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의 양정
1. 의의
형의 '''양정'''(量定)이한 법관이 어떠한 사건에서 행위자에 대하여 선고할 형벌의 종류와 양을 정하는 것을 말한다.
넓은 의미로는 처단형을 정하는 것 등까지 포함하지만, 좁은 의미로는 선고형을 정하는 것만을 의미한다. 항소의 이유로서 문제되는 '형의 양정'은 후자를 지칭한다.
2. 양정의 단계에 따른 형의 종류
2.1. 법정형
법정형이란 개개의 구성요건에 구성되어 있는 형벌을 말한다. 예를 들어 살인죄의 법정형은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공소시효 등을 정하는 기준이 된다.
2.2. 처단형
처단형이란 법정형을 가중·감경하여 처벌의 범위가 구체화된 형벌의 범위를 말한다. 예를 들어 살인죄의 법정형중 사형을 선택하고 기타 이유로 감경을 선택하면 그것이 처단형.
2.3. 선고형
선고형이란 법원이 처단형의 범위 내에서 구체적으로 형을 양정하여 피고인에게 선고하는 형을 말한다. 정기형 선고가 원칙이지만 소년범은 상대적 부정기형 선고 가능.
3. 양형의 실제 단계 및 양형기준
형벌을 가중하는 것은 법률상의 가중만 인정되고 재판상의 가중은 인정되지 않는다.
3.1. 각칙 본조에 의한 가중
각칙 본조에 의한 가중의 대표적 예는 아래 규정이다.
그 밖의 예로는 다음과 같은 규정들이 있다.
3.2. 형법 제34조 제2항의 가중
3.3. 상상적 경합
죄의 경중은 법정형을 기준으로 하고, 법정형이 같으면 죄질(보통 죄명에 따라 죄질에 차이가 있다)을 기준으로 하며, 죄질도 같으면 범정(피해액, 피해정도 등)을 기준으로 한다.
3.4. 형의 선택
그런데 누범가중을 하려면 처단형이 유기징역이나 유기금고이어야 하므로, 실제로는 누범가중에 앞서 형을 선택한다.
3.5. 누범가중
누범#s-1 문서 참조.
3.6. 법률상 감경
형법총칙이 정한 법률상 감경사유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3.7. 경합범의 처리, 처벌 또는 가중
3.7.1. 원칙
경합범 중 판결을 받지 아니한 죄가 있는 때에는 그 처리가 문제된다.
또한, 실무상 '경합범 처벌'과 '경합범가중'을 구분하고 있다.
3.7.2. 특칙
형법 제38조를 적용하지 않고 분리선고를 하도록 규정한 경우들이 있다.
- 공직선거법 제18조 제1항 제3호와 다른 죄의 경합범 (공직선거법 제18조 제3항 전단)[1]
- 선거사무장·선거사무소의 회계책임자(선거사무소의 회계책임자로 선임·신고되지 아니한 사람으로서 후보자와 통모(通謀)하여 해당 후보자의 선거비용으로 지출한 금액이 선거비용제한액의 3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사람 포함) 또는 후보자(후보자가 되려는 사람 포함)의 직계존비속 및 배우자에게 공직선거법 제263조 및 제265조에 규정된 죄와 공직선거법 제18조 제1항 제3호에 규정된 죄의 경합범으로 징역형 또는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하는 때(선거사무장, 선거사무소의 회계책임자에 대하여는 선임·신고되기 전의 행위로 인한 경우 포함) (공직선거법 제18조 제3항 후단).
- 국가공무원법 제33조제6호의2 또는 제6호의3에 규정된 죄와 다른 죄의 경합범(競合犯)에 대하여 벌금형을 선고하는 경우 (국가공무원법 제33조의2).
-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조세범 처벌법」, 금융관계법령의 위반에 따른 죄와 다른 죄의 경합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32조 제6항)
- 청소년단체의 임원에게 「아동복지법」 제71조,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제40조부터 제42조까지 또는 「형법」 제28장·제40장(제360조는 제외한다)의 죄와 다른 죄의 경합범(競合犯)에 대하여 벌금형을 선고하는 경우 (청소년 기본법 제28조의3) - 2018년 4월 17일 이후에 위와 같은 죄를 저지른 경우에 적용
3.8. 작량감경 및 소년범 감경
'''범죄의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작량하여 그 형을 감경할 수 있다'''(형법 제53조).
작량감경은 엄밀히 말해 정상 참작보다는 좁은 개념이다.
더 나아가 소년범의 경우, '''소년의 특성에 비추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그 형을 감경할 수 있다'''(소년법 제60조 제2항).
다만, 여기서 소년이란 '사실심판결 선고시'를 기준으로 19세 미만인 사람을 말한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9도2682 판결).
3.9. 선고형의 결정
법원은 처단형이 정해지고 나면 그 범위 내에서 구체적으로 선고할 형을 정하게 된다.
이때 양형의 조건을 참작하여야 하는바, 상세한 것은 해당 문서 참조.
3.9.1. 소년의 특칙
다만, 소년의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특칙이 있다.
3.9.1.1. 사형 및 무기형의 완화
'''죄를 범할 당시 18세 미만인 소년에 대하여 사형 또는 무기형(無期刑)으로 처할 경우에는 15년의 유기징역으로 한다'''(소년법 제59조).[2]
다만, '''특정강력범죄'''를 범한 당시 18세 미만인 소년을 사형 또는 무기형에 처하여야 할 때에는 소년법 제59조에도 불구하고 그 형을 '''20년'''의 유기징역으로 한다(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
여기서 "사형 또는 무기형으로 처할 것인 때에는 15년의 유기징역으로 한다"라는 규정은 소년에 대한 '처단형'이 사형 또는 무기형일 때를 의미하는 것이지 '법정형'이 사형 또는 무기형인 경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님은 물론이다(대법원 1986. 12. 23. 선고 86도2314 판결)
3.9.1.2. 부정기형
'''소년이 법정형으로 장기 2년 이상의 유기형(有期刑)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경우에는 그 형의 범위에서 장기와 단기를 정하여 선고한다'''(소년법 제60조 제1항 본문).
부정기형 규정은 평등의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함이 대법원 판례이다(대법원 2002. 2. 8. 선고 2001도6515 판결. 사안은 소년법).
주의할 것은, 법정형 중에서 무기징역을 선택한 후 작량감경한 결과 유기징역을 선고하게 되었을 경우에는 부정기형을 선고할 수 없다는 점이다(대법원 1991. 4. 9. 선고 91도357 판결)
'''부정기형을 선고할 경우, 장기는 10년, 단기는 5년을 초과하지 못한다'''(소년법 제60조 제1항).
다만, '''특정강력범죄'''를 범한 소년에 대하여 부정기형(不定期刑)을 선고할 때에는 소년법 제60조 제1항 단서에도 불구하고 '''장기는 15년, 단기는 7년'''을 초과하지 못한다(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2항).
그러나, '''형의 집행유예나 선고유예를 선고할 때에는 부정기형을 선고하지 아니한다'''(같은 조 제2항).
지금까지 1심에서 부정기형을 선고받은 미성년 피고인이 항소심 중 성년이 될 경우 검찰이 항소하지 않는 한, 불이익변경 금지의 원칙에 따라 부정기형의 최단기형을 정기형으로 선고해왔는데 인천 영아 사망 사건에서 이 사례가 다시 논란이 되자 대법원은 최단기형이 아닌, 단기형과 장기형의 중간값을 기준으로 정기형을 선고해야 한다는 새로운 판례를 제시하였다.(대법원 2020. 10. 22. 선고 전원합의체 판결) 자세한 내용은 해당 사건 참조.
3.9.2. 외국에서 집행된 형의 산입
죄를 지어 외국에서 형의 전부 또는 일부가 집행된 사람에 대해서는 그 집행된 형의 전부 또는 일부를 선고하는 형에 산입한다(형법 제7조).
구 형법(2016. 12. 20, 법률 제14415호) 제7조는 "범죄에 의하여 외국에서 형의 전부 또는 일부의 집행을 받은 자에 대하여는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라고만 규정하였으나, 이에 대하여 헌법불합치 결정(헌법 2015. 5. 28. 선고 2013헌바129 결정)이 있었으므로, 위와 같이 개선입법을 하게 되었다.
3.10. 그 밖에 형과 관련하여 정하는 사항들
3.10.1. 노역장유치 등
노역장유치에 관해서는 다음과 같은 특칙이 있다.
3.10.2. 집행유예 또는 선고유예 등
3.10.3. 수강명령 등의 병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유죄판결을 선고하면서 수강명령 등을 병과할 수 있거나 병과하도록 하는 규정도 두고 있다.
특이하다면 특이한 점이 있는데, 보호관찰이나 치료명령이 집행유예나 선고유예에만 붙는 것과 달리, 수강명령이나 이수명령은 실형이나 벌금형의 선고에도 붙을 수 있다.
3.11. 형의 면제
형벌을 면제하는 것은 법률상의 면제만 인정되고 재판상의 면제는 인정되지 않는다.
3.11.1. 임의적 감면사유
외국에서 받은 형 집행으로 인한 감면, 불능미수, 과잉방위, 과잉피난, 과잉자구행위, 자수 또는 자복
특별형법상의 임의적 감면사유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선서한 증인 또는 감정인이 허위의 진술(서면답변을 포함한다)이나 감정을 한 경우에, 범죄가 발각되기 전에 자백한 때에는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1항). 다만, 국회에서 안건심의 또는 국정감사나 국정조사를 종료하기 전에 자백하여야 한다(같은 조 제2항).
- 특정범죄신고자 등 보호법상 범죄신고등을 함으로써 그와 관련된 자신의 범죄가 발견된 경우 그 범죄신고자등에 대하여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특정범죄신고자 등 보호법 제16조).
3.11.2. 필요적 감면사유
중지미수
특별형법상의 필요적 감면사유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국가보안법위반죄를 범한 후 자수한 때에는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한다(국가보안법 제16조 제1호).
- 국가보안법위반죄를 범한 자가 국가보안법위반죄를 범한 타인을 고발하거나 타인이 국가보안법죄를 범하는 것을 방해한 때에도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한다(같은 조 제2호).
3.12. 몰수, 폐기, 추징
[1] 공직선거법 제18조 제1항 제3호에 규정된 죄란, 선거범, 「정치자금법」 제45조(정치자금부정수수죄) 및 제49조(선거비용관련 위반행위에 관한 벌칙)에 규정된 죄를 범한 자 또는 대통령·국회의원·지방의회의원·지방자치단체의 장으로서 그 재임중의 직무와 관련하여 「형법」(「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에 의하여 가중처벌되는 경우를 포함한다) 제129조(수뢰, 사전수뢰) 내지 제132조(알선수뢰)·「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알선수재)에 규정된 죄를 말한다.[2] UN 아동권리협약 제37조는 "사형 또는 석방의 가능성이 없는 종신형은 18세미만의 사람이 범한 범죄에 대하여 과하여져서는 아니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