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경
1. 개요
포천의 주인공. 애꾸눈을 한 선비로 뛰어난 실력과 폭풍간지를 겸비한 점쟁이이다. 가족으로는 딸인 이초희[1] 가 있으며, 서경덕과 전우치를 스승으로 모셨다. 딸내미바보 속성을 가지고 있으며, 언행이 가벼워 진담과 농담을 많이 섞어 쓰는 언어습관을 지녔다. 또한 호색한 기질도 상당하다.[2] 작중 초기 시점인 1568년의 그는 초희를 대동하고 조선 중부 지역을 확실한 행선지 없이 유랑하고 다닌다.(1530~1589). 조선 중기의 역술가. 호는 생귀. 송도 태생으로 서경덕, 전우치 문하에서 역학, 천문, 지리를 익혔다. 당대의 인사들과 교유하며 명성을 떨쳤다. 예언서를 남겼으나 전해내려오지 않는다. 야담집인 해동총화에서 그의 이야기를 찾을 수 있다.
- 7막에 실린 그의 공식 프로필.
2. 행적
2.1. 소년 시절 (1544~1546)
송도의 생원 이장헌과 여종 목희 사이에서 얼자로 태어났다. 여동생과 어머니를 일찍 잃고, 이복형 이지윤의 서책 심부름 및 뒷바라지를 하며 글을 익히다가 여동생과 어머니의 장지를 마련할 돈을 벌기 위해 가출, 서경덕의 문하에서 천문, 지리, 역술을 익혔다. 빨리 자립하여 돈을 벌고자 하는 마음으로 서경덕의 비서들을 들고 도망하여, 1544년 시점에서는 신통함으로 명성 높던 정희량의 제자를 사칭하면서 곧 있을 사화로 사람들을 현혹하여 점을 봐 주고 다녔다.
그러다가 오지환이라는 양반에게 중종의 사주를 풀어준 일이 화근이 되어 도망다니다가 종사관 강현응과 부장 고도리에게 종묘사직을 능멸한 죄로 추포된다. 이 때 고도리에게 모진 고문을 받아 두 눈이 모두 멀고 만다. 서경덕이 제자를 사람 만들어 놓겠다고 간청하여 풀려났다.
서경덕은 이시경에게 재주를 일신의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서 쓰기보다 더 큰 뜻을 갖기를 권하였고, 이시경은 앉은뱅이 소녀로 현신한 지장보살의 가르침을 받고 한쪽 눈을 뜬다.[3] 서경덕이 영면한 후 사형이었던 전우치의 문하로 들어가 수학을 계속한다.
2.2. 중년 시절 (1565~1568)
1565년 전우치의 문하에서 하산하였으나 이 해 상원군에서 큰 지진이 일어나 전우치를 따라 상원 땅의 백성 구호에 따라나선다. 이 때 각지의 도사와 의인들이 구호를 위해 모였는데, 동문인 정가가 악한 뜻을 품고 집결한 도사들의 비급을 훔치기 위해 도사 윤군평과 스승인 전우치를 해치는 난리를 일으킨다. 이시경은 이 와중에 약초를 캐러 갔다가 어떤 젊은 부인의 길안내를 하던 중, 낙석으로 부인은 사망하고 남겨진 어린 딸 초희를 맡게 된다.
작중에 가장 많이 묘사되는 1568년에는, 도적들과 결탁하여 역모를 계획하고 있는 정가가 전우치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초희의 생명을 두고 협박한다. 그리하여 그로부터 목숨을 보장받기 위해 각지를 떠돌아다니며 사람들의 점을 쳐주면서 굉장한 재주를 가진 기인이 나타났다는 소문을 퍼뜨리고 다니며 전우치를 찾으려 한다. 그러던 중 파주 땅에서 사람들을 모아 호랑이를 퇴치한 후 머물다가 도적들과 관계가 있다는 오해를 받고 잠시 하옥된다. 이 때 초희와는 우연한 일로 떨어져 초희는 도적 백만석 패거리에게 억류되었는데, 옥에서 사형수였던 백만석을 만나 그를 감화시키고 그의 패거리에게 구출된 백만석으로부터 초희를 돌려받는다.[4]
정가의 협박과 그를 저지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고민하다가, 소금장수 임설레, 사형 이지함 등과 여러 일을 겪으면서 정가를 막기를 결심한다. 정가의 패거리인 최양선을 거짓 투항으로 낚고 활빈당을 아군으로 끌어들이는 등 분투하면서 정가를 막기 위해 노력한다. 명나라로부터 돌아오는 사신 일행을 습격하는 것을 저지하고 구법사에서 결전을 치러 그들을 패퇴시킨다.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과 그를 따라다니며 도참서를 쓰고자 하는 젊은 문인 류현금의 설득, 그리고 전우치와의 재회를 통해 백성을 위한 예언서를 쓰기로 결심한다.
마지막으로 세 대유학자 조식, 이황, 이이를 암살하고자 하는 정가의 음모를 막아내고, 오랜 기간 동안 예언서를 쓰기 위해 초희를 사형인 허엽에게 맡기고 은거한다.
2.3. 노년 시절 (1588~1589)
예언서의 완성이 예상했던 것보다 오래 걸렸고, 결정적으로 허엽이 초희를 이시경과의 상의도 없이 김성립에게 혼인을 시키려 하자 김성립을 폭행하고 허씨 집안에 나타나 난동을 부린다.[5] 하인들에게 제지당하고 허엽이 직접 그를 때리자[6] 초희가 매를 온몸으로 막아서며 허엽을 아버지라 부르자 무너진다.
예언서를 완성한 후, 김시민의 양자인 김치를 제자로 맞아 데리고 다닌다. 그러던 중 계속된 사건으로 충격을 받은 초희가 운주사로 갔다가 류현금, 임설레 등과 함께 정도령에게 인질로 잡히자 정도령을 막기 위해 운주사로 향한다. 본인의 예언서를 인질 로 삼아 불에 태우겠다고 협박하며 정도령에게 가다가 유시에 스쳐 남은 눈 하나도 마저 못 보게 된다. 그러나 한 때 앞이 보이지 않았던 기억을 바탕으로 삼아 정도령에게 가서 담판을 벌인다. 물론 들고온 예언서는 가짜였고, 화살에 맞으면서 책을 태우려고 협박하던 횃불을 놓쳐 산에 불이 나게 된다. 덕분에 정가는 도망치려다가 변숭복에게 기습을 당하고, 이후 간신히 살아돌아간다. 이후 정여립의 옥사에 휩쓸릴 뻔했으나 인맥빨[9] 로 존재 자체가 잊혀지게 되었고, 곧 닥칠 환란을 피하고자 활빈당 두령 산진, 임설레 내외와 함께 남원땅 운봉 동점촌으로 내려가 은거하여 초희의 봉양을 받으면서 살게 된다.이시경이 내린 저주가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폭언이라고 해도 만화 본편을 보면 그의 입장이 절절히 이해가 된다.[7]
양녀라곤 하지만 어릴 때부터 키워 온 딸을, 오랫동안 맡겨뒀다고는 하지만 결국 찾으러 왔는데, 아비에게 한 마디 상의도 없이 기준치에도 못미치는 불한당[8] 에게 내줘버렸으니 작품 초반부터 딸바보 속성을 대놓고 보여준 시경이 미쳐돌아갈 수 밖에 없다.하다못해 말못하는 짐승 새끼 접붙이는 것도 주인 허락을 받고 하는데 이건 그런것도 아니고 자기 사제가 맡긴 딸을 시집보내는 일이다. 그런데 요즘에 해도 욕먹을 짓을 유교적 관념이 천지를 뒤덮고 있던 조선시대에, 그것도 자기 욕심 채우자고 사제를 배신하면서까지 행했으니 허엽은 욕을 먹어도 싼 짓을 한 셈이다.
'''물론 실제 역사의 허난설헌은 허엽의 딸이 맞다. 현실의 허엽까지 욕하진 말자.'''
- 포천(웹툰)/등장인물 항목의 분노한 위키러.
3. 능력
'''당대의 자타공인 먼치킨 예언가.''' 정희량의 제자를 사칭하고 다니던 애송이 시절부터 중종의 사망을 정확하게 짚어내는 등 기가 막히게 맞았고, 추포되었다 풀려난 후 더욱 능력이 일취월장하였다. 작중에 잘못 짚은 것이 거의 없다.[10]
일례를 들면, 3막에서 점판을 두고 판수 함순명과 대결하는데 결과는 무승부였다. 이것은 마지막에 이시경이 한 가지를 틀렸기 때문인데 함순명의 반응을 보면 이것은 일부러 틀린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이 틀린 예언조차 훨씬 후대에는 어떤 의미로 맞게 된다. 또한 작중의 독백이나 속마음 묘사를 보면 오늘날의 대한민국과 북한의 현실까지 정확히 짚고 있다.
다만 인격적으로 완벽하지는 않아서 실없는 언행 때문에 오해도 많이 사고 고초도 많이 겪는다. 다른 사람의 운명을 잘 맞추지만 정작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좀처럼 미리 짚지를 못하는 인간적인 한계도 보이고, 협박에도 굴하며 소싯적에는 사리도 탐하는 등 소인배적인 측면도 있다. 감정이 북받치면 할 말 안 할 말 가리지 않고 쏟아내기도 한다. 그래서 정가에게 정감록을 전해서 협력한 것으로 오해한 남사고에게 관운이 영영 없을 것이라고 폭언했는데, 남사고는 결국 근성으로 관직을 얻는 데에 성공한다. 이 일로 이시경은 운명을 지나치게 맹신하여 노력의 가치를 몰라봤던 자신을 반성하기도 한다.
능력도 뛰어나고 또한 스승이 워낙 거물이라서 인맥이 굉장히 빵빵하다. 서경덕의 후학들을 모두 사형으로 모시고 있고(허엽, 이지함, 양사언, 전우치 등) 다른 저명한 도인들(정렴, 남사고, 함순명 등)과도 면식이 있는 것은 물론 당대 최대의 유학자인 이황, 조식, 이이와도 모두 아는 사이다.[11] 거기다가 뒷날 임진왜란의 영웅이 되는 권율, 이항복과도 만나 권씨 가문과 이씨 가문의 혼사에 관여하기도 했으며, 조식을 지킬 때는 곽재우도 만나봤다. 16세기 중엽의 유명 인사들을 상당히 많이 알고 있는 편.
4. 여담
그가 남긴 예언서는 제자 김치를 거쳐 그의 아들 김득신에게 전해지고, 김득신이 백두산에 숨겨놓은 것을 훗날 김정호가 발견하여 흥선대원군에게 바쳐진다.
캐릭터의 외형 모델은 탤런트 김영호라고 한다. 성격은 MBC에서 방영한 어사 박문수의 박문수 성격을 따 왔다고.
이시경의 프로필상의 몰년과 허난설헌의 실제 몰년은 1589년으로, 작중 마지막 시점의 해와 같다. 그들 부녀가 작중에서도 이 해에 숨을 거두었는지는 묘사되지 않았다. 초희의 묘사를 보면 몸이 약해져 있긴 하나 이시경을 멀쩡히 봉양하는 것으로 보아 오늘 내일 할 상태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것으로 보아 이들 부녀의 경우 이 해에 모습을 감춤으로써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작중 초기 이시경의 스스로에 대한 예언에 의하면 그는 임진왜란 이전에 사망한다.
[1] 친딸은 아니고 입양아. 고아신세가 된 것을 이시경이 거둔 것.[2] 초희가 엄마라고 칭하는 여성이 20명 가까이 되고 임설레에게 치근대다 역관광당하거나 주막 여주인에게도 작업거는 등 확실한 호색한. 그러나 평생 혼인하지는 않았다. 초희의 '엄마'들은 춘향전에 나열되는 기생들의 이름이라 어디까지가 사실인지는 알 수 없다. 여러 정황을 보았을 때 여성과는 큰 인연이 없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같이 산 것으로 추측되는 여성인 임설레가 있긴 한데 혼인까지 갈 정도로 관계가 진전되었다는 말은 없다(...) [3] 이 단락의 묘사를 보면 먼 눈은 사사로움을, 뜬 눈은 대의를 상징한다.[4] 초희가 행방불명이 되자 발광하고 난리치고, 거기에 초희와 재회하자 엉엉 우는 장면에서 딸내미바보 속성이 여지없이 발휘된다.[5] 이 때 허씨 집안에 저주의 예언을 쏟아내는데 이것은 모두 적중한다."퉤! 내 더이상 너를 사형이라 부르지 않겠다! 재주도 없으면서 꼴에 신분, 지위 믿고 설처대는 꼴이란...... 꼬락서니 보니 이 놈의 집안 다 글러먹었다! 첫째 놈은 귀양까지 다녀올 팔자에 온갖 고생 다 하지만 훈명도 받지 못하고 급사할 놈이고! 둘째 놈은 귀양다니다 집에 발도 못 붙이고 횡사할 상이다! 네놈과 네놈 여편네도 길에서 비명횡사할 운명이라는 걸 빠뜨릴 뻔 했구나! 그리고 막내놈은 오체분시 되리!!!"[6] 이 때 허엽의 대사가 '''미친 개에게는 몽둥이가 약이다'''[7] 특히 허엽의 "야이! 개새끼야!!!!!!"의 대구인 "왜! 이 씨펄놈아! 넌 자식도 많으면서!! 왜! 왜! 왜! 왜!" 부분.[8] 김성립은 초희가 27세의 나이로 죽을 때까지 과거 급제도 못했다. 재주도 아내만 못했으며, 기방을 전전하며 소박을 놓았다. 사람 됨됨이며 관상을 훤히 보는 이시경 눈에 어떻게 보였을까?[9] 이산해에게 미리 죽음을 면하게 해달라는 부탁을 했고, 권율, 이항복, 이덕형 등도 이시경이라는 사람의 존재를 은폐시켰다.[10] 단 한 건, 남사고의 관운을 제외하고. 이에 대해서는 후술한다.[11] 특히 이이는 초반부터 이시경과 만났는데 이게 얼마만이냐고 반기고 화석정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담소를 나누기도 한다. 이이와는 오래 알고 지낸 모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