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스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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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les, Θαλῆς (BC 624 ~ BC 545?)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이자 '''최초의 철학자'''이며 밀레토스 학파의 창시자.만물의 근원은 물이다.
2. 출생 및 행적
소아시아 서안 이오니아의 도시인 밀레투스 출신.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 중 7현인에 속하는 사람이었으며, 다방면으로 뛰어났다고 전해진다. 여러 일화를 보았을 때, 탈레스는 고대 이집트로 유학하여 수학과 천문학을 배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가 어떠한 글을 썼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다. 심플리키오스에 의하면 항해용 천문 안내서 외에 다른 저술을 남기지 않았다고 하나,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는 항해용 천문 안내서는 사모스 출신의 포코스의 저술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한편 플루타르코스는 탈레스가 운문으로 천문학에 관한 시를 지었을 수도 있다고 전한다. 또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의 저서에는 어떤 이들이 탈레스가 '지점[1] 에 관하여'와 '분점[2] 에 관하여'라는 두 권의 책을 썼다고 말하였다고 적혀있다.
탈레스는 정치에도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헤로도토스의 역사에서 탈레스는 페르시아의 팽창에 대항하여 이오니아의 도시국가들이 연합하여 저항할 것을 제안하였다. 헤로도토스는 믿지 않았으나, 당시 그리스인들은 크로이소스의 군대가 할뤼스 강을 건너야 할 때 탈레스는 그 강의 흐름을 바꾸어 군대가 잘 건너갈 수 있게 했다고 말하였다.
탈레스는 천문학에 대한 지식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었다는 기록도 있다. 알리야테스와 퀴약사레스 사이에 전쟁을 치른 지 6년째 되는 날 (585 BCE) 에 전투를 치르던 도중 일식이 일어났고, 탈레스가 이것으로 사람들에게 예언을 하였는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다.
수학에서도 피라미드의 높이 재기와 지름의 원주각이 직각이라는 걸 증명(탈레스의 정리)하였다고 하는 등의 이야기도 있다. 또한 수학에서 증명이라는 개념을 최초로 제시한 사람으로 거론되는 인물이 탈레스다.
최초로 호박에서 발생하는 정전기에 대해 실험을 해보고 기록을 남긴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전기에 호박의 그리스어 명칭인 '엘렉트론(ἤλεκτρον이라는 이름이 붙여지고, 이후 여기서 전기의 영문 명칭이 파생되게 되었다.[3]
사람들이 철학을 아무 쓸모없는 것이라며 탈레스를 가난 때문에 비난하자, 기상 연구를 통해 어느 해에 올리브가 풍작이 될 것을 예상하고 겨울에 올리브 압착기를 가장 먼저 빌릴 수 있는 권리[4] 를 사서 부자가 되었다는 기록도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에서 나오는 일화.
이야기에 따르면 탈레스가 천체 관측을 위해 별을 보며 걷다가 우물에 빠지자, 한 여종이 그가 자신의 발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하늘에서 일어나는 일을 깨달으려 한다며 비웃었다고 한다.
탈레스와 마찬가지로 밀레토스 출신의 철학자인 아낙시만드로스가 탈레스의 제자라고 한다.
운동경기 관람 중 탈수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3. 사상
탈레스는 우주가 어떻게 생겼으며, 무엇으로 구성되어있는가에 대한 답을 내놓았다. 그는 지구는 물 위에 떠있다고 보았으며, 모든 것은 물로 구성되어있다는 것이었다.
지구가 물에 떠있다는 생각은 근동의 신화적 우주론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그리스에서는 그러한 견해가 널리 퍼져있지 않았던 반면, 바빌로니아와 고대 이집트에서는 널리 퍼져있었던 것이다. 또한 주석가 심플리키오스의 언급 역시 이 추측에 신빙성을 더해준다. 그러나 탈레스는 이런 생각을 답습한 것은 아니었다. 지진이 일어난 이유를 땅 밑의 물의 움직임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하는 것으로 볼 때 자연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발상이라고 볼 수 있다.
만물은 물로 이루어져 있다는 탈레스의 주장에 대해 아리스토텔레스는 4원소설에 맞추어 탈레스가 물을 질료인으로 이해했다고 주장하나, 이에 관한 탈레스의 자세한 언급은 없다.
현대인들은 보통 거꾸로 생각한다. 예를 들어 탈레스가 만물의 근원은 물이다라고 얘기한다고 들었다면, 현대인들은 마치 탈레스에게 있어서의 물이 현대의 원자나 분자인 것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밀레토스 학파에게 있어 만물의 근원이라는 것은 만물의 시작이나 가장 최초의 형태, 기본이 되는 근본적인 형태, 생명의 시작 같은 개념이 아닐까 싶다. 즉 다시 말하자면 탈레스가 만물의 근원을 물이라고 말했다면 그건 물이 함축하고 있는 그리고 비유하고 있는 일종의 성질이다. 그냥 간단하게 물 자체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현대인들이 생각하는 원자나 분자 개념이라고 보는 것은 좀 어렵다. 탈레스가 보는 물은, 생명의 근원이자 만물의 시작일 것이라고 후대에서는 생각한다.[5] 아리스토텔레스가 보기에는 정자도 축축한 것이고, 나무나 식물들도 축축한 곳에서 씨앗이 자라나는 것처럼 물은 생명의 근원이기에 탈레스가 물을 근원으로 여겼을 거라고 생각한다. 또한 물은 별다른 실험적 조작이 없는 상태에서 유일하게 얼음도 되고, 공기도 되고, 다시 물도 되면서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준다. 즉 이런 까닭에 초기 철학자들의 주된 테마, 즉 만물과 온갖 시대에 있어서 변하지 않는 근본적인 물질, 원리, 개념, 특성 등등[6] 이 뭐냐는 질문이나 탐구에 대해 탈레스는 그건 물이다, 이렇게 대답한 것이다.
철학사와 과학사에서 탈레스가 갖는 의의는 정말 중요하다. 그는 자연 현상의 원인을 신화 같은 초자연적인 존재가 아니라 자연 안에서 찾으려고 했고, 덕분에 철학이 탄생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다. 이 철학의 시작이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서 다른 학문들의 탄생을 이끌고 인류의 보편적 지식을 확장시켰다는 점에서 그 의의는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저서 형이상학에서 탈레스를 '''철학의 아버지'''라고 칭한 것이었다. 한마디로 탈레스 = 물 이라는 것은 입시수준의 지식일 뿐이며, 탈레스가 철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이유는 추상적인 단계, 간단히 말해 세상이 왜 이 모양인가?를 기록상으로 처음 의문을 제기하였기 때문이다. 물은 그저 답일 뿐.
주로 잠언 형식으로 자신의 지혜를 드러내며 세인들에게 충고를 보냈던 7현인 시기의 인물인데, 보증 서지 말라는 걸 첫째 가는 충고로 내세운 것을 볼 때 실로 세상을 아는 철학자임이 틀림없다. [7]
[1] 하지와 동지를 말한다.[2] 춘분과 추분을 말한다.[3] 조금 더 자세히 설명을 덧붙이자면 탈레스가 이런 현상을 발견한 후, 16세기의 자기와 전기에 관해 체계적인 연구를 하였던 영국의 William Gilbert가 처음으로 electricity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호박은 고대 그리스어로 '엘렉트론(ἤλεκτρον)'(현대 그리스어로 호박은 '케흐리바리(Κεχριμπάρι)'라고 한다. 호박의 터키어 단어인 케흐리바르(Kehribar)에서 유래한 단어인데 수백 년간 오스만 제국의 지배를 받는 바람에 그 영향으로 터키어 단어가 그리스어 단어를 대체하였다.)이라고 하는데, 털에 문지른 호박이 가벼운 종이나 털 등을 끌어당기는 힘을 호박력(琥珀力)이라는 의미에서 electricity라고 불렀다.[4] 정확히는 콜옵션이다.[5] 탈레스가 직접 그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으나 확실한 원전이나 2차 문헌이 없으므로.[6] 물질, 원리, 개념, 특성 등의 단어나 개념은 탈레스 시기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을 유의.[7] 실제로 탈레스 잠언의 맨 처음은 '''보증, 그 곁에 재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