왕가위 특유의 계획성 없는 촬영으로 인해 제작이 지지부진했고, 결국 캐스팅됐던 왕조현은 스캔들로 인해 아예 중간에 하차하기까지 했으며, 심지어 초기 시놉시스에서 실제 촬영 내용이나 시나리오, 배역 등도 완전히 달라졌다. 늘어지는 촬영 기간을 제작사와 배우들이 견디지 못하자, 어쩔 수 없이 주연들과 스탭들을 그대로 돌려 동성서취라는 코미디 영화를 찍어 개봉까지 하고 나서야 동사서독을 개봉할 수 있었다. 동성서취가 더 흥행했다는 것이 함정.
왕가위의 첫 작품 열혈남아가 흥행에 성공하자 그를 발굴한 홍콩 영화계의 큰손이자 삼합회의 간부인 등광영은 엄청난 제작비와 더불어 장국영, 양조위, 유덕화, 장만옥, 장학우 등 홍콩의 스타 배우들이 총출동한 작품을 구상하고 왕가위에게 감독을 맡겼다. 하지만 제작자인 등광영이 사사건건 간섭하며 찍은 자신의 데뷔작을 못마땅해 하던 왕가위는 두 번째 작품인 아비정전을 자신만의 예술 영화로 연출했고 아비정전은 흥행에 참패하고 만다.
아비정전이 실패하자 제작자 등광영은 엄청난 물질적,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 심지어 등광영이 자신의 철칙이던 '조직은 영화판에 간섭하지 않는다.'를 깨고[4] 제멋대로 영화를 만든 왕가위를 손봐주려 한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기도 했다.
아비정전으로 홍콩 영화계의 거물 등광영을 물 먹인 상황에서, 자신의 제작사를 설립한 왕가위는 자신의 영화 세계를 제대로 선보이고자 영화계 입문 시절부터 친구였던 각본가이자 감독인 유진위, 아비정전의 촬영 감독 크리스토퍼 도일 등과 손을 잡고 평소 삼합회에 반감을 가지고 있었던 홍콩의 톱스타들과 함께 인기 무협 소설가 김용의 사조영웅전을 바탕으로 영화 동사서독의 제작을 준비했다.
그러나 1992년부터 시작된 동사서독의 촬영은 당초 구상을 만족시키기에는 부족한 제작비와 왕가위 특유의 계획성 없는 제작 방식 때문에 계속 중단되었다. 왕가위의 절친이자 동사서독의 제작자 중 한 사람인 유진위는 동사서독 때문에 모인 톱 배우들이 사막 벌판에서 허망하게 촬영을 대기하고 있는 모습을 초조하게 바라보다가 1993년 설날 특수를 노려서 동사서독의 제작비도 충당할 겸 그들을 데리고 한 달 동안 명절날 가볍게 볼 수 있는 코미디 영화 동성서취를 '''일부러 날림으로''' 만들어냈다.
1993년 설날에 개봉한 동성서취는 흥행 대박을 터뜨렸고 이는 유진위를 짓누르던 금전적인 압박을 풀어줬을 뿐만 아니라 언제 끝날지 알 수가 없었던 동사서독 촬영 때문에 지쳐 있던 배우와 스태프들의 스트레스도 풀어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낳았다. 동성서취 자체가 일부러 조잡하고 날림으로 만든 코미디 영화였기 때문에, 동사서독 촬영이 중단된 시간 동안 유진위가 이들을 데리고 동성서취를 놀면서 찍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만든 동성서취는 흥행 대박을 터뜨려 동사서독 제작비에 쓰였다는 훈훈한(?) 일화다.
제작자인 유진위가 이렇게 고군분투를 할 동안 왕가위는 우여곡절 끝에 동사서독의 촬영을 마쳤으나 이번에는 왕조현이 유부남과의 스캔들로 급작스럽게 하차하여 해당 부분을 재촬영 해야했고 설상가상으로 오디오 장비도 말썽을 부렸다. 슬럼프에 빠진 왕가위는 동사서독의 촬영지인 중국의 사막에서 홍콩으로 돌아와 스트레스도 풀 겸 가벼운 마음으로 훗날 그의 글로벌 출세작이 되는 '''중경삼림'''을 연출했다. 제작 유진위, 연출 왕가위, 촬영 유위강&크리스토퍼 도일, 미술 장숙평 등이 투입된 중경삼림은 등광영의 입김이 들어간 열혈남아, 난해하고 지루했던 아비정전과 달리 왕가위적이면서도 관객이 열광하는 영화가 되어 지금까지도 걸작으로 회자되고 있다.
동성서취를 만들고 중경삼림까지 만든 이후 인물 설정을 많이 바꾸고 뒤늦게 신인 배우 양채니를 합류시키는 등의 변화를 준 끝에 동사서독은 드디어 완성되어 1994년 개봉되었다. 이 부분은 2015년 8월 16일자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 다루었다.
동사서독 자체도, 최종본과 영화 제작이 도중에 한 번 중단되기 전에 만들어진 초기 제작본은 캐스팅이 서로 달랐다(초기의 캐스팅은 동성서취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선 동사서독 완성본에서 시력을 잃어가는 맹무살수 역을 맡은 양조위는 원래 구양봉 역으로 캐스팅되었고, 완성본에서 구양봉을 맡은 장국영은 원래 동사 황약사로 캐스팅되었다. 동사서독에서 황약사 역을 맡은 양가휘는 신선이 되길 원하는 단황야 역으로 캐스팅되었다. 동사서독 제작 중에 만들어진 동성서취를 보면 실제로 각 배우들이 이런 캐릭터를 맡아 코미디 연기를 펼친다. 다만 장만옥은 삼공주 역할로 처음에 캐스팅 되었던 걸로 보인다.#
이렇게 다른 배우들은 역할이 바뀌었지만 장학우는 동사서독, 동성서취 두 편 모두 홍칠공 역으로 출연했다. 양채니가 맡은 역할에는 원래 왕조현이 캐스팅되었으나 왕조현은 제작이 지지부진해지자 하차하였다.[5] 동사서독에서 맹무살수(양조위)의 아내 역을 맡은 유가령은 본래 캐스팅되지 않았으나 동성서취를 촬영할 때 새로 생긴 배역인 주백통 역을 맡게 되면서 영화에 참여하게 된다. 이를 정리하면(동성서취 / 동사서독 순) 다음과 같다.
장국영: 황약사 / 구양봉
양가휘: 단황야 / 황약사
양조위: 구양봉 / 맹무살수
유가령: 주백통 / 맹무살수의 아내(도화삼랑)
임청하: 삼공주 / 모용언 / 모용연 / 독고구패
장만옥: 주술사 / 구양봉의 연인이자 형수
장학우: 홍칠공 / 홍칠공
왕조현: 소사매 / 미등장[6]
4. 등장인물
이 영화의 화자이자 고향을 떠나 변방사막의 객잔에서 살고 있는 무공고수. 사막이 있는 변경 지역에 집을 짓고 살며, 살인이 필요한 사람과 살인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을 연결해주곤 한다. 사람 목숨을 주판으로 계산하는 냉정한 인물임과 동시에[7] 자신의 형수가 된 사람을 사랑했지만 그 사랑에 실패하고 도망친 황량한 사막에 갇힌 인물로, 형수는 죽어가며 황약사를 통해 취생몽사라는 농담으로 메세지를 보내지만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다가 마지막에서야 깨닫게 된다.
형수의 부고를 듣고 나서 자신을 둘러싼 사막이 황량하다는 걸 느끼고, 친구 황약사처럼 그 괴로움이라도 잊어보고자 취생몽사를 마셔 보지만, 마시면 무엇이든 잊고 싶은 일을 지울 수 있다던 형수의 농담과 다르게 기억은 더욱 선명해져 갈 뿐이었다. 그 이후 흑화가 더욱 진행되어 청부살인업을 계속한다. 영화 초반과 후반에 비슷한 대사로 살인청부를 부추기는데, 후반의 씬이 더욱 원작 서독의 이미지에 부합하는 편. 마지막에 자신의 주막을 불태우고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는데. 우리가 아는 진정한 악인인 서독 구양봉의 시작을 알리는 장면인 듯하다.
형수의 부고를 듣고 나서 자신을 둘러싼 사막이 황량하다는 걸 느끼고, 친구 황약사처럼 그 괴로움이라도 잊어보고자 취생몽사를 마셔 보지만, 마시면 무엇이든 잊고 싶은 일을 지울 수 있다던 형수의 농담과 다르게 기억은 더욱 선명해져 갈 뿐이었다. 그 이후 흑화가 더욱 진행되어 청부살인업을 계속한다. 영화 초반과 후반에 비슷한 대사로 살인청부를 부추기는데, 후반의 씬이 더욱 원작 서독의 이미지에 부합하는 편. 마지막에 자신의 주막을 불태우고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는데. 우리가 아는 진정한 악인인 서독 구양봉의 시작을 알리는 장면인 듯하다.
영화 초반, 기억을 잊는 술 '취생몽사'를 가지고 친구인 구양봉을 찾아온다. 바람둥이 속성을 가지고 있으며 맹무살수(양조위)의 아내(유가령)와 불륜을 저지르는가 하면, 모용연/모용언(임청하)과도 썸을 탔다가 애증의 관계에 놓이게 된다. 사실 구양봉과 똑같은 여자, 즉 구양봉의 형수이자 구양봉의 옛 애인이기도 한 여인을 사랑했지만, 그녀의 마음이 구양봉에게만 가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자신을 고통스럽게 하는 많은 것을 잊고 고향의 복사꽃을 좋아했다는 것만 기억하기로 한다. 매년 경칩 무렵이 되면 황약사가 구양봉과 술을 먹으러 찾아왔다고 하는데, 사실은 구양봉의 형수가 구양봉의 소식을 궁금해 해서 찾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황약사 본인은 구양봉의 소식을 전해주러 왔다는 명목으로 구양봉의 형수를 만날 수 있으니 그 부탁을 거절하지 않았던 것.
형수를 좋아했던 마음을 고백하는 씬에서 사랑받는 느낌을 알지 못해 사람들을 해치고 다녔다는 언급이 있어, 그 사랑을 이루지 못한 것이 여러 비뚤어진 행동들의 원인인 듯하다. 그러나 구양봉의 형수가 병으로 세상을 떠난 뒤 6년이 지나 고향에 돌아갔다는 언급이 있는 것으로 보아, 오랜 세월 방황을 하며 돌아다닌 듯 하다. 그리고 우리가 아는 괴인 동사라고 불리는 인물이 된다.
형수를 좋아했던 마음을 고백하는 씬에서 사랑받는 느낌을 알지 못해 사람들을 해치고 다녔다는 언급이 있어, 그 사랑을 이루지 못한 것이 여러 비뚤어진 행동들의 원인인 듯하다. 그러나 구양봉의 형수가 병으로 세상을 떠난 뒤 6년이 지나 고향에 돌아갔다는 언급이 있는 것으로 보아, 오랜 세월 방황을 하며 돌아다닌 듯 하다. 그리고 우리가 아는 괴인 동사라고 불리는 인물이 된다.
황약사에게 상반된 두 감정을 가지고 있는 여인. 대연국이라는 나라의 공주라고 하는데 본래 남장으로 신분을 숨기고 있다. 어느 날 황약사와 함께 술을 마시다가, 술에 취해 "자네에게 여동생이 있으면 아내로 삼겠다"는 말을 주워섬긴 황약사에게 홀딱 반하고 만다.
아마 황약사는 그녀가 남장 여자라는 사실을 알고 이런 작업 멘트를 날린 것 같고, 모용연도 자기가 여자인 줄 뻔히 알면서 모르는 척 여동생과 결혼하겠다는 말을 네게 반했다는 말로 알아듣고 황약사의 청혼을 '즉시' 받아들인다. 덧붙여 "결혼하겠다는 약속을 어기면 널 죽여버릴 거야"라면서 경고하기도(...)
그러나 황약사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약속을 저버린 채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고 그로 인하여 지독한 상처를 입은 그녀는 황약사를 사랑하는 여동생 모용연과 여동생 모용연을 바람 맞힌 황약사를 죽이려고 하는 모용언으로 분열되어 버린 자아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 되어버렸다. 구양봉(장국영)에게 황약사를 죽여달라고 부탁하러 온 뒤에는 모용연의 모습으로 나타나 황약사를 죽이면 가만 안 둘 것이라고 협박하면서 도리어 더 많은 돈을 줄 테니 모용언을 죽여달라고 부탁하는 짓을 반복한다.
나중에는 구양봉을 황약사로 착각하고 하룻밤을 보낸 뒤 사라진다. 이후 호수에 비친 분열된 자신의 자아와의 끊임없는 칼질 끝에 전설적인 고수 독고구패란 존재가 되었다는 구양봉의 독백이 흐른다.
아마 황약사는 그녀가 남장 여자라는 사실을 알고 이런 작업 멘트를 날린 것 같고, 모용연도 자기가 여자인 줄 뻔히 알면서 모르는 척 여동생과 결혼하겠다는 말을 네게 반했다는 말로 알아듣고 황약사의 청혼을 '즉시' 받아들인다. 덧붙여 "결혼하겠다는 약속을 어기면 널 죽여버릴 거야"라면서 경고하기도(...)
그러나 황약사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약속을 저버린 채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고 그로 인하여 지독한 상처를 입은 그녀는 황약사를 사랑하는 여동생 모용연과 여동생 모용연을 바람 맞힌 황약사를 죽이려고 하는 모용언으로 분열되어 버린 자아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 되어버렸다. 구양봉(장국영)에게 황약사를 죽여달라고 부탁하러 온 뒤에는 모용연의 모습으로 나타나 황약사를 죽이면 가만 안 둘 것이라고 협박하면서 도리어 더 많은 돈을 줄 테니 모용언을 죽여달라고 부탁하는 짓을 반복한다.
나중에는 구양봉을 황약사로 착각하고 하룻밤을 보낸 뒤 사라진다. 이후 호수에 비친 분열된 자신의 자아와의 끊임없는 칼질 끝에 전설적인 고수 독고구패란 존재가 되었다는 구양봉의 독백이 흐른다.
시력을 잃어가는 검객. 자신의 아내와 바람이 났던 황약사를 다시만나면 죽이겠다고 맹세했지만, 햇빛이 비치지 않는 곳에서는 눈이 보이지 않아 그렇게 하지 못했다. 구양봉의 중개로 마적 떼와 혈투를 벌이던 도중, 날씨가 어두워지면서 시력 문제로 인해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 목숨을 잃고 만다. 왼손잡이 검객에게 칼을 맞고 목에서 피를 뿜으며 죽어가는데 이 장면에서 일본영화 아들을 동반한 검객에 등장하는 명대사를 읊조린다. 그의 시체는 무덤에 묻히지 못하고 사막에 그대로 버려졌으며, 이후 홍칠공(장학우)과 마적떼가 싸우기 직전 구양봉이 홍칠공에게 그 시체를 보여주며, 맹무살수에게 한 번의 칼질로 치명상을 입혔던 왼손잡이 검객을 조심하라고 알려준다.
- 도화삼랑 (배우: 유가령 扮/성우: 김아영)
맹무살수의 아내이면서 황약사의 불륜 상대. 영화 속에선 홀로 말을 쓰다듬고 있는, 애마부인 비슷한 캐릭터로 등장한다.[8] 남편을 떠나보내고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 황약사와 불륜을 저지르기도 하나, 그럼에도 남편에 대한 사랑을 간직하고 있어서, 구양봉이 맹무살수가 이야기한 복숭아꽃을 보러 그의 고향에 갔을 때 남편이 죽었음을 눈치채고[9] 비통하게 울부짖는다. 맹무살수가 말하는 '내 고향의 봄에는 복숭아꽃이 아름답게 핀다'의 복숭아꽃은 사실 식물이 아니라 이 부인을 뜻하는 것이다.
- 완사녀 (배우: 양채니 扮/성우: 박영희)
태위부의 검객에게 남동생을 잃고, 이에 대한 복수를 의뢰하기 위해 구양봉을 찾아온 여인. 하지만 가진 것이라고는 바구니에 든 달걀과 어머니가 시집갈 때 쓰라고 챙겨 준 당나귀뿐이라서, 다른 사람들은 물론 구양봉도 그녀의 부탁을 들어 주지 않는다. 그러나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매일 구양봉의 객잔에 찾아와 기다리고, 맹무살수(양조위)와 구양봉(장국영)은 그녀를 보며 자신의 옛 사랑을 각각 떠올린다. 결국 홍칠공(장학우)이 그 복수를 이뤄주지만 그 과정에서 홍칠공은 손가락을 하나 잃게 되고, 소녀는 홍칠공에게 미안하다는 말만을 남긴 채 사라진다.
어떻게 보면 뜬금없는 인물이기도 하지만, 홍칠공과 구양봉의 성격을 극단적으로 대비시키는 동시에 홍칠공이 손가락을 잃어버린 원인과 연계되기도 하고, 맹무살수와 구양봉이 각각 옛 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인물로서 존재감은 생각 외로 상당한 편이다. 양채니는 이 영화를 통해 홍콩의 청춘스타에서 영화배우로 이미지 변신을 하게 된다.
어떻게 보면 뜬금없는 인물이기도 하지만, 홍칠공과 구양봉의 성격을 극단적으로 대비시키는 동시에 홍칠공이 손가락을 잃어버린 원인과 연계되기도 하고, 맹무살수와 구양봉이 각각 옛 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인물로서 존재감은 생각 외로 상당한 편이다. 양채니는 이 영화를 통해 홍콩의 청춘스타에서 영화배우로 이미지 변신을 하게 된다.
맨발로 천하를 주유하는 실력이 뛰어난 검객. 구양봉의 객잔에 기거하며 그의 의뢰를 받아 마을사람들의 마적떼에 대한 복수를 대신해 주고 돈을 받으나, 그런 거래가 자신의 성격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 내심 고뇌하던 중, 가족의 복수를 원하는 소녀에게 달걀만을 받고 대신 복수를 해 준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손가락을 잃는 부상을 입고 만다.
구양봉은 하찮은 달걀 때문에 아까운 목숨을 걸었다며 무모한 행동이라고 핀잔을 주지만, 구양봉과는 다른 자신을 확인한 홍칠공은 그저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후 홍칠공은 사막까지 자신을 쫒아온 아내와 함께 사막을 떠난다. 자신과는 달리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주저없이 행하는 홍칠을 보며 구양봉은 진정한 질투를 한다. 자신은 그런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고 홀로 사막에 찾아와 갇힌 존재이기 때문이다.
1994년의 오리지널 동사서독 엔딩에서는 홍칠과 구양봉이 북개와 서독으로 재회하여 검을 겨루는 장면이 나온다. 홍칠은 구양봉을 보고 놀라지만 구양봉은 씨익 쪼개기만 하는 것이 포인트. 다만 2008년의 리덕스 판에서는 삭제되었다.
구양봉은 하찮은 달걀 때문에 아까운 목숨을 걸었다며 무모한 행동이라고 핀잔을 주지만, 구양봉과는 다른 자신을 확인한 홍칠공은 그저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후 홍칠공은 사막까지 자신을 쫒아온 아내와 함께 사막을 떠난다. 자신과는 달리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주저없이 행하는 홍칠을 보며 구양봉은 진정한 질투를 한다. 자신은 그런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고 홀로 사막에 찾아와 갇힌 존재이기 때문이다.
1994년의 오리지널 동사서독 엔딩에서는 홍칠과 구양봉이 북개와 서독으로 재회하여 검을 겨루는 장면이 나온다. 홍칠은 구양봉을 보고 놀라지만 구양봉은 씨익 쪼개기만 하는 것이 포인트. 다만 2008년의 리덕스 판에서는 삭제되었다.
구양봉의 형수이면서 옛 연인 구양봉을 사랑했던 여인이었지만 구양봉은 그녀를 홀연히 떠나 검객으로 강호를 누비다가 돌아오기를 반복하고, 이에 지친 그녀는 구양봉 대신 그의 형과 결혼한다. 결혼식 당일 구양봉은 그녀에게 자신과 함께 도망치자고 제안하나, 이제는 구양봉의 형수가 된 그녀는 이를 끝까지 거절하고, 결국 구양봉은 고향을 떠나 사막의 객잔에 기거하게 된다.
이후에는 구양봉의 절친으로 매년 자신을 찾아오는 황약사에게 '취생몽사'라는 술을 전해 준다. 황약사는 해마다 그녀를 만나고 와서 구양봉에게 찾아왔던 것. 영화의 최후반부에 황약사를 만나는 장면은 동사서독 전체의 클라이맥스라고 할 수 있는데, 말을 하지 않고 그저 먼 곳을 노려보기만 할 뿐이라는 그녀의 아들을 걱정하며, 젊었을 때는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싶어하고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이제는 그런 말은 하거나 말거나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오열한다.
이 장면은 서로 사랑했지만 표현하지 못했던 구양봉과의 과거와, 그에 대한 반감으로 그의 형수가 된 후 함께 도망가자는 구양봉의 제안을 끝까지 거절했던 자신의 오기를 후회하는 장면으로, 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동사서독이라는 영화 자체는 물론, 왕가위가 그의 영화 여러 편을 통해 일관되게 이야기하고자 했던 사랑과 이별, 그리움과 미련이라는 주제와 메세지를 함축하는 명장면으로 유명하다.
>"전에는 사랑이란 말을 중시해서 말로 해야만 영원한 줄 알았죠.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하든 안 하든 차이가 없어요. 사랑 역시 변하니까요. 난 이겼다고 생각해 왔어요. 그러던 어느 날 거울을 보고 졌다는 걸 깨달았어요. 내가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에는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없었죠. 돌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후에는 구양봉의 절친으로 매년 자신을 찾아오는 황약사에게 '취생몽사'라는 술을 전해 준다. 황약사는 해마다 그녀를 만나고 와서 구양봉에게 찾아왔던 것. 영화의 최후반부에 황약사를 만나는 장면은 동사서독 전체의 클라이맥스라고 할 수 있는데, 말을 하지 않고 그저 먼 곳을 노려보기만 할 뿐이라는 그녀의 아들을 걱정하며, 젊었을 때는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싶어하고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이제는 그런 말은 하거나 말거나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오열한다.
이 장면은 서로 사랑했지만 표현하지 못했던 구양봉과의 과거와, 그에 대한 반감으로 그의 형수가 된 후 함께 도망가자는 구양봉의 제안을 끝까지 거절했던 자신의 오기를 후회하는 장면으로, 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동사서독이라는 영화 자체는 물론, 왕가위가 그의 영화 여러 편을 통해 일관되게 이야기하고자 했던 사랑과 이별, 그리움과 미련이라는 주제와 메세지를 함축하는 명장면으로 유명하다.
>"전에는 사랑이란 말을 중시해서 말로 해야만 영원한 줄 알았죠.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하든 안 하든 차이가 없어요. 사랑 역시 변하니까요. 난 이겼다고 생각해 왔어요. 그러던 어느 날 거울을 보고 졌다는 걸 깨달았어요. 내가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에는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없었죠. 돌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5. 리덕스
[image]
왕가위가 빗물에 손상된 필름을 복원하고 재편집하여 '동사서독 리덕스'란 제목으로 2008년 칸 영화제에서 특별상영되었으며, 국내에서도 2013년 12월 5일 롯데시네마에서 개봉하였다.
일반판과의 차이점은 리덕스 버전의 도입부에 구양봉과 황약사 각자 엄청난 무공을 선보이는 장면이 추가되었고 도입부와 끝 부분에 구양봉이 좁은 객잔에서 혼자 개방의 무리와 싸움을 펼치는 장면이 생략되었다. 이 장면에 등장하는 배우 유순은 영화 속 출연 장면이 통째로 날아간 셈이다. 일반판의 도입부 장면만 봐서는 상대가 어떤 자들인지 알 수 없으나 끝 부분에 구양봉이 같은 장소에서 같은 복장을 한 무리를 상대할 때 봉을 든 홍칠이 등장한다. 또 도입부에 황약사가 마적떼를 처리하는 장면도 생략되었다.
이외에도 끝 부분에 독고구패가 된 모용언의 모습이 삭제되고 일부 장면이 미묘하게 바뀌었다. 예를 들어 객잔에서 시비가 붙은 모용언을 말리던 황약사가 모용언에게 칼을 맞는데 원작에서는 고양이 그림자가 잘리는 장면이 나오지만 리덕스에서는 편집되었다. 그 외에도 몇몇 장면에서 편집이 다시 이루어졌다. 왕가위와 동사서독의 팬이라면 한 번쯤 비교해 가면서 양 작품을 감상해 봐도 괜찮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일반판과 다르지 않으나, 영화의 시선 자체, 특히 엔딩의 관점이 구양봉에게 포커스가 많이 가도록 편집되었다. 또한 스토리와 장면의 연결 또한 부드러워져서, 동사서독 오리지널 버전보다는 이야기의 흐름이 훨씬 이해하기 쉽다는 평이 많다.
편집 이외에도, 화면의 전반적인 색깔이 사막의 노란색 위주로 새롭게 조정되었고, 계절의 변화와 순환을 나타내는 자막도 새로이 삽입되었다. OST도 새롭게 작업하였는데, 세계적인 첼로 연주자인 요요마#s-1가 참여하여 애절한 느낌과 함게 반복되는 강렬한 리듬을 잘 살렸다.
6. 평가
7. 여담
- 왕가위는 "움직이는 것은 바람도, 나뭇가지도 아니고, 네 마음일 뿐이다"라는 불경 구절을 보고 영화를 찍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영화의 도입부에도 자막으로 실제 삽입되었다.
- 무협의 형식을 빌리고 있고 등장인물이나 배경은 모두 사조영웅전의 인물과 배경이지만, 실제 내용은 무협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랑과 이별, 그리움과 아쉬움, 미련 등을 다룬 멜로물인 것으로 유명하다. 신용문객잔, 동방불패, 녹정기, 황비홍, 철마류, 의천도룡기 등 기존 홍콩 무협 영화를 생각하며 동네 대여점에서 빌린 비디오 테이프로 동사서독을 감상한 이들은, 모용언과 모용연 1인 2역을 연기한 임청하가 애증의 감정을 분열적으로 드러내며 구양봉 역의 장국영을 껴안는 장면에서 영화를 스톱시키고 비디오 테이프를 고스란히 반납하는 일까지 있었다.[10]
- 심지어 우리나라에서 극장 개봉했을 당시에는 임청하의 무술 장면 위주의 영화를 기대했던 국내의 배급사가 임의로 편집을 한 후 상영하기까지 했다. 그래서 왕가위는 한국판 동사서독은 한번도 보지 않았다고.
- 왕가위의 증언에 따르면, 중국 서안에서 가까운 고비 사막에서 촬영을 하면서 배우를 기다리는 게 일이었다고 한다. 일례로 임청하는 당시 10여 편의 영화를 바쁘게 찍고 있을 시기였는데, 물리적으로 수시로 사막의 촬영지까지 오고 가기가 힘들었다. 결국 동사서독을 찍는 200여 명의 스태프는 임청하를 비롯하여 오지 않는 배우들을 기다리다 대역으로 찍고, 대역들도 기다리다 떠나면, 또 다른 대역을 찾아 영화를 찍는 일을 반복했다고 한다.
- 이동진 영화당#
8. 관련 문서
[1] 병음: Dōng xié xī dú, 둥세시두/광둥어: dung1 ce4sai1 duk6, 둥채사이둑[2] 예를 들어 구양봉과 홍칠이 왜 싸우게 되었는가 등.[3] 구양봉이 홍칠을 소개할 때 "이 친구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데, 이름에 칠(七)자가 들어간 사람하고 지내면 단명한다는 사주가 나왔기 때문이다"라는 대사가 나온다.[4] 평소 영화 애호가이던 등광영은 홍콩 영화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다른 삼합회 간부들과는 달리 자신의 조직이 절대로 홍콩 영화계에 끼어들지 못하도록 했다고 한다. 무명이던 왕가위를 지원해 준 것도 왕가위의 재능에 감명을 받아서였다고.[5] 동성서취에서는 소사매, 황약사(장국영)와 삼공주(임청하) 사이를 질투하는 캐릭터로 출연한다. 또한 국내 비디오판 엔딩에 왕조현이 잠깐 얼굴만 스쳐간다. 매의 눈으로 찾아보면 보인다.[6] 1995년 최초 개봉 버전에는 엔딩에 잠깐 나온다. VHS로 보면 더 명확히 알아볼 수 있다.[7] 밑의 완사녀가 돈없이 살인을 청부해오자, 돈이 없으면 몸을 팔아서 마련할 것을 종용하기도 한다.[8] 영화평론가 정성일은 왕가위의 다른 작품 타락천사에서 이가흔이 주크박스를 쓰다듬는 장면과 이 장면을 비교하면서, 이루어질 수 없는 상대와의 섹스를 대리하는 행위라는 식으로 해석하기도 했다.[9] 구양봉이 쓰는 손수건이 남편의 것이었다.[10] 이와 비슷한 일은 같은 감독의 아비정전 국내 개봉 때도 있었다. 당시 유행하던 홍콩 느와르물인 줄 알고 보러 온 관객들이 홍콩과 필리핀의 밀림을 배경으로 한 우울한 이야기를 맞닥뜨리고는 극장에 환불을 요구했다는 소동이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