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사마
1. 개요
일본어의 2인칭이자 멸칭이다.
2. 의미
뜻은 대충 네 놈, 네 이놈 정도다. 한국어 화자의 어감에 맞춰 번역하면 '네 놈', '네 년', '너 임마' 정도. 조금 순화하면 '너님'[1] , '너 이 녀석' 정도 되는 어감을 가지고 있다. 강도는 오마에보다 약간 강하다.
아이러니하게도 한자상으로는 '귀하', '귀공' 등에 쓰이는 존칭인 '귀(貴)'와 '~님'을 의미하는 '양(様)'으로 둘 다 극 존칭에 속하는 한자들인데 이 둘이 붙어 완전히 정 반대의 호칭이 되어버렸다.
3. 의미변화
한자의 뜻에서 알 수 있듯 옛날에는 존칭으로 쓰였으나 현재는 평칭이나 비칭으로 쓰인다.
무로마치 시대부터 당신이나 귀하라는 의미로 사용하기 시작했고 본래 편지나 남성이 손윗사람을 부르는 경우에 쓰였다.[2] 그런데 에도 시대 중기부터 가벼운 경칭으로 쓰였다가 에도 시대 후기에는 친한 사람, 화자와 위치가 동일한 사람, 아랫사람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바뀌었다. 키사마의 경우도 역시 한국어에선 양반이라는 말이 시대가 지나면서 남을 비꼬는 말로 변하는 것과 비슷하다.[3]
또 다른 경우로는 한국어의 '당신'의 회화용례와도 유사하다. 실용한국어에서는 당신이 거의 쓰이지 않는 편이다.[4] 또한 사적인 친분이 없는 사람과 싸우거나 아예 부부끼리만 쓰는 경우만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영어의 you로 생각했던 서양인들도 한국인들이 평소에는 전혀 안 쓰다가 교통사고 나서 싸울 때 '당신'을 수없이 쓰는 걸 보고 당황하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키사마 역시 고전어에서의 용례가 크게 변형되어 비하적인 의미가 강해졌다.[5]
키사마가 테메에(てめえ)보다 점잖은 느낌을 줄 수 있지만 오히려 테메에보다도 청자의 자존심을 짓밟을 수 있는 표현이다. 테메에와는 비슷하지만, 화자가 앞뒤 안 가리고 무식해 보일 수 있거나 가벼워 보일 수 있는 테메에보다도 키사마가 매우 위압감이 느껴질 수 있다.[6] 특히 청자가 일본인이거나 일본에서 시비가 붙었을 때에, 괜히 내뱉으면 청자는 날벼락을 맞게 된다.[7]
3.1. 주의사항
이 단어를 절대로 가볍게 쓰면 안 된다. 청자의 성격이나 대화할 때의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만일 다같이 웃고있는 상황에서 키사마를 남발중이라면 다들 써도 상관없지만 평소 2인칭을 이걸로 지칭한다면 큰 모욕이기에 크게 화를 내며 진짜 주먹다짐까지 일어날 수 있다.
4. 서브컬처에서
만화에서, 특히 전략 삼국지 같은 시대물 애니메이션에서 상대와 맞짱뜰 때에 주로 사용하며 조금 무거운 분위기의 만화에선 테메에보다 자주 등장한다. 또 대체적으로 츤데레나 쿨데레, 프라이드가 높거나 권위적인 성격을 지닌 캐릭터들도 자주 쓴다.
4.1. 키사마 드립
한편 한국 인터넷계에서는 다른 용도로도 쓰이는데 바로 비웃음 내지 자학성 개그짤용으로 쓰는 경우이다. 그 시초는 2018년 6월경 디씨인사이드의 만화 갤러리에[8] 올라온 개구리와 뱀의 사진을 이용한 유머글(혐짤주의)[9] 인데, 일본 만화 컨텐츠가 주를 이루는 만갤답게 '주인공의 동료를 잡아먹은 악역' 컨셉으로 '''"네 동료? 아아, '이것' 말인가?"''' 라는 제목과 함께 작은 뱀이 개구리에게 산 채로 잡아먹히고 있는 사진 올려놓고 그 아래에 뱀이 외치듯이 입을 벌린 사진과 함께 '''"키사마아아아아!!!!!!!!!!!!!!!!!!!"'''라는 문구를 적어놓은 것이다. 여기에 다른 사용자가 개구리와 뱀의 대사를 일본어로 더빙한 보이스 리플[10] 을 올리면서 더욱 인기를 끌었다. 유튜브 버전. 이 글을 캡쳐한 짤방이 각종 유머 사이트에도 퍼지면서 유명해졌다. 이 글이 올라오기 하루 전에도 조류 사진에 일본 만화풍 대사를 적은 유머글이 만갤 개념글이 된 적이 있다. ??? : 「저희들이 나설것 까지도 없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죠오~」(뚜둑), ??? : 이런이런 올빼미형제가 당했나보군... 이런 식으로 각종 동물 사진에 중2병 대사를 적은 유머글 밈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리고 약 2년 뒤, 또 다른 뱀과 개구리 사진을 쓴 후속작이 나왔다. 원본 만화판[11]
프린세스 커넥트! Re:Dive의 디씨인사이드 팬덤 프린세스 커넥트 리다이브 마이너 갤러리에서 2019년 10월 업데이트로 추가된 신규 캐릭터 토모를 한 유저가 천장으로 입수한 사연을 마이너 갤러리에 올리면서, 게임 총괄 프로듀서인 키무라 유이토를 악역으로 설정해서 기괴하게 비틀어놓은 키무라 유이토의 사진들을 삽입하고, 문구들도 몹시 과장된 크기와 기울임, 글꼴색에 밑줄 등을 넣어가며 중2병 감성 제대로 돋는 일본 애니메이션 문구들을 적어놓은 유머글 "키 사 마ㅡ!!!!!!!!!!!!" (아카이브)가 일본 만화/게임에 익숙한 유저들이 많았던 프리코네 팬덤에서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5. 관련 문서
[1] 잘 안 쓰이긴 하는데 오마에상(お前さん) 이라는 표현도 있긴 하다. 오히려 이쪽은 경칭에 가까운 말이지만 현대에는 잘 안 쓰이는 축. 그나마 이 표현도 손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하는 표현이었기 때문에 잘못 사용하다간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갈 수 있다.[2] 사마#s-2(さま)에는 '~님'이라는 극존칭 의미가 담겼다. 예: 욘사마.[3] 구일본군, 군사관학교 내부에서 동기 이하를 부르는 경우의 기본 호칭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CARTER.J.ECKERT, 2016년 출간된 책의 chapter 4 중)[4] 한국인들은 아예 사적으로 아랫사람이나 친구에게는 "너"를 쓴다. 그리고 공적관계나 손윗사람에게는 직책이나 기타 3인칭 단어를 쓴다. 부모라면 존대말 반말과 무관하게 "어머니, 그거 어머니께서 하셨어요?", "아빠, 아빠는 그거 어떻게 생각해?"라고 아버지, 어머니, 아빠, 엄마를 2인칭 대명사 대신 쓴다.[5] 심지어 한국어대사전에도 개별의미로 적혀있다.[6] 테메에란 말은 단순히 '너', '네 녀석', '그쪽'을 뜻하는 테마에(手前)에서 비롯되었다. 동양권에서는 서구권과는 달리 2인칭이 비하적 표현이 되기도 한다.[7] 일본어는 한국어나 영어와는 달리 표현의 수위가 약하다. 다르게 보면 청자가 문제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허용범위가 넓지 않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한국어 화자의 입장에선 딱히 문제없는 것 같다는 식으로(예를 들어, 매우 친한 친구를 장난스럽게 부를 때에 '놈', '년', '새끼'를 붙이기도 한다.) 인식해도 만약 일본어 화자가 한국어 지식이 많지 않을 경우에 그런 표현을 사용하면 그 동안에 형성된 친근감도 달아남과 동시에 청자에게는 대단히 모욕적인 의미로 인식할 수 있다. [8] 댓글에서는 판갤 것이라고 한다.[9] 뱀을 잡아먹은 개구리는 화이트 트리 프록이라고 불리는 오스트레일리아청개구리란 종이며, 한국에서도 인기있는 반려동물이다. 키사마를 외치는 뱀은 Ahaetulla nasuta라는 학명의 뱀이다.[10] 개구리 파트: "오마에노 나카마네?(네 동료 말이냐?) 아아... 고레노 하나시카?(아아... 이것 말인가?) 아이쯔와...(그 녀석은...) 오레가 쿠우타요!(내가 먹었다!)" / 뱀 파트: "아아...?? 아아아아...!!!! 키사마아아아아아아아!!!!!!"[11] 후속작의 뱀은 초록나무비단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