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익스프레스 이천 물류센터 화재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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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020년 4월 29일 13시 32분쯤 이천시 모가면 소고리 640-1 한익스프레스[4] 남이천물류센터 신축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 갑작스러운 강렬한 폭발과 함께 건물 전체를 뒤덮는 검은 연기와 화염이 뿜어져 나왔다.
이 물류창고는 3개 동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화재가 난 건물은 지상 4층 지하 2층에 연면적 11,043 m2[5] 의 냉동·냉장 물류창고로 2019년 4월 23일 착공하여 2020년 6월 30일경 완공될 예정이었다. 골조는 모두 마무리된 상태였고, 사고 발생 당시에는 내부 마감 공사를 하고 있었다. 화재가 처음 발생한 곳은 지하 2층으로 추정되는데, 여기서는 우레탄 폼 마감재 작업이 한창이었다고 한다.
이 사건으로 사망자 38명, 실종자 4명, 부상자 10명이 발생하였으며, 현재도 피해자가 더 없는지 추가 조사 중인 상태이다. 당시 현장에는 전기, 도장, 설비, 타설 등 분야별로 9개 업체 소속 총 78명이 일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대부분 일용직 노동자라 일부 피해자의 정확한 신원 파악이 지연되고 있다. 사망자는 건물 전체에서 발견됐다. 지하 2층 4명, 지하 1층 4명, 지상 1층 4명, 지상 2층 18명, 지상 3층 4명, 지상 4층에서 4명이 수습됐다. 목격자들의 말에 의하면 폭발음이 최소 10여 차례 들렸으며, 건물을 향해 맞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창문으로 뿜어져 나오던 검은 연기가 건물 안으로 도로 들어가 피해가 커진 것 같다고 한다. #1, #2, #3, #4
소방대는 신고 9분 후인 13시 43분에 처음 도착하였고, 화재 발생 20분 만에 2단계 대응 태세를 발령하여 소방차 72대와 소방관 151명을 투입하였지만, 연기가 극심하고 지난 5일간 건조 특보가 발령된 환경이라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오후 4시 31분경에 큰 불을 잡는 데 성공했으며, 오후 6시 42분경 불을 완전히 진화하였다. #
2. 사고 원인
경찰 및 소방당국에서는 공사 현장 지하에서 우레탄 폼 작업과 화물 엘리베이터 설치를 위한 용접을 동시에 진행[6] 하다가 우레탄 폼에 발포제를 첨가할 때 나온 유증기에 용접 불꽃이 튀어 폭발하였고, 이로 인한 화재가 인근 가연성 소재에 옮겨 붙으며 폭발적 연소와 다량의 유독가스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화재가 발생하자 여러 현장 노동자들이 탈출하기 위해 입구로 한꺼번에 몰렸으며, 아직 시공 중인 건물이라 스프링클러와 같은 소방 시설의 작동을 기대할 수 없었던 것 또한 피해가 커진 원인으로 추정된다. # 이전의 물류창고 화재 사건 때도 그러했듯, 물류창고를 만드는 데 쓰는 외벽 자재인 샌드위치 패널 또한 인명피해를 키우는 큰 원인이 되었다. 화재에 극히 취약하고 불이 붙으면 유독가스도 많이 나오는 자재이기 때문.
한편, 시공사인 주식회사 건우 측은 "현장에 안전관리자가 상주하고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현장 노동자의 증언에 따르면 해당 현장에는 안전관리자가 제대로 배치되지 않았다고 한다. # 심지어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서류심사 2차례, 현장 확인 4차례에 걸쳐 건우 측이 제출한 유해위험방지계획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개선을 요구했었다. 때문에 수 차례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업체 측이 개선 요구를 무시해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
생존자 증언에 따르면 지하 2층에서는 화재가 날 만한 작업을 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경찰에 따르면 해당 건물의 지하는 일종의 복층 구조로 되어 있어 지하 2층과 지하 1층이 서로 이어져 있었으며, 지하 2층에서는 산소용접기와 산소절단기가 발견되었다. 또한 다른 증언에 따르면 당시 지하 1층에서는 우레탄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고 한다. 따라서 지하 2층이 아니라 지하 1층에서 어떤 이유로 발화하였거나, 혹은 지하 1층과 지하 2층의 작업이 서로 영향을 받아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
2020년 6월 1일, 배용주 경기남부 경찰청장은 사고 현장을 가리켜 “놀라울 정도로 총체적인 안전관리 부실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하였다. 그에 따르면 경찰은 조사를 통해 공사기간 임의 단축[7] /부실시공/설계도와 다른 임의 시공/용접과 배관 공사를 동시에 진행하여 규정을 어긴[8] 병행 시공/경미한 사고 은폐 등을 확인하였다. 다만 구체적인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
3. 여파
3.1. 정부
- 2020년 4월 29일(사고 당일) 오후 7시경 정세균 국무총리가 사고 현장을 방문했으며, 이후 오후 8시를 기해 이천시청에 12개 관계부처 소속 직원 30명으로 구성된 범정부현장수습지원단(이하 '수습지원단')을 구성하여 운영하기 시작하였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오후 8시 30분경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사고 수습 및 유사 사고 방지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또한 경찰은 125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편성하여 화재의 원인과 시공사의 안전 조치 미이행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 2020년 4월 30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천 화재사고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공사 현장에서 대형 화재가 되풀이되는 것에 대한 뼈저린 반성이 있어야 한다"며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위한 범정부TF 구성을 지시했다. #
- 4월 30일, 경찰은 건축주인 한익스프레스의 본사 사무실과 시공사인 주식회사 건우의 충남 천안 본사 사무실, 감리업체, 설계업체 등 4개 업체, 5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 공사에 참여했던 관계자 15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
- 5월 4일, 경찰은 화재가 난 물류창고 시공사의 현장사무소, 공사와 관계가 있는 다른 업체 사무실들을 압수수색했다. 또한 추가 감식을 통해 화재원인을 밝힐 예정이며, 화재원인이 어느 정도 드러나면 누가 잘못했는지 등을 따져 입건자를 결정할 것이라고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이천 화재 수사본부는 밝혔다. #
3.2. 정치권
- 이낙연 당선인이 이곳을 찾아 조문했는데, 분향소에서 유가족들과 말다툼을 벌여 논란이 되었다. 이낙연/비판 및 논란#s-3.2.2 참조. 이와 관련하여 유가족들을 향해 악플을 달은 몇몇 악플러들이 고발됐다. #
3.3. 시공사
- 2020년 4월 30일, 시공사인 '건우'의 이상섭 대표는 화재 현장 인근 '피해 가족 휴게실'이 마련된 모가실내체육관을 찾아, 무릎을 꿇고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하겠다. 죄송하다"고 말하며 흐느꼈다. 그러나 사고와 관련된 대책이 언급되지 않아 유족들이 "사과 말고 대책을 설명하라", "절만 하고 가면 끝이냐"는 등 거세게 항의했고, 이에 이 대표는 업체 관계자의 부축을 받고 체육관을 빠져나오다 실신하여 미리 준비된 119 구급차에 실려갔다. #1, #2 이후 병원에서 간단한 조치만 받고 바로 퇴원했다. 기사
- 같은 날 오후 8시에 2차 사과를 하기로 약속했으나, 오후 6시 30분께 경찰 조사를 받아야 한다며 갑자기 취소했다. 그러나 경기남부경찰청 수사본부 관계자는 "건우 대표이사 등 임원진의 소환 조사는 오늘(30일) 없었다"고 밝혔다. 기사
3.4. 유족
- 2020년 4월 30일, 사망자 1인당 유족 1명씩 38명의 대표자 중 21명이 오후 8시부터 약 50여 분간 모가실내체육관 안쪽 대기실에서 회의한 끝에 5가지 요구사항을 마련하여 이천시에 전달하였다. # 일부 유족들은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마련된 합동분양소에 있어서 이 회의에 참가하지 못했다. 5가지 요구사항은 다음과 같다.
>1. 다음 날(5월 1일) 모든 유족이 이천시청에 모여 유족 대표자를 선출할 수 있도록 이천시가 협조할 것.
>2. 이번 사고의 정확한 원인을 규명할 것.
>3. 사고 당시 안전수칙 준수 여부를 확인할 것.
>4. 보상과 장례에 대한 안내.
>5. 정부 차원의 빠른 대처.
>2. 이번 사고의 정확한 원인을 규명할 것.
>3. 사고 당시 안전수칙 준수 여부를 확인할 것.
>4. 보상과 장례에 대한 안내.
>5. 정부 차원의 빠른 대처.
4. 유사 사고
- 2008년 이천 냉동창고 화재 사고(2008) - 이천시 호법면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사고, 40명이 사망한 대형 참사, 화재 원인이 우레탄 폼, 희생자 대부분이 일용직 근로자인 점이 동일하다. #1, #2, #3 이 때의 보상대처는 절망적이다 못해 피가 꺼꾸로 솟을 수 밖에 없는 대처였다.
- 군포 물류창고 화재 사건(2020)
- 용인 SLC 물류센터 화재 사건(2020) - 3개월도 안 돼서 또 일어난 대형 화재 사고이며, 물류 센터인 점과 지하에서 화재 발생 등 매우 유사하다.
5. 둘러보기
[1] 도로명주소 미부여. 가장 가까운 도로는 공원로.[2] 카자흐스탄인 2명, 중국인 1명 포함.[3] 중상 8명, 경상 2명.[4] 이후락의 손자이자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누나인 김영혜의 아들, 이석환이 회장으로 있는 물류회사. 부친은 이동훈 전 제일화재 회장으로 범 롯데가 3세인 신동학과 함께 오렌지족 운전자 보복 폭행 사건의 피의자다.(근거 자료)[5] 일부 보도에 따르면 10,932 m2.[6] '''우레탄 폼 작업과 용접 작업을 동시에 진행해서는 안 된다.''' 동시에 진행하는 것은 '''불법'''이며, 안전보건공단에서도 수 차례 경고한 사항이었다. 우레탄은 연소점이 낮아 용접할 때 나오는 작은 불씨만 붙어도 쉽게 발화해서 불을 크게 키울 수 있고, 타면서 일산화탄소를 대량으로 내뿜기 때문. 또한 우레탄 폼에 발포제를 넣을 때는 가연성 증기가 발생하기 때문에 폭발 위험이 높아진다. 그런데 그 옆에서 불꽃이 나올 수밖에 없는 용접 작업을 한다면...[7] 공사기간을 하루 줄일 때마다 5000~6000만 원에 달하는 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고 한다.[8] 위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용접 작업을 할 때는 안전상 다른 공사를 같이 진행하면 안 된다. 그리고 규정에 따르면 이런 작업을 할 때는 안전관리원을 따로 세우고 소화기를 비치하며 유도·대피 등을 설치하는 등 화재 대책이 있어야 하지만, 해당 현장에서는 이런 규정이 지켜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