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천봉쇄의 오류

 

1. 개요
2. 설명
3. 예시
4. 사용 효과
5. 대응법


1. 개요


어떤 특정 주장에 대한 반론이 일어날 수 있는 유일한 원천을 비판하면서 반박 자체를 막아 자신의 주장을 옹호하고자 하는 비형식적인 논리적 오류의 일종으로, 불공정한 전략이다. 대부분 그 추론 과정이 합당하지 못하거나, 인격적인 모독으로 이어지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또한 '''명확한 사실 판단, 규정을 위하는 건전한 논의조차도 막는 점'''으로 말미암아 자연주의의 오류로 이어지기 쉽다.
'Poisoning the well'(우물에 독 뿌리는 오류)이라고도 한다.
아래 예시문단에서 알 수 있듯이 따지고 보면 '''내 말 안 들으면 전부 나쁜 놈''' 수준의 유치한 표현이기도 하다.

2. 설명


칼 포퍼의 '반증 가능성'으로 따져보면 이해하기 쉽다. 칼 포퍼는 어떤 명제나 가설에 반증 가능성이 있어야 좋은 명제이고 합리적인 가설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해당 논리에 따르면 "사과는 검다."라는 명제가 "전지전능한 신이 있다."라는 명제보다 합리적인 가설이 되는데, 전자는 사과에 대한 주기적인 관측을 통해 참, 거짓의 진위를 가를 수 있는, 즉 반증할 수 있는 명제이나, 후자는 인간의 입장에서 반증할 수 없으며 순환오류나 원천봉쇄의 오류를 일으키는 명제이기 때문이다. 명제의 참, 거짓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명제를 수립하고 증명하는 과정 및 반증의 가능성이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원천봉쇄의 오류는 그 반증 가능성을 화자가 의도적으로 뭉개버리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원천봉쇄의 오류를 일으키는 대부분의 주장들을 쉽게 말하면 "내 말에 동의 안 하는 자들은 내 말에 포함되는 자들이다."라는 표현이다. 명제 자체에는 반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주장들은 '''반증 시도 자체를 봉쇄하며''' 인신공격하는 오류로서 합리적이자 긍정적인 발언이 절대로 아니다.

3. 예시


'''예문)''' 지금 너만 힘든 줄 아냐?[1]
'''예문)''' 주사파라는 증거가 어디 있냐구요? 증거 묻는 사람이 바로 주사파입니다.
'''예문)''' 나에게 악플 단 사람들은 중졸 학력, 기레기, 맛알못이다.
'''예문)''' 남성을 옹호하는 것 자체가 여성에 대한 2차 가해이다.
'''예문)''' 여성이 받는 차별을 얘기하는 사람은 꼴페미이다.
'''예문)''' 네 다음 XX(비하적 용어 사용) / 이거 반박하면 XX(상동) / (말이 끝나자) ~라고 XX(상동)가 말했다. [2]
'''예문)''' 기독교인들은 전부 개독 예수쟁이이다. 여기에 반박하는 사람은 오직 먹사들과 예수쟁이들밖에 없다.[3]
'''예문)''' A: 어떤 사람이 같은 성별을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차별하는 것은 옳지 않다.
B: 너 동성애자냐?[4][H]
'''예문)''' 내가 게이 인권을 지지하니까 게이라고? 흠 난 동물 권리도 지지하는데. 네 눈엔 내가 X발 알파카로 보이냐?[5]
'''예문)''' MSG가 몸에 해롭지 않다고? 알겠으니까 그거 다 너나 쳐먹어.
'''예문)''' 여기에 반대하는 놈은 다 빨갱이다. / 여기에 찬성하는 놈은 다 정부의 알바다.[H]
'''예문)''' 영세상인 보호를 위해 대형마트 영업 시간 제한 및 의무휴무제는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 이 말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영세상인을 죽이고 대형마트 배를 불려주자는 사람이다.
'''예문)''' XXX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은 비정상이다.[6]
'''예문)''' 인종간에 우열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정치적 올바름을 신봉하는 사람이다.
'''예문)''' XX는 지능의 문제, XX는 정신병.
'''예문)''' 토론을 닫는 놈은 개누리 청베충 박사모로 인정하겠노라.
'''예문)''' 히딩크가 오는 걸 반대해? 너는 축협 댓글알바인 게 분명하다.[7]
'''예문)''' A: 너 모태솔로지?
B: 아니?
A: 그럼 여친(전 여친) 이름 말해봐?
B: 왜?
A: 너 모태솔로네. 여친 이름 못 말하면 모쏠이야.
'''예문)''' 나 10킬 너 5킬. 그러니 내가 더 잘함. ㅇㅈ? ㅇ ㅇㅈ
'''예문)''' (누군가 본인의 잘못을 지적하며, 불편함 호소하면)뭐?? 불편해? 프로불편러? 꼰대? 꼴페미?[8]
'''예문)''' 병무청이나 국방부나 병역으로 힘든점을 입장에 대해 알아주질 않네? 이래놓고선 강제징용, 위안부 문제 언급할 가치가 있냐?[9]
예시를 보듯이 저러한 표현들은 정의에 의한 존재 강요의 오류와 특수 환경 공격을 베이스로 깔고 있기 때문에 논리적 오류를 두 번 저지르는 일이 많다.

4. 사용 효과


건전한 의견 교환보다는 상대방의 의견을 찍어 누르고자 하는 자존심 대결이 많은 인터넷 토론 내에서는 상대방의 입을 완전히 막아버릴 수 있는 가불기급의 강력한 위력을 지닌 오류이기도 하다. 특정한 단체나 상황에 대한 비판 및 조롱을 반론하면 "네 다음 XX", "너 XX니?","XX 어서오고" 등의 말로 특정 사안에 대한 반론을 막아버리는 것은 물론 상대방의 모든 발언을 편향된 발언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완벽한 반론을 한다 해도 원천봉쇄의 오류를 담은 발언을 받게 된다면 "저 사람은 A이니(혹은 A편이니) A를 옹호하겠지!"라는 논리로 반론을 무시하거나 상대방을 편향된 의견을 가진 사람으로 판단하여 토론에서 제외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특히 서로의 의견에 적개심을 가지고 진흙탕 싸움을 벌이거나 텃세 등의 이유로 타 사이트의 이용자를 배척하는 게시판 형식의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이런 오류를 범하기가 쉽다. 일반적인 커뮤니티는 특정한 사안을 진지하게 논의하기보다는 단순한 가십거리로 여기는 경우도 많고, 설사 인신공격을 당했다 하더라도 쿨하게 웃어 넘길 수 있어야 한다[10]는 커뮤니티 특유의 분위기도 있기에 이런 현상이 벌어지기 쉽다. '네 다음 XX'가 이러한 분위기의 대표적인 예시이다.
특히, 이 논리를 사용하는 토론 참여자들의 목적이 '토론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상대에게 시비걸고 조롱하는 것'인 경우가 상당히 많기 때문에 이런 경향이 더 심하다. 그러니까 토론을 제대로 할 생각이 없기 때문에 자신의 논리를 시정할 생각이 없으며, 오히려 이를 반론하는 상대방의 말에 대해 꼬투리를 기필코 잡으려고 할 뿐이다. 특히 인터넷에서 이렇게 당하면 벗어나기가 매우 어렵다.
이른바 '불편한 진실'이란 개념을 왜곡해서 사용할 때 이 오류를 저지르기도 한다. 위에 언급한 내용들처럼 '내 주장에 동조하지 않는 걸 보니 진실이 불편해서 회피하는 거구나'라고 우기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원천봉쇄의 오류가 커뮤니티에서는 ''''난 네 꼴 보기 싫으니까 여기서 꺼져라.''''라는 말을 함축하여 표현한 완곡표현으로 쓰이고 있다고 봐도 된다. 대표적으로 디시인사이드의 경우에는 상대방과 논쟁 중 , 등의 원천봉쇄의 오류와 특수환경의 오류를 동시에 담은 발언을 하며 이 커뮤니티에서 사라지라는 말을 남기는 경우를 들 수 있다. 결국 원천봉쇄의 오류는 커뮤니티에서 상대방과 의사소통 자체를 거부하는 표현이라고 보면 된다.

5. 대응법


인신공격을 안 하는 제대로 된 토론에서 이러한 오류를 저지르면 이를 지적하고 해당하는 집단에 자신이 포함되지 않음을 증명하자. 보통 원천봉쇄의 오류 시전 때 끌고 오는 집단은 극단적인 집단이기 때문에, 이에 속하지 않음을 증명하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다만 일반적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해당 오류에 대응하는 방법은 '''없다시피 하다.''' 인터넷 커뮤니티의 특성상은 커뮤니티가 지지하는 의견이 아니면 모두 배척하는 일이 매우 많고, 이를 지적하면 논리의 합당함과는 상관없이 지적한 사람을 커뮤니티의 적으로 낙인을 찍고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일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11] 결국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원천봉쇄의 오류에 당하면 그들의 요구대로 '''커뮤니티를 떠날 수밖에 없다.''' 해당 오류가 등장할 정도로 이미 커뮤니티 내에서 공공의 적이 된 상태이기 때문에 완벽한 논리를 들고 와도 아무도 들으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라는 마인드로 무시하자. 그들을 상대해봤자 자존심 아니면 얻을 것도 없다.
[1] 논리 쪽에서 힘든 상황이 정당하다는 뜻일 때. 피장파장의 오류이기도 하다.[2] 이는 특수 환경 공격에도 해당된다.[3] '먹사', '개독'은 확실히 혐오발언이지만, '예수쟁이'는 그렇지 않다. 기독교에 잘 대해 모르는 어르신들은 기독교가 예수교인 줄 안다. 전도사들이 "기독교 믿으세요."라고 하지 않고 "예수 믿으세요."라고 하면서 돌아다니기 때문이다. 사실 애초에 예수 그리스도를 섬기는 종교라 '그리스도교' = '기독교'인데 그걸 '예수교'라고 한다고 뭐 크게 차이나는 이야기도 아니고 '쟁이'라는 단어에 불쾌함을 느낄 수는 있으나 '쟁이'는 그 사람이 자주 말하는 언행이나 습관에 관련해서 붙히는 단어이다. 기독교인이 '예수'를 입에 자주 담는 것은 본인들도 부인하지는 못할 것이다. 또한 '기독교'를 '예수교'로 부르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기독교'의 '기독'은 '예수 그리스도'의 '그리스도'를 한자어로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기독교'='그리스도교'='예수교' 또한 틀린 표현은 아니며, 많은 개신교의 교단들도 교단의 명칭을 '대한예수교XX회', '예수교대한XX교회' 식의 명칭을 사용한다.[4] 호모포비아성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형태이다.[H] A B [5] 위 예문에 대한 카운터. 하지만 상대가 작정하고 원천봉쇄의 오류를 저질렀으면 트집을 잡을 빌미만 늘려주기 때문에 적절하지 못하다. 자세한 것은 후술되었다.[6] 극우 페이스북 유명인 유머저장소가 지능 문제라며 이와 관련된 발언을 했다.[7] 실제로 논란이 과열되면서 히딩크 감독 선임에 비판 혹은 의문점을 제기하던 칼럼니스트들은 전부 축협에서 돈 받고 기사 쓴 걸로 매도당하고 있다. 그나마 홈 2연전 후로 경기력이 나아지면서 축협의 개로 모는 인민재판성 댓글이 해당 칼럼에 베댓이 되어도 답 댓글로 히딩크 반대 ≠ 축협 옹호가 아닌데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거냐는 반박이 달리는 편이다. 그리고 실제로 댓글로 여론을 조작하는 건 축협 말고 극렬 히딩크 빠들 모임인 축사모에서 조직적으로 행하던 게 밝혀졌다. 항목을 참고해 보면 알겠지만, 과거에 명장이었다고 해서 현 시점에도 명장이라는 법은 없다. '구관이 명관이다' 문서도 참고.[8] 불편하다고 하면 무작정 "언냐 나만불편해?"와 엮으며 여성, 페미로 몰아가는 경우, 이경우 성희롱적인 발언으로 이어지기도 한다.[9] 극우 성향이 강한 커뮤니티에서 주로 한국의 병역 문제를 다룰때 이런 논리로 한일관계와 관련된 과거사에 대해 자격 논란으로 몰고가는 경우가 더러 있기도 하다.[10] 정확히 말하면, 인신 공격에 대해 항변한다고 이득을 얻을 수 있는게 별로 없다. 즉, 굳이 반박하더라도 피로스의 승리에 불과하다.[11] 이들과 하는 토론과 논쟁도 말만 '토론'과 '논쟁'이고, 실질적으로는 마녀사냥, 인민재판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