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순어법
矛盾語法 / Oxymoron
1. 개요
모순이거나 상충하는 단어들이 결합된 표현을 말한다. '형용모순'이라고도 한다. 원인은 뜻 의식이 옅어진 것.
2. 예시
2.1. 비유적/문학적 표현
- 작은 거인
겉으로 보기에 왜소해 보이나 정치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 소리 없는 아우성 (유치환의 깃발)
- 성공적인 실패(Successful Failure)
본래의 목적은 실패했으나 이 과정에서 얻은 성과가 득이 되는 경우를 말한다.
미운 정, 좋아함과 싫어함, 슬픔과 기쁨.
- 살아있는 시체
- 달콤씁쓸함
영어로는 'Bittersweet'라고 한다.
우주 바다 도적. 이는 '우주선(Spaceship)', '전함(Battleship)'처럼 정서 때문일 수도 있다. 여기 참고.
2.2. 잘못된 표현
- 가짜(假-) 실력(實力)
가짜 진짜로 갖추고 있는 힘이나 능력.
- 과반수 이상
'과반수(過半數)'는 반수(半數)를 넘었다〔過〕는 뜻이고, 동의어로 '반수 초과(超過)'가 있다. '과반수'는 절반을 포함하지 않으며, '過'가 있는 말 뒤에 절반을 포함하는 '이상(以上)'이 붙으면 모순이 된다. 다만, '과반수인 어떤 수부터'의 뜻이면 겹말이다.
- 고(高) 난이도(難易度), 난이도가 높다
높은 쉽고 어려운 정도, 쉽고 어려운 정도가 높다. '고난도'. '난도(難度)가 높다', '난이도가 어렵다' 등으로 써야 맞는다. 자세한 건 난이도 문서 참조.
'그래픽 카드', '사운드 카드'의 '카드'는 그래픽, 사운드 기능을 보강하고자 메인보드 확장 슬롯에 꽂아 사용하는 카드 형태의 별도 확장 장치를 의미한다. 이는 기계 구조 현실적 모순어법으로, 메인보드에 내장돼 있으면 카드가 아니다. '외장형 그래픽/사운드 카드'는 겹말이다.
- 늙은 강아지
늙은 어린 개. 강아지는 작은 개를 이르는 단어가 아니며, 어린 개를 이르는 단어다.
- 동물의 인권
동물의 사람의 권리. ‘동물의 권리’, ‘동물권’ 정도로 표현하는 것이 옳다.
- 동물의 인생
동물의 사람의 삶(人生). '동물의 일생', '동물의 생애' 정도로 표현하는 것이 옳다.
- 따뜻한 냉커피(…)
따뜻한 차가운 커피.
- 아몰레드 액정
- 유일무이한 둘, 유일하게 ~한 것 중 하나, 둘이서 독점
'유일'과 '무이'는 하나뿐이라는 뜻이고, '독점'은 혼자 차지한다는 뜻이지만, '~ 중 하나'는 그 대상 말고도 여럿 있다는 뜻이다. ‘~한 몇 없는 둘'이나 ‘몇 없게 ~한 것 중(또는 '가운데') 둘’, ‘몇 없게 ~한 것 중(또는 '가운데') 하나(또는 '한 가지', '한 명' 등)’, '유이한' 따위로 나타내는 게 옳다.
- 오래된 신조어
오래된 새로 만들어진 말. 이러한 것은 '신조어'라고 말고 '유행어'나 '속어', '은어'라고 하는 게 옳다. '철지난 유행어'로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다.
- 자문을 구하다
'자문'이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기구에 의견을 물음'이라는 뜻으로 이미 동사적 속성이 있다. 그런데 한자어에 익숙한 중국어에서도 '征求咨询'[1] 라고 하는 것으로 보아 한국어에서도 근시일 내에 '자문을 구하다'를 인정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
- 잘 알려진/유명한 일화
잘 알려진/유명한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逸話). 한자 '逸'에 '숨다'라는 뜻이 있다. 일화이다가도 잘 알려지고 나면 일화로 볼 수 없다.
'정파#s-4(停波)'는 방송을 중지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원칙적으로는 '정파', '정파 시간대'라 하는 것이 옳다.
- 제일 -(으)ㄴ 것 중 하나
'제일(第一)'에 '하나'라는 뜻이 있다.
반도체 기억장치 경질 (자석) 기억장치.
- 한글 음성
한국어이든 어떤 말이든 그저 한글대로 읽는 것이 아니면 '한국어 음성' 등으로 고쳐야 옳다.
2.3. 직역상 모순
직역하면 모순이지만 현대 표준어 기준으로는 오류가 아닌 말들. 즉, 자연스레 의미가 확장되었거나 다의어가 된 단어들이다. 이런 표현들은 곧이 곧대로 직역하면 오역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현실에는 없는 것 현실. 원어는 'Virtual Reality(VR)'이다.
- 검은 백조, 흑백조
검은 흰 새(白鳥). '백조'가 색에 상관없이 '고니'라는 뜻으로 쓰이는 듯하다.
- 그린홍합
녹색 빨간색 (살) 조개(紅蛤). '녹합'으로 바꿀 수 있다.
- 작은 대문
작은 큰 문(大門). 일본어로도 '小さな大-(작은 대-)' 같은 식으로 쓰일 때가 있다. '대문'이 마당 밖의 문이라는 뜻으로 여겨져는 듯하다.
- 많이 적다
'많다'와 '적다'가 반대말 관계. '많다'가 '적다'를 수식하는 식으로 사용되는 듯하다.
- 동물인형
'면역(免疫)'의 '역(疫)'은 본래 '질병'을 뜻하는 단어이다.
메모리 물이 샘(漏水). 원래의 용어는 'Memory leakage'로서 '누수'가 단순히 '새다'라는 의미로 확장돼서 사용되는 듯하다. 어원적으로는 바르지 않지만 이미 관용적인 표현으로 굳어졌다. 실제로 '엔진오일 누수'같이 그르게 사용하는 일도 많다. 그쪽은 '누유(漏油)'라 하는 것이 옳다.
무명지(無名指)는 이름(名)이 없는(無) 손가락(指)이라는 뜻인데, 다섯 손가락 중 넷째 손가락에 별도의 이름이 없다는 점에서 착안하여 '무명지'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니 모순이다.
'영국식 영어'라는 말로 알 수 있듯, 결국 이렇게 쓸 수밖에 없다. 영국 밖의 영어는 영국령 언어로 봐도 될 듯하다.
위의 '미국식 영어' 등과 비슷한 예이다.
석유를 기반으로 한 고분자 화합물의 일종+무엇을 넣으려고 종이로 만든 용기(封紙).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봉지'의 뜻이 "종이나 비닐 따위로 물건을 넣을 수 있게 만든 주머니."로 풀이되어 있다. 게다가 어원상으로 비닐도 아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봉지'의 뜻이 "종이나 비닐 따위로 물건을 넣을 수 있게 만든 주머니."로 풀이되어 있다. 게다가 어원상으로 비닐도 아니다.
- 가죽 지갑
가죽 종이로 만든 갑(紙匣).
'지갑(紙匣)'의 첫 번째 뜻풀이는 "돈, 증명서 따위를 넣을 수 있도록 가죽이나 헝겊 따위로 쌈지처럼 만든 자그마한 물건."이다. 이는 '바가지'가 본래는 박 열매로 만든 것이나 현재는 재질에 상관 없이 그러한 용도를 지닌 도구 전반을 가리키는 단어로 전용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역시 어원 의식이 옅어진 것. '지갑'을 '지폐를 넣는 갑'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지폐도 종이로만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지갑(紙匣)'의 첫 번째 뜻풀이는 "돈, 증명서 따위를 넣을 수 있도록 가죽이나 헝겊 따위로 쌈지처럼 만든 자그마한 물건."이다. 이는 '바가지'가 본래는 박 열매로 만든 것이나 현재는 재질에 상관 없이 그러한 용도를 지닌 도구 전반을 가리키는 단어로 전용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역시 어원 의식이 옅어진 것. '지갑'을 '지폐를 넣는 갑'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지폐도 종이로만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 야채 육수
야채 고기를 우려낸 국물.
- 단팥양갱, 고구마양갱
'양갱'은 원래 양의 피를 굳혀 만드는 선지 비슷한 음식을 일컬었다.
수학 용어로, 양 끝점을 포함하면서도 포함하지 않는 집합을 뜻한다.
- 큰 소포
큰 작은 꾸러미(小包). 단순히 '꾸러미'라는 뜻으로 확장돼서 쓰이는 것 같다.
- 콩우유
콩을 짜낸 소젖(牛乳). '두유'의 문화어이다.
단, 이 단어는 표준국어대사전에 "콩가루에 설탕, 분유 따위를 섞어서 끓이거나 끓는 물에 탄 영양 음료."로 등재되어 있다. 즉, 북한에서는 콩가루로 만든 젖을 뜻하는 말이지만, 남한에서는 소젖에 콩가루를 탄 음료를 뜻한다고 보면 된다. 또, 남한에서의 뜻은 북한에서는 '콩젖'이라고 한다. 사실상으로 문화어에서 서로 바뀌었다.
단, 이 단어는 표준국어대사전에 "콩가루에 설탕, 분유 따위를 섞어서 끓이거나 끓는 물에 탄 영양 음료."로 등재되어 있다. 즉, 북한에서는 콩가루로 만든 젖을 뜻하는 말이지만, 남한에서는 소젖에 콩가루를 탄 음료를 뜻한다고 보면 된다. 또, 남한에서의 뜻은 북한에서는 '콩젖'이라고 한다. 사실상으로 문화어에서 서로 바뀌었다.
- 피해를/부상을 입히다, 피해를 주다
'손해를 입음'의 뜻이 있는 '피해'(예: 피해자), '상처를 입음'의 뜻이 있는 '부상'이었으나 오늘날에는 단순히 '손해', '상처'라는 의미가 되었고, '피해를 주다'도 사전에 실려있다. '가해하다'로 바꿔도 되고(예: 가해자), 굳이 현실을 반영하면 '피해'를 '披害(해칠 피, 해칠 해)'로 적을 수도 있겠다.
- 여남작(女-男爵)
'Baroness'의 번역어. 여남작 작위를 받은 대표적인 인물로는 영국의 마가렛 대처 前 수상이 있다.
여자(女) 장성한 사나이(丈夫). '丈婦'로 써도 되긴 한다.
- 아직/지금까지 ~고 있다.
어떤 일의 이전/현재가 끝임을 나타내는 보조사 + 현재진행형 시제 → 현재도 ~고 있다. / 현재까지 ~고 있었다.
'닭도리탕'의 '도리' 어원이 새를 뜻하는 일본어로 알려져 있지만 '도리다'가 어원이라는 의견도 있다.
- 허위사실(虛僞事實)
공허하고(虛) 거짓된(僞) 실제로(實) 있는 일(事).
- -音癡(おんち)
'方向音痴(길치)', 'コンピューター音痴(컴맹)' 등. 일본어로는 음악과 상관없어도 접미어처럼 쓰인다. 한국어 '-치'와 같은 뜻. 한국에서도 맛을 잘 모르는 사람을 '맛음치'로 표현하는 것과 동일한 예다.
3. 관련 문서 및 링크
- 완곡어법
- 이름과 실제가 다른 것
- 양날검
- 반어법
- 역설법
- 강한 부정은 긍정
- 승자 없는 싸움
- 언어의 보수성
- 우리말 필살기("이러한 모순 어법은 우리말을 처음 배우는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배우기 어렵게 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