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클볼

 


1. 개요
2. 장점
3. 단점
4. 너클볼 투수
5. 이모저모


1. 개요


R.A. 디키의 너클볼
피츠버그 시절 팀 웨이크필드의 너클볼.

"Like some cult religion that barely survives, there has always been at least one but rarely more than five or six devotees throwing the knuckleball in the big leagues . . . '''Not only can't pitchers control it, hitters can't hit it, catchers can't catch it, coaches can't coach it and most pitchers can't learn it. The perfect pitch."'''

(간간히 살아남는 소수의 컬트적 종교처럼, 항상 최소한 한 명에서 많아야 다섯에서 여섯 명 정도 되는 소수의 애호가들이 빅리그에서 너클볼을 던져왔다. '''투수는 제구를 할 수가 없고, 타자는 칠 수가 없고, 포수는 잡을 수가 없다. 코치들은 가르칠 수가 없고, 대다수의 투수들은 배울 수가 없다.''' 그야말로 완벽한 구종이다.)

ㅡ 론 루치아노, 前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 심판[1]

[2]

Knuckleball
손 끝으로 회전을 줘서 던지는 다른 공들과 달리, 손가락의 관절(Knuckle)을 이용해 밀어서만 던지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즉, 공의 회전을 거의 없앤 구종으로, '''둥실둥실 떠가며 무작위로 움직인다'''.
공에 회전이 없기에 기류의 영향을 쉽게 받아 타자는 물론 던진 투수도 어디로 갈지 모르는 구종. 공의 회전을 최대한 줄이면 날아가는 동안 공 주변으로 발생하는 난류에 따라 이리 저리 움직이는 것이다. 그렇다고 너클볼이 1루나 3루쪽으로 확확 휘지 않는 것은 기본적으로 움직이는 직선 벡터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공기 저항, 실밥의 위치, 하물며 공의 흠집까지도 관련되어 공의 이동이 결정되기에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변화무쌍한 움직임을 보인다. 가히 카오스 이론. 그래서 너클볼에는 제구가 없다. 까딱하면 폭투 나오는 건 일도 아니다.
구속은 상당히 느려서 일반적으로 시속 70마일(약 113km/h) 정도지만, 투수별로 편차가 있어서 R.A. 디키의 너클볼은 70마일대 후반이 기록되기도 하고, 보스턴 레드삭스 스티븐 라이트는 70마일 중후반대의 너클볼과 60마일 중반대의 너클볼을 모두 구사한다. 하지만 이렇게 느려도 워낙 움직임이 변화무쌍하기 때문에 제대로 맞히기 쉽지 않고, 맞춰봐야 제대로 된 타구가 나오지도 않는다. 심지어 타자가 맞히려고 휘두르는 배트의 바람에마저 영향을 받기 때문에 맞힌다고 해도 타구가 좋게 뻗기는 어렵다.
너클볼은 일반 구질을 던질 때와 투구 메커니즘이 상당히 다른데, 일반구질은 손가락으로 긁어서 최대한 많이 회전을 가하는 느낌이라면 너클볼은 손톱으로 공을 미는 방식이다. 회전을 최소화하기 위해 어깨는 공이 미트까지 갈 정도로만 사용하고, 허리도 튕기지 않으며, 하반신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다이아몬드 에이스 16권에 좀 더 알기 쉬운 설명으로 나오는데, '손가락 관절로 공을 쥔 뒤 공을 놓는 순간 패스트볼일 때 생기는 회전과 반대 방향의 회전을 거는 느낌으로 손가락을 튕긴다'.
스위치 히터의 경우엔 너클볼 투수를 상대할 때면 굳이 타석의 위치를 바꾸지 않는 선수들이 있다. 예를 들어 팀 웨이크필드를 상대로 마크 테셰이라빅터 마르티네즈, 윌리 아이바 등의 양타선수들은 웨이크필드가 우완투수임에도 불구하고 좌타석에 서지 않고 우타석에서 상대한 바 있다. 이에 대해선 선수 개개인마다 다르겠지만 너클볼의 궤적이 우타석에서 더 잘 보인다는 설도 있고 '''어차피 어디서든 치기 어려운 건 마찬가지'''니 자기가 제일 익숙하고 잘 치는 타석에서 치는 게 낫다는 생각을 해서라는 추측도 있다.

2. 장점


구위의 측면에서 역시 제일 돋보이는 건 '''불규칙성'''이다. 너클볼은 매번 던질 때마다 그 궤적이 다르고, 어디로 갈지 예측도 할 수 없다. 그래서 눈이 안 좋고 한 구종을 노리고 치는 유형의 타자들이라면 게스 히팅이 무용지물이 되며 너클볼에 대한 상성이 가히 최악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공을 끝까지 보고 때리는 타자들이라고 유리한 것도 아닌게, 그들 역시 상대적으로 공을 더 본다는 것뿐 사람인 이상 정말로 투수들의 공의 궤적을 끝까지 보고 칠 수는 없고 0.1~0.2초까지 추적한 궤적만 보고 예측한 뒤 그에 맞춰 타격을 하는 것인데, 이녀석은 그 추적 가능한 구간 이후에도 변화하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모든 타자들의 예측을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린다. 그냥 지켜볼 수 있는 데까지 공을 지켜보고, 이후 자신이 해석하고 예측한 궤적대로 공이 움직여주길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그나마 공을 보는 타자들은 이렇게라도 하지 게스 히터들은 답이 없다.
예전에 ESPN Baseball Tonight 에서 너클볼을 어떻게 공략하는가에 대한 토론이 있었는데, 그날 출연한 전문가들이 내린 결론은 "일단 마음을 편히 먹고 자신있게 스윙을 한다. 그리고 '''너클볼이 잘 맞아주기를 기도한다.'''"였다. 다큐 '너클볼' 에서도 웨이크필드가 상대방 타자에게 어떻게 공을 쳤는지 궁금해서 물어봤는데, 대답이 '나도 모른다. 그냥 보고 휘두른 거다'였다고 한다.
투수로서의 장점은 팔에 거의 부담이 없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투수가 던질 수 있는 투구 한계수가 120개라고 하지만 너클볼 투수는 마음먹으면 200개도 던질 수 있고, 덕분에 나이 먹고서도 40대까지 굉장히 오래 현역 생활을 하곤 한다. 그래서 우스갯소리로 "너클볼러는 공을 던지기 어려워져서 은퇴하는 게 아니라 내야땅볼이 나왔을 때 '1루 커버가 어려워져서' 은퇴한다."는 말도 있다. 너클볼러는 아니지만 실제 20년 이상 공을 던진 불세출의 대투수 사이 영은 말년에 몸이 둔중해져 발빠른 타자들의 번트에 대처하기 어려워 크게 어려움을 겪었다. 비슷한 맥락이라 볼 수 있을 듯. 다만 실제로는 악력이 약해지면 너클볼도 배팅볼로 전락하기 때문에 한 경기에 많은 공을 던질 수는 없다. 대신 연투에는 매우 유리하다. 극단적인 예로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윌버 우드(Wilbur Wood) 같은 경우, 1973년 6월 30일, 뉴욕 양키스와의 더블 헤더 2연전에 모두 '''선발등판'''한 경력이 있다.[3] 웨이크필드가 포스트시즌 등판 횟수가 많은 이유도 그러하다. 제약이 없으니 중간계투로의 전환도 쉽다. 웨이크필드로 재미를 본 보스턴 레드삭스의 경우엔 팀 산하 마이너리그 팀에서 스티븐 라이트 같은 너클볼러를 의도적으로 육성하기도 한다.
배우기도 쉽다. 찰리 허프의 말로는 하루 정도면 던지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다고 한다. 너클볼에 대한 격언엔 이런 말이 있다. 가르치는 데는 10분, 배우는 데는 평생.(Ten minutes to teach but a lifetime to learn.) 실제로 현역 메이저리거들은 몸풀 때 종종 너클볼러들 앞에서 너클볼을 던지면서 "내 너클볼 어때?", "이만 하면 나도 나중에 나이 들면 너클볼 투수해도 되겠지?" 등 농담을 던진다고. 하지만 어디까지나 던질 수 있을 뿐이지 실전에서 재미를 보기 위해선 '''상당한 기간의 노력'''이 필요하다. 너클볼이 위력을 갖기 위해선 투수에게서 포수의 미트까지 갈 때 총 회전수가 2회 이상을 넘기게 되면 그냥 아리랑볼처럼 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즉, 그 2회 미만의 회전을 하기 위해선 정확하게 '''밀어야 한다.''' KBO 리그에 간혹 나오는 너클볼 영상을 보면 회전수가 꽤 많지만 익숙하지 못해서 타자에게 먹힌 경우이고, 제대로 된 너클볼은 회전수가 '''1~2회 혹은 0.5회'''이다.

3. 단점


너클볼의 가장 큰 단점은 '''재현성'''에 있다. 이 문서 상단에 있는 디키의 움짤처럼 잘만 구사된다면 이론상 가장 완벽한 구종이라고 할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매번 완벽하게 던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너클볼은 느리고 컨트롤도 어려운 공이지만 신묘한 동체시력을 자랑하는 프로 세계의 타자들에게 간파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아리랑볼마냥 느리게 던질 수는 없고, 자칫 회전이 많이 먹은 실투라도 던졌다가는 여지없이 얻어맞을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일정 수준 이상의 리그에서는 기본적으로 '''높은 속도 + 낮은 회전수'''를 가져야만 한다. 타자가 반응하기 너무 쉬울 정도의 속도까지 내려가지는 않게 일정 구속을 유지하면서 회전까지 억제하여 불규칙한 궤적을 만들어야 하는 것인데, 문제는 이 둘이 '''굉장히 양립하기 어려운 개념'''이라는 것이다. 약간의 회전만 들어가도 너클볼의 유일한 무기인 변화무쌍함이 사라지기 때문에 100km/h 도 안 되는 속도에 변화도 별로 없는 최악의 배팅볼이 되어 버린다. R.A. 디키팀 웨이크필드의 공통점은 '''1경기 6피홈런'''(…) 이라는 기록을 세운 적이 있다는 것.
결국 회전수만큼 중요한 것이 구속인데, 문제는 '''공의 속력은 공의 회전수(정확히는 각 속도)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너클볼을 제외한 모든 구기종목 파트에서 난류는 매우 좋지 않은 것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이 도입되었는데, 그중 가장 간단한 방법이 아이러니하게도 빠른 속도다. 빠른 속도는 그 자체만으로 물체 주위에 유체의 난류를 작게 만들어서 물체 전체를 뒤흔들 만한 난류의 생성을 억제한다. 이를 더욱 극복하여 난류를 깨고 빠른 속도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물체를 만드는 방법도 있다. 바로 빠른 회전과 물체 표면의 불규칙함을 이용하여 난류를 찢고 나가는, 정확히는 난류의 생성을 억제하는 방법이다.[4] 한마디로 표면이 불규칙한 물체가 회전수가 많고 속력이 빨라진다면 난류에 영향을 받지 않고 원하는 대로 조절하는 대로 움직일 수가 있다. 세상의 어지간한 비행체들은 이러한 원리를 적극 활용하여 난류의 발생을 줄인다. 구기 종목에서 이러한 응용은 흔하다. 회전수와 속력을 최대한 높여서 마그누스 효과를 이용한다면 인위적인 난류를 만들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공을 움직일 수가 있다. 호베르투 카를로스의 UFO 프리킥으로 대표되는 회전 프리킥, 슬라이더 등이 바로 이러한 원리를 적극 응용한 것이다. 반대로 무회전 슛은 너클볼의 원리와 비슷한 성질을 이용한 것.
그런데 너클볼은 이러한 일반적인 구기종목 선수들이 공을 다루는 방법을 완전히 역행하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그렇기 때문에 너클볼 투수는 매우 어렵다. 구속을 올리기 위해서는 난류를 찢어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회전수가 많은 공을 날려야하는데 그럴수록 너클볼의 원리에 반대된다. 그렇다고 회전수를 너무 줄이면 구속이 안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너클볼처럼 '회전없이 어느 정도 속도를 가진 공'을 던진다는 것은 매우 어렵고 마이너한 구종으로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 굉장히 좁은 범위에 해당되는 선에서 공을 던져야 의미가 있기 때문에 어쩌다가 잘 구사하는 게 아닌 매번 비슷한 범위 내에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 길고 긴 메이저리그 역사를 통들어봐도 최정상급 너클볼러로 오랫동안 리그를 지배했다고 평할만한 선수는 필 니크로로 한 명뿐인 것만 봐도 이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필 니크로가 리그를 지배할수 있을 정도의 너클볼을 던진 비결로 선수 생활 막힐 위기의 순간에 너클볼을 택한 후배들과 달리 어려서 아버지에게 너클볼을 전수받아 그것만 고집스레 던졌던 점을 꼽는데 어려서부터 익혀온 너클볼로 풀타임 선발되는데 프로 계약후 10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타고난 재능을 가진 대투수가 프로선수 되기 전부터 너클볼 하나만 연구하고 파고들었는데도 올라서는데만 10년 걸렸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차라리 회전을 줄 수 있을 만큼 주고 편하게(?)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수백 배로 많을 수밖에 없다. 딱 봐도 일반적으로 근력, 회전, 그립으로 통제하는 직구, 일반적인 변화구를 구사하는 것이 저 조절하기 어려운 너클볼보다 편해보이지 않는가? 특히 현대 야구는 세이버메트릭스를 위시한 각종 데이터가 넘쳐나며 상대방의 약점을 찌를 수 있는 분석이 엄청나게 발달해 있다. 이 풍부한 자원과 전략을 사용하지 않는, 아니 못하는 너클볼은 점차 그 설 자리를 잃어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또한 팔 자체에는 부담이 없는데 대신 일반적인 구종과는 잡는 방법에도 차이가 있고 무엇보다 회전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악력이 많이 소모된다. 제대로 쓰려면 강한 악력은 필수이며 손이 크고 손가락이 길어야 한다. 게다가 손톱으로 공을 미는 방식이라 '손톱 관리'에 상당히 신경을 써야한다. 너클볼러는 평소에도 손톱 관리 세트를 들고 다니면서 손톱 관리를 한다고 한다. 디키는 등판 직전에 손톱에 문제가 있자 네일 아트 숍에 가서 손톱 관리를 받고 온 적도 있었다고 한다.
거기다 너클볼은 다른 구질과 투구폼이 완전히 달라질 수밖에 없어서 너클볼 투수가 되면 다른 구질은 던지기 힘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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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미트와 너클볼용 미트의 크기 차이.
덤으로 너무 변화무쌍하다보니 잡는 포수도 힘들다. 아무리 너클볼러 본인이 오랜 시간을 단련한 끝에 너클볼을 완벽히 익혔다 해도, 정작 받아주는 포수가 잡아주질 못한다면 폭투+포일 제조기일 뿐이다. 그러다보니 포수를 많이 타는 구종이며, 보통 너클볼러들은 자신만의 '''전담 포수'''를 쓰는 경우가 많다. 팀 웨이크필드의 전담포수였던 덕 미라벨리가 유명한데, 보스턴이 미라벨리를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했다가, 주전포수 제이슨 배리텍이 웨이크필드의 너클볼을 너무 못 잡으니까 결국 다시 그를 트레이드 해왔다. 상세한 사정은 팀 웨이크필드 항목 참조. 미라벨리는 커다란 소프트볼용 1루 미트를 썼다고 한다. 이후로도 너클볼 전담 포수들이 소프트볼용 1루 미트를 장비하는 경우가 많다. 웨이크필드의 너클볼을 잡던 미라벨리 조차도 너클볼을 잡는 비법에 대해 바닥에 떨어졌을 때 빨리 주울 수 있게 준비하는 게 낫다고 얘기했을 정도였다. 즉 뾰족한 방법이 없다.
국내에서도 넥센 히어로즈 시절에는 너클볼을 잡아 줄 포수가 없어 구종을 거의 봉인했던 라이언 피어밴드kt wiz로 이적하고 나서는 장성우[5]를 전담 포수로 두며 너클볼 구사율을 크게 올린 사례가 있다. 당시 다른 팀들의 너클볼에 대한 대응은 '그냥 체인지업이라 생각하고 칠 수밖에 없다' 였다. 아직 설익은 너클볼러라 회전수 많은 실투를 노리는 좋은 대처법이다.
또한 주자 견제가 힘들다. 공이 느리고 포구하기가 힘들어서 1루에 나가기만 하면 사회인 야구 도루하듯이 마음껏 도루를 한다. '너클볼러가 나오는 날=도루 적립하는 날'이라고 보면 된다.
너클볼러는 경기 초반 평균자책점은 매우 준수하나 한 타순이 돌고난 다음(어느 정도 속도에 익숙해진 다음)의 평균자책점은 매우 높고 장타율이나 피홈런율도 상당하기에 많은 이닝을 던지지는 못한다는 의견이 있는데, 이건 사실이 아니다. 웨이크필드는 통산 1~3회 기록이 피안타율 .251, 출루률 .320, OPS .725, 4~6회 .263, .338, .777로 3~6회 OPS가 0.052 높긴 하지만, 이 정도 OPS 차이는 모든 투수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차이다. 타순이 돌수록 점점 더 맞아나간다는게 현재 야구계 정설. 타자들이 투수의 공에 익숙해지는 점도 있고 또한 한 타순 돌면 못 해도 30~40구는 족히 던졌을 텐데 그만큼 체력이 빠지기도 하니까. 랜디 존슨도 OPS 차이가 0.042, 로이 오스왈트도 0.040 차이가 난다. 거기다 2009년 시즌엔 오히려 4~6회 기록이 더 우수했다. 선발로 421게임 동안 2660⅓이닝, 평균 6⅓이닝가량을 소화해 준 선수를 보고 오랜 이닝을 던지지 못한다고 지적할 수는 없을 것 같다.

4. 너클볼 투수



4.1. 메이저리그


너클볼은 대략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쯤 등장했다고 하지만, 이후 약 100년이라는 기간 동안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조차 너클볼을 던졌던 투수가 70여 명 정도뿐이고, 전문 너클볼러는 그의 반에도 못 미칠 정도로 숫자가 적다.
항목 상단에 나온 "너클볼 투수가 된다는 건 죽었다 살았다를 반복하는 것"이라는 말이 의도치 않게 증언하고 있는 것은, 현대 야구에서 전문 너클볼러는 어렸을때부터 너클볼만 던진 필 니크로를 제외하면 부상 등으로 밑바닥까지 다다른 투수나 별볼일 없던 선수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마지막으로 도전한다는 사실이다. 찰리 허프나 디키는 부상을 당해 구속이 줄었고, 웨이크필드는 장타력을 갖춘 1루수였지만 나무배트 적응에 실패하면서 투수로 전향함과 동시에 너클볼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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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 필 니크로(당시 43세)의 너클볼[6]
'''필 니크로'''는 너클볼 의 아이콘이자 전설이다. 다른 너클볼러들과는 다르게 애초부터 너클볼러로서 20대 후반에 메이저리거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리고 너클볼 하나로 300승 3000탈삼진을 돌파하고 명예의 전당에 들어갔다. 역대 300승 투수 중 유일하게 300승째를 완봉으로 장식한 투수.
그 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테드 라이언스, 제시 헤인즈, 호이트 윌헬름, 필 니크로 등이 전문 너클볼러였던 투수들이고, 이 밖에 필 니크로의 동생 조 니크로나 찰리 허프 등도 너클볼러 계보를 잇는 투수들이었다.
이후 90년대 팀 웨이크필드는 너클볼러로 자질이 있었지만 하도 두들겨 맞아 피츠버그에서 쫓겨나 보스턴으로 왔는데, 구단은 그에게 니크로를 사부로 모시게 하였고 이후 일취월장하며 빅리그에서 롱런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니크로가 쌓아온 게 너무 압도적이다보니 그 아성에는 미치지 못했다.
R.A. 디키찰리 허프에게 너클볼을 제대로 전수 받았는데, 니크로와 웨이크필드와는 다른 형태의 너클볼을 구사한다. 굉장히 빠른 하드 너클볼[7]을 구사하여 구속이 '''80마일'''에 달한다. 대개 너클볼이 6~70마일대에서 형성된다는 걸 감안하며 엄청난 것. 디키는 패스트볼의 구속도 80마일 초중반을 형성한다. 그리고 2012년 233⅔이닝 ERA 2.73 20승 6패, 230탈삼진으로 '''너클볼러 최초의 사이 영 상'''을 수상했다. 디키의 3가지 너클볼 모음. 참고로 디키는 너클볼 투수임에도 제2 구종으로 서클 체인지업을 간간이 던져서 재미를 보기도 했다.
2017 시즌을 끝으로 디키가 사실상 은퇴하면서 보스턴 레드삭스의 너클볼러인 스티븐 라이트가 모처럼 너클볼러로서 메이저리그에 올라와 활약하고 있다. 그러나 2017년은 대주자로 나갔다가 부상을 입은 데다가 가정폭력 논란에 휩싸이며 망했고, 2018년 들어 불펜으로 전환해 재기하나 싶었는데 여전히 무릎부상이 발목을 잡는 상황. 2019년에는 약이 걸렸다(...) 그리고 2019 시즌 후 방출되면서 2020년 현재는 메이저리그에서 던지는 전문 너클볼러는 전무한 상황. 그리고 너클볼의 대가이자 너클볼을 전수해줄 인물인 필 니크로가 2020년 고인이 되며 너클볼은 스크류볼처럼 망한 구종이 될 가능성도 있다.
2019년에는 KBO에서 뛰었던 라이언 피어밴드가 전문 너클볼러로 변신해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선발 등판을 가졌다. 한국에서 뛸 땐 체인지업 쓰는 정도의 비중으로만 던졌었다. 하지만 부진했고 시즌 중반 지명할당 당해버렸다.
이밖에 마이너리그에도 몇몇 너클볼러가 있긴 하다.

4.2. KBO 리그



국내에서는 너클볼을 80% 이상 구사하는 전문 너클볼러가 나온 적이 없다. 공포의 외인구단에서나 봤지 실제로 제대로 던질 수 있는 인물도 없었기에 메이저리그가 안방까지 들어오기 전까지 국내의 너클볼에 대한 인식은 그야말로 신기의 마구에 가까웠다.
박철순이 썼다는 말이 있긴 한데 애매하다. 그가 던진 구종은 체인지업의 일종인 팜볼이라고 보는 견해가 대다수이다.
쌍방울의 승리조 계투인 최정환이 너클볼을 잘 던졌다고 한다.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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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우리 히어로즈의 마일영이 경기 중 너클볼을 구사하면서 화제가 되었는데, 중계진은 너클볼이 아니라고 판단했지만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마일영이 너클볼을 던졌다고 이야기했다. 벙쪄있는 김동주와 덕아웃에서 놀란 반응을 보이는 선수들이 일품. 그러나 마일영은 얼마 못 가서 너클볼을 포기했는데, 다른 구종 구사에 안 좋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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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시즌부터 LG 트윈스에서 뛴 크리스 옥스프링이 너클볼을 구사했다. 그런데 정보명이 이 너클볼을 쳐서 홈런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후 옥스프링은 잠깐 던지는 수준을 넘어 점점 너클볼의 비중을 점점 늘려나갔고, 롯데 자이언츠에서 뛸 때도 종종 구사했으며 kt wiz로 팀을 옮긴 2015시즌에는 너클볼의 비중을 대폭 늘려서 재미를 보기도 했다.
배영수가 2013년 차후 속구 구속이 떨어질 때를 대비해 익혀둔 너클볼을 시험해보기도 했으며, 김경태가 좌완 너클볼러가 되어 재기를 노렸지만 이렇다할 성과 없이 방출되었다.
2014년엔 채병용이 던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6년 9월 3일 NC전 에릭 테임즈를 너클볼로 삼진 시켰다.
kt wiz의 라이언 피어밴드가 2017년부터 너클볼의 비중을 대폭 늘려서 재미를 보고있다. 2016년에는 포수 이해창이 너클볼을 못잡아서 포기했지만 2017년부터는 과거 롯데 시절 크리스 옥스프링과 합을 맞춘 적이 있는 장성우를 전담 포수로 두어서 너클볼을 더 많이 던질 수 있었다. 옥스프링이 KT 있던 시절의 전담은 김종민이 했는데, 고양 원더스에서 너클볼을 잡아본 경험이 좀 있었기 때문. 그 외에도 kt는 외국인 에이스들이 전부 너클볼을 던진 독특한 이력이 있다. 옥스프링은 비중이 kt에 와서 더 늘어난 편이고 피어밴드는 거의 던지지 않던 너클볼을 kt에서 주력구종으로 삼은 쪽.
고양 원더스 구단주 허민씨도 너클볼을 구사한다. 필 니크로에게 직접 배웠다고 한다. 그리고 중년의 나이에 미국의 독립리그 락랜드 볼더스 소속으로 뛰며 너클볼을 구사했다.허민 너클볼 영상 최근 키움 히어로즈의 경영진으로 영입이 되었는데, 스프링 캠프 초반에 선수들의 연습경기에 선발로 나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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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부터 노경은이 던지기 시작했다. 질롱 코리아로 차출되어 호주 프로야구 리그에서 활동할 때 현 시드니 블루삭스 투수코치인 크리스 옥스프링에게 너클볼을 전수받았다고 한다. KBO로 복귀한 이후에도 던지긴 하는데, 평소에는 그리 많이 던지지는 않지만 제구가 되는 날에는 주무기로 잘 사용하곤 한다. 2021년 기준 사실상 kbo에서 너클볼을 구사하는 유일한 선수이기도 하다.

4.3. 일본프로야구


너클볼을 종종 구사하는 투수들은 제법 있었지만, 구종의 대부분을 너클볼에 할애하는 순수 너클볼러는 딱 두 명 있었다. 둘 다 외국인 선수였는데, 롭 맷슨(前 오사카 긴테쓰 버팔로즈)과 자레드 페르난데스(前 히로시마 도요 카프)가 그 주인공. 맷슨은 첫 해에 9승을 올렸지만 두번째 시즌에서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짐을 쌌고, 페르난데스는 한 시즌만 던지고 3승 8패의 전적을 남긴 채 팀을 떠났다.
2008년 11월에는 여성 + 사이드암 + 너클볼러인 "너클히메" 요시다 에리 선수가 간사이 독립리그 드래프트 때 일본 최초의 여성 선수 지명이 되고, 최초로 남자 선수들과의 경기를 하게 되면서 화제가 되었다. 이후 미국 독립리그에 진출해 승을 따내기도. 다만 말 그대로 여자라는 이유로 티켓파워를 노리고 영입한 것이라 제대로 된 너클볼러라고 보기는 어렵다.
첫 해에 10점대 방어율로 영혼까지 털렸고, 수준이 낮은 리그인 GBL의 마우이 이카이카로 옮겼으나 여기서도 전력외로 분류되어 따낸 승리도 1년에 1~2번 등판하는 식으로 3년차만에 따낸 슈퍼스타 감사용급 눈물의 1승이었다. 이후 방출후 일본 간사이 독립리그 효고 블루선더스에서 훈련하고 마우이에 재입단하여 기량이 향상된 모습을 보이며 나름 잠시나마 선발 로테이션을 돌기도 했다. 그러나 말그대로 돌기만 했을 뿐 2년 연속 5점후반대 방어율로 폐급 성적을 올리며 재방출. 이후 일본 독립리그로 돌아왔지만, 여기서도 전력외 취급을 받으며 4년연속 10점대 방어율(10-13-23-15)을 기록한 끝에 26세의 나이로 이른 은퇴를 결정, 여자야구팀 코치를 하고 있다. 독립리그에서조차 폐급 성적만을 찍는 수준의 선수가 10년 가까이 야구를 하며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까지 얻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제대로 된 너클피쳐라기보단 여자라는 희소성으로 주목을 받은 케이스...

5. 이모저모


  • 너클볼은 멸종 위기를 겪고 있으며, 세월이 흘러 제대로 된 그립을 전수해 줄 수 있는 필 니크로가 2020년 세상을 떠나면서 다시는 너클볼러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 신빙성을 얻고 있다. 니크로는 생전 웨이크필드 외에도 많은 투수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하면서 너클볼의 명맥을 잇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 결실이 제대로 맺지는 못했다. 오죽하면 너클볼 하나로 남자아이들의 리틀야구를 평정한 여자아이가 메이저리그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할 정도.
  • 너클볼 투수들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 <너클볼!>()이 있다. 2012년 EBS 국제다큐영화제 출품작으로 EBS를 통해 방송되었다. 이 작품을 보면 일반적인 투수코치에게는 배우지 못하고 같은 너클볼러들을 통해서만 전수되는 특성상 너클볼 투수들 간에는 사제 지간, 동지와도 같은 끈끈한 관계가 있고, 비주류라는 데서 오는 동질감을 통한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가끔 모여 골프를 치거나 담소를 나누는가 하면, 피칭이 부진할 때 찾아가 의견을 묻기도 하고, 심지어 웨이크필드는 자신의 은퇴식에서 선배 너클볼러들과 현역 너클볼러인 디키를 언급하기도 했을 정도. 김형준 기자에 따르면 모든 너클볼러들은 서로의 전화번호를 가지고 있으며, 어디서 누가 너클볼을 던진다 카더라 하면 앞다투어 선수가 그 동네까지 가서 가르친다고 한다. 디키도 시간이 날 때마다 대학에서 뛰고 있는 너클볼 선수에게 너클볼을 전수한다고 한다. 심지어 디키는 보스턴 레드삭스가 원정경기를 오자 상대팀인 팀 웨이크필드가 던지는 모습을 보는가 하면 피칭 노하우를 전수받기도 했다. 필 니크로의 집은 너클볼 사관학교화 되었다고 한다. 너클볼 던지는 사람은 한 번씩은 들르는 곳. 고양 원더스의 허민 구단주도 필 니크로에게 너클볼을 전수받아 2013년 8월엔 미국 독립리그 구단에 입단했던 이력이 있다.
  • 사회인 야구 선수들 가운데는 재미삼아 흉내내서 던졌다가 돌이킬 수 없이 빠져서, 아예 실전에서 간간히 너클볼을 섞어서 던지는 선수들도 간혹 있긴 하다. 물론 프로선수들처럼 너클볼만 전문적으로 던질 순 없다보니 몇 구 정도만 섞어서 던지는 정도. 감각만 깨닫게 되면 생각보다 던지기 쉬운 구질이기도 한데, 회전 억제만 잘하면 공이 두둥실떠서 좌우로 흔들리며 포수에게로 향하는데, 사회인 야구의 특성상 느린 구속으로 인해 프로선수들이 던지는 너클볼처럼 어디로 갈지 모르는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는 드물고, 포크볼이나 체인지업에 가까운, 일정시점에서 뚝 떨어지는 움직임을 보여준다. 물론 회전 억제가 안 되면 훌륭한 배팅볼이 되므로 이 회전억제를 위해 필요한 연습기간은 개인차를 감안해도 꽤 긴 편이다. 프로들의 공 표면을 찍어잡는 형태의 그립은 묘하게 회전의 억제나 구사가 힘들다는 이유로 사회인 야구 선수들의 너클볼 그립은 검지와 중지 약지의 세 손가락 마디를 구부려 잡는 형태가 많다.
  • 네이버 수요웹툰 중 하나이자 한화 이글스의 제휴 웹툰인 나처럼 던져봐에서 한화 이글스에서 방출당한 공수호가 너클볼 투수로 재기하기위한 도전을 다루고있다.
  • 축구와 배구에서도 비슷한 기술이 있다. 축구에서는 무회전 슛, 배구에서는 플로터 서브이 있다. 둘다 물리적으로 동일한 메카니즘이며, 불규칙한 움직임이 특징이다. 물론 구사하는 방법은 많이 차이가 있다.
[1] 출처 [2] The Umpire strikes back(심판의 역습)(...)이라는 책을 쓰기도 했다.[3] 다만 이때 더블헤더 1차전때 단 하나의 아웃카운트만 잡은 채 4피안타 1볼넷 6실점 강판을 당했기 때문에 2차전 등판이 가능했다.[4] 골프공의 경우 매끈한 공보다 훨씬 더 멀리나가고 일정하게 뻗는데, 이는 돌기가 골프공을 이리저리 뒤흔들 수 있는 난류를 억제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골프공이 날아갈 때를 보면 마치 층류를 지나는 것처럼 보여진다.[5] 롯데와 kt에서 크리스 옥스프링과 합을 맞추며 너클볼을 잡아 본 적이 있다.[6] 참고로 영상의 캐스터 목소리는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도 오른 전설적인 캐스터 잭 벅. 조 벅의 아버지이기도 하다.[7] 예전엔 그걸 "포크볼"인 줄 알고 던졌다고 하는데, 실제 그 공은 엄밀하게는 스플리터 계열의 그 포크볼은 아니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