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 페리
Car Ferry.
1. 차량을 운반하는 선박
일반적으로는 자동차를 운반하는 선박을 가리킨다.
여객용으로도 사용되기 때문에 화객선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1.1. 적재 방식
선미나 선수, 혹은 선체 옆면에 화물창으로 연결되는 램프가 달려 있고, 차량 적재시 이 램프가 내려와서 부두로 연결된다. 차량은 운전자가 운전해서 이 램프를 타고 화물창으로 가게 되며 그 곳에 선적 하게 된다.
이와 같은 적재 방식을 사용하는 배를 롤온/롤오프 선(Roll-on/roll-off ship), 줄여서 RORO 혹은 ro-ro 선이라고도 하며 일반적으로는 로로선으로 통칭된다.
일반적으로 카 페리는 차량의 운반을 겸하는 연안 여객선을 가리키며, 로로선이라고 하면 주로 좁은 의미로 자동차 회사에서 수출입용으로 사용하는 대형 차량 운반선을 가리킨다. 참고로 대형 로로선은 최대 8천대가 넘는 차량의 적재가 가능한 초대형 선박들이다.
1.1.1. LOLO선과 비교
RORO선과는 반대로 들어올려 선적하고 들어올려 하역한다고 해서 Lift-on/Lift-off (LOLO) 선이라는 것도 있다.[1] 한글로 표기하자면 둘다 로로선. 굳이 구분을 하자면 후자를 롤로선이라고 부르는 방법도 있을 법 하나 실제로 그렇게 부르는 경우는 보이지 않는다. 현업에서는 둘다 로로선이라고 칭하고, 양측을 구분하여 이야기할때는 엘오엘오, 알오알오 라고 부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역사적으로 원래 선박이 화물을 선적하거나 하역할 때는 선박이나 항구의 크레인, 과거에는 기중기나 밧줄 등을 이용해서 들어서 싣고 내리는 LOLO 방식이 기본이었으며, 컨테이너의 수송 방식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자동차라는 물건이 등장하게 되자 사람들은 그럼 얘는 번거롭게 크레인을 쓰지 말고 직접 운전해서 실으면 되겠군! 이라는 발상을 하게 되었고, 그 결과 RORO선이 등장하게 된다.
1.2. 운행 현황
저가 항공사의 등장으로 연안여객선들이 경쟁력을 많이 잃었지만, 카 페리는 본인 자가용을 싣고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은근히 수요가 있다.
한국에서는 제주도를 포함한 각급 도서지역을 연결하는 많은 배들이 카 페리이다.
국제선 카 페리도 일본 시모노세키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행으로 운항 중이다. 일본과 러시아는 국제운전면허증이 적용되기 때문에 한국 자가용을 싣고 가서 운전하며 여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특히 러시아는 아예 한국차로 시베리아를 횡단해 유럽까지 갔다오는 여행자들도 있다.
중국행의 경우 여객선 영업은 하고 있지만 중국은 '''국제운전면허증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카 페리에 승용차를 싣는다고 해도 효용이 없다.'''
1.3. 주의점
1.3.1. 차량 통행 방향
대한민국 ↔ 일본, 러시아 ↔ 일본, 중국 본토나 대만 ↔ 홍콩이나 마카오, 베트남이나 캄보디아 내지는 필리핀 ↔ 말레이권 국가들, 영국령 인도양 지역 ↔ 인도 문화권 국가들, 프랑스 ↔ 영국, 지브롤터 ↔ 영국 본토, 터키 ↔ 키프로스, 마다가스카르 ↔ 모잠비크, 미국 ↔ 버뮤다 등 통행 방식이 서로 다른 두 국가, 지역 간의 카페리 노선을 이용한다면 통행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에 반대편에 도착한 직후 '''졸음운전은 금물이며, 정신 똑바로 차리고 운전해야 한다.''' 실제로 프랑스에서 영국으로 카페리 타고 간 직후 졸음운전하다 좌측통행인 영국에서 프랑스식으로 우측통행을 하는 바람에 사망한 사람이 있다. 이런 일이 일어날까봐 불안하다면 차라리 자가용과 카 페리를 이용할 게 아니라 일반 여객선으로 바다를 건너고 도착한 곳에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낫다.
1.3.2. 침몰하기 쉬운 구조
구조상 침몰에 대한 안전이 떨어지는 편이다.
- 외부와 연결된 커다란 문이 있는 데다가 이 문은 수면 가까이, 매우 낮은 곳에 위치해 있다. 이 문이 고장으로 열린다거나, 깜빡 잊고 문을 안 닫고 출발하면 순식간에 침수된다. 실제로 이런 사고가 일어난 적이 있다.
- 차량 등이 들어가는 화물 적재칸에 수밀 격벽, 즉 물이 새지 못하도록 막는 차단벽이 적다. 따라서 일단 침수가 시작되면 한꺼번에 넓은 지역이 침수되며 침수되는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
- 싣는 화물이 바닥과의 마찰이 별로 없는 물건인 자동차다 보니, 선박이 크게 기울어질 경우나 결박이 허술할 경우 차들이 한쪽으로 우르르 쏟아질 위험성이 있다. 차 한두대라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수십 대, 수백 대의 차량이 한쪽으로 쏠리면 당연히 선박은 복원력을 잃고 전복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아래에 나오는 에스토니아호 사고 같은 경우 역시 케이블로 차량들을 단단히 고정하기는커녕, 사이드 브레이크 하나만을 달랑 채워놓고 운행하다 엄청난 참사가 일어난 바 있다. 참고로 이미 1997년, 국제해사기구에서는 이런 로로선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를 했던 적이 있다.
2009년 9월 필리핀 해역에서 1천 명 가까이 탄 카 페리가 사람과 화물을 많이 실은 상태에서 바람의 영향으로 무게중심을 잃고 갑자기 기울기 시작해 침몰한 사건 역시 세월호를 판매한 일본의 회사에서 필리핀에 판매한 로로선이었다. 1996년 2월 홍해를 지나다 침몰해 1천 200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알 살람 98호, 1994년 발트 해에 가라앉아 850명이 희생된 에스토니아호, 1987년 단 10분 만에 침몰해 190명 넘게 숨진 해럴드 오브 프리 엔터프라이즈호 모두 이런 로로선이었다. 침수 원인은 제각각이지만 모든 케이스가 침수가 시작되면 균형을 잃고 쓰러져 급격히 침수가 시작되어 가라앉아 참사가 발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즉 로로선은 구조적인 위험성이 큰 선박으로 일단 사고가 날 경우 순식간에 사태가 전개되어 승객들이 탈출할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안전 관리에 정말 심혈을 기울여야만 한다.
2. 열차를 운반하는 선박
한때 북미에서는 열차 차량을 운반하는 선박을 가리키기도 했다. Train ferry 라고도 한다. 북미에선 열차 칸을 Car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영국과 대륙권은 Carriage라고 부른다.) 지금은 차량을 실어나르는 선박을 카 페리라고 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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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적재 혹은 하역하는 트레인 페리. 출처
일본에서는 1988년 세이칸 연락선(아오모리-하코다테)과 우코 연락선(우노-타카마츠)이 폐지되면서 완전히 사라졌고, 한국에는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2] 쓸 만한 데라면 제주도인데 제주도엔 열차가 다니지 않기 때문에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