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 룸(영화)
1. 개요
패닉 룸을 소재로 제작한 스릴러 영화. 새로 이사한 집에 느닷없이 들이닥친 3인조 괴한을 피해 패닉 룸으로 들어간 엄마와 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괴한들과 모녀의 긴박한 대치 상황이 패닉 룸이라는 공간적 특성과 맞물려 이야기의 몰입도를 상당히 높여준다. 4천 8백만 달러의 제작비로 1억 9천만 달러를 벌어들여 흥행면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2004년에 KBS에서 방영되었다.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이사벨라 스완으로 최고의 주가를 올린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아역 시절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나무토막보다 감정 연기를 못한다며 까이는 한동안의 안습한 모습에 비해 훨씬 나은 연기를 보여준다. 핀처는 경험이 부족한 크리스틴을 배려해서 그녀가 등장하는 장면에서 테이크를 많이 갔다고 한다. 베테랑 배우 조디 포스터와 비교되지 않게 하기 위한 배려였다고.[1]
찌질한 강도 '주니어' 역은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조커를 연기한 자레드 레토. 레토는 데이비드 핀처의 전작인 파이트 클럽에서 백발의 청년 클럽원으로 나온 바 있다.
2. 시놉시스
뉴욕 맨해튼의 고급주택. 맥(조디 포스터 분)은 스티븐(패트릭 보초 분)과 이혼하고 딸 세라(크리스틴 스튜어트 분)와 함께 새 집으로 이사 한다. 그 집에는 외부와는 완벽하게 차단된 안전한 공간 '패닉 룸'이 있다. 그 곳은 별도의 전화선과 감시 카메라에 연결된 수많은 모니터, 자체 환기 시스템, 물과 비상약 등 생존을 위한 필수품 등도 구비되어 있다. 어떤 외부 침입에도 버틸 수 있도록. 하지만 맥은 폐소공포증을 앓고 있어서 정작 그 방을 쓸 일은 없어보이는데...
당뇨를 앓고 있는 어린 딸 세라와 폐소공포증이 있는 맥 모녀. 아직은 낯선 그 집에서 첫날 밤을 보내게 되는 그들 앞에 세 명의 무단 침입자가 나타난다. 할아버지가 남긴 막대한 유산을 혼자 차지하기 위해 범행을 계획한 주니어(재러드 레토 분), 패닉 룸의 설계자로 아이의 양육비 때문에 동참하게 되는 번햄(포리스트 휘터커 분), 그리고 주니어가 데려온 정체불명의 마스크 맨 라울(드와이트 요아캄 분). 처음 이 세 명의 강도는 패닉 룸 안에 숨겨져 있는 거액의 돈을 차지하기위해 저택에 칩입하지만 집 안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고나서 모든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맥과 세라는 그들을 피해 가까스로 패닉 룸 안으로 몸을 숨기는데 성공하고, 방 안에 설치된 CCTV와 기계를 통해 '돈을 원한다면 빨리 챙겨서 나가라, 우리는 건드리지 말라'고 하지만... 그들이 진짜로 원하는 것은 바로 그 패닉 룸 안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3. 등장인물
- 맥 올트먼 - 조디 포스터(성우: 송도영)
- 세라 올트먼 - 크리스틴 스튜어트(성우: 소연)
- 스티븐 올트먼 - 패트릭 보초(성우: 이근욱)
- 번햄 - 포레스트 휘태커(성우: 문관일)
- 주니어 - 재러드 레토(성우: 양석정)
- 라울 - 드와이트 요아캄[2] (성우: 홍승섭)
- 리디아 린치 - 앤 매그너슨(성우: 오수경)
- 에번 커랜더 - 이언 뷰캐넌(성우: 윤병화)
3.1. 결말
모녀는 배기구를 통해 손전등으로 이웃집에 신호를 보내지만 이웃은 눈치채지 못하고 이를 무시한다. 괴한들이 패닉 룸 내부 전화선을 끊기 전에 가까스로 전남편과 통화를 해서 위급 상황을 알린다.
한편 주니어는 패닉 룸으로 진입하기 위한 시도가 번번히 막히자 포기하고 돌아가자며 언쟁을 벌이다가 얼떨결에 자신이 나머지 둘에게 패닉 룸 안에 있는 돈의 규모를 속였다는 것을 실토한다. 이에 라울은 주니어를 총으로 쏘아 죽이고 번햄을 위협하여 패닉 룸 진입 방안을 강구할 것을 요구한다.
이때 맥의 위급소식을 전해들은 스티븐이 집에 도착하게 되고, 괴한들은 그를 모녀와의 협상카드로 이용한다. CCTV를 통해 스티븐이 심하게 구타당하는 모습을 보던 맥은 라울이 번햄과의 몸싸움 끝에 제압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맥은 번햄이 라울을 처리하는 틈을 이용해 패닉룸에서 나와 세라에게 필요한 글루카곤 주사를 손에 넣지만 사실 이건 번햄의 함정이였다. 패닉룸 앞의 스티븐은 사실 그의 옷을 입은 라울이였고, 번햄이 끌고가던 이가 스티븐이였던 것. 라울과 번햄은 이 틈을 타 패닉 룸에 진입한다. 이 과정에서 닫히는 철문에 라울의 손이 끼어 부상을 입고, 그가 놓친 총은 맥의 손에 들어가게 된다. 세 괴한 중 범행 의욕이 가장 낮았던 번햄은 맥과 협조하여 당뇨가 있는 세라에게 글루카곤 주사를 투여하고 그녀의 회복을 돕는다.
스티븐이 맥의 집으로 가면서 신고해둔 경찰이 출동하는데, 라울은 맥에게 경찰에 사실을 얘기하면 세라를 죽이겠다고 협박한다. 맥은 거짓말로 경찰들을 돌려보내고 번햄은 금고 안에 있던 2200만 달러의 채권을 챙겨 달아날 준비를 한다. 새라를 인질로 잡고 탈출을 하려던 라울은 맥과 맞서 격투를 벌이게 되고, 혼자 달아나던 번햄은 세라의 비명을 듣고 집으로 돌아와 라울을 살해했다. 맥의 행동을 수상하게 여겼던 경찰이 특공대의 지원을 받아 다시 출동하고 번햄은 체포된다.[3]
시간이 흐른 뒤 모녀는 그날의 기억으로부터 회복해가며 새로운 집을 찾아나선다.
4. 평가
4.1. 설정 관련 이야깃거리
- 본 영화에 등장한 패닉룸은 역설적이게도 안전을 위해 준비되었으나 전혀 안전하지 않은 장소가 되었다. 내부에 설치된 전화는 전화선이 제대로 연결되어 있지 않아 맥이 판넬을 강제로 뜯고 안 쪽 깊숙히 들어가있는 전화선을 있는 힘껏 당겨 뽑아서 전화에 연결해야 했으며 이나마도 곧 강도들이 전화선을 끊어버려서 무용지물이 된다. 다음으로 환기시설은 패닉룸을 열고자 하는 강도들로 인해 신선한 공기가 아닌 LPG가 흘러 들어와 모녀의 생명을 위협했고 맥이 가스에 대항 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환풍구에 불을 붙여서 강도들을 역관광 보내는 상황을 만들어내었다. 또한 패닉룸 내부에 상비 되어있던 구급약 중에는 글루카곤 주사가 들어있지 않았고, 비상식량 종류는 무설탕 제품들이어서 1형 당뇨병 환자인 세라가 저혈당 상태에 빠지자 맥이 문을 열고 나와서 약을 챙겨야 하는 방법 외에는 방법이 없는 상황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극초반 부동산 중개업자가 모녀에게 패닉룸을 소개하면서 문에 센서가 달려있어 손다칠 일은 없다고 소개했지만 마스크맨 라울이 패닉룸에 겨우 들어가는 중간에 손이 정확하게 센서의 감지범위 밖에 놓여있는 바람에 손이 문에 끼어버리는 사고를 겪게 된다. 이러한 역설은 안전을 위해 외부와 단절된 대피공간이 위험하기 그지없는 장소가 되어 극의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히는 효과를 보여주었다.
- 평범한 사람인 주인공 측과 덜 떨어진 도둑들이 싸우는 구도가 되어 있어서 양쪽 모두 소소하게 실수가 잦다. "왜 저 사람은 저기서 저렇게 행동하지?"라고 생각되는 장면이 많은 영화는 스릴러로서 값어치가 떨어지기 마련인데, 그런 실수들을 전부 너그럽게 봐준다면 못 볼 만한 영화는 아닐 것이다.
5. 여담
- 패닉룸에 들어갔을 때, 딸 세라가 당뇨를 잊기 위해 눈을 감고 외우는 주문은 비틀즈의 앨범 제목들이다.
- 원래 주인공은 니콜 키드먼이었다. 당초 핀처 감독은 히치콕 영화 속 그레이스 켈리 같은 냉미녀 스타일의 주인공을 원해서 키드먼을 선택했다고. 하지만 촬영 개시 2주만에 키드먼은 무릎부상으로 인해[5] 부득이하게 패닉 룸에서 하차했고,[6] 이로인해 조디 포스터에게 급하게 캐스팅콜이 갔다. 포스터는 패닉 룸에 출연하기 위해 당시 칸영화제 심사위원장 자리에서 하차했다. 포스터는 후에 인터뷰에서 워낙 급하게 캐스팅 제의를 받아서 역할을 준비하는데 나흘 밖에 시간이 없었다고 회고했다. 주인공 배역이 바뀌면서 영화의 색채 역시 달라졌다고 한다.
- 니콜 키드먼이 주인공이었을 때 주인공의 딸 역으로는 헤이든 파네티어[7] 가 캐스팅되었다고 한다. 주인공이 바뀌는 바람에 딸의 외모도 엄마에 맞춰야했던터라 어쩔 수 없이 크리스틴 스튜어트로 바뀌었다.
- 주인공 역할에서 하차한 니콜 키드먼은 주인공 전 남편의 애인 목소리로 특별출연한다.
- 조디 포스터가 촬영 기간중 임신하게 되면서, 그녀의 부푼 배를 감추기 위해 영화 중후반부 쯤 주인공의 의상이 탱크탑에서 스웨터로 바뀐다. 일부 장면[8] 은 그녀의 출산 후 재촬영했다.
-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성장기라서 촬영 초기에는 조디 포스터보다 키가 작았는데, 촬영 후반 쯤엔 포스터만큼 키가 컸다고 한다.
- 미국판 DVD는 풍성한 서플먼트와 함께 3디스크로 발매된 레퍼런스급 타이틀 중 하나였는데 국내는 서플이 다 잘린 1디스크판만 발매되었다. 핀처의 유명한 작품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블루레이는 전세계 어디에서도 발매되지 않았다.
[1] 하지만 핀처는 그냥 테이크를 많이 가기로 유명한 감독이기도 하다. 패닉 룸의 경우, 주인공이 패닉 룸으로 메디컬 키트를 던지는 씬만 100번 넘게 찍었다고 한다.[2] 아드레날린 24 시리즈의 닥터 마일즈로 유명하다.[3] 이후에 번햄이 어떻게 됐는지는 나오지 않지만 작중 그가 본성까지 악한 인간은 아니라는 묘사가 여러번 나왔고(자신은 돈 때문에 가담하긴 했어도 사람은 안 해친다고 말하는 장면이라던가) 세라의 회복을 돕고 그녀로부터 감사를 받기도 했으며 결정적으로 채권이라는 목적을 달성했으니 그냥 도망칠 수도 있었지만 굳이 돌아와 라울을 죽이고 모녀를 구하기까지 했으니 이후 모녀로부터 선처해달라는 요구를 받아 비교적 가벼운 처벌로 끝났을 가능성이 높다.[4] 핀처의 대표작 세븐의 촬영 감독으로 그와 함께 작업했다.[5] 영화 물랑루즈 촬영 당시 입었던 무릎부상이 패닉룸 촬영을 시작하면서 더 심해졌다.[6] 핀처는 키드먼이 하차하자 보험금이라도 챙기자고 스튜디오에게 촬영을 접을 것을 제안했다고 한다. 하지만 스튜디오 측에서 보험금을 수령하는 것보다 캐스팅을 바꾸더라도 촬영을 지속하는게 더 이득이라고 판단했다고.[7] 히어로즈의 클레어 베넷으로 유명.[8] 영화 초반 딸과 함께 집을 고르는 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