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영화촬영 헬기 추락 사고

 


[image]
사고 헬기의 추락 당시 사진이다.
'''항공사고 요약도'''
'''발생일'''
1993년 6월 14일
'''유형'''
조종사 과실, 정원 초과
'''발생 위치'''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한강 잠실선착장 부근
'''기종'''
Sikorsky S-76
'''운영사'''
SK건설
'''기체 등록번호'''
-
'''탑승인원'''
승객: 7명
승무원: 1명
'''사망자'''
승객: 6명
승무원: 1명
'''생존자'''
승객: 1명
승무원: 0명
1. 개요
2. 사고 경과
3. 사고 원인
4. 기타

[clearfix]

1. 개요


1993년 6월 14일 서울 한강의 잠실선착장 부근에서 영화 촬영 중 헬기가 근접 촬영을 위해 고도를 낮추다가 추락하여 7명의 사망자를 낸 추락 사고로 당시 탑승했던 기장과 영화촬영 관계자 그리고 KBS 연예가 중계 취재팀 등 5명이 현장에서 즉사하였으며 미도영화사 사장 이상언은 구조된 지 4시간 만에, 그리고 이 영화의 주연배우였던 변영훈은 구조된 지 75일만에 사망하였다. 또한 당시 동승했던 김일환은 추락 직전 헬기의 창문을 깨고 극적으로 탈출하여 생존하였다.
이 사고는 헬기의 정원 수 초과와 조종사의 과실로 빚어진 참극이다.

2. 사고 경과


1993년 6월 14일 오후 4시경, 서울 송파구 한강시민공원 부근의 잠실선착장에서 미도영화사[1]가 제작하는 영화 <남자 위에 여자(고영남 감독)>의 첫 장면인 선상 결혼식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당시 주연이었던 변영훈과 영화사 관계자, KBS 연예가 중계 촬영팀이 헬기에 탑승한 후 이륙하였고 선착장 부근에서는 상대 주연이었던 황신혜가 촬영을 위해 대기중이었다.
이날 오후 3시 50분경 잠실 헬리패드를 이륙한 헬기는 10분가량 한강 50여m 상공에서 두 차례 선회하며 선상 결혼식 장면을 촬영했다.
오후 4시경 촬영감독인 손현채씨가 기장 최씨에게 『앵글이 잘 안잡힌다』며 『근접촬영을 위해 고도를 낮춰달라』고 요구했다.
손씨의 요청에 따라 최씨는 헬기고도를 수면으로부터 10여m 떨어진 곳까지 낮추었고 이때 헬기가 기우뚱거리면서 수면으로 추락했다.
김일환씨는 당시 헬기안에서 허우적거리다 깨진 창문으로 빠져나와 기체위로 올라가 구조를 요청, 선착장에 있던 세모[2]유람선 보트구조원 오성표씨(35) 등 2명에 의해 구조됐다.
사고 직후 출동한 경찰은 한강순찰대 소속 경비정 3척과 박용길 경장 등 잠수부 5명을 동원하여 구조작업을 펼쳤다.
이 사고로 최정조 기장, KBS 카메라맨 백순모, 촬영감독 손현채[3], 촬영보조 김종만, 선경직원 김성준 등 5명은 현장에서 즉사했고, 미도영화사 사장 이상언과 영화배우 변영훈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장 이씨는 이송 4시간만에 사망했고, 변영훈 씨는 사고 1시간 만에 심폐소생술로 맥박이 회복되었으나 뇌사 상태에 있다가 결국 75일만에 사망했다. 한편 또 다른 탑승객이었던 김일환 PD는 가벼운 부상만 입었고 의식을 회복한 후 선착장 부근의 구명보트에 의해 구조되었다.
이후 추락한 헬기는 사고 다음날 인양되었다. 당연하지만 영화는 제작이 영원히 무산되었다....감독인 고영남도 충격을 받아 한동안 요양을 가야 했다고 한다.[4]

3. 사고 원인


사고 헬기는 미국의 시코르스키 사의 S-76기종으로 1977년부터 첫 비행을 시작하였으며 SK건설(당시 선경건설)이 한국개발리스로부터 1990년 말부터 2년간 임대 계약을 체결하였으나 1992년 말 임대 계약이 만료되자 계약을 2년 연장하고 1주일에 1회 운항하였으며 이 헬기는 최종현 당시 선경그룹 회장이 주로 이용해왔다.
앞서 전술한 바와 같이 정원 수 초과와 조종사의 과실이 있었고, 필히 탑승해야할 부기장 이용운이 탑승을 하지 않았으며[5], 기장 최정조는 조종석을 촬영감독인 손현채를 앉히고 부조종석에서 헬기를 조종하는 바람에 사고에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했다. 결국 촬영감독의 요구로 기장이 근접촬영을 한다는 명목으로 안전고도를 무시한 채 무리하게 하강비행을 하다가 결국 추락하고 말았다. 당시 교통부(현 국토교통부)가 항공기 전반에 검사를 실시했는데 사고를 일으킬 만한 장치가 발견되지 못해서 아무 문제 없는 것으로 판명을 내렸으며 블랙박스의 조종실 음성 기록장치에서 스위치가 분리된 데 이어 테이프의 구동장치가 불량한 것도 한 몫 했다.
또한 당시 추락 지점이 한강에서 가장 구조하기 쉬운 곳이었고, 불과 50여m앞에 한강 순찰대 본대가 있었고 순찰대원들은 추락장면을 목격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구조작업이 늦게 이뤄져 결국에는 스스로 탈출한 김일환 PD를 제외한 탑승자 전원이 사망하게 되는 비극을 낳고 말았다.

4. 기타


  • 이 사고가 일어났던 1993년에 유독 헬기 추락사고가 많았다. 2개월 후인 8월 13일에는 경상북도 성주군 금수면 무학리에서 진해해군기지에서 수리 후 백령도로 가던 대한민국 해군 6항공전단 소속의 슈퍼링스 헬기가 추락해 탑승하고 있던 군인 10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8월 17일에는 경상남도 합천군에서 농약을 살포하러 가던 한국항공[6] 소속 MD500 헬기가 짙은 안개때문에 추락하여 부기장이 사망하고 기장이 중상을 입은 사례도 있었다.
  • 사고기종인 S-76은 국내에서 이 사고 이외에도 4건의 큰 사고를 일으켰다. 1997년에도 동아건설 소속의 S-76B가 안양시 수리산에 추락해 탑승객 3명이 전원 사망하기도 했고, 2001년에는 대우조선해양 소속의 헬기가 추락했고, 2013년에도 큰 사고를 일으켰다. 2020년 4월에도 지리산 헬기 추락 사고가 발생했다. 다만 다른 문서에서도 나오듯이 조종착각이나 기상악화가 원인으로 추락했고 기종 자체는 동급최고 성능으로 꼽히는 헬기라 여전히 VIP운송용으로 많이 쓰인다.
  • 이 영화 제작사 사장이자 제작자인 이상언은 1992년 영화 아래층 여자와 윗층 남자를 제작해 흥행에 성공했다. 그가 사망한 뒤에 가족이 이어받아 영화사를 운영했으나 1997년 IMF 이후 문을 닫아 사라졌다. 곡스에이스 벤추라 2 등의 수입사이기도 했다.
  • 장정일의 소설 <너희가 재즈를 아느냐>에서 주인공이 마치 환상을 보는 느낌으로 한강에 영화촬영 헬기가 추락하는 걸 목격하고 이후 중요 소재 중 하나가 되는데, 1994년도에 출간되었음을 감안하면 이 사건이 모티브인 듯 하다.

[1] SKC로부터 자본 등 지원을 받는 영화사로, 삼성-스타맥스, 대우-우일영상과 유사한 관계였다.[2] 훗날 그 이상을 능가하는 사고를 일으킨 청해진해운의 전신인 그 회사 맞다.[3] 일부기사에서는 송헌재라고 나와있다.[4] 이 영화의 감독인 고영남은 2003년 별세하였다.[5] 항공 교범에는 시계 거리가 5km를 초과한 경우에는 부기장 없이도 기장 단독으로 비행이 가능하지만, 5km 이내인 경우에는 반드시 부기장을 탑승시키고 비행을 해야한다. 하지만 사고 당시에 김포공항과의 시야가 4km 정도였음에도 불구하고 부기장인 이용운이 탑승하지 않았다.[6] 대한항공의 자회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