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1. 개요
2. 설명
3. 용어 사용의 문제점
3.1. 의미 와전의 문제
3.2. 중의적 해석 여지의 문제
3.3. 공신력을 지켜야 되는 사람들의 방관적 태도
4. 이야깃거리
5. 관련 문서


1. 개요


2000년대 중반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2010년 하반기부터 언론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행어이자 비표준어다.

2. 설명


다음은 2000년대 기록들.

... 다이아몬드를 찾아 나서는 부분에 이르면 역대급 쓰레기가 아닌가 싶을 정도에요. # (2004. 09. 04.)

... 이 두 배우의 케미는 역대급이었고... - # (2005. 9. 23.)

... 전무후무한 역대급 작화가... - # (2007. 12. 5.)

(지금봐도 디자인은 역대급) - # (2009. 11. 29.)

표준어가 아니며, 표준어로 인정되어도 구조적 뜻풀이는 ‘그동안에 준하는’이 된다. 그동안에 준한다는 말은 그냥 '''제자리'''라는 뜻이다. 이를 갖고 유행어 화자들 사이에서는 와전되어 쓰이는데, 바로 ‘그동안에 없던’을 염두에 두고 쓰는 것이다. 이는 영어의 'all time'과 같은 단어인데, 한국어 특유의 생략법으로 인해 문법적으로 잘못된 단어가 유통되고 있는 것.
구조 풀이상과 의미 전달상으로 그른 말이므로 국어파괴로 지적된다. 아무런 비교, 대조 역할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표준어문법을 지킨 것이 아니다. '역대'의 파생어로는 '역대적(歷代的)'이 있지만 이것 역시 '역대'와 비슷한 용법으로 사용한다. 또한 표준어로 등재될 가능성에 대해 국립국어원에 문의했는데 곤란하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Q&A)[1]
국어를 바르게 사용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다음과 같이 윤문할 수 있다.
  • '역대'를 염두에 두고 쓰면 → 역대 최저/역대 최악/역대 최선(O), 역대 최소/역대 최다/역대 최대(O)[2]
  • '그동안에 없던', '경신(更新)'을 염두에 두고 쓰면 → 경신한(O), 기록적(O), 역사적(O)
두 번째는 차라리 원래 의도대로 '''‘그동안에 없던’'''으로 늘여쓰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3. 용어 사용의 문제점



3.1. 의미 와전의 문제


‘역대(歷代)’는 \''''그동안''''이라는 뜻을 지닌 명사이고, ‘-급(級)’ ‘그에 준하는’이라는 뜻을 지닌 접미사이다.[3] 이 둘을 합친 ‘역대급’을 곧 풀이하면 \''''그동안에 준하는'''이라는 형용사가 된다. 단어만 놓고 볼 땐 신조어 ‘역대급’은 그저 \''''그동안의''''라는 의미전달 역할까지만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역대급 태풍'이라고 하면 '그동안 태풍' 정도에만 그치는 표현일 뿐, '그동안에 못 본 태풍'이라는 의미전달까지는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대중문화에서 이 용어를 '''‘역대 최강’'''(그동안 최강), '''‘기록적인’'''(기록에 남을 만한), '''‘역사적인’'''(오랜 세월에 남을 만큼 중요한)이라는 의미로 통용하고 있다. ‘그동안의’이라는 단순한 뜻과 비교해 볼 때 다소 비약적이다.[4]

3.2. 중의적 해석 여지의 문제


용어를 받아들인다고 해도, 유행어로서 뜻하고자 하는 ‘역대급’이라는 말이 '''‘역대 최고’, ‘역대 최저’[5] 둘 가운데 무엇을 가리키는 건지도 도무지 알 수 없게 된다.''' 논리학에서는 이를 두고 ‘모호성의 오류(Amphibology)’라고 한다. 차라리 ‘기록적’이라는 뜻만 의미하고 쓰는 것이면 모를까, 대다수는 ‘역대 최고(또는 최강)’를 두고 쓰는 모양이므로 문제점인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래퍼의 프리스타일을 보고 그냥 "랩 역대급이네."로 표현하면 그게 최악이라며 비판하는 것인지 최고라며 칭찬하는 건지 글만 봐서 절대 알 수 없다. 심지어 눈앞에서 이런 말을 들어도 화자의 뉘앙스에 맞춰서 판단해야 한다. 이러한 사용법은 또 다른 신조어인 '대박'과 같다. 세간에서는 중의적 표현이라 용어 사용에 옹호하기도 한다.

3.3. 공신력을 지켜야 되는 사람들의 방관적 태도


인터넷 은어를 언중이 사용하는 인터넷에서 자유롭게 쓰는 거야 어쩌지 못하겠지만, 국어사전과 국립국어원에서 표준어로 인정하지 않는 단어이므로 가급적은 공문서나 논문, 뉴스 등 공신력 있는 곳에서는 사용하지 말아야 된다.
그런데 이 용어가 점점 퍼져서 2015년 이후로는 인터넷을 넘어 방송 용어나 실생활에서도 '매우', '최고', '제일' 대신으로 '나름'과 같이 유행을 좇아 쓰는 듯하고, 2013년쯤부터 공신력을 중시하는 각종 뉴스 기사나 타이틀(특히 인터넷 기사), 정규 뉴스 보도 중에도 거리낌 없이 그저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하는 강조 수식어로만 '역대급'을 사용한다. 2020년 8월 20일자 MBC 뉴스데스크에서는 뉴스 초반에 '역대급'이라는 단어를 이재은 앵커가 1번, 김명순 기자가 2번 썼고, 자막에도 3번 쓰였다.

'짝' 여자 1호, 역대급 미모로 '의자녀' 등극 (2013년 5월 30일 국제신문)

'모기가 사라졌다'...역대급 폭염이 바꿔놓은 여름 풍경 (2016년 8월 23일 유튜브-YTN 뉴스)

역대급 허리케인 ‘어마’ 카리브해 초토화…최소 10여명 사망 (2017년 9월 8일 한겨레)

8월에도 `역대급' 무더위 기승부린다 (2018년 7월 29일 충청타임즈-조준영)

역대급 태풍 ‘링링’ 북상에 영종대교·인천대교 통제(2019년 9월 7일 네이버-서울경제-김경미)

한 달 만에 7천 대 침수…역대급 피해액 전망(2020년 8월 11일 네이버-MBC뉴스데스크)

이상한 날씨가 일상이 됐다…기후위기의 경고(2020년 8월 20일 네이버-MBC뉴스데스크)

그것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는 대중들은 잘못된 정보와 잘못된 언어 습관까지 얻는다. 실제로 '''이 용어가 쓰인 경우가 정말로 '역대'라는 수식어가 붙을 상황은 없다.''' 온라인상에서 대수롭지 않은 상황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주위의 관심을 끌기 위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일이 대부분인데, \''''역대급', '꿀잼', '레전드' 따위의 수식어가 붙으면 별 볼 일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4. 이야깃거리


  • 많은 사람들이 인지할 수 있을 만큼 해당 분야 역사에서 손에 꼽을 만한 상황이면 굳이 이러는 식으로 강조할 필요가 없다. 아래는 그 예.
    • 2002년에 대한민국이 월드컵 4강에 올랐다는 사실을 \'역대급'이라고 굳이 강조해서 말하는 사람은 없다. 수식어 '역대급'을 붙이는 행위 자체가 왜곡을 위하는 의도로 하는 것이다.
    • 위키에 "(문맥상은 다른 스포츠와 비교해서) 배구선수의 외모는 역대급이다."라는 표현이 있었는데(현재는 수정돼 있음), 이것은 '역대급'이라는 단어의 문법적인 옳고 그름에서 떠나서 애초에 그 단어가 사용되지 말 상황이었다. '역대'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그 분야의 역사 내에서 최고를 따지는 것이지, 다른 것과 비교해서 우위를 논하는 것이 아니다. 배구선수의 외모가 '역대급'이라는 표현에는 비교 대상도 없을 뿐더러 자칫하면 배구선수들이 인류 역사상 최고의 외모를 지니고 있다는 말도 안 되는 뜻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비교가 생략되어 있어서 저 말이 역사상 최악의 추남추녀들이 배구선수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배구선수의 외모를 좋게 말하고 싶었으면 그냥 '배구선수의 외모는 최고다' 또는 '배구선수의 외모는 제일이다' 같이 쉽게 표현할 수 있었고, 굳이 다른 스포츠와 비교해서 표현하고 싶었으면 '배구선수의 외모는 다른 스포츠 선수들보다 우월하다'로 나타내 수 있었다.
  • '흑역사'와 마찬가지로 표준어로 인정된 단어가 아니기 때문에 어찌 발음해야 되는지는 알 수 없다. 통용되는 발음은 [역때급]과 [역때끕]의 두 가지가 있는데, '상급', '고급' 등의 발음이 [상ː급], [고급]이므로 전자가 옳게 느껴지지만 '비교급'과 '경량급'은 사잇소리 현상이 발생해서 [비ː교끕], [경냥끕]으로 발음된다. '역대'라는 단어는 명사이므로 '역대급'을 '역대적인 등급'이라는 의미로 해석하면 '역대'+'급'에서 사잇소리 현상이 일어나 [역때끕]이라는 발음이 됨을 추론해 볼 수 있다.

5. 관련 문서


[1] 유행어이므로 '''어차피 사라질 말'''이라며 화자들을 간접 디스(?)까지 했다. 한때 유행하던 '종결자'와 비슷한 사례.[2] 문법적으로는 'best', 'worst' 둘 가운데 하나만 붙는다고 볼 수 있다.[3] ‘급(級)’은 명사만 말고 접미사의 '-급'6(級)의 역할도 하고 있다. 따라서 명사 ‘역대’ 뒤에 접미사 ‘-급’은 조어가 될 수 있는 구조이므로 단어 형성상으로만 볼 때는 딱히 문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4] 겹말모순어법도 이런 와전 때문에 생기기도 한다.[5] 영어의 'all time' 역시 단독으로 안 쓰고, 'best','worst', 'greatest'처럼 형용사 최상급의 표현을 넣거나, 'list of all time' 같은 명사+명사 합성어 형태로 사용해야 문법적으로 옳은 사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