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볼

 


1. 개요
2. 상세
2.1. 부상 위험
2.2. 멸종 위기
3. 주요 선수
4. 스플리터와의 차이점
5. 스플리터와의 단어 혼용


1. 개요


'''2000년대 중후반 KBO 최고의 포크볼'''을 던졌던 조정훈의 포크볼
야구의 구종. 곧게 가다가 갑자기 뚝 떨어지는 움직임으로 타자들의 헛스윙을 잘 이끌어낸다.
일본 투수들이 많이 던져서 일본에서 만들어진 구종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원조는 미국이다. 1910년대 Joe Bush라는 선수가 고안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름의 유래는 볼의 그립. 손가락을 넓게 벌려 공을 잡는 것이 그 음식 찍어먹는 포크 모양 같다고 하여 포크볼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것이 정설.
'''스플리터와는 닮았지만 다른 구종이다.'''

2. 상세


그립은 손가락을 넓게 벌린다. 사실상 공의 양 끝을 검지와 중지 사이에 걸치는 셈. 그리고 그 상태로 공을 던지되, 손목으로 스냅을 주어 역회전이 아닌 '''탑스핀''', 커브볼과 같은 회전을 준다. 이렇게 되면 커브 항목에 있지만 커브의 최대 단점인 느린 구속, 손목 힘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발생할 수밖에 없는 현상을 해소할 수 있다. 대신 커브만큼 스핀에 많은 힘을 줄 수는 없어 그만큼 낙차는 좀 덜하다. 패스트볼과 커브의 중간 형태라고 보면 될 듯. 잘만 사용하면 매우 강력한 구종임에는 분명하다.
단점은, 손가락이 중지과 검지의 끝도 아니고 중간 부분으로 공의 양 끝을 잡을 수 있을 정도로 매우 길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신체 조건이 안 되면 무슨 수를 써도 던질 수 없는 구종.[1]
일부에서는 오프스피드성 구종, 즉 체인지업의 일종이라고 보기도 한다. 더 벌려잡는 것 때문에 벌칸체인지업 같은 변형 체인지업과 비슷한 특성을 보인다. 손가락 사이에 끼워 스플리터와 같은 죄임보다는 손가락의 덜 걸림을 응용하여 빠지게끔 던지는 공이 포크볼이라는 것. 하지만 요즘은 신체적인 면에서 많이 따라잡은 상태라 포크볼 그립으로 죄여 던지는 투수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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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포크볼은 회전을 극도로 줄여 너클볼마냥 흔들리며 들어가기도 한다. 한국에선 이상목의 포크볼, 미키 캘러웨이의 포크볼이 이랬다. 이 짤의 주인공이자 넥센 히어로즈에서 뛰었던 로버트 코엘로도 너클성 포크볼을 구사했다.

2.1. 부상 위험


손가락을 무리하게 벌려 공을 고정시키기에 악력 소모 및 손가락에 무리가 심하고, 공에 탑 스핀을 주기 위해 손목을 인위적으로 꺾는 동작에서 어깨와 손목 근육에도 무리가 오기 때문에 통계적으로나 인체역학적으로나 '''부상 위험이 높은 구종'''이라는 게 중론이다. 부상 위험이 높다고 알려진 또다른 구종 슬라이더의 경우는 통계를 따지는 사람이나 피칭 메커니즘을 따지는 사람이나 '그건 아직 증명이 안 된 속설이다' 라는 의견이 대세인 반면, 포크볼의 높은 부상 위험에 대해서는 반론이 없다. 다시 말하지만 '''스플리터가 아닌 포크볼에 한한''' 이야기다.
국내에서 최초의 포크볼 에이스였던 정명원 코치조차도 '포크볼이 몸에 부담이 많이 간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 대신 잘 조절해서 사용하면 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포크볼로 리그를 평정했다가 부상으로 무너진 대표적인 경우가 해외에선 노모 히데오, 국내에선 조정훈이다.(물론 노모는 혹사가 주된 원인이긴 하다) 조정훈은 지나친 포크볼 구사로 팔에 무리가 와서 2011년부터 계속 재활 중이다. 2017년, 장장 7년의 재활 끝에 복귀해 예전의 포크볼을 던지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반년을 반짝하고 다음 해 은퇴를 했다.
2014년 시점에서 메이저리그 유일한 포크볼 구사자 이와쿠마 히사시의 경우에도 손가락, 어깨에 크고 작은 부상이 잦다.

2.2. 멸종 위기


현재 야구계에서 정통 포크볼은 거의 사라져가고 있는 추세이다. 신체조건이 안 되면 죽어도 못 던진다는 점, 부상 위험이 높다는 점, 던질 때마다 악력 소모도 심하다는 점 등 문제가 많기 때문에.
무엇보다 낙차는 조금 덜하지만 구속이 빼어나고, 악력 소모가 극단적이지도 않으며 부상 위험도 적은 '''스플리터라는 훌륭한 대체재'''가 나오면서 다들 그리로 갈아타고 있다. 특히 구속이 빠르다는 게 매우 매력적이다. 커터의 대 유행에서 드러나듯이 2010년대 야구의 대세는 역시 '빠른 구속에 더해지는 무브먼트'이다. 게다가 스플리터는 패스트볼과 딱히 팔꿈치까지의 운동역학이 다를 게 없기 때문에 무리를 줄 일도 없다. 이젠 포크볼을 제대로 던지는 법조차 많이들 잊게 되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2014년 기준으로 포크볼을 던지는 투수가 한 명 있는데, 그마저 일본에서 건너 온 이와쿠마 히사시다.
2017, 18년에는 타자와 준이치 1명만 던졌다. 타자와도 없어진 2019년에는 맷 카라시티라는 대체선수급 투수 하나뿐. 이제 멸종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3. 주요 선수


역시나 일본 NPB 투수들이 많이 던진다. 수직 무브먼트를 앞세운 포심과 훅 가라앉는 공의 조합은 꽤나 강력해서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하는 투수들을 꾸준히 양산하고 있다. 50년대의 스기시타 시게루를 시작으로 무라야마 미노루, 무라타 쵸지 등이 잘 던진 구종으로 널리 알려졌으며, '토네이도' 노모 히데오와 '대마신' 사사키 카즈히로 역시 포크볼을 무기로 일본과 미국에서 위력적인 투수로 활약했다. 일본에서는 포크볼을 던질줄 모르면 투수 취급도 안해준다는 말이 나올 정도. 하지만...
사실은 그 일본 역시도 '''대부분 스플리터로 갈아탔다.''' 대표적인 예가 다나카 마사히로. 프로에 오기 전까지는 포크볼을 사용했으나 이후 스플리터로 구종을 전환[2]한 후에 일본의 에이스가 되고 미국으로 진출했다.[3]
KBO 리그에는 좀 도입이 늦어서, 한일 슈퍼게임 당시 수많은 한국 강타자들이 일본 투수들이 던진 포크볼 앞에 '''폭풍 삼진'''을 헌납하곤 했다.[4] 하지만 이후 포크볼의 가치가 주목받으면서 정명원이상목이 포크볼을 잘 구사했다. 현 KIA 타이거즈의 투수코치 홍우태도 프로 데뷔 시즌에 포크볼로 재미를 많이 보았다. 2000년대는 두산 베어스의 정재훈, 롯데 자이언츠의 조정훈이 리그 최고 수준의 포크볼을 구사했던 것으로 유명하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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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준플레이오프에서 나온 조정훈의 포크볼.
넥센 히어로즈의 외국인 에이스 밴 헤켄의 경우 스플리터가 아닌 진짜 포크볼을 구사했다.# 2014년 이 구종을 앞세운 훌륭한 피칭으로, 2007년 다니엘 리오스 이후 처음으로 20승 투수가 되었다.

4. 스플리터와의 차이점


기본적으로 스플리터가 포크볼에서 유래된 구종이다. 공통적으로 밑으로 떨어지고 떨어지는 시점이 늦은 구질을 보인다. 포크볼과 비교하면 변화는 적지만 구속은 더 빠르고 그립 또한 검지와 중지 사이에 덜 깊게, 포크볼에 비해 반 정도의 깊이로 잡기 때문에 '반포크볼' 이라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사실 스플리터와 확실한 차이를 보이는 구종이다. 그립이 비슷하다고는 하나 그조차도 확연히 다른 목적을 위해 존재하며 꽤나 다르다. 스플리터는 '''백스핀'''이 걸리는 패스트볼-체인지업의 변종이고, 포크볼은 '''탑스핀'''이 걸리는 커브의 변종이다. 한마디로 '''서로 반대로 회전'''한다. 더 자세한 차이점에 대해서는 이 링크를 참조
패스트볼은 '아주 덜 떨어지는 구종' 이고 스플리터는 '조금 덜 떨어지는 구종'이며 포크볼은 '더 떨어지는 구종'이다. 세 구종의 구속이 동일하다고 가정한 뒤, 공을 던지는 릴리즈 포인트의 높이가 2 미터인 투수가 있다고 가정하자. 이 투수가 이 세 구종과 동일한 구속의 '회전없는' 공을 던졌더니[6] 포수 미트에 도달하는 시점에서는 1미터 높이까지 떨어졌다. 즉 낙차가 1미터였다.
동일한 구속의 포심 패스트볼을 던진다면 이 공보다 아주 많이 덜 떨어져서 포수가 잡을 때에는 1미터 30센티미터 높이에서 공을 잡게 될 것이다. 2미터 높이에서 1미터 30 센티미터까지 내려간 것이니 분명히 떨어지긴 한 것이나, 원래 회전이 없을 때의 높이와 비교하면 30 센티미터 정도 덜 떨어진다.[7] 스플리터의 경우는 포수가 잡을 시점에 대략 1미터 15센티미터 정도의 위치에 위치할 것이다. 분명히 스플리터는 원래 회전이 없는 공이 들어갈 때의 높이인 1미터보다는 높게 들어간다. 하지만 포심 패스트볼과 비교하면 15센티미터 정도 더 떨어지는 것이고, 이게 스플리터의 위력이다. 반면 포크볼은 던진다면 대개 90 ~ 95센티미터 높이에서 포수가 받게 된다. 원래 위치해야 할 높이보다도 '''더 떨어지는''' 구종이다.
거기에 스플리터와 포크볼은 어느 정도 구속 차이도 나는 편이다. 대개 패스트볼과 시속 7~10킬로미터 정도의 구속 차이만 보이는 게 스플리터인데, 포크볼은 시속 14킬로미터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무래도 손가락을 좀 덜 벌려서 포크볼에 비해 공의 추진력을 확실하게 실어주고, 손목의 힘을 공의 회전에 쓰는 게 아니라 공의 추진에 투자하는 스플리터가 구속이 더 빠른 것은 어쩔 수 없다. 대신 포크볼은 낙차가 스플리터보다 심하며, 구종의 위력 면에서는 포크볼과 비교해서 어느 쪽이 더 낫다 하기 힘들다. 물론 어디까지나 그런 경향이 있다는 이야기이며, 슬라이더만 하더라도 90 마일에 육박하는 선수가 있는 반면 80 마일 정도인 선수가 있듯이 포크볼도 스플리터나 패스트볼 등에 육박하는 구속을 보이는 선수들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이와쿠마 히사시.

5. 스플리터와의 단어 혼용


그런데 야구계에 이미 포크볼이라는 단어가 익숙하고 던지는 형태도 닮았다보니 최근 들어서는 포크볼과 스플리터의 단어 개념이 '''뒤섞여버렸다'''. 둘을 그냥 합쳐서 부르는 상황이 됐다. 일본에서 스플리터를 반 포크볼이라 부르며 둘이 상당히 혼용되어 사용하고 있던게 한국으로 그대로 들어온 이유도 있다. 뭐 일본만 그런 게 아니라 모든 나라가 둘의 구분을 헷갈려 하고 있긴 하다(...) 심지어 팬그래프에서도 스플리터라고 표기된 이와쿠마의 구종은 명백히 하강 무브먼트를 보여주고, 포크볼이라 표기된 타자와 준이치의 구종은 상승 무브먼트를 보여준다.
지금 누군가 이른바 '손가락 벌렸죠' 공을 던진다면 그건 대부분 스플리터이다. 그런데 포크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반대로 이와쿠마 히사시의 포크볼은 포크볼이 맞는데 여러 분석가들이나 코치들이 스플리터 라고 부르기도 한다.

[1] 선동열이 포크볼을 던지기 위해 손가락 사이를 찢는 수술을 받을까 고민했다는 이야기는 유명. 결국 수술을 받지 않고 스플리터를 사용했다. 과거 OB-두산 베어스에서 활약했던 투수 이광우는 실제로 포크볼을 던지기 위해 손가락 사이를 5mm가량 찢는 수술을 받았고, 30대 중반의 나이에 포크볼을 장착하여 선발 투수로 10승 이상 기록하는 등의 호성적을 기록하기도 했다.[2] 재미있게도 미국인 투수에게 배웠다. 브라이언 팔켄보그라는 투수가 소프트뱅크에서 위력적인 구원 투수로 활동하던 시절 자신의 스플리터 그립과 던지는 법을 잡지에 알려줬는데 이걸 보고서 스플리터를 익혔다고.[3] 진출 첫 전반기에는 상대적으로 일본식의 스플리터에 대한 대처가 적었던 미국 타자들에게 효과를 봤으나 이후 익숙해지고 다나카 본인의 부상이라든가 몸값과 기대치에 비해서는 뭔가 미치지 못하는 모습 등이 나오며 2014년 전반기 때의 뛰어난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그래도 먹튀는 전혀 아니고 현재까지 무난하다는게 중평.[4] 그 이전 한국에서 포크볼을 던지는 선수는 드물었지만, 그 와중에 중계방송에서 언급되는 이가 한 명 있었으니 당시 마무리투수로 이름을 날리던 김용수다. 이를 두고 스플리터와 혼동되었을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스플리터는 한국에서 포크볼보다도 늦게 도입이 된 구종이어서 논쟁의 여지가 있다.[5] 포크볼이라 알려진 이동현송승준, NC 다이노스의 김진성은 공의 움직임을 느린동작으로 보면 포크볼이 아니라 스플리터에 가깝다.[6] 현실에서는 공에 회전을 주지 않기 위해서는 전신의 근육을 다 활용할 수 없으므로 공이 느려지겠지만, 어디까지나 가정이다.[7] 바로 이게 상승 무브먼트다. 상승 무브먼트는 공이 실제로 떠올라서 2미터 릴리즈 포인트를 가진 투수가 포수 미트에 던졌더니 2미터 30센티미터 위치에서 잡았다는 게 아니라, 원래 1미터 떨어질 공이 70센티미터 떨어졌다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