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천궁
1. 개요
신라 말, 후삼국시대의 호족.
2. 생애
진성여왕 시대에 이르면 서라벌의 신라 조정이 지방에서 세금을 걷지 못할 정도로 행정력이 약해지게 되고 각지에서 반란이 일어나 호족들이 할거하게 된다. 유천궁은 송악의 왕륭, 평주의 박지윤, 황주의 황보제공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패서 지방의 대호족이었는데 그가 거점으로 삼은 정주(貞州)는 지금의 평안북도 정주시가 아니라 경기도 파주시 교하 혹은 개풍군으로 추정된다. 유천궁은 바다를 통한 상업으로 부를 축적한 부자로 주민들은 그를 장자(長者)라 불렀다고 한다.
원래 북원(원주시)의 호족 양길의 객장이었던 궁예는 명주 등 강원도 영토를 기반으로 양길에 대항해 독립했는데 송악의 왕륭은 궁예에 투항한다. 왕륭의 아들 왕건도 궁예의 장수가 되어 강화도 등 서해안을 점령하기 위해 출진했는데 유천궁은 왕건의 군대를 후하게 대접했고 딸을 왕건과 잠자리를 가지게 한다. 왕건이 떠난 후 딸은 지조를 지키기 위해 비구니가 되었고 왕건이 이 사실을 알고 혼인했는데 왕건의 제1비 신혜왕후다.
유천궁은 해상 무역을 통해 얻은 선박 기술과 지식을 적극적으로 왕건에게 제공했고 정주항은 왕건이 수군 대장군이 되어 금성(나주시)을 정벌하기 위해 선박을 만들고 수군을 훈련하는 전초 기지가 됐다. 고려 건국 후 건국공신으로서 삼중대광에 올랐고 고려 초기에 강력한 영향력을 가졌다.
3. 대중매체에서
- 2000년작 KBS 드라마 태조 왕건에서는 김진해가 연기했다. 본명보다는 '유 장자'로 불리는 경우가 많은데[1] 강 장자의 경우 본명이 있을텐데도 극중에서는 장자로 불리니 특이한 경우는 아니다.
- 2002년작 KBS 드라마 제국의 아침에서는 김수일이 연기했다.
[1] 초기에는 유천궁이라고 자막이 나왔는데 나중에는 유 장자라고 자막이 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