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르 하머
1. 개요
하얀, 양감이 넘치는 빛덩어리가 광점의 무리를 향해 짓쳐들어가는 것을 포수들은 보았다. 그것은 충격적인 광경이었다.
제국군의 선두에서 이제르론 요새 주포군의 직격을 받은 백여척은 순식간에 소멸되었다. 엄청난 고열, 고농도의 에너지가 폭발을 발생시킬 틈조차 주지 않았던 것이다. 유기물도 무기물도 증발해버린 후, 완벽에 가까운 허무만이 남았다.
폭발이 발생한 것은 그 후방, 제국군의 제2진 내지는 직격을 받지 않은 좌우의 함렬이 있는 곳이었다. 그보다 바깥쪽이 위치한 함정도 방대한 에너지의 여파를 받아 무질서하게 흔들렸다.
제7차 이제르론 공방전 당시 동맹군이 제국함대에게 발포한 토르 하머의 묘사[1]
Thor Hammer/"왜 아군을 쏘는 거냐?!"
"아니다! 분명 반란을 일으킨 놈들의 짓이다!"
"어떻게 하지?! 대항할 수 없다! 어떻게 저 주포를 벗어나란 말이냐!"
제7차 이제르론 공방전에서 처음으로 토르 하머를 맞은 제국군 병사들의 반응.[2]
은하영웅전설에 나오는 이제르론 요새의 요새포. 뇌신의 철퇴라고도 불린다. 을지서적판에서는 토울 해머, 미치하라 카츠미 코믹스판에서는 뇌신의 추라고 번역했다. 이름의 유래는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뇌신 토르 + hammer. 다시 말해서 묠니르.
2. 상세
은하제국이 발명한 강력한 병기로, 주포 출력은 무려 9억 2400만 메가와트. 이 정도 출력의 포격에 맞으면 거대 전함이라도 폭발할 새도 없이 증발하며 두터운 장갑을 두른 요새라도 충분히 피해를 줄 수 있다.[3] 은영전 최고의 난공불락 요새 이제르론 요새가 악명이 높은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4] 동시에 은영전 최강의 무기. 이 무기는 한번 발동되면 멈출 수 없으며 그나마 제8차 이제르론 공방전에서 은하제국군이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를 활용해 일시적으로 '''아예'''[5] 사용할 수 없도록 한 것이 전부 그나마도 곧 각도를 바꾸어 사용해[6] 완전 봉쇄에는 실패했다. 그나마 이것도 OVA 한정.
여기에 부가 효과로 적군의 전의를 꺾고 사기를 저하시키는 효과도 있다. 토르 하머의 위력이 굉장히 강한데다[7] 우주공간의 특성상 엄폐물 같은 건 없다보니 토르 하머의 사정거리에 있으면 무조건 포격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이 공포 때문에 토르 하머의 포격을 맞은 적 함대는 그저 도망가기 바빴다. 그야말로 단 한발로 전황을 바꾸는, 은영전에서 보기 드문 결전병기라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난공불락의 이제르론 요새의 악명에 큰 역할을 한 무기,
그래서 제7차 이제르론 공방전 이전까지 동맹군과의 공방전을 제국군의 승리로 이끄는데 주 역할을 했다. 만일 여섯번에 걸친 이제르론 공방전이 단순한 함대전이었다면 동맹도 승산이 있겠지만 이 토르 하머 때문에 패배하거나 결정타를 맞곤 했다.
하지만 5차 때부터는 동맹군이 꼼수를 써서 토르 하머를 쏘는 걸 막았기 때문에 제국군의 피해도 늘어났고 마침내 양 웬리에 의해 제7차 이제르론 공방전에서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동맹군에게 허무하게 이제르론 요새가 함락된다. 동맹군으로부터 이제르론 요새를 지켜준 토르 하머는 이제는 요새로 귀환중이던 젝트 대장 휘하의 이제르론 요새 주둔함대를 겨누게 되었고 2차례의 포격 결과 '''이제르론 요새 주둔함대 절반이 증발했다.'''
이런 놀라운 성과 앞에서 오히려 동맹군이 깜짝 놀랄 정도였다. 그나마 쇤코프가 중도에 더 나아가면 일방적인 학살뿐이라고 양 웬리에게 진언하고 그걸 들은 양이 이제르론 주둔함대 사령관 한스 디트리히 폰 젝트 대장에게 항복이나 퇴각을 권유했으나 젝트 대장은 무인의 마음 운운하며 두 제안 모두 거부했고, 양 웬리가 기함을 조준하여 쏜 토르 하머에 기함과 그 주변 함선들이 모두 증발하며 전사한다.
이후에도 이제르론 요새의 주력 무기로 사용되지만 양 웬리가 제7차 이제르론 공방전으로 장악한 이래 제국군은 한번도 쏴보지 못했다. 제10차 이제르론 공방전에서 코르넬리우스 루츠 상급대장이 엘 파실 혁명군 상대로 쏘려고 했으나 엘 파실 혁명군의 계략으로 요새 시스템이 마비되었고 그 사이 침투한 혁명군이 정체불명의 문장을 입력하여 요새 지휘권을 확보하고 역으로 제국군에게 쏴버렸기 때문이다.
제11차 이제르론 공방전에서 이제르론 혁명군이 은하제국군 함대를 향해 사용한 걸 끝으로 역사 속으로 퇴장한다.
OVA와 DNT에서는 요새 장갑이 4중 복합장갑에서 유체경면장갑으로 변경되어 토르 하머도 유체 금속위에 떠 있는 부유 포대로 설정이 바뀌었다. 그 때문에 유체 금속이 일정 이상 출렁거리면 무력화되는 약점이 있다. 또한 한번 쏘기 위해선 에너지를 충전해야 하며 그 시간이 상당히 길다는 약점도 있다.
토르 하머 발사구의 형태는 원작에서는 어떻게 생겼는지 묘사되지 않았지만 OVA는 8개소에서 쏜 레이저가 하나로 집속되어 발사하는 형태, DNT에서는 발사구가 열리면서 4개의 장치에서 에너지를 충전해서 발사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3. 기타
강력한 요새에 달린 고출력 요새포라는 설정은 슈퍼레이저의 영향을 받은 듯 하다. OVA의 발사 연출도 슈퍼레이저와 비슷하다.
사정거리는 언급된 적 없지만 2~3.6광초로 추정되는데, 이는 우주공간임을 감안하면 굉장히 짧은 거리다. 이정도 거리로는 회랑은커녕 한 항성계, 아니 항성 하나도 커버 못한다.[8] 그런데 작중에서 토르 하머가 회랑 하나를 완전히 커버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작가가 수치를 너무 작게 잡아서 발생한 오류.
[1]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1권 <여명편>, 김완, 이타카(2011), p.211~212[2]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1권 <여명편>, 김완, 이타카(2011), p.212[3] 제8차 이제르론 공방전에는 첫 포격으로 가이에스부르크 요새의 장갑을 뚫고 수천 명의 제국군을 살상했으며, 이후에는 가이에스부르크 요새가 붕괴되어 방어력이 약해지자 단번에 중앙의 핵융합로를 직격하여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를 우주먼지로 만들었다.[4] 이게 한번 발동되어 한번만 제대로 맞아도 최소 1000여척이나 격침된다.[5] 전략적, 전술적 등의 요소가 아닌 진짜로 사용할 수 없던걸 말한다.[6] 토르 하머도 부유 포대의 일종이라 가이에스부르크 요새의 중력으로 인해 유체금속층이 요동쳐 일시적으로 토르 하머도 사용할 수 없었지만 곧 포대 자체를 움직여 후방을 공략하던 뮐러 함대에게 포격을 날렸다. 사실 이 때는 그냥 마구잡이식으로 쏴대어 뮐러 함대에게는 큰 피해를 입히진 못했지만 애초 토르 하머의 악명때문에 맞건 안 맞건 그냥 그게 발사된 것 그 자체만으로도 적에겐 공포였기에 적을 겁주는 효과 정도는 있었다. 실제로 토르 하머가 발사되자 뮐러가 식겁하며 마구잡이로 쏴대고 있지만 이대로 가다간 다 전멸한다며 물러났다.[7] OVA에서는 가끔 토르 하머에 맞은 적이 어떤 상태인지 나오는데 맞은 구역의 전함은 모조리 소멸해있고 그 곳은 텅 비어 있다. 즉 함대가 포진한 곳 중 토르 해머가 날아온 것은 아무것도 안 남는다. 그런데다가 그 뻥 뚫린 면적도 유의미하다 못해 엄청나다고 해야 할 정도로 엄청 넓다.[8] 태양의 지름이 약 139만 km로 4광초가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