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폰

 




1. 개요
2. 특징
3. 행적
4. 가계도
5. 기타
6. 대중문화


1. 개요


[image]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신이자 괴물. 튀폰이나 튜폰이라고 하기도 한다.

2. 특징


대지의 여신 가이아가 자신의 자녀들인 티탄[1]을 지하의 어둠 속에 가둬버리고, 자기 마음대로 세계를 지배하는 제우스의 오만함을 벌하기 위해, 대지의 나락에 있던 어둠의 신 타르타로스와의 사이에서 낳은 거신(巨神). 일단 부모가 신이므로 티폰도 신이 맞긴 한데, 외모나 행적 때문에 신이 아니라 신들을 몰살시키기 위해 태어난 괴수라고 아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숱한 괴물들 중에서도 최강의 힘을 자랑하는 독보적인 강자이다. 티폰 혼자만의 힘으로도 올림포스의 신들을 겁에 질려 도망가게 만들었으며, 심지어는 신들의 왕이자 올림포스 신들의 힘을 모두 합친 것 이상으로 강력하다는 제우스 조차 일대일 대결에서는 티폰에게 패배하고 말았다. 최후에는 제우스와 재대결을 펼친 끝에 패배하여 봉인당했으나 이는 후술하듯이 운명의 세 여신의 농간으로 티폰이 쇠약해졌기 때문이다.
그 모습은 반인반수(半人半獸)의 거대한 괴물이었다. 상반신은 인간이었지만 하반신은 뱀이었고, 머리는 번개를 내뿜는 백 마리 의 형상이었으며, 몸에서 항상 격렬한 바람을 일으켰다. 어깨가 하늘에 닿고 머리가 별에 스쳤으며, 두 팔을 벌리면 세계의 동쪽과 서쪽의 끝까지 닿고, 날개를 펼치면 햇빛이 비치지 않아 세계가 어둠에 잠겼다고 한다.
또한 산과 땅을 찢고 하늘을 갈랐으며, 지나온 자리에 있던 모든 것은 파괴되거나 소멸할 정도로 힘이 막강했기에 제우스 이외의 모든 존재는 티폰을 당해내지 못했다고 한다.
신통기를 보면 티폰에게서는 강렬한 바람이 불어나오는데, 이는 신들에게서 나오는 바람과 달리 미쳐 날뛰는 돌풍이 되어 바다의 배들을 쫓아버리고 뱃사공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다고 묘사된다.

3. 행적


티폰은 올림포스 산으로 쳐들어갔고, 그리스 신들조차 겁을 먹고 모두 이집트로 도망가버렸다. 심지어 티폰이 자신들을 알아보지 못하게 동물의 모습으로 변신했다고도 하니 그저 안습...[2] 제우스는 그나마 명색이 최고신이라 티폰에 맞서 벼락을 던지면서 싸웠다. 이때 일설에는 아테나만이 유일하게 튀지 않고 같이 싸웠다고 하며, 또 다른 일설에는 이때 제우스가 자신의 아버지인 크로노스가 우라노스의 성기를 자를 때 썼던 낫을 들고 싸웠다고 한다.
제우스가 한 번은 도망치는 티폰의 뒤를 쫓아 카시오스산[3]까지 쫓아갔다가 오히려 역공을 당해 자기가 들고 있던 낫으로 손발의 힘줄이 끊기는 굴욕을 당했다.
티폰은 제우스 몸에서 힘줄을 뽑아내고 오늘날 터키 남쪽에 있는 아리마 동굴[4]에 제우스를 가두고, 제우스에게서 뽑은 힘줄을 곰가죽에 싸서 부하 여괴물 델피네[5]에게 맡겼다. 그렇게 제우스는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몸이 되어 유폐되었다. 하지만 헤르메스/아이기판과 함께 혹은 카드모스가 활약해서 힘줄을 빼돌려 제우스에게 돌려주자 제우스가 힘을 되찾아 티폰과 다시 겨루었다. 티폰은 니사 산에 앉아 있던 운명의 세 여신[6]에게 음식을 받아 먹었는데, 여신들은 그 음식이 제우스를 이길 수 있는 위대한 음식이라고 설명했지만, 실제로는 단명의 열매(ephemeral fruits) 혹은 역표의 열매라는 것으로 티폰을 쇠약하게 만드는 음식이었다.[7]
여신들에게 속아 열매를 먹게되어 약화된 티폰은 결국 재대결을 시도한 제우스에게 패배해서 제우스가 산 밑에 가두었다고 하는데, 그곳이 바로 시칠리아 섬의 에트나 화산이라고 한다.
그러나 티폰도 신인지라 죽지 않고 계속 살아서 몸부림을 치는데, 그 때문에 에트나산에서 계속 화산이 폭발하고 용암이 분출한다고 전한다. 열받은 튀폰이 난동을 부리는 바람에 지진과 화산 폭발이 끊이질 않았고, 그 때문에 하데스가 지상에 피해가 가지 않았는지 매번 순찰 나오는 신세가 된다. 근데 그 때 우연히 마주친 여신의 딸에게 한 눈에 반하는 바람에...

4. 가계도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여러 괴물들의 아버지 격 존재. 에키드나와의 사이에서 자식을 낳았다. 티폰과 에키드나의 자식은 아들이 네메아의 사자, 케르베로스, 오르토스이고 딸이 스핑크스, 키메라, 히드라. 단, 스핑크스 쪽은 티폰의 자식이 아닌 전승도 있다.
티폰과 에키드나의 자식은 하나같이 네임드 괴물이지만 괴물은 영웅에게 작살나기 마련. 스핑크스는 오이디푸스가 퀴즈를 맞혀서 자살하고, 키메라는 벨레로폰에게 죽는다. 네메아의 사자, 오르토스, 히드라는 헤라클레스가 죽이는데, 히드라는 티폰이 당했던 것처럼 헤라클레스에게 불사의 머리가 산에 깔린다. 그나마 케르베로스는 하데스 라인을 탄 덕분에 헤라클레스에게 맨손으로 생포당하는 굴욕을 맛보는 선에서 그친다.
헤라클레스 때문에 좀 불쌍해 보이는데, 자식들 상당수를 박살냈을 뿐 아니라 아내를 꼬셔서 삼형제[8]를 두기도 했다.

5. 기타


  • 티폰의 어원의 유래는 페르시아어로 태풍을 뜻하는 tūfān에 영향을 미쳐 유래했다는 설이 현재 가장 강력하다.

6. 대중문화


[1] 키클롭스 삼형제와 헤카톤케이르 삼형제는 제외. 키클롭스들은 뛰어난 실력의 대장장이로 전직하고 헤카톤케이르들은 타르타로스에 갇힌 티탄신들을 감시하는 감시자로 전직했다.[2] 이 내용은 종종 사람 몸에 동물 머리를 한 이집트의 신들을 그리스인들이 접한 뒤, 두 문화권의 신들을 동일시해서 만든 신화이다. 예를 들어 제우스가 큰 숫양으로 변신했다는 것은 바로 숫양 머리를 이집트의 최고신 아문을 가리키고, 헤르메스가 따오기로 변신했다는 것은 따오기 머리를 한 이집트의 지혜신 토트를 가리킨다. 다른 언급된 신들의 경우, 헤라는 흰 암소, 아르테미스는 고양이, 아폴론은 까마귀(또는 매), 디오니소스는 염소, 헤파이스토스는 황소, 레토는 쥐, 에로스, 아프로디테, 아레스는 물고기, 헤라클레스는 새끼 사슴으로 변했다. 하지만 판은 너무 당황한 나머지 상반신은 염소, 하반신은 물고기로 변했다고 한다. [3] Kasios. 오늘날 시리아와 터키의 국경 근처, 지중해 가장 깊숙한 동쪽 해안가에 면한 해발 1709 m인 산. 영어권에서는 Cassius라고 쓰는데 라틴어식 표기를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현지어로는 아크라(Aqraa) 산이라고 불리는데, 아크라는 '대머리'라는 뜻이라고 한다. 중동의 고대문명들이 신성하게 여긴 산으로 바알의 성지였고, 히타이트에서는 자신들의 폭풍신인 타르훈(Tarhun)이 머무는 거처라고도 생각했다. 바알이나 타르훈의 성지로 취급받은 이유는 아크라산이 바닷가에 바로 면한 고산이라 구름이 자주 끼고 폭우와 바람이 자주 생겨서라고.[4] Arima. 로마시대 지명으로 킬리키아(Kilikia) 지방에 위치했기 때문에 킬리키아 동굴이라고도 부른다. 오늘날 터키 메르신(Mersin)주 나를르쿠유(Narlıkuyu) 마을 북쪽 언덕에 있다. 언덕에 거대하게 움푹 패인 지형 두 곳이 있어 현지인들은 Cennet ve Cehennem(천국과 지옥)이라고 부르는데, 아리마 동굴은 그중 Cennet(천국)이라 불리는 쪽이다. 위경도 좌표는 +36.4519+034.1049. 아리마 동굴 입구 바로 앞에는 원래 조그만 제우스 신전이 있었지만 비잔틴 시대에 성당으로 바꾸면서 성모 마리아에게 봉헌하였으나 오늘날엔 폐성당이 되었다.[5] Delphyne, 상반신은 여자고 하반신은 용이다. 퓌톤의 아내 퓌티아의 다른 이름이라고도 한다.[6] 복수의 세 여신이라고도 한다.[7] 단 판본에 따라 다른데 그냥 평범한 인간의 음식였다는 내용도 많다.[8] 막내가 스키타이 민족의 시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