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차 이제르론 공방전
1. 개요
- 등장 작품
- 은하영웅전설 3권 <자복편> 6장 ~ 9장
- 은하영웅전설 OVA 32~34화
- 시기 : 우주력 798년, 제국력 489년 표준력 4월 10일 ~ 5월 ??일
또한 은하영웅전설에서 나온 전투 중에서 가장 오랫동안 지속된 단일 전투로 지속기간이 무려 4주를 넘는다. 회랑 전투도 19일이었던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기간.
2. 배경
은하제국과 자유행성동맹을 잇는 통로는 전 우주에서 단 두 곳, 이제르론 회랑과 페잔 회랑뿐이다. 페잔 회랑에는 오래전 페잔 자치령이 건국되어 제국와 동맹 사이에서 중립을 표방하며 강력한 경제력과 외교력, 정보력을 통해 양국 사이를 물밑에서 조율하여 질서를 지키고 제국이 불온한 움직임을 보인다면 동맹에 접근하여 견제를 날리고 동맹이 불온한 움직임을 보이면 제국에 접근하여 견제를 날리며 자치령 건국 이래 그 어떠한 군사력이 무단으로 침입하지 못했고 '''두 강대국의 힘이 미치지 못할 '성역''''이 되었다.
결국 은하제국과 자유행성동맹은 서로를 공격하기 위한 무력을 이제르론 회랑에 집중시킬 수 밖에 없었다. 은하제국은 월등한 국력을 기반으로 이제르론 회랑과 동맹측의 회랑 입구 주변을 장악하고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 '이제르론 요새'를 건설하였고 이를 기반으로 자유행성동맹측에 방어전을 강요하며 전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되었다.[1]
이로인해 자유행성동맹은 변방 성역의 방어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게 되었고 이제르론 요새를 공격하려는 시도도 6차에 걸친 참패로 어떤 소득도 없이 국력을 소모하게 되었다. 그나마 '불패의 마술사' 양 웬리가 일구어낸 기적으로 제7차 이제르론 공방전에서 이제르론 요새를 깨끗하게 장악했으나 이후 벌어진 제국령 침공작전에 의해 동맹군이 붕괴되어 다시금 제국령을 노려보기는 커녕 철저히 방어로 일관해야만 했다. [2]
반대로 동맹군은 이제르론 요새가 무너지면 이미 개발살난 전력으로 제국군을 상대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었다. 그 때문에 암릿처 회전에서 천문학적 액수의 군비를 소모하고 그 후폭풍을 맞아 국가 경제 전체가 붕괴될 판국에서도 이제르론 방면에 예산의 우선권을 주는 등[3][4] 배려를 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동맹군 최고의 지장 "기적의 양"과 그의 함대가 이제르론 요새를 담당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는 않으리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즉, 만약 이제르론 요새가 뚫리면 자유행성동맹은 그대로 멸망한다. 요새가 버티느냐 혹은 뚫리느냐가 역사의 추를 저울질할 전략적인 관건이 된 것이다.
2.1. 1월의 전초전
실질적으로 인류사회와 온 은하계를 양분하고 있는 은하제국과 자유행성동맹은 서로를 정식 국가로 인정하고 있지 않았다. 따라서 양국 사이에 '국경'이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았다.[5]
양국이 전쟁을 거듭하는 가운데, 접경지역에서는 각기 자국령이라 주장하는 구역이 겹치는 일이 빈번하였고 작게는 몇 척, 크게는 수 백척에 달하는 함선이 동원되어 크고 작은 충돌이 발생하게 되었는데 우주력 798년, 제국력 489년 1월에 벌어진 회랑의 조우전 역시 이러한 성격에 가까웠다.
우주력 798년, 제국력 489년 1월, 자유행성동맹군 이제르론 요새 주둔함대 소속의 더스티 아텐보로 소장이 지휘하는 2,200척의 분함대는 지역 순찰 및 신병 훈련을 겸해 요새에서 출격하였다.
B 분견함대는 위험성이 아주 높은 최전선 지역에서 구역 순찰과 신병 훈련을 겸하는 특이한 임무를 맡고 있었는데 국가의 운명을 걸고 제국과 전쟁을 치르는 최전선 지역의 함대인 만큼 장병들은 모두 숙련된 고참병들로 채워져있어야하나 제국령 침공작전과 구국군사회의 쿠데타 등을 거치며 자유행성동맹의 주력함대는 사실상 소멸되어버렸고 함대를 재건하기 위해 숙련병들을 후방지역으로 이동시켜 신병 훈련에 동원시켜야한다는 이유로 함대의 숙련병들이 하이네센으로 차출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다급하게 함대를 재건해야한다고 하지만 숙련병들을 뽑아가도 너무 많이 뽑아가버려 함대의 기본적인 전투능력이 심각하게 저하되어버렸다는 것이다. 숙련병들을 대신해 함대에 배치된 신병들은 기초적인 훈련만을 겨우 이수한 상태고 이들을 제대로 훈련시킬 시간도 부족한 최전선의 열악한 상황상 어텐보로 소장은 전투의 위험이 큰 지역에서 통상 임무와 신병 훈련을 겸해야하는 어려운 상황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이런 이유로 아텐보로 소장은 요새로 복귀하는 순간까지 제국군과 접촉하지 않기를 바랬으나 불행하게도 이 지역을 관할하는 은하제국군 캠프 함대 휘하의 아이헨도르프 소장이 지휘하는 제국군 초계함대와 맞닥뜨려버렸고 이내 격렬한 전투로 이어졌다. 제대로 된 실전 경험은 커녕 훈련도 못 받은 신병들이 태반인 B 분견함대는 가히 처참한 수준으로 무너지기 시작하며 위기에 빠졌으나 되려 너무나도 쉽게 무너지는 동맹함대의 추태에[6] 제국군 지휘부가 이름높은 '양 웬리'의 계략이 자신들을 노리고 뻗어나가고 있다고 착각했고 공세에 나서지 않고 상황을 관망한 덕에 B 분견함대는 전멸을 면하고 있었다. 지휘관인 아이헨도르프 소장도 적어도 장군에 오른만큼, 유능한 장군이건만 이렇게 맥없이 당하는 동맹군을 보고 "대체? 뭘 노리는 거냐? 양 웬리..."라고 어이없어하며 뭔가 계책이 있으리라 보고 적극적인 공세를 자제하게끔 명령했다.
동 시각, B 분견함대의 보고를 전해지자 양 웬리는 요새 주둔함대를 이끌고 빠르게 구원에 나섰고 전장에 약 1만 척 이상의 동맹함대가 등장하자 제국군은 포위섬멸당하는 비극을 피해 발빠르게 전투를 포기하고 철수하였다. 양 웬리는 무력화된 B 분견함대를 수습하고 요새로 복귀하였다.[7]
은하제국군의 이제르론 지역을 담당하는 칼 구스타프 켐프 대장은 상당히 전선했으나 결과적으로 패퇴한 모양새가 되어버려 자신의 패전보고를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 원수에게 올리며 자신의 '실책'을 사죄하였다. 로엔그람 원수는 접경성역에서 벌어진 소규모 국지전에 일일히 승패를 따질 가치는 없다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으나 켐프 대장은 자신의 명예에 손상에 갔다며 양 웬리에 대한 작은 원한을 품게되었다.
당시에는 동맹군은 흔히 벌어질만한 전투 중에 하나로 여겼지만 이것은 전초전에 지나지 않았음을 곧 꺠닫게 된다.[8]
2.2. 샤프트의 제안
로엔그람 원수가 켐프의 패배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 것은 실질적인 피해가 없었던 점도 있으나 립슈타트 전역이 끝나고 은하제국의 내정개혁에 집중하고 있어 대외적인 공세에 큰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았던 점도 있었다. 그러나 제국군 과학기술총감 안톤 힐머 폰 샤프트 대장이 예정에도 없이 원수부에 나타나 로엔그람 원수를 뵙기를 원한다는 말을 기점으로 '''상황이 급변하게 된다.'''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 원수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 보다 정치적인 부분에 관심이 더 많았던 샤프트 대장을 탐탁치않게 여겨 딱 15분만이라면 시간을 내줄 수 있다며 샤프트를 안으로 들였다. 이 자리에서 샤프트 대장은 동맹군에게 빼앗긴 이제르론 요새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요새를 건설해야한다'''는 제안을 내놓았으나 로엔그람 원수는 요새를 건설하는 동안 이제르론의 양 웬리가 그저 가만히 보고만 있으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며 차갑게 대꾸하며 자신의 15분이 아깝다고 여기며 자리를 떠나려했다.[9]
로엔그람 원수의 차가운 반응에 샤프트는 당황하여 '요새를 새로 건설하지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있던 요새 중 하나를 이동시키는 것'이라고 자신의 계획을 수정하여 제안하자[10] 이에 관심을 보인 라인하르트가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겠다며 자리에 앉았고 샤프트의 계획안을 들은 라인하르트는 이를 정식으로 승인하였다.
이동할 요새는 립슈타트 귀족연합군이 패망한 이후 사실상 방치되어 있던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로 결정이 되었으며, 원정함대를 지휘하는 인물로 이제르론 방면 사령관 칼 구스타프 켐프 대장이 작전사령관으로 지명되었고 이를 보좌할 부사령관으로는 켐프보다 서열이 낮고 나이가 어린 나이트하르트 뮐러 대장이 지명되었다. 이 인선을 놓고 제국군 내에서 조금 논란이 있었는데, 볼프강 미터마이어 상급대장이나 오스카 폰 로이엔탈 상급대장이 아닌 켐프가 지명되었다는 점이었다.
이는 파울 폰 오베르슈타인 상급대장이 누누이 강조하던 "2인자 무용론"이 반영된 결과였다. 원작에서 오베르슈타인은 지휘부 인선을 요청받았을 때 당장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 때 오베르슈타인 밑에서 보좌하던 안톤 페르너가 의견을 내놓았는데 미터마이어나 로이엔탈이 공을 세우면 원수로 승진시켜야 하므로 자연스레 라인하르트와 동급이 되고, 2인자가 되는 부작용이 생기지만 대장급에서 적당한 인물이 공적을 세울 경우에는 상급대장으로 승진시키면 그만이기 때문에 권력구도에 변화가 없다는 점이었다. 이에 오베르슈타인은 대장급 인물중 연장자에 속한 켐프를 추천했고 라인하르트도 이전 켐프 휘하의 함대가 회랑의 조우전에서 패배했기에 이를 설욕할 기회를 주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에서 이 인선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11]
도중 가이에스부르크 요새와 같은 초거대 질량체를 워프시키는 점이 문젯거리로 떠오르게 되었다. 12개의 워프엔진이 단 한치의 오차도 없이 작동시켜야 하는 점, 만약 .0 이하 수준의 오차라도 발생한다면 제일 최선의 결과는 아예 워프가 되지 않는 것, 제일 최악의 결과는 요새와 내부의 병사들이 아공간의 미아가 되버리거나 대폭발을 일으켜 전원 몰살당하는 것이다. 이런 크나큰 위험 부담 탓에 당초 계획대로 할당된 공병대 숫자를 2배로 증강시키면서 심혈을 기울여 워프실험 준비에 노력한 원정 지휘부 덕에 라인하르트 입회하에 실시한 최초의 워프실험은 성공했으며, 이제르론 원정 준비에 박차를 가해지기 시작하였다.
2.3. 사문회 소집
제국이 가이에스부르크 요새 워프를 차근차근 준비하는 과정에서 페잔에서는 새로 란데스헤르 보좌관이 된 루퍼트 케셀링크 주도하에 물밑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우선 제국의 망명귀족들을 부추겨서 황제를 납치하여 자유행성동맹에 은하제국 정통정부를 세우는 작업에 착수하도록 만들었고, 동맹의 헨슬로 판무관과 접촉하여 국채 만기에 관하여 논의하는 과정에서 넌지시 양 웬리가 쿠데타를 일으켜 독재정권를 세울지도 모른다는 식으로 양을 모함했다.
당연히 헨슬로는 이 정보를 동맹정부에 보고하였고, 동맹정부 역시 양 웬리가 욥 트뤼니히트 정권에 비우호적인 인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국방위원장 네그로폰테의 주도하에 사문회를 조직하여 양 웬리에게 출두를 요구하였다. 이에 따라 양 웬리는 알렉스 카젤느 소장을 사령관 대리로 임명하고 이제르론을 떠나 수도 하이네센에 와 있는 상황이었다. 최전선의 사령관이 임지에서 벗어나 4000광년떨어진 수도에 불려와 있는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직속상관인 우주함대 사령장관 알렉산드르 뷰코크 대장이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프레데리카 그린힐을 만나고 나서야 겨우 상황파악을 할 지경이었으니 이 시기 동맹군의 상황이 얼마나 막장이었는지 간접적으로 추측할 수 있다.[12]
3. 전투의 시작
4월 10일, 정찰중이던 이제르론 주둔함대 소함대 16척은 근거리에서 무언가가 워프해오는 것을 감지하였다. 초기에는 제국군 초계함대라 추정되었으나 곧 거대한 전함도 한 줌 티끌로 보일만큼 약 40조톤에 달하는 엄청난 물체가 회랑 내부로 워프해 온 믿기지 않는 사실을 파악한 소함대 지휘관인 깁슨 대령은 이 사실을 이제르론 요새에 보고하고 즉시 함대를 요새로 철수시켰다.
보고를 받은 이제르론 사령부도 경악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사문회로 끌려간 양 웬리 대장을 대신하여 요새 사령관 대리직을 이행한 요새 사무감 알렉스 카젤느 중장 역시 이런 말도 안되는 스케일에 혀를 내둘렀을 정도였다. 동맹군 사이에서는 VS놀이 삼아 '''"이제르론 요새 주포 '토르 하머'가 이제르론 요새를 공격하면 누가 이길까?"'''란 농담거리가 있었는데 제국군이 그 농담거리를 비슷하게 실현시켜 준 것이다.
곰곰히 따져봐도 양 웬리가 이제르론 요새로 돌아오는데는 정말 빠르게 돌아온다고 해도 약 4주 정도 걸릴 것이고[13] 그 사이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요새를 지켜내지 못한다면 제국령 침공작전의 여파로 정규함대가 소멸한 자유행성동맹이 손도 못써보고 멸망해버리고 마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카젤느 사령관 대리는 방어위주의 작전을 천명하고 하이네센에 급보를 알리고 원군을 요청하였다.
이제르론 요새가 돌파당하면 자유행성동맹이 끝장난다는 것은 말단 병사도 알고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요새 사령관을 별 시덥지도 않은 이유로 수도성으로 소환시키는 정부의 멍청한 짓거리에 질려[14] 처음에는 이제르론 요새 주둔군의 사기가 많이 떨어진 상황이었지만, 오히려 이런 지옥같은 상황에 열이 뻗힌 이제르론 요새 주둔군 병사들은 정부에 대한 불평과 제국군에 대한 증오와 오기가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면서 투지만큼은 넘쳐흐르는 상황이었다.
켐프는 먼저 통신을 열어서 당당하게 인사를 하고,[15] [16] 초장부터 화끈하게 요새 주포 "가이에스하켄"을 이제르론에 꽂아주었다. 농담거리에서나 나올 법한 요새 주포가 요새를 때리면 어떻게 될까라는 의문은, 지금까지 함대의 동시포격에 피해도 없던 요새 외부의 유체장갑이 단번에 뚫리고 요새 내부까지 뚫고 들어와 요새 외벽의 한 구역과 배치된 동맹군 병사 약 4천여명을 그대로 '''소멸시켜 버림으로써 풀렸다.''' 이 보고에 파트리체프는 벌떡 일어나서 충격과 경악에 빠졌다.
단 한 방, 단 한 순간에 전례없는 엄청난 피해를 입자 사령관 대리인 카젤느 소장은 서로 주포를 마구 쏴댄다면 뭐가 남겠냐는 이유하에 부상자 구조 및 격벽 폐쇄 등 후속조치에 여념이 없었으나 '''"적에게도 이 공포를 알려줘야 일방적으로 맞지 않는다"'''라는 요새 방어지휘관 발터 폰 쇤코프 소장의 주장에 따라 토르 하머 발포를 지시, 곧장 보복을 가하였다. 일단 주포 출력에서 토르 하머가 우위였던 까닭에[17] 가이에스부르크 역시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정도로 상당한 피해를 입었으며, 그 결과 쌍방 모두 요새포의 위력으로 인한 자멸을 피하기 위해 요새포의 사용을 자제하였다.
그렇다고 공격이 멎은 것은 아니었다. 제국군은 즉시 제24포탑윽 사각 지역에 제849공병대대와 제97장갑척탄병연대를 투입하여 외벽을 폭파하려 했다. 이러한 시도는 이제르론 요새에서도 쉽게 감지할 수 있었고, 즉시 요새 방어지휘관 발터 폰 쇤코프 소장이 이끄는 로젠리터 연대가 출동했다.[18]
동맹군에게는 정말 다행스럽게도 1개 사단에 맞먹는 위력을 지녔다는 평을 받은 로젠리터의 출동에 제국군은 큰 피해를 입으며 황급히 철수해야만 했다. 한편 제국군을 격퇴시킨 쇤코프는 사령실로 돌아와 역으로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를 상대로 상륙작전을 개시하자고 건의했으나, 이는 혹 교전 중에 사로잡힌 아군 포로가 양 제독의 부재를 실토한다면 돌이킬수 없는 상황에 발생한다는 카젤느의 반론으로 시행되지 못했다.
3.1. 처절한 전투의 시작
이 정도 작전으로 양 웬리가 지휘하는 이제르론 요새가 무너질리는 없을 것이다. 당연히 실패를 예상한 제국군은 작전대로 두 번째 카드를 꺼내들었다. 우선 가이에스하켄을 발사하여 동맹군이 토르 하머로 응전하게 만들어서 시선을 끌어놓고,[19] 그 사이에 공병대를 배후에 투입하여 레이저 수폭을 통해 외벽을 날려버렸다. 그리고 그 사이 배후에서 대기중이던 뮐러 대장의 함대가 2,000기 가량의 발퀴레를 투입하여 제공권을 장악하고자 하였고 장갑척탄병들을 요새 내부로 투입하기 시작하였다.
이제르론 요새에서는 올리비에 포플랭 소령이 지휘하는 스파르타니안 6개 중대가 발진하여 제국군을 상대로 분전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3기를 1조로 묶어서 1기가 미끼로 발퀴레를 꼬시고 나머지 2기가 등짝을 덮치는 전법으로 제공권 장악을 방해하고 있었다.
한편 객원제독으로서 양 웬리의 보좌역을 맡고 있던 빌리바르트 요아힘 폰 메르카츠 중장[20] 이 상황 역전을 위해 '''함대지휘권을 잠시 본인에게 양도해주지 않겠냐'''고 매우 정중하게 지휘권을 요청했고[21] 사령관 대리 카젤느 소장이 이를 승인하여 요새 주둔 함대 지휘권이 메르카츠 중장에게 위임되어 제국군에 대한 반격을 준비하였다. 전 제국 상급대장 메르카츠 제독은 다행스럽게도 양 웬리 아래의 에드윈 피셔, 더스티 아텐보로, 응웬 반 티우 소장 등 분함대 지휘관들이 순순히 메르카츠 중장의 지휘를 받아들임으로써 완벽한 함대운용을 할 수 있었다. 메르카츠 제독은 립슈타트 전역에서 그토록 바랐던 온전한 지휘권을 아이러니하게도 적이었던 자유행성동맹군에서 얻은 셈이다.
한편 제국군의 전황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었기에 뮐러가 전황을 보고하던 시점에는 켐프는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었다. 하지만 뮐러는 발퀴레 편대가 생각만큼 제공권을 완벽하게 장악하지 못하자, 무인 구축함 6척을 돌입시켜 이제르론 요새의 우주항의 입구를 파괴함으로써 주둔함대의 출격 봉쇄시키려 하였다. 하지만 그 방법은 메르카츠와 동맹군 지휘부도 예상하고 있었고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토르 하머를 난사하여 제국 함대가 작전을 실행하지 못하도록 압박하는 사이, 동맹군 함대가 일거에 출격했다.
뮐러는 그 즉시 응전을 준비하였지만 동맹함대는 정면으로 공격하지 않고 요새 표면을 따라서 고속으로 우회기동을 시작하였다. 이에 뮐러는 행동곡선을 예상하여 적을 정면으로 공격할 생각으로 함대를 이동시켰으나 갑자기 '''이제르론 요새의 대공포대가 등장'''했다. 동맹군의 행동을 예상하고 허를 찌르려 했지만 역으로 메르카츠에게 모두 예측당하여 제대로 낚인 뮐러는 함대를 즉시 철수하려 하였으나 동맹군이 즉각 포격을 퍼부어 발을 묶었으며, 동맹함대와 대공포 사이에 3면으로 포위당해 샌드백처럼 두들겨 맞는 신세가 되었다.
아군과 적군이 뒤섞인 바람에 요새주포를 쏠 수 없었던 가이에스부르크 요새에서 발만 동동 구르며 보던 켐프는 휘하 두 소장 아이헨도르프와 파트리켄에게 지원군을 맡겨 파견하였으며,[22] 다행히 뮐러가 전장을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부하들을 질타한 까닭에 전면적인 붕괴는 모면할 수 있었다. 그 덕분에 지원군이 도착할 때까지 버틸 수 있었으며, 동맹군이 철수함으로써 사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켐프는 이 공세가 뮐러의 실책으로 좌절되었다고 생각하여 분통을 터뜨렸으며 상당한 질책을 가하였다.[23]
OVA에서는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를 돌진시키면서 가이에스하켄 사격을 가하게 되면, 가이에스부르크 요새의 질량 때문에 이제르론 요새에 조석간만현상이 발생해서 유체경면장갑이 한쪽으로 쏠리게 된다. 이걸 이용해서 토르 하머의 특성인 부유포대 + 경면장갑을 반사면으로 이용을 역이용해서 토르 하머 발사를 막는 한편, 썰물현상으로 드러난 요새의 장갑외벽에 제국군 함대가 미사일 집중사격을 실시, 구멍을 뚫는다.[24]
이 장면 이후는 소설과 OVA가 동일하며, 뮐러가 유인된 곳이 유체경면장갑 아래에 부유포대를 밀집해서 집결시킨 곳이므로 원작보다 심각한 대공사격을 받게 된다.
3.2. 양 웬리와 구원군
우주력 798년, 제국력 489년 4월 15일 전선은 다시금 교착 상태에 빠졌다.
한편 전투에서 사로잡힌 동맹군 포로가 고열에 사경을 헤매면서 '''"양 웬리가 이제르론 요새에 없다"'''는 언급을 했는데 이를 전해들은 뮐러는 뭔가 석연치 않게 생각했다. 다만 함대전이 끝난 후 사로잡은 포로들은 죄다 오늘내일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몇 안 되는 포로 중에 그나마 상태 양호한 자들을 찾아가 사실을 캐물으려 했는데 "쇤코프 소장님께서 양 제독이 이제르론에 없다고 말하라 명령했다"고 답변하여 뮐러를 더 혼란에 빠뜨렸다.
한동안 머리를 쥐어뜯던 뮐러는 양 웬리가 이제르론 요새에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25] 그렇다면 양 웬리는 지금쯤 소식을 듣고 요새로 돌아오고 있을 것이라 판단하여 3,000척의 군함을 동원하여 복귀하는 양 웬리를 전사시키거나 포로로 잡을 포위망을 전개했지만 켐프가 자신의 명령도 없이 부대를 재배치한 것에 대해 추궁하고, 뮐러의 설명에도 양 웬리 부재에 대한 의견에 동조하지 않았다.[26] 뮐러는 명령에 따른다고 답변하면서도 뭔가 아쉬운 마음에 참모진들에게 이걸 이야기하는데 대부분이 일단 사령관 명령을 듣자고 건의한다. 그래도 머뭇거리던 뮐러에게 나이와 경력이 위인 참모장 오를라우 준장이 부드럽게 "저도 각하의 생각에 공감하지만 부사령관인 이상, 지금은 사령관의 명령을 지키는 게 우선입니다."[27] 라고 충고하자 비로소 배치되었던 3,000척 군함을 다시 원상복귀시켰다.[28]
한편 사문회에서 해방된 양 웬리는 구원 병력을 이끌고 하이네센에서 이제르론으로 귀환하고 있었으며, 동맹의 구원군 동향을 감시하기 위해 나와있던 제국군 초계부대와 접촉을 함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알릴 수 있었다.
당초 뷰코크 대장은 양 제독에게 파에타 중장이 지휘하는 동맹 정규함대 제1함대를 붙여줘야 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하지만 이 주장은 수도방위와 민간인들의 심리 문제를 제기하는 국방위원회 의원들과 군부 내부의 반발로 인해 묵살당했다.[29] 이로 인해 뷰코크 제독이 자신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하여 씁쓸한 소회를 드러내며 양에게 미안함을 표하기까지 했다.
사문회에서 워낙 데인 까닭에 심성이 뒤틀려있는 지라 양은 정부에서 그냥 빈손으로 보내고 싶어할거야란 식으로 빈정거리는 반응을 보였던대로 구원함대의 상태는 좋지 못했다. 라이오넬 모튼 소장은 과거 제 9함대가 괴멸될 당시 부사령관으로 전멸직전에 몰린 아군을 수습하여 퇴각시킨 유능한 인물이고 마리네티, 저니얼 준장은 평범한 인물이었으나[30] 산도르 알라르콘 소장은 군국주의 사상이 짙게 깔리운데다가 민간인 포로 살해 혐의까지 받았던 문제있던 인물인데다가 함대의 숫자부터가 너무나도 빈약했다.
하이네센을 출발하여 몇 주 뒤, 이제르론 회랑에 도달한 양 웬리의 구원함대는 제국군 정찰부대에 발각되었다. 구원부대의 임시기함 레다 II호의 함장 제노 중령은 적에게 발각당하여 기습의 기회를 빼앗겼다는 점에 낙담하는 반응을 보였다. 구원부대 지휘관 및 참모들도 비슷한 생각을 했던 모양인데 양은 오히려 기습할 생각이 없었고 우리를 제때 발견해줘서 되려 안심하고 있던 참이라 이야기하여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양은 이에 대해서 구체적인 부연설명을 붙였는데 바로 현재 적이 이제르론 회랑을 완벽히 장악하지 못했고, 이제르론 요새와 주둔함대가 건재했기 때문에 적장에게는 결코 쉽지않은 5지선다를 놓고 고민해야 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 요새를 견제하면서 구원군을 섬멸한다.
- 구원군을 견제하면서 요새를 계속 공략한다.
- 병력을 나누어 요새와 구원군을 동시에 상대한다.
- 쌍방에 대한 시차각개 격파를 감행한다.
- 어쩔 수 없이 상황이 불리하니 그냥 포기하고 철수한다.
한편 동맹군 구원부대가 발견되기 하루 전날, 켐프는 제국수도 오딘에 정기보고를 어떻게 올릴 것인가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결국 "아군 유리함"이란 보고를 올렸는데 이 보고를 받은 라인하르트는 그 즉시 미터마이어와 로이엔탈에게 출동을 명령하였다. 라인하르트는 보고서만을 읽고도 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으며, 켐프가 단순히 이제르론 요새를 날려버리려면 요새와 요새를 서로 충돌시키면 되는 아주 쉬운 방법을 떠올리지 못하는 것에 대하여 성토하였다.
이 시기 양 웬리 역시 프레데리카에게 자신이 제국군을 지휘했다면 요새를 충돌시켜서 요새를 무력화시킨 다음 제국의 다른 곳에서 요새를 조달해서 이동시켜 이제르론 요새가 있던 자리에 갖다박는 방법이 가장 효율적인 공략이라 설명하고 있었다.[32] 그나마 적장이 그걸 생각하고 있지 못한 점이 가장 다행이고, 전황의 불리함을 인지한 라인하르트가 구원군을 파견했을 것이므로 그들이 도착하기 전에 상황을 정리해야 됨을 강조하고 있었다. 실제 양이 생각한 최악의 시나리오 중에는 가이에스부르크를 이용하여 이제르론 요새를 사실상 봉쇄해버리고 그 사이 제국의 주력함대가 동맹령을 침입하는 상황도 가정하고 있었기에 여유를 둘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3.3. 제국군의 괴멸
양 웬리의 예상대로 켐프는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야 될지를 놓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꺼내든 것이 시차 각개격파였다. 우선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로 철수하는 것처럼 위장하여 이제르론 주둔함대가 밖으로 나오게 만든 후에 맹공을 퍼붓는다. 이러면 속았다고 판단한 주둔함대는 다시 이제르론 요새로 철수를 할 것이며 그 사이 동맹군 구원부대를 격파하는 것이다.
이제르론 요새 내에서는 대놓고 동맹 구원부대를 언급하면서 철수하는 제국군의 행태에 의구심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양 웬리가 복귀하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므로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을까에 대한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좀처럼 결론이 나지 않던 회의는 쇤코프가 커피셔틀 차 회의실에 들어온 율리안에게 농담삼아 의견을 물어봄으로써 마무리됐다. 율리안은 제국군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럽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켐프의 의도를 정확히 분석해냈고, 모두가 그것이 가장 개연성이 높음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메르카츠는 제국군에게 봉쇄당한 척 연기한 후에 즉시 출동한다는 방침을 세웠으며 율리안에게 기함 히페리온 동승을 지시했다.[33]
한편 양이 지휘하는 구원부대는 제국군에 비해 수적 열세였기 때문에 맞딱뜨리자마자 교전을 회피하고 오히려 후퇴를 시작했다. 양이 시간을 벌기 위해 도망간다는 사실을 간파한 켐프는 즉시 거리를 좁혀 공격하도록 지시했으나, 양 역시 이제르론 회랑을 이용한 진용으로 맞받아쳤기에 손쉽게 제압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때 요새 내부로 후퇴했다고 생각했던 메르카츠 함대가 급거 공격을 개시하면서 제국 함대는 빠르게 붕괴되기 시작했다.
휘하 장군인 파트리켄 소장과 아이헨도르프 소장이 전사하고 휘하 힘대도 상당수 잃은 켐프는 함대를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로 긴급히 철수시켰고 마침내 양은 이제르론 요새 주둔함대와 합류할 수 있었다. 양 웬리와 메르카츠는 이를 뒤쫓지 않았다. 양의 함대가 요새에 합류하는 것이 선결 과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 웬리는 결코 전황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가이에스부르크 요새가 여전히 건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행히(?) 절망적이었던 켐프가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를 이제르론 요새와 충돌시킨다는 생각을 뒤늦게[34] 짜내고 요새의 이동을 지시하면서 양 웬리의 계산대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켐프의 참모장 푸세네거 중장은 요새를 들이박는다는 사령관의 결단에 그가 미쳐버린 게 아니냐는 의심까지 하며 경악했지만.
제국군을 격퇴시키면서 승리에 도취되었던 동맹군은 가이에스부르크가 자폭(카미카제)공격을 가하려는 낌새가 보이자 모두들 얼어버렸다. 하지만 양은 궁지에 몰려 간신히 그 방법을 구상한 켐프를 동정하면서 그에 대한 대처작전을 실행했다. 요새는 아무리 함포사격을 가해도 타격을 입힐 수 없지만 이동식 요새를 위해 부설한 통상항해용 엔진은 그정도의 장갑을 갖추지 않았다. 따라서 워프엔진에 공격을 가하되 전방 제일 오른쪽의 통상항해용 엔진 한 개에 전 함을 동원해 집중 포화하도록 지시했다. 그 결과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는 전진을 거의 멈추고 그 자리에서 회전하였다. 게다가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는 이제르론 요새와의 충돌을 위해 전속력으로 돌진하던 상황이라 이런 상황에서는 회전력도 엄청날 수 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요새에서 탈출하는 병사들을 수용하기 위해 부근에 밀집해 있던 잔존함대가 가이에스부르크 요새와 충돌하면서 손상을 입었고, 토르 하머가 결정타를 날리면서 가이에스부르크 요새의 핵융합로가 직격타를 맞으며 대폭발을 일으켰다. 즉, 라인하르트가 언급한 전술을 우연하게 실행하게 되는 꼴이었지만, 양 웬리는 라인하르트의 전술을 뛰어넘는 방식으로 승리했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물론 진작에 갖다박았다면 동맹군은 완전 망했겠지만 말이다.
이에 휘말린 제국군은 전투의지를 완벽하게 잃고, 잔존함대 약 4천척의 80%가 요새와 함께 소멸되었다. 동맹군은 "봤느냐, 양 제독님의 마술을!"이라고 외치며 이 놀라운 상황에 환호하면서 젊은 지휘관인 양 웬리에게 숭앙의 시선을 보내게 된다.[35] 프레데리카 그린힐은 양이 아닌 다른 사람이 이런 지휘를 맡아 전투에서 이겼더라면 공포감을 느꼈을 거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한편 사령실에서 일어난 폭발로 인한 파편에 맞은 켐프는 뼈가 튀어나올 정도로 다쳐서 탈출을 포기하고 남은 참모진들과 부하들에게 요새에서 철수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참모장 푸세네거는 누가 봐도 가망이 없는 사령관의 모습을 보며 바로 이 가이에스부르크 요새에서 명장 지크프리트 키르히아이스가 죽었던 걸 생각하고, 켐프 제독마저 이 요새에서 목숨을 잃게 된 현 상황이 문벌귀족 연합군의 저주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한다. 다 죽어가던 켐프는 마지막 당부를 유언처럼 푸세네거에게 남기고 숨을 거뒀다. 푸세네거와 몇몇 참모들은 마지막 경례를 사령관에게 하고 탈출했으며 부사령관인 뮐러는 배 안에서 중상을 입었으나 지휘부 건재 사실을 알리면서 잔존병력과 함께 제국령으로 철수를 시작했다. 그런가 하면 요새 내부에서는 탈출하려는 제국군들이 서로들 탈출하려다가 팀킬을 벌이며 생지옥이 벌어졌다. 셔틀에 인원도 반도 태우지 않고 출발하는 통에 셔틀 출입구에 병사들이 매달려 떨어지지 않자 셔틀 안의 병사들이 칼을 꺼내 매달린 아군의 팔을 자르고 이를 본 다른 병사들이 총을 꺼내 아군끼리 마구 쏴버려 죽이기 시작했다. 이러자 그야말로 정신줄이 나간 제국군들은 '어딜 가냐! 기왕 죽는 거 다 같이 죽자!'는 듯이 핸드 캐논으로 이륙한 셔틀을 박살내고 그렇게 반파된 셔틀은 또 탈출 대기중이던 제국군들 사이에 떨어져 무수한 아군들이 끔살되는 아비규환이 이뤄졌다. 말 그대로 파괴되어가는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는 '''지옥'''이었다. 결국 이런 팀킬이 벌어지는 지옥도 순식간에 요새가 폭발하면서 남아있던 제국군들은 불길과 같이 사라졌다.[36][37]
3.4. 전투의 마무리
침입해온 요새는 박살났고 함대도 사실상 전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고 마구 도망쳤으니 동맹군의 완벽한 승리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깔끔한 승리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발생했다.
양 웬리는 당초 제국의 증원부대를 경계하여 예하 부대에 무리한 추격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리려 했으나 붕괴중인 가이에스부르크와 패주중인 제국군이 마구 뒤섞인 혼란으로 인해 모든 함대와 통신이 완벽하게 연결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런데 알라르콘이 양의 다음 명령을 기다리거나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무단으로 휘하 함대를 이끌고 뮐러가 이끄는 패잔병 추격에 나섰으며. 여기에 새로 들어온 신입놈들에게 전공을 빼앗길 수 없다며 응웬도 휘하 함대를 이끌고 추격에 동참하여 도합 5,000척의 함선이 이탈을 한 것이었다. 결국 양도 이들을 내버려둘 수 없었으므로 함대를 재정비한 다음 구원에 나서야만 했다.
한편 뮐러는 가이에스부르크 요새의 폭발의 충격파 때문에 기함이 요동치면서 갈비뼈 4개가 부러지고 여기에 뇌진탕, 열상, 타박상, 찰과상 및 내출혈 등 전치 3개월 중상을 입었다. 부러진 뼈가 폐를 눌러 숨을 쉴 수 없었으나 뮐러는 침착하게 숨을 가다듬고 뼈를 폐에서 숨을 고르며 빼내어 겨우 숨을 쉬고 위기를 넘겼다. 여기서 잠깐이나마 웃음이 나올 상황이 나오는데 군의관이 치료하면서 "부사령관님은 불사신입니다."라고 감탄하자 뮐러는 덤덤하게 "그래? 그 말은 내 무덤 묘비명에 쓰겠네."라는 말을 한다. 그렇게 뮐러는 함교에서 치료를 받던 중 뒤늦게 요새에서 탈출한 참모장 푸세네거 중장과 만났는데, 푸세네거는 사령관 켐프 대장은 전사했으며, 마지막으로 사령관이 남긴 뮐러에게 사과하고 싶다는 전언을 전했다. 그 말에 깜짝 놀란 뮐러는 분노에 이를 갈며 다짐했다.
"대신 오딘이시여, 지켜보소서! 반드시 켐프 제독의 원수를 갚겠나이다. 양 웬리의 목을 이 손으로 취하고 말겠나이다! 지금은 미력하여 놈과 너무나도 큰 차이가 있으나...... 몇 년 안으로, 반드시!"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3권 <자복편>, 김완, 이타카(2011), p.309
이후 뮐러는 통신을 열어 사령부의 건재를 전달했다.기왕이면 영상까지 보여주며 말하려고 했으나 부사령관이 붕대를 메고 누워있는 상황을 보면 되려 남은 병사들 사기가 무너질 것을 우려하여 그냥 통신으로 목소리만 전하도록 한 거였다. 그래도 싸움은 완패지만 적어도 남은 제군들을 반드시 살려서 고국으로 보내겠다는 힘찬 뮐러의 목소리에 대패로 의기소침해있던 남은 패잔병들에게 힘을 주었다. 그렇게 뮐러는 겨우 700 여척과 몇만명 수준만 남은 패잔병들을 이끌고 미터마이어 함대와 로이엔탈 함대와 접촉, 빠르게 제국 본토로 귀환했다. 동맹군이 추격해온다는 정보를 접한 미터마이어와 로이엔탈은 죽은 켐프의 원한을 약간이라도 갚아주기 위해 함정을 파고 기다렸다.
너무 깊숙히 추격하면 안된다는 양 웬리의 경고가 있었지만 알라르콘과 응웬은 승리에 도취되어 제국 함선이 보이자 앞뒤 안가리고 돌격하기 시작했고 도망가는 패잔병 함대인양 위장하던 제국군 함대에 동맹군이 걸려들자 회랑 위쪽에 숨어 있던 미터마이어의 본대가 타이밍을 잡아 적의 후방을 강습하였다. 그리고 도주하는 것처럼 위장하고 있던 칼 에두아르트 바이어라인 휘하의 함대 역시 반전하여 역습을 가하기 시작하였다. 무차별적으로 돌격하다 갑자기 매서운 반격타가 들어오자 당황한 동맹군은 공격이 없는 방향인 회랑 아래쪽으로 급히 이동하였으나 그 자리에는 로이엔탈이 기다리고 있었다. 결국 완벽하게 포위당한 동맹군 추격부대는 위, 앞, 아래에서 맹렬하게 들어오는 반격타를 맞고 전멸했으며, 응웬과 알라르콘 모두 교전 중에 기함과 함께 사망했다. 미터마이어와 로이엔탈은 동맹군의 추태를 보면서 이놈들이 정말 암릿처에서 싸웠던 그 양 웬리의 부하가 맞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38]
한편 전투가 마무리될 시점 양이 거느린 대함대가 등장했다. 미터마이어와 로이엔탈은 수적으로도 우세고 그 유명한 양과 한 번 붙어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으나 보급선 신장의 문제도 있고 상황의 여의치 않으면 양 웬리가 이제르론으로 철수하여 농성모드로 들어갈 가능성이 컸기에 그대로 철수했다. 이 때 제국군은 부대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이 철수를 하는 동안 다른 그룹은 후방을 견제하도록 하는 패턴을 반복하며 아예 철저하게 추격을 견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 모습을 본 양은 율리안에게 저것이 바로 명장의 모습이라는 말과 함께 극찬했으며 휘하에 추격금지와 생존병력을 수습하도록 지시했다. 이를 끝으로 길었던 전투가 마무리 되었다.
3.5. 결과 및 처분
- 가이에스부르크 요새 소멸[41]
- 칼 구스타프 켐프 대장 전사 → 상급대장으로 추서[42]
- 나이트하르트 뮐러 대장 중상 → 요양 명령, 그외 처벌 없음.[43]
- 켐프 함대 소속의 분함대 사령관 파트리켄 소장, 아이헨도르프 소장 전사 → 언급 없음.[44]
- 안톤 힐머 폰 샤프트 대장 → 수뢰 및 독직 등의 혐의로 헌병대에 구속[45]
- 동맹군
붕대투성이로 라인하르트 앞에 대령한 뮐러는 패배를 보고하고 사령관이 장렬히 전사한 와중에 부사령관으로서 살아돌아왔고 패배에 대하여 책임이 있는만큼, 그 어떤 벌도 받겠다고 말했으나 뭔가 화낸 얼굴같던 라인하르트는 난 켐프를 잃었는데 뮐러같은 인재도 잃을 수 없다면서 어떤 책임도 따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자 긴장이 풀려서인지 뮐러는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고 기절했다. 뮐러를 치료하라고 명령하고 전사한 켐프에겐 1계급 추서를 명령했다. 이를 본 신하들은 과연 관대한 분이라고 감탄했다. 하지만 실상은 좀 달랐다.
아무래도 뭔가 불안하다고 미터마이어와 로이엔탈과 지원군을 보낸 라인하르트였지만 패배해도 이렇게 크게 패배했다는 보고에 분노하여 마시던 술잔을 내동댕이치고 분노하여 방에 들어가 울분을 참았다. 그리고 켐프가 죽은 이상 부사령관인 뮐러에게 책임을 따지겠다고 마음억었으나 문득 목에 찬 펜던트를 보고 암릿처 성역회전에서 지금 못지 않게 대패한 비텐펠트를 용서해달라고 간청하던 키르히아이스를 생각한다.(OVA에선 미소지으며 "라인하르트님"이라고 말하는 키르히아이스의 환각까지 봤다.) 이내 라인하르트는 "그래, 너가 있더라면 이번에도 뮐러를 용서해달라고 했겠지? 맞아. 뮐러같은 사내를 구하기 힘들지."라고 생각하며 뮐러에게 어떤 책임도 따지지 않고 용서하겠다고 한 거였다. 그러나 이와 달리 샤프트 기술총감은 다른 죄를 물어 체포 및 구금을 명령했다.
한편 양 웬리는 엄청난 대승을 거뒀음에도 승진하지 못했다. 이제 승진한다면 최고위직인 원수 뿐이라 그런 듯? 게다가 양은 이 전투 이후 감기몸살에 걸려 훈장이고 뭐고 받을 여력이 없었다고 한다. 이걸 모르는 미터마이어나 뮐러는 "적장 양은 미녀들에 둘러싸여 대승 축하 파티라고 할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완벽하게 틀린 셈. 이전에 동맹 내 쿠데타 진압 1등 공신임에도 훈장 몇개로 대충 때운 동맹정부를 보면 이번에도 훈장 몇 개나 받았을 듯 하다.
4. 평가
작중 묘사에서는 이 공방전에서는 주로 양 웬리를 "이 중요한 때에 사문회에 불러들인" 동맹을 주목하게 하고 있지만, 사실 제국군 쪽에도 명백한 문제가 있다.
4.1. 오베르슈타인의 책임
"2인자 무용론" 때문에 최적의 인사를 배제하고 칼 구스타프 켐프를 뽑아버린 오베르슈타인의 진언과 라인하르트의 인선은 권력 안배를 지나치게 우려한 나머지 실리를 완전히 저버린 판단이다. 작전이 성공하더라도 엄청난 예산이 쓰인건 변함없는데 실패, 그것도 엄청난 대실패로 막을 내리며 막대한 예산이 낭비되었고 1만 5천 척이 넘는 함선이 파괴되었으며 무엇보다 돌이킬 수 없는, '''장병 약 180만 명을 잃었다.'''
결과를 따져보자면 오베르슈타인은 이런 중요한 군사 작전을 "성공하는 자에게는 너무 큰 힘이 실린다"는 이유로 최선의 선택지를 차선의 선택지로 바꾸어버렸고 결국 엄청난 수의 장병들을 죽게 한 셈이다. 후일 오베르슈타인은 이제르론 공화정부를 상대로 하이네센의 중요 인물들을 인질로 삼는 계획을 세울 때, 폐하와 다른 장군들이 긍지 때문에 양 웬리를 상대로 이 방법을 택하지 않아서 수백만의 장병을 죽게 했다고 발언하기까지 한 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부조리하다.
다만 오베르슈타인이 진짜 책임져야 하는건 그 한마디를 했다는것 뿐. 사실 그걸 받아들인 라인하르트가 더 문제다/ 더군다나 그놈의 2인자 경계론이 키르히아이스의 목숨을 앗아갔다는 점을 생각하면 진지하게 고려해볼만도 했을텐데 뭐.......
그리고 오베르슈타인의 진언을 "권력 안배를 지나치게 우려한 나머지 실리를 완전히 저버린 판단" 이라고 보는 것 역시 전적으로 적절하지는 않다. 8차 이제르론 공방전 시점에서 라인하르트는 아직 황제가 아닌 골덴바움 왕조의 신하로써 제국군 원수이자 재상이라는 입장이었던 것. 그런데 상급대장인 미터마이어나 로이엔탈 중 하나를 출전시켰다가 만약 승리한다면? 적의 국경 수비 핵심 거점을 점령하고 공격로를 연 대공적을 세웠으니 상식적으로 당연히 진급시켜줘야 하는데... 상급대장을 진급시키면 원수가 된다. 즉, 갓 자리잡은 라인하르트 정권 내에 군사적인 면에서는 라인하르트와 동격인 인물이 탄생하는 것. 군사정권의 성향이 강한 라인하르트 정권의 입장에서 이는 엄청난 정국 불안정의 원인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개선하고 돌아온 장군을 명예롭게 퇴임시키거나, 숙청하거나[50] 아니면 훈장 정도로 적당히 땜빵하고 진급은 시키지 않는[51] 등의 수단을 써야 하는데, 이 역시 갓 자리잡은 라인하르트 정권의 기강을 어지럽히는 요인이 될 수 있는 것. 오히려 아직 대장이면서도 나름대로 실력은 있던 켐프가 더 나은 선택지이기도 하다.
결국 이 문제는 이후 오베르슈타인의 풀베기에 걸린 것이 '긍지'와 같은 애매하고 감정적인 문제인 데 비해 '정권 내에서 최고권력자와 동급의 권위를 가진 인물이 출현할 위험성'이라는 극히 현실적이고 명확한 위험성을 가지고 있었던 것. 전쟁활극 중심인 은영전을 보다 보면 잊을수도 있지만 군사적(전략/전술적) 목적은 본질적으로 정치적 목표에 종속되어야 함을 생각한다면....... 이는 명백한 주객전도라고 보아야 하며, 현실적으로도 정치적 상황 등 보다 높은 층위에 속하는 문제때문에 낮은 층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이 제약되는 일은 비일비재 한 것[52] 즉 이제르론을 먹고 동맹령 대침공을 하는 것보다 당장의 라인하르트 정권이 흔들리지 않게 하는데 차라리 더 나았다. 제1차 라그나뢰크 작전은 제8차 이제르론 공방전과는 다르게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이건 라인하르트가 친정했기 때문. 즉 라인하르트가 최고지휘관인 상태에서 로이엔탈,미터마이어 등은 부하로서 참가했기에 당연히 제일 공로가 큰 사람은 라인하르트가 되게 된다. 이 점에서 보면 정히 미터마이어나 로이엔탈을 보내고 싶었다면 라인하르트가 아예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를 타고 친정을 나가야 했다는 말이 된다.[53]
4.2. 라인하르트의 책임
일단 라인하르트가 켐프와 뮐러를 선임한 것이 그렇게까지 말도 안 되는 인사는 아니다. 이 전투에서의 삽질 때문에 켐프가 엄청 무시당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전까지 켐프는 꽤 괜찮은 전적을 쌓은 준수한 장군이었다.[54] 제국령 침공작전에서 양 웬리한테 패하기는 했지만 사실 심하게 털린 것도 아니다. 전병력 90%를 말아먹었으니 대패긴 하다만 제국령 침공작전처럼 무리수를 둔 작전도 아니고... 거기다 비율상 90%의 병력이 날아간 참패지만 비텐펠트는 암릿처 회전에서 궤멸, 슈타인메츠가 라이가르 성역 회전에서 80%, 라인하르트+뮐러가 버밀리온 회전에서 90%의 손실률을 보인 것에 비한다면 그렇게 눈에 띄는 손실률도 아니다.
양 웬리가 추격하지 않고 후퇴한 덕분이긴 하지만 여의치 않은 전황에 켐프는 열폭하지 않고 후퇴하여 재정비한다는 정석적인 판단을 내리고 추격당할 것까지 대비했다.[55] 이것뿐이면 동맹 함대들을 바른 다른 제독들에 비해 평가절하 당할 수도 있겠지만, 곧이어 암릿처 성역 회전에서 양 웬리는 미터마이어에게 선빵 날리고 비텐펠트를 작살냈으며 후퇴하는 아군의 후미에서 압도적인 제국군을 상대로 버티다가 무사히 빠져나간 것으로 라인하르트 이하 제국군 장성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런 괴수를 상대하는데 불리해서 피해를 줄이겠다고 물러난 게 큰 흠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56]
가이에스부르크를 이제르론에 들이박아서 부순다는 계획을 말해주지 않은 것도, 이런 간단한 방법은 누구나 쉽게 떠올릴 수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따로 말해주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켐프도 (작중 언급 내지 암시로) 거대요새와 함대에 지휘하는 것에 푹 빠져서 요새로 요새를 부수고 함락시킬려고 하다가 마지막에 자살 공격을 시도했으니 이 방법을 아예 생각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단지 위에서도 말했듯이 켐프가 공방전 내내 가이에스부르크를 무기보다는 영지로 취급하는 듯한 인상을 줬던 것이나, 원래 켐프가 이 전투의 전에는 진급경쟁에서 밀린다는 초조감과 자존심에 상당한 상처를 받고 있었으며 마지막에 내놓은 자살 공격 아이디어도 연이어 작전이 실패하고 전세가 기울어지자 정신적으로 균형을 잃은 상태에서 입안했던 것이라 참모들도 모두 켐프를 미친 사람 보듯이 봤던 게 문제일 뿐이다.
물론 여기에도 어느정도 말이 있을 수 밖에 없던 게 작전은 처음부터 "(1) 이제르론 요새'를' 박살내고 (2)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는' 그 자리를 차지한다."는 내용이었다. 즉, 이제르론을 파괴하는 것이 어렵게 된다고 해도, 가이에스부르크를 파괴해도 좋다는 지시는 내려진 적이 없다. 이제르론과 가이에스부르크가 공멸한다면, (1)은 만족시켰으나 (2)는 만족시키지 못한 것이 되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최종 평가가 "결과적으로 좋았으니 됐다."는 것으로 처리될 것인지, "작전을 어기고 제멋대로 움직여서 요새를 자멸시켰다."는 혹평을 받게 될 것인지, '''간단하지만 과격한''' 작전을 처음부터 하라고 계획을 짜면 모를까 이 시점에서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요새를 들이박던가, 아니면 적당히 해보다가 안되면 되돌아오면 되지라고 라인하르트는 생각했을 지 몰라도 말해주지 않고 사전에 계획된 것도 그렇지 않다면 상당히 마이웨이로 나가는 장군이 아닌 이상 그러기는 쉽지 않다. 왜냐? 군과 정계에서 정치문제에 휘말리기 때문이다.
조직사회의 엄격함을 전혀 모르는 사람은 '어쨌건 결과만 좋으면 괜찮은 것 아니냐' 식으로 생각할수도 있지만... 조직사회, 특히 군대와 같은 엄격한 조직사회는 그렇게 주먹구구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라인하르트 자신이야 자기 자신에게만 책임지면 되는 최고 권력자이니 '여차하면 요새 박치기로 둘 다 날려버려도 일단 목표는 달성' 이라는 식의 판단을 할 수 있겠지만 라인하르트의 부하로써 권한에 제약이 있는 캠프의 입장에서는 자의로 판단할 수 있는 영역에 제한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즉, 유사시에는 요새와 요새를 공멸시키는 작전까지 사용해도 좋다는 것이 라인하르트의 의사였다면 '이제르론 공략을 성공시킬 수 있다면 가이에스부르크는 포기해도 좋다' 식으로 캠프가 판단 가능한 범위를 열어두었어야 한다는 것. 이런 허용 없이 지휘관이 개인의 판단만으로 일종의 핵심전략자산인 요새를 멋대로 파괴한다는 것은 단순히 '트집잡힐 거리가 생긴다'는 수준의 정치문제를 넘어 명백한 월권에 해당할수도 있다는 것. 이 부분은 작중에서 종종 드러나는 라인하르트의 소년같은 성격이 가져온 부작용 -상대(자기 부하)의 입장과 자신의 입장이 같지 않음을 인식하지 못함- 중 하나라고도 여길 만 하다.
당장 이 전투 당시 양 웬리의 상황을 보자. 구국군사회의 진압 작전 당시 아르테미스의 목걸이를 전부 파괴했다는 이유로, 양 웬리는 원맨쇼로 나라를 구하는 대공적을 세우고도 '그 귀한 방위시설을 꼭 다 날려먹어야 했냐'며 수도까지 불려가 달달 들볶였다. 그나마 양 웬리는 1. 국가적인 비상사태의 신속한 수습을 위해서라는 명분, 2. 허가를 구해야 할 정부 자체가 인질인 처지라 통신이 불가능했다는 상황적 참작,[57] 3. 국가영웅이자 동맹 최후의 보루로서 일개 제독 수준은 진작에 초월해버린 양 웬리 자신의 거대한 위상 등의 유리점이 있었으므로 사문위원들 면전에서 고상한 쌍욕을 처박는 배짱짓이 가능했다. 하지만 제8차 이제르론 공략전은 1. 제국 안에서도 명분이 없는 출전이라는 회의론이 많았고, 2. 라인하르트와 제국정부가 최고지휘부로서 건재했으며 3.켐프는 동맹의 양과는 비교가 불가능한, 라인하르트 휘하의 일개 제독일 뿐이었다. 애초에 '제국 버전 양 웬리' 탄생을 막기 위해 일부러 선택한 인선이니 당연지사. 그런 켐프가 라인하르트와 상부에서 시키지도 않은 요새 박치기 작전을 멋대로 시전하여, 아르테미스의 목걸이보다 훠얼씬 막대한 자본과 기술과 인력을 필요로 하는 거대요새를[58] 자기 독단으로 날려버린다? 이 작전을 켐프가 진작에 떠올렸더라도 미치기 전에는 실행 불가능할 게 뻔했다.
또한, 이하 전략적 문제나 영향등의 단락에서 다루어 진 문제점 역시 본질적으로 라인하르트의 책임이라 보아야 할 것이다. 즉, 정치적인 측면이나 대전략적 측면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그저 할 수 있으니 해 본다는 식으로 무의미한 군사력을 투사하였다는 것. 말하자면 전술 측면에서는 별다른 오류를 범하지 않았지만 전략, 정치적 차원에서는 좋지 못한 선택을 한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작전에 들인 병력도 너무 작았다. 진짜 성공을 바라고 했다면 고작 1개 함대로는 공략할 수 없다. 물론 요새 대 요새니까 통상적으로 보내야 할 숫자보다 더 적게 보내는거 자체는 괜찮다. 문제는 적어도 너무 적었다는것 제1차 라그나로크 작전의 시작점이었던 제9차 이제르론 공방전 당시 이제르론 점령이 아닌 이제르론에 주둔한 양 웬리 함대의 발목을 묶기 위해서만 3개 함대가 필요했다. 결과적으로는 이제르론 함락으로 이어졌지만 이마저도 이제르론의 전략적 가치를 포기한 양 웬리의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지 양 웬리가 이제르론에 눌러앉았다면 성공했을지조차 의문이다. 말하자면 이제르론 함락은 절대 쉬운게 아니다. 기존 작전대로라면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를 이제르론 회랑에 워프하여 이제르론 요새를 박살낸 후 그곳에 눌러앉는것으로 이것을 성공시키기 위해선 이제르론 요새를 제압 그것도 완전한 파괴를 달성해야 한다. 문제는 이제르론 요새와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를 비교해보면 요새 자체는 이제르론이 더 강하다는것 가이에스부르크 요새의 주포 가이에스하켄이 이제르론 요새의 주포 토르 해머 수준의 75%니 가이에스부르크 요새가 열세이다. 여기에 함대전이 일어나지 않을 리 없으니 함대도 보내야 한다. 하지만 고작 1개 함대는 심했다. 이정도 숫자로는 잘해봐야 동맹군과 소모전밖에 벌이지 못한다. 1개 요새VS1개 요새 1개 함대VS1개 함대인 만큼 애당초 이정도 병력으로는 대치상태만 유지할 수 있었을 뿐더러 이제르론 요새가 더 우월한것과 양 웬리의 존재를 알았다면 병력을 더 보내도 모자랄텐데 이따위 숫자로만 보냈으니 병력면에서만 봐도 실패가 뻔한 일이었다. 가이에스부르크 요새의 수용함대가 최대 1만6천척이었으니 요새+함대를 한번에 보내는것이면 그게 최대치이기는 하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함대를 뒤에 더 붙여서라도 보내야 했다. 전투 기간은 약 4주로 결코 보내기에 부족한 시간은 아니었기 때문 즉 먼저 간 요새와 함대가 전투를 치르는 중에 증원군이 오게 하면 되었다.
4.3. 샤프트의 책임
'''없다.''' 적어도 이 작전에 한해서는.
'작전이 실패한 것은 자신이 책임이 아닌 일선 지휘관의 책임'이라는 샤프트의 주장은 주장 자체로서 그르지 않다. 샤프트 개인의 인격이 저열한데다가 페잔을 통해 군사 기밀을 유출한 범죄자이기도 하여 매우 불쾌하게 들리긴 하지만, 원론적으로 제8차 이제르론 공방전의 참패에 샤프트의 책임을 물을 수는 없는 것이다. 샤프트는 제국 과학기술총감으로 이 작전에서 '가이에스부르크 요새와 1개 함대를 성공적으로 워프시키는 것'까지가 그의 책무였다. 그리고 이 것은 매우 성공적이었고. 물론 군사기밀 누설이나 부정부패등에 대하여 처벌받은 것이야 당연하지만... 그건 이 군사작전에 대한 책임과는 별개의 문제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저런 참담한 결과를 앞에 두고 계획 입안자가 저런 말이나 지껄이는 것은 인간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라는 식으로 주장하기도 하나, 애초에 샤프트는 '가이에스부르크를 이제르론 회랑 앞으로 이동시키는 계획'의 입안자이지 군사작전인 제8차 이제르론 공방전의 입안자가 아니다. 전투병과도 아닌 과학기술총감인 샤프트가 군사작전의 실패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오스발트 폰 뮌처가 비꼰 '''조직 그 자체의 죄'''일 것이다. 이를 두고 굳이 인간성까지 언급해가며 제 8차 이제르론 공방전에 대한 책임을 논하는 것이야말로 이상한 일이다. 그래서 라인하르트도 패전의 책임이 아닌 수뢰, 공금횡령, 탈세, 특별배임, 군사기밀누설 등 다른 죄를 물어 샤프트를 숙청했다.[59]
4.4. 켐프의 책임
샤프트가 말한 대로 켐프 역시도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농담이 아니고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전 병력의 90%를 말아먹은 것은 본인의 실수든 운이 안 따라줬든 지휘관의 책임이고 책임을 져야 할 사항이다. 하지만 위에 나온대로 그 책임의 상당수는 오히려 그 위에 있는 라인하르트 책임이 크다. 실책을 저지르긴 했지만 양의 부재 관련해서는 정상적인 국가라면 전선 최고사령관을 같잖은 이유로 그것도 전시상황에 수도로 송환하는 짓거리는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동맹 정치인들은 정상인이 아니었다(...)''' 또한 양의 4지선다중 3번을 택한 것과 막판에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를 이제르론에 처박아버리는 것을 떠올린 것은 전자는 아직 그렇다고 제국군의 패색이 짙은 것도 아니었으며[60] 후자는 그걸 떠올린 사람이 캐사기였지 켐프가 저능아인 것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위에 나왔듯 켐프는 멋대로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를 이제르론에 꼴아박을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나마 켐프의 책임을 묻자면 바로 자신의 성격이었다. 평소 로이엔탈, 미터마이어의 승진에 불안해 했고 마침 이번 전투 지휘를 자신이 맡게 되었으니 여기서 이기면 승진할 수 있으리라 여겼다. 하지만 정작 전투를 시작하고 보니 신통치 않아 교착상태애 빠졌음에도[61] '아군 우세' 라는 교신을 보냈다.[62] 그나마 라인하르트가 상황 판단을 잘 해서 로이엔탈과 미터마이어를 보냈기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멋대로 제국군 추격에 나선 산도르 알라르콘과 응웬 반 티우는 남은 제국군도 추격섬멸하여 나이트하르트 뮐러까지 전사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미터마이어와 로이엔탈은 전투 다 끝나고 와서 멋대로 온 알라르콘과 응웬 반 티우만 전사시켰기에 전황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지만 보편적으로 본다면 그 지원군이 오는 것에 따라서 전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 로이엔탈과 미터마이어가 일찍 오기만 했더라도 동맹군 입장에서는 기존에 상대하던 1개 함대에 가이에스부르크 요새에다가 2개 함대 더욱이 두 함대의 사령관은 제국의 쌍벽이라 불리는 인물들이었으니 최악의 경우 패전까지도 발생할 수 있는 일이었다.
이러한 모습은 전투 막바지 동맹의 지원군이 도착하고 지원군과의 전투에서 고전하면서 더 크게 드러나는데 양 웬리의 계책에 걸려 회랑의 가장자리에 포진한 채 공격당하는 와중에도 계속 진격을 외치며 그러면 적어도 우리는 회랑 돌파를 달성하는 거라고 말하거나[63] 막판에는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로 이제르론 요새에 특공 시도에서의 모습 등 정상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인다. 이 모습은 사람에 따라서는 전투 시작 시점의 켐프와 비교하면 같은 사람 맞는지 의아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보면 애당초 제8차 이제르론 공방전은 제국의 자충수에 불과했고 때문에 그걸 일으키고 본 라인하르트가 1차 책임을 그 다음에 사령관인 켐프가 2차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4.5. 전략적 문제
사실 워프 이동이 가능하게 개조된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는 굉장히 무서운 병기가 되기는 했다. 물론 기술적으로 불안정하지만, 이 만한 규모의 요새가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것 자체로 전술적으로는 상당한 가치가 있다.
이걸 이제르론 요새와 맞짱뜨게 한다는 발상 자체가 사실 패착이다. 어떻게 보면 함대결전사상 같은 것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던 발상이며, 이런 발상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굉장한 비용을 들인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를 낭비하는 꼴이 됐다.
이제르론은 근소한 차이지만 가이에스부르크 보다 더 강해서 양자가 맞붙으면 공멸하기 쉽고, 승부는 장담하가 어렵다. 그러나 가이에스부르크에게는 워프엔진이 달려 있어 어디로든 이동할 수 있다는 커다란 장점이 있다. 오히려 이런 상황이라면 '''가이에스부르크를 되도록 이제르론과 맞짱뜨지 않도록 아끼면서 다른 지역에 투입하는게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이다.
비슷한 사례로 손빈의 마차경주 고사를 보자. 나의 하등마는 적의 상등마와 경주시켜 적의 상등마를 낭비시키고, 나의 상등마로 적의 중등마를, 나의 중등마로 적의 하등마를 이겨서 2승 1패의 승리를 거둔다.
여기서 가이에스부르크와 이제르론은 둘 다 상등마에 해당하고, 일반 우주함대는 전력상 그보다 떨어지는 중등마 정도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동성까지 갖추고 있다면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로 이길 수 있는 적을 잡는데 쓰면 족하지, 이길지 질지도 모르지만 불확실한 강적과 일부러 싸우러 보낼 필요는 없다.
특히 이런 활약을 기대할 수 있는 전장이 있으니 바로 다음에 이어지는 제1차 라그나뢰크 작전이다. 이 전쟁에서 강력한 화력을 살려서 데스스타처럼 행성 같은 거대 거점을 공략하는데 활용하거나, 막대한 물자저장능력을 살려서 중간보급기지로 운용했다면 상당히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즉, 제국군은 '''자신이 가진 최강의 무기를 매우 유리하지도 않은 상황에 내다 버리고 이기길 바란 셈'''이다.
사실 이 전투는 제국 내에서도 대놓고 라인하르트에게 말한 사람은 힐데가르트 폰 마린도르프 하나뿐이었지만 로이엔탈도 미터마이어도 썩 괜찮은거 같다는 생각은 안했고 키르히아이스가 살아있었다면 적극 말렸을것이라고 하니 이기건 지건 득보다 실이 더 많을거라도 다들 판단한 모양이다.
4.6. 영향
외교적 관점에서 보자면 제국군은 신정권이 들어서자마자 무의미하게 공세에 나섬으로서 '정권 지도자가 로엔그람으로 바뀌건 말건 제국은 제국, 로엔그람 역시 민주주의의 적'이라는 의식을 자유행성동맹에게 심어주었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작중에서는 자유행성동맹이 라인하르트에게 적대감을 느끼고 오히려 골덴바움 왕조의 은하제국 정통정부까지 후원하는 것을 비판적으로 보고 있으나, 이 공방전이 있기 때문에 동맹을 선제공격 한 것은 라인하르트 쪽이 되었다. 라인하르트가 사령관으로서 동맹에게 크게 타격을 입힌 것은 제국령 침공 작전이 먼저이지만, 이 작전은 동맹의 선공이었고 방어전이었으므로 라인하르트 쪽에 정당성이 있다. 하지만 이 전투는 단지 '신무기 시험' 이외에는 별다른 명분이 없으며 그야말로 전형적인 은하제국의 일방적인 선공이다.
자유행성동맹 입장에서는 이 사건으로 라인하르트 역시 골덴바움 왕조처럼 동맹과의 공존의사가 전혀 없는 군사적 모험주의자이며, 동맹과 화해할 생각은 전혀 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으며 실제로 그러했다. 실제로 유제 납치사건과 뒤이어 은하제국 정통정부가 수립되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이 때 트뤼니히트는 이 점을 들어 로엔그람은 우리를 노리고 있으며 민주공화제의 적이라 발언하는데 실제로 제8차 이제르론 공방전이 벌어졌으니...[64][65]
또한 양 웬리의 화려한 전적이 더욱 덧붙여진 것도 있고, 또한 사문회가 벌어진 일련의 과정을 통해 암릿처의 대패 이후에도 동맹 정부가 제정신을 차리기는커녕 더더욱 정신줄을 놓아버렸다는 정치적 배경도 포함된다.
4.7. 인물 관점
이 작전은 로이엔탈의 라인하르트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미 키르히아이스 사건때에 있었던 일로 로이엔탈에게 야심을 품게 했는데 이번 일로 그 마음이 심화가 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몇몇 인물들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에피소드이기도 하다. 율리안 민츠가 일개 당번병에서 장래성있는 군인으로 이야기 전면에 드러나 후반기 주인공으로서의 지분을 쌓은 전투이기도 하다. 또한 이후 은하제국 정통정부로 소환되는 메르카츠도 이 전투가 없었다면 라그나뢰크 작전까지 상당한 공백을 가졌을 테니 오히려 이 전투로 객식구의 밥값을 거하게 치르며 존재감을 유지시킬 수 있었다. 뮐러 역시 가장 젊은 제독인 탓도 있지만 이 전투 이전까지는 그저 라인하르트 휘하 장수 1이라는 정도의 비중이었으나, 이 전투 이후 각성하며 차츰 비중이 늘어 버밀리언 회전을 거치며 '양장'으로 불리는 주요 장수로 성장한다. 결국 로엔그람 왕조가 수립된 후 상급대장 중에서는 제 일좌를 차지하게 되었으니 뮐러 개인으로서도 의미가 충분하다.
5. 게임에서의 묘사
5.1. 은하영웅전설 4EX
은하영웅전설 4EX에도 이 시나리오가 등장한다. 시나리오로 시작할 경우에는 가이에스부르크 요새와 제국군 함대가 배치된 상황이고, 이제르론 요새 함대는 메르카츠가 지휘하고 있다. 더불어 양은 하이네센에서 병력을 거느리고 열심히 날아오는 중.(…) AI의 한계 때문인지 양이 도착하기 전에 전쟁이 끝나는 경우도 있다. 무엇보다 함대 하나 없이 요새 주포끼리 치고받아도 이제르론이 이긴다.(…) 다만 이제르론 요새도 걸레짝으로 변해버리며, 방어력 및 대공사격능력, 조병창 등이 상당수 파괴되므로 결론은 상처뿐인 승리다.
더불어 요새 대 요새 전투 이전 시나리오에서도 볼 수 있다. 립슈타트 전역이 마무리 된 후 샤프트가 이 계획을 제안하는 이벤트가 나오는데, 누가 재상이건 대화하는 것은 원작과 똑같다. 그리고 30일 후에 이제르론 요새로 워프 쓩~ 근데 함대는 따로 보내야 된다.(…) 그래서 계획을 면밀하게 세우지 못하면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만 먼저 가서 떡실신 당한 후에 함대가 도착해서 각개격파당하는 꼴이 연출된다. 그 이후 시나리오의 경우 이제르론 회랑에 파괴된 가이에스부르크 요새의 모습만 남아있다. 만약 제국군이 이긴다면? 이제르론 요새는 남고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는 파괴된다. 점거 커맨드를 사용해서 이제르론 요새 가이에스부르크 요새 둘다 멀쩡한 상태에서 이제르론을 점령해도 자동으로 가이에스브루크는 괴멸한다 뭥미
작중에서 이제르론 요새가 입은 피해나 복구상황이 명확히 언급되지 않는다. 하지만 제9차 이제르론 공방전을 앞두고 이제르론 요새의 탐지능력이 떨어져서 군함을 이용한 초계활동이 활발해졌다는 언급이 등장한다. 일단 두고두고 문제가 되는 동맹의 예산크리를 생각해보면 단기간에 복구할만한 상황은 아니었을 것으로 본다. 실제 게임에서도 이제르론 요새의 방어력은 55,000인데 다음 시나리오에서 선택하면 30,000으로 급감해있다. 게다가 이것도 후하게 쳐준 것인데, 실제 요새 대 요새 시나리오에서 좀 밀린다 싶으면 이제르론 요새의 방어력이 10,000대 정도로 떨어져서 하이네센보다 못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5.2. 은영전 반다이남코판
반다이-남코판 은하영웅전설에서 제국군이 사용하는 전술은 소설과는 판이한데, 게임 상의 제국군은 이제르론 요새의 주포를 차단하고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만이 주포를 발동하는 상황을 만든다.
원리인즉, 가이에스부르크 요새가 이제르론 요새보다 두 배 가까이 무거우므로, 가이에스부르크 요새가 이제르론에 충분히 접근하면 이제르론 요새의 장갑을 이루는 액체 금속 장갑이 가이에스부르크 요새의 인력에 이끌려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를 향하고 있는 이제르론 요새의 요새 주포를 침수시킨다는 것. 한편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는 이제르론의 질량이 작은 만큼 인력이 적게 작용하고, 유체장갑의 표면 위로 구조물이 드러나있는 특성상 요새 주포를 계속 구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투중 이제르론은 토르해머를 발사할 수 없고 부유포대만 작동한다.
이 부분은 애니메이션에서 일부 차용한 것으로 보이며, 그 과정은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를 가속 전진시켜서 인력을 강화시키고, 계속 주포를 발사하면서 일련의 과정을 통하여 이제르론의 액체금속장갑을 흡수하여 규모를 약간씩 증가시키며, 이렇게되면 표면이 요동을 치면서 부유포대로 이루어진 이제르론은 주포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는 이야기인데, 차라리 애니메이션 그대로의 설정인 접근시 만유인력으로 인한 썰물현상이 더 현실적이다. 원작에서 이제르론보다 작다고 분명히 써 놓은 가이에스부르크를 왜 더 크게 만들었는지는 미스테리.
IF 시나리오를 어느정도 반영하는 게임의 특성상 제국, 동맹 양 쪽 캠페인에 IF 이벤트가 있다. 제국군 캠페인에서는 켐프를 살릴 수 있다. 승리 조건을 충족시키는 시점[66] 에 켐프 함대가 가이에스부르크에 입항해 있지 않으면[67] 뮐러의 설득에 응해 탈출한다. 이 경우 오딘으로 귀환하는 것을 묘사하는 부분이 좀 황당한데, 함대는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그나마 사령부가 건재하니 질서있게 퇴각할 수 있었으며 뮐러가 잔존병력을 독려하는 것을 지켜보던 켐프는 "자네와 병사들의 눈빛을 보니 벌써 다음번 출전할 의지가 샘솟는군!"이라고 지껄인다. ...반성 좀 해라.
동맹 측 캠페인에서는 응웬 반 티우가 함대/분함대지휘관으로 출격할 경우 원작과 마찬가지로 과도한 추격을 벌이다 전사한다. 함대 참모로 출격하거나 아예 출격하지 않을 경우 살아남아 그대로 남은 캠페인에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산도르 알라르콘은 스테이지 종료 후 싱글 게임용으로 등록되긴 하지만 캠페인에서는 등장하지 않는다.
[1] 자유행성동맹에서도 회랑의 중요성과 그 이용 가치를 알고 있었다. 대표적으로 브루스 애쉬비는 최고평의회에 자신이 구상한 요새 설계도를 제출했으나 동맹의 경제적 역량 문제와 함대를 중시하는 애쉬비의 용병사상 때문에 함대 전력 강화안과 맞바꿔 폐기되었다.[2] 제국군 입장에서는 당연히 자신들이 만들고 자신들이 관리한 이제르론 요새의 힘을 잘 알고 있어 동맹군이 거의 와해되었어도 더 이상 추격하지 못했다. 물론 여기에는 황제가 붕어한것도 후퇴의 원인 중 하나가 되었으리라.[3] 다만,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우선권이었다. 주력함대를 거의 처음부터 다시 만들고 있는 상황이라 요새 내부 시설이 노후화되어 수리가 시급했으나 예산이 배정되지 않아 손도 못대는 일이 비일비재. 여기에 제국의 공업 부속으로 만들어져 동맹측에서 부속을 구할 길이 없다는 문제까지 겹쳤다.[4] 이렇다보니 예산이 크게 내려올 때마다 구획 전체를 동맹 부속으로 교체하거나 페잔을 경유하여 제국 부속들을 수입하여 어찌어찌 수리는 하고 있었다.[5] 설령 있다고 해도 드넓은 우주에서 오늘날처럼 국경선을 찌익 긋는다든가 아니면 아얘 장벽같은걸 세워서 막는다는것은 불가능하다. 우주는 너무 광활한데다가 뭘 세울 땅이 없다. 그나마 대략적으로 '여기까지가 우리 영역!' 이라는 식으로 생각할 순 있겠지만 일단 이제르론 회랑으로 인해 이제르론 요새를 경계점으로 대충 잡을 수는 있다.[6] 특히 동맹의 전투정 스파르타니안의 반수 이상이 '''자멸에 가까운 최후'''를 맞이하고 있었다.[7] 당시 아텐보로 소장 함대에는 양 웬리의 양아들인 율리안 민츠 준위가 스파르타니안의 조종사로 처음으로 실전을 경험했는데, 첫 출전에 아군이 밀리는 위기의 상황에서 '''제국군 순양함 1척과 전투정 발키리 3기를 격추'''하며 일약 소년영웅으로 칭송받게되었다.[8] 때문에 회랑의 조우전은 1월의 전초전으로도 불린다.[9] 이제르론 요새가 완공되기까지 4년이 걸리고 건설 중 불어난 건축비 문제로 건설 책임자가 자살하는 일까지 있었다.[10] 하지만 샤프트가 매우 '능숙한 정치적 역량'으로 기술 관련 보직에만 종사함에도 제국군 대장까지 승진한 인물임을 볼 때, 나름의 극적 분위기를 연출시키기 위해 말도 안되는 제안을 꺼냈다가 '숨겨둔 차선책'을 꺼내기 위해 일부러 연극을 한 것으로 보는 것이 옳다.[11] 다만, 켐프가 패배를 하더라도 로이엔탈이나 미터마이어가 패배하는 것보다 피해가 덜 할 것이라는 생각도 반영되었다.[12] 사실 이는 동맹군이 두차례에 걸쳐 유능한 인재들은 죄다 날아가고 고위 인사 중에 유능한 인물은 뷰코크 한명만 남아있었고 구국군사회의 쿠데타 진압 이후 군의 영향력과 발언권이 작아진 상황 탓이기도 했다.[13] 하이네센에서 이제르론 요새까지 오는데만 편도로 4주가 걸린다, 양 웬리는 시기상 하이네센에 갓 도착했을 시간이고 소식을 듣고 지원함대를 편성해 이제르론 요새로 복귀하는데는 정말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이루어져야 겨우 4주에 맞출수 있는 것이다.[14] 양 웬리 부재중 이제르론 요새의 지휘는 '''요새 사무감''' 알렉스 카젤느 소장이 담당해야만 했다. 나머지는 준장, 소장급의 분함대 지휘관들이라 요새 전체를 지휘할 만한 인물이 없었기 때문. 양 웬리를 대신할 인물도 없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양 웬리를 불러들인 탓에 요새 사무감이 전투지휘를 전담해야만 하는 최악의 상황이 된 것이다. 당시 카젤느는 단 한번도 지휘를 맡아본 적이 없는 인물이었으니 얼마나 상황이 안 좋았는지 보여준다.[15] 이때 자유행성동맹군을 반란군으로 부르려다 동맹군으로 정정했다. 로엔그람 집권 이후 바뀐 제국군의 태도를 반영하는 부분이다.[16] 당연한 것이지만 동맹 입장에서는 이제르론에 양 웬리가 없다는 것을 밝힐 수는 없는 입장이니 답할 수가 없었다.[17] 가이에스하켄의 파워는 토르 하머의 파워의 75% 수준이다. 가이에스하켄을 기준으로 삼으면 토르 하머는 가이에스하켄보다 약 133% 수준으로 강한 셈.[18] 이제르론 요새에 대한 설정이 소설판과 OVA가 각각 다르기에 소설판에서는 제국군은 공병대와 장갑척탄병 연대를 동원하여 이제르론 요새 외벽에 상륙하여 구멍을 뚫으려 시도했고, OVA에서는 유체장갑층이 추가되었기에 양군 모수상고속정 같은 장비를 타고 백병전을 벌이는 형태로 묘사됐다.[19] 특히 토르 하머를 무시하고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를 이제르론 가까이로 이동시킨데다가 서로간에 요새포를 주고받는 것도 마다하지 않아 동맹군은 경악했다.[20] 요새 지휘와 함대 지휘 모두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는 양 웬리가 자리를 비웠는데 사령관 대리로 임명된 카젤느 소장은 전문 분야가 후방, 보급 등 사무직이라 대리직을 맡았어도 방어지휘관 쇤코프의 보좌 아래 요새 방어를 지휘하는 것도 벅찼다. 피셔, 아텐보로, 반 티우 등은 어디까지나 분함대 지휘관들이라 전체를 움직일 능력이 있는 사람은 메르카츠 중장밖에 없었다.[21] 비슷한 상황이 러일전쟁 당시 뤼순 공방전에서 발생했다. 노기 마레스케의 삽질을 보다못한 총사령부 참모장 고다마 켄타로가 지휘권을 빌려 203 고지를 점령했다. 차이점이라면 공격 입장이라는 것과 병참 담당인 카젤느와는 달리 마레스케는 진짜 일선 사령관이었다는 점.[22] 여기서 을지서적 판의 '황제가 뒈졌습니다'와 더불어 초월번역으로 볼 수도 있는 표현이 등장한다. '뮬러 새끼를 구해내라(..)' 서울문화사 판에선 '애송이 뮐러를 구하라',이타카판에서 '뮐러 자식을 구해와라' 라고 심심하게(?) 번역되었다.[23] "경은 선전했네. 허나 그저 그뿐이지. 아무런 결실도 없었군."[24] 덤으로 가이에스부르크의 방어력도 강해졌는데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도 유체경면장갑도 있어 역시 조석간만현상에 의해 정면에 쏠리게 된다. 그래서 전면의 방어력이 강해져 토르 하머로부터 입는 피해가 줄어들었다.[25] 양 웬리가 요새에 없다는 말이 신뢰성을 갖기 위해서는 '지금 상황에서 이제르론 요새에 양 웬리가 없을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괴멸적인 손상을 입은 동맹군 상황상 최고지휘관이 최전선 방어 거점을 비우고 다른 곳에 가있다는 사실은 '''허위 정보로 퍼트리기에는 너무나도 부자연스럽다'''. 그러니 '양 웬리가 요새를 비웠다는 신빙성 없는 거짓'을 말하라 명령받았다는 것은 '''정말로 양 웬리가 요새에 없기 때문에 이를 숨기려는''' 것이다.[26] 켐프의 주장도 일리는 있었다. 최고사령관이 임지를 비우고 어딘가에 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가능성을 논해볼 가치도 없는 것이며 뮐러의 판단은 양 웬리가 아군 함대를 분산시키기 위해 꾸민 술책에 놀아난 것이라고 켐프는 판단했고, 뮐러가 분산시킨 함대를 즉각 복귀시켰다.[27] 오를라우의 말이 전혀 틀리지 않은 게 그만큼 켐프의 명령도 일리가 있었던 점. 그야말로 동맹 최후의 보루인 이제르론에 사령관이 부재한다? 보통은 터무니없는 헛소리라고 여길 수 뿐. 그리고, 공감이야 하지만 어디까지나 부사령관이시니 순순히 물러나야 한다는 것도 군대에서 상식이다. 손자병법에서도 이런 사항에 대해 '''닥치고 사령관의 말에 따르라, 사령관이 이건 누가 봐도 너무나도 바보같지 않음 모를까, 적어도 상식적이라면 순순히 따르라''' 라고 썼다. 부하 때문에 개고생에서도 나온 실제 사례인 춘추 전국 시대 필 전투(기원전 597년)에서 패배한 초나라군이 이런 경우로 손자병법이 이걸 참고한 가능성이 크다. 필 전투에서 사령관 순림보의 명령을 무시하고 부사령관이 멋대로 진격해 초나라가 크게 진 실제 역사이다. 순림보는 적어도 초나라군 사령관에 오른만큼 유능했고, 그의 작전도 신중했기에 전혀 문제가 없던 걸 부사령관이 씹어버려 벌어진 참사였기에 초 경공은 선곡과 일족을 참수해버리고 순림보를 용서해줘 그대로 장군으로 남은 순림보는 3년뒤 곡량 전투에서 노나라군을 크게 물리치면서 이 패배에 대한 수치를 씻고 다음해, 병으로 숨을 거둔다.[28] 이 일을 두고 제국 역사가들은 미터마이어가 뮐러와 같은 처지였다면 그는 철수하지 않고 굳세게 양 웬리를 잡아서 전투를 일찍 끝내고 역사를 바꾸었을 것이라 평했다. 하지만 미터마이어는 이런 평가에 "나라도 그런 처지였다면 뮐러와 똑같이 사령관 명령을 듣고 물러섰을 것이다."라고 일침을 내렸다. 군대에서 상관의 명령에 명백한 잘못이 없는 이상은 따라야 하는게 원칙이고 통상적으로 최전선 지역을 맡는 사령관이 부재중이라는건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제국군에 불행이 있다면 동맹정부가 제국군이 생각하는것보다 더 바보였다는것을 몰랐다는 점이지만 말이다.[29] 대신 통합작전본부는 지역 방위함대를 긁어모은 혼성함대를 주었는데 그 규모도 고작 5,500.(...) 어느정도 규모냐면 13함대가 초창기 등장했을때가 거의 6400척 규모, 즉 13함대 초창기 규모만도 못한 숫자를 구원병이랍시고 보내주자는 어처구니 없는 주장이다. 저 13함대조차 처음에는 패잔병을 섞은데다가 규모도 적어 절름발이 함대로 불렸는데 말이다.[30] 후에 이 두 사람은 제1차 란테마리오 성역 회전 직전 대책회의에서 등장한다.[31] 사실 결과적으로 보면 제국군의 오판은 행운이 되었는데 이 일로 가이에스부르크 이동요새가 소멸되었는데 차후에 발생하는 제1차 라그나뢰크 작전이나 제2차 라그나뢰크 작전때의 일을 생각해보면 양 웬리 입장에서는 가이에스부르크 요새가 그냥 철수했다면 저때 다시 만나서 굉장히 고전해야 했을 것이다. 그도 그럴게 요새대 함대전인데 이게 쉬운 일이 아니다. 이제르론 요새에서 일어난 전투를 보면 1~6차까지의 통상적인 전투에서는 그냥 동맹군 완패 그게 아니더라도 어쨌든 패배였고 7,10차는 양 웬리의 야바위술의 영향이 9차는 양 웬리가 그냥 포기한 측면이 11차는 통상적인 함대전이긴 했지만 그 규모가 적어 논외 즉 요새VS함대전으로 이기기란 쉽잖은 일이고 사례도 없다. 5차는 그나마 성공할뻔 했다만...[32] 은하제국은 가이에스부르크를 잃어도 손해가 아니다. 제국 신민 탄압의 상징이자 만든지 오래되 여기저기 손볼 곳만 많은 돈 먹는 하마인 반면 이제르론 요새는 동맹령 진입을 막는 최후의 방벽이니 둘을 충돌시켜 둘 다 사라지면 은하제국으로써는 정말 큰 이득을 보는 것이다.[33] OVA에서는 동맹군 이제르론 주둔함대가 연기하는 장면을 추가했는데, 출격하자마자 제국군의 사격이 쏟아지니까 유체경면장갑 아래로 다시 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준 후, 유체장갑 바로 아래에서 잠시 대기하다 재출격하는 식으로 묘사하였다.[34] 양 웬리와 라인하르트는 이미 그 생각을 훨씬 전에 하고 있었다.[35] 그 반면 양은 우주의 먼지가 되어가는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를 바라보며 애도의 뜻을 나타냈다.[36] 이러했던 것에는 그런 상황을 잡아줄 지휘관이 부재했고(켐프는 전사, 뮐러는 중상) 애당초 상황이 너무 지옥같은지라 설령 켐프나 뮐러가 멀쩡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37] 이러한 상황이 제국군 병력의 90% 이상이 전사한 것의 큰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은영전에서 전 병력 90%가 전사한 전투는 딱 두개 다곤 성역 회전과 제8차 이제르론 공방전인데 둘 다 공통점이 있다면 적에게 크게 당한 시점에서는 지휘관이 이미 사망했거나(켐프) 지휘를 잘 하던 것도 아니지만 그마저도 못 할 상황(헤르베르트)였다. 즉, 지휘의 부재가 사태를 크게 악화시킨 것이다.[38] 심지어는 암릿처에서 싸운 적도 이렇지는 않았다고 혹평도 아주 제대로 된 혹평을 내놨다.[39] 요새와 함깨 출격한 함대는 약 1만 6천척, 제국군의 패배가 확실시 되었을 때까지만해도 약 4천 척 가량이 살아있었으나 가이에스부르크 요새의 대폭발과 추가적인 공격을 맞으며 약 7백여 척만이 제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40] 해적판인 을지서적판은 오역으로 겨우 700여척 적군에게 패했다라는 엉터리 오역을 했다. 정확히는 겨우 700여척 남기고 나머지 아군 함대 대다수를 잃었다라고 나온 부분을 이렇게 번역해버렸다. 이게 얼마나 심하냐면 리텐하임 후작이 5만여척을 이끌고 나온 키포이저 성역 회전에서 키르히아이스의 800척 별동대에게 털렸다고 비판받지만 그래도 그건 키르히아이스는 별동대 빼고 수만척 아군 함대를 이끌면서 후방에 배치하여 대비하고 있었고 본인은 그들 중 800척을 직접 이끌며 맨 앞에서 리텐하임을 털고 있던지라 이 엉터리 오역으로 나온 것을 견주면 전체적인 병력 면에서는 오히려 리텐하임이 약간 불리한 셈이다. 이렇다면 고작 700여척 적에게 16,000여척 함대를 이끌고도 졌다는건 리텐하임보다 함대 사령관으로서 압도적으로 유능한 켐프와 뮐러가 리텐하임보다 훨씬 더 바보라는 소리가 된다. [41] 전투 막바지, 동맹함대의 엄청난 포격과 이제르론 요새의 토르 하머를 정면으로 얻어맞아 요새 중심부에 위치한 융합로까지 타격이 가해지며 대폭발을 일으켰다. 사실 제국군 사망자의 저 말도 안되는 수치는 가이에스부르크 요새의 소멸도 한몫 했는데 요새가 더이상 제 기능을 못하자 탈출하려는 아비규환이 일어났는데 그 와중에 서로 싸우기까지 하여 요새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죽은 사람들이 넘쳐났다.[42] 전투중 전사했음으로 2계급 추서되어 원수가 되었어야 하나 너무나도 크게 패배하여 처벌의 의미가 포함되어 1계급 추서로 마무리 되었다. 사실 1계급 추서도 라인하르트가 상당히 관대한 처분을 내려준것이었다. 함대 95% 이상과 거대 요새를 날려먹는 완벽한 대참패 책임으로 오히려 강등해도 이상할 거 없는 수준임에도 말이다.[43] 사령관 켐프가 전사한 이상 부사령관 뮐러가 패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라인하르트는 판단하였으나 키르히아이스의 머리카락이 담겨진 펜던트를 보고 키르히아이스를 떠올리며 그가 살아있다면 반드시 뮐러를 용서하리라고 여기고 그걸 되새기며 책임을 묻지 않았다. 애니에서는 오베르슈타인이 뮐러도 처벌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이지만 키르히아이스가 자길 부르는 환각을 본 라인하르트가 용서했다. 이걸 보고 오베르슈타인이 힐데가르트에게 그대가 직언했냐고 묻는데 그녀는 키르히아이스 제독께서 부탁했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44] 계급 추서되었음은 분명하긴 한데 골덴바움 왕조처럼 2계급을 올려줬는지 아님 1계급을 올려줬는지 나오지 않는다.[45] 본인은 자신이 페잔을 어느정도 이용하고 있었다고 판단했을지 모르나 현실은 페잔쪽이 일방적으로 이용하다 동맹으로의 군사기술판매 등, 샤프트가 저지른 비리 내역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국 정부에 흘려 샤프트를 제거했다.[46] 다만 양 웬리의 명령을 무시하고 응웬과 알라르콘이 각자 함대를 지휘하여 패주하는 제국함대를 추격하던 중, 로이엔탈과 미터마이어의 기습작전에 의해 괴멸되었다. 응웬과 알라르콘은 전사했으며 지휘하던 함대 약 5천척도 상당수 격침되었다.[47] 쌍방간 퍼부어대던 요새포의 여파로 유체금속층이 증발했고, 제국군의 작전에 휘말려 요새 장갑층이 대거 파괴되었으며 요새 방어포, 정찰위성 또한 큰 피해를 입었다. 다만 파괴된 가이에스부르크의 유체금속층을 회수하여 오히려 이전보다 두터워졌을 가능성도 있다.[48] 제국군의 대병력이 침공해온 시점에서 요새 사령관 양 웬리를 사문회에 소환한 책임을 지고 사임. 다만 어디까지나 트뤼니히트의 바지사장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을 뿐이라 말이 사임이고 좌천이지 다른 자리를 배정받았다.[49] 네그로폰테 국방위원장의 좌천 소식에 발빠르게 트뤼니히트에게 뇌물을 바치며 환심을 샀다.[50] 제국군의 쌍벽이라고까지 불리는 유능한 지위관을, 30대의 한창 나이에 말이다![51] 그나마 폐해나 부작용이 덜한 해결책이기는 하지만... 작가 자신이 여러번 강조하듯 엄정한 신상필벌은 건강한 국가의 핵심 요소 중 하나다. 정치적 고려때문에 줘야 할 상을 주지 않는 것은 국가의 기강을 무너트린다. 그냥 소규모 군사작전에서의 승전이라면야 이럴 수 있겠지만 이정도 대규모 전투는 훈장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52] 당장 작중에서도 립슈타트 전역 당시 메르카츠 제독 역시 주력군이 라인하르트를 상대하는 사이 별동대가 오딘을 제압하고 황제를 옹립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전략일 것이라고 판단하였으나, 문벌귀족연합군의 조직구조상 선택할 수 없다고 보고 포기한 바 있다. 전략/전술 차원에서 아무리 효과적인 수단이라도 조직이나 정치 등 높은 층위에서 문제가 있으면 선택할 수 없다는 것.[53] 실험이 성공한지 얼마안돼서 총사령관이 위험을 무릅쓰고 그런식으로 출전을 할 수는 없다. 본인의 안전 이전에 재국재상으로서 정권을 장악한지 얼마 안되는 라인하르트가 혹시모를 사고로 증발해버리기라도 하면 이미 2인자가 죽고 없던 라인하르트 체제는 곧바로 내전 확정이다.[54] 라인하르트가 원수가 된 후 원수부를 열었을 시 있었던 장군들 중 하나인데 '''여기에 소속되었다는 것은 실력이 보증된다는 뜻이다.''' 발퀴레 출신으로서 동맹군의 스파르타니안을 잡는 전법을 세운 사람이기까지 했다.[55] 단지 이 전투에서 뮐러와의 대화에서 양 웬리는 기묘한 남자라며 암릿처에서 자기가 이기고 있는데도 후퇴하고 있었다고 술회했을 뿐이었다.[56] 애당초 라인하르트도 양이 잘하는것이 도망이라며 도망 잘치는것도 잘하는거라고 말했다. 대신 본인은 도망칠때 도망치지 못한다고 말했지만 말이다.[57] 실은 이게 제일 잘 먹혔다(...)[58] 전장에서의 활용도 측면에서도 차원이 다르다. 아르테미스의 목걸이야 제몫을 할 상황이라고 해도 패배를 유예하는 정도의 기능밖에 없지만, 워프 가능한 이동식 거대요새의 활용성은 상상을 초월한다. 자세한 것은 후술.[59] 실제로 샤프트가작전 실패에 대해서 자신이 아니라 일선 책임자가 책임을 져야하네 말을 하자 누가 너더러 패전 책임을 지랬냐며 케슬러를 통해 샤프트의 죄상을 말한다. 즉 라인하르트는 샤프트가 패전의 책임이 있다고 본 것은 아니다.[60] 통상적으로 본다면야 그냥 지원군 좀 늘어난 수준에 그 지원군이란 것도 1개 함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이 지원군이 온 것이 패착이 된 것은 그들을 지휘하는게 양 웬리 였다는 것이었다.[61] 양 웬리의 부재를 알기만 했더라도 상황은 제국군 우세로 흘러갔을 것이다.[62] 당연하지만 지원군이 도착하면 공을 나눠가지기에 자신이 승진할 수 있을 지가 미지수다.[63] 이 경우 켐프의 말은 사실일지는 모르나 문제는 그 다음에는 뭘 할 것인지가 문제다. 동맹령을 활개친들 동맹을 정복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당장 하이네센에는 1개 함대가 있다.) 전진 기지를 구축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결정적으로 직후 양 웬리의 계책에 또 한번 걸려들어가 사실상 포위당하다시피 하기까지 했다.[64] 사실 동맹과 제국의 공존 가능성은 지크프리트 키르히아이스의 사망과 함께 끝장났다고 봐도 좋다. 양 웬리도 이 전역에서 키르히아이스가 죽지만 않았더라도 그에게 동맹과 제국이 공존하는 다리 역할을 기대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65] 다만 라인하르트의 야심은 '전 우주를 지배하는 것'이었다. 동맹이 뭘 해도 언젠가는 전쟁이 벌어질 수 밖에 없었고 동맹군이 이제르론 요새를 탈취한 데다가 제국령을 전격적으로 침공해온 뒤 참패를 겪고 함대가 녹아내려버렸으니 라인하르트에게는 정벌의 명분도, 정벌이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도 생겼다.[66] 보통 이제르론 주둔함대를 전멸시킬 즈음. 전투 종료 후 양 웬리의 원군이 도착해 뜬금없이 열세에 몰리는 이벤트로 넘어간다.[67] 켐프, 뮐러 둘 다 나와있거나 뮐러가 입항해 있을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